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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브람스 교향곡 3번(Brahms Symphony No.3 in F major Op.90)

Bawoo 2014. 1. 25. 16:56

Brahms, Symphony No.3 in F major Op.90

브람스 교향곡 3번

Johaness Brahms

1833-1897

Bernard Haitink, conductor

Chamber Orchestra of Europe

2011.08.19

 

Haitink conducts Brahms' Symphony No.3

 

브람스가 1876년 완성한 교향곡 1번은 구성에서 완성까지 21년이 걸렸다. 그 뒤 교향곡 2번은 실질적으로 4개월이 채 안 된 짧은 시간에 완성했다. 그렇다면 교향곡 3번은? 역시 작업의 속도가 상당했지만, 시기적으로는 2번 완성 이후 6년 뒤에 작곡되었다. 1883년, 브람스가 50세 때였다. 브람스는 1862년 빈에 진출한 이후 여름에는 빈을 떠나 피서지에서 창작에 몰두했다. 교향곡 3번도 피서지에서 탄생했다. 1883년 5월 30일, 브람스는 비스바덴으로 가서 교향곡 3번 작곡에 전념한 것이다. 브람스는 그 해 비스바덴으로 온 친구이자 작곡가 프란츠 뷜너에게 교향곡 3번의 초고를 처음으로 보여줬다. 10월 2일 빈으로 돌아왔을 때 작품은 완성되었는데, 날짜로 볼 때 브람스로서는 상당히 빠른 템포로 마무리했음을 알 수 있다.

여행에서 얻은 예술적 견문을 담아내

브람스는 교향곡 2번을 작곡하던 시절에서부터 교향곡 3번을 완성하던 시기까지 6년 동안 이탈리아를 세 차례 여행했다. 그 두 번째는 1881년 3월이고, 세 번째는 1882년 가을이었다. 이 곡은 유난히 브람스의 모든 교향곡 중에서 구성 면에서 명쾌하고 간명한 특성을 보이는데, 알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주제를 논리적으로 빈틈없이 전개시키고 있다. 이 점은 이탈리아 여행에서 받은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브람스는 헝가리, 네덜란드, 폴란드 등을 방문하며 예술적인 견문을 넓혔다.

이즈음 브람스는 바이올린 협주곡, 대학축전 서곡, 비극적 서곡, 피아노 협주곡 2번, 피아노 트리오 2번 Op.87, 현악 5중주 1번 등 대표작들을 완성했다. 이러한 브람스의 체험들 때문에 교향곡 3번에서 1번이나 2번과는 상이한 양식을 썼을 거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선율을 뚜렷하게 노래하는 경향이 이전의 두 교향곡과 대비되는 대표적인 차이점이다.

브람스가 교향곡 3번을 구상했던 독일의 휴양도시 비스바덴의 풍경.

브람스는 비스바덴에서 좋은 사람들과 만나며 매일 매일을 쾌적한 기분으로 보냈고, 음악 창작에 힘을 쏟았다. 한때 그는 34세 연하의 16세 소녀 헤르미네 슈피스와도 알고 지냈는데, 가수 지망생이었던 슈피스와 브람스의 결혼설이 돌기도 했다. 또 비스바덴 숲을 산책하면서 작곡 스케치를 자주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 속에서는 자연에 대한 공감과 자연의 따스함과 포용력이 전해져 온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점은 교향곡 3번을 전후해 브람스가 작곡한 가곡의 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각 가곡의 가사를 살펴봐도 연애 주제에서 자연에 대한 사랑으로 음악의 주제가 옮겨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변화상들을 고려해보면 교향곡 3번에 노래하는 듯한 가곡적인 요소, 청명한 기운, 연애 감정 비슷한 설렘, 명랑함과 감상적인 기운이 복합적으로 감돌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의 두 대의 피아노 버전은 초연 한 달 전 11월 연주되었고, 초연은 1883년 12월 2일 빈 무지크페라인 잘에서 한스 리히터가 지휘하는 빈 필의 연주로 거행되었다. 이후 브람스는 1884년에 몇 차례의 연주회를 통해 곡에 수정을 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Jochum conducts Brahms' Symphony No.3

Eugen Jochum, conductor

Berliner Philharmoniker

Jesus-Christus-Kirche, Berlin

1956.04

사강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영화에서 사용돼 인기 얻어

당대의 지휘자 한스 리히터는 이 곡을 ‘브람스의 영웅 교향곡’이라 불렀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한스 리히터는 베토벤의 교향곡 3번이 ‘에로이카(영웅)'로 불린 것을 의식한 것일 뿐만 아니라, 브람스의 이 교향곡이 갖는 남성적인 강건함과 웅장하고 중후함 때문에 영웅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그러나 브람스의 ‘영웅’은 베토벤의 ‘영웅’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녔다. 각 악장이 쓸쓸하고 조용하게 끝맺는 것도 강인한 베토벤적 끝마침과 다르고, 작품 곳곳에 약간의 허무함이 배어 있는 것도 베토벤과 다르다. ‘영웅 교향곡’의 연주시간이 긴 것에 비해 브람스의 교향곡 3번은 브람스의 모든 교향곡 가운데 연주시간이 가장 짧다.  1961년 영화 ‘Goodbye Again’의 포스터. 잉그리드 버그만, 이브 몽탕, 안소니 퍼킨스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선 ‘이수(離愁)’라는 특이한 제목으로 개봉되었지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로 더 알려졌다. 남자 주인공이 연상의 여인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면서 음악회에 초대를 하는데 그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고 묻는다. 그 대사가 바로 사강의 소설 제목과 같다. 원작 소설과 관련이 있어서인지 브람스의 3번 교향곡 3악장이 배경음악으로 쓰였다.

