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小說)] 13

[단편소설]눈물이 주룩주룩

* 나이 70고개를 넘어 죽음에 이르는 문턱이 점점 가까워지는 80고개를 향해 가는 중인 지금도 10대이던 고등학교 시절 3년을 생각하면 울화부터 치민다.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갈 수만 있다면 다시 살아보고 싶은 1순위일 정도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 내 선택이었기에 원망할 대상조차 없다. 꼭 짚어내야 한다면 사촌 형이다. 나를 적성에 안 맞는 공고로 유도한 장본인이니까. 그러나 책임은 다 나에게 있다. 사촌 형이 유도했더라도 내가 싫다고 했으면 겪지 않아도 될 일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아직 앞날을 설계할 줄 모르던 철없음과 이런 나를 좀 편한 자취생활을 하고자 이끈 사촌형의 이기심이 