브람스는 이 곡을 ‘작은 교향곡’(Symphonienchen)이라 불렀다 한다. 3악장의 도입부에서 한 번 들으면 잊어지지 않을 정도로 유명한 선율이 흘러나온다. 프랑스의 소설가 프랑수아 사강이 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Aimez-vous Brahms?)란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그 영화에서 이 교향곡의 3악장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이후 교향곡 3번은 브람스 작품 가운데 높은 대중적 인기를 자랑하는 곡이 되었다.

Celibidache conducts Brahms' Symphony No.3

Sergiu Celibidache, conductor

Münchner Philharmoniker

Herkulessaal der Münchner Residenz

1979.06.20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

1. Allegro con brio

처음에 관악기들의 힘찬 화음에 뒤이어 여러 감정들이 얽힌 듯한 분위기로 제1주제가 연주된다. 브람스 특유의 노래하는 듯한 경과부를 지나면 클라리넷으로 연주하는 부드럽고 아리따운 제2주제가 등장해 마치 자장가처럼 우아한 선율을 노래한다. 발전부와 재현부를 지나 코다로 들어간다. ‘con brio’(생기 있게)가 지시하듯 화려하고 활기에 넘치지만 단조의 색조가 짙어 적적하고 왠지 쓸쓸함도 감도는 악장이다.

2악장: 안단테

2. Andante

1악장과는 달리 평안한 분위기에 간소한 면을 볼 수 있는데, 감정의 표현을 솔직하게 나타냈다. 느리고 서정적이고 조용한 악장으로 밑바닥에는 절제된 정열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요 주제는 아이들을 위한 노래 같은 멜로디다. 1악장에서 볼 수 있던 영웅적인 기세가 수그러들고 모든 정열적인 것에서 해방돼 평화로운 세계에서 한가로이 쉬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3악장: 포코 알레그레토

3. Poco Allegretto

베토벤 이래 교향곡 3악장에는 스케르초를 쓰는 것이 상례였으나, 브람스는 여기서 C단조 편성의 전통적인 악장으로 구성했다. 악기 편성은 2악장보다도 축소되고 금관이나 타악기는 쓰이지 않는다. 애수가 담긴 아름다운 멜로디가 수묵화 같은 느낌으로 진행된다.

4악장: 알레그로

4. Allegro

1~3악장과는 대조적인 분위기이다. 정열적이고 영웅적인 투지를 느낄 수 있는 악장이다. 변형과 생략이 많은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F단조로 진행하다 코다에서 F장조로 조바꿈되어 2악장의 제2주제와 관련된 코랄에 도달한다. 마지막에는 1악장의 제1주제가 나타나며, 격렬하고 힘찬 추진력을 보여준다. 2악장에서 지난날의 회상을 나타내고 3악장에서 동경 내지 향수를 보여준 브람스는 마지막 악장에서 힘찬 몸부림을 보여주고 있다. 어둠 속에서 신음하다가 극복하고 해방을 보여주는, ‘암흑에서 광명으로’의 베토벤적인 모토가 긍정적으로, 기쁨에 넘치며, 최후에는 사라지듯이 끝을 맺는다.

 

추천음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브람스 교향곡은 1977~1978년 DG에서 녹음한 뛰어난 전집이 있지만, 교향곡 3번만은 빈 필을 지휘한 1961년 빈 조피엔잘 녹음(Decca)을 고르겠다. 이 곡을 초연한 빈 필의 아름다운 음향과 50대 초반 카라얀의 패기와 정열이 결합해 잊을 수 없는 연주를 들려준다. 역사적인 연주로는 한스 크나퍼츠부슈가 빈 필을 지휘한 1955년 잘츠부르크 실황(Orfeo)을 꼽고 싶다. 크나퍼츠부슈는 1악장 도입부부터 그 어떤 지휘자도 모방할 수 없는 엄청난 스케일로 거대한 낭만성을 구현해 낸다.

오리지널 시리즈로 발매된 오이겐 요훔이 지휘한 베를린 필의 브람스 교향곡 전집(DG) 가운데 교향곡 3번은 가장 나중인 1956년 녹음이다. 요훔의 연주는 푸르트벵글러의 브람스 교향곡 3번 녹음들(EMI, DG, Tahra)에 대한 훌륭한 대안이다. 모노 레코딩이지만 리마스터링이 잘돼 음색이 정돈돼 있다. 요훔의 지휘봉에 반응하는 베를린 필은 뜨거운 집중력을 발휘하는 가운데 푸르트벵글러의 아우라를 이따금 내비친다. 끝으로 최신 녹음 하나를 덧붙인다. 마리스 얀손스가 지휘하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연주(BR Klassik)는 2010년 1월 빈 무지크페라인 잘 실황을 발매한 녹음인데, 피어나는 듯한 홀의 음향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정제된 관현악은 교향곡 3번과 잘 들어맞는 상성을 보여준다.

 

류태형(음악 칼럼니스트) 현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전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전 <객석> 편집장 역임. 옛 음반과 생생한 공연의 현장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처럼 누비길 즐겨 한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명곡 명연주 2011.06.13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5496

 

출처 : 클래식 사랑방
글쓴이 : 라라와복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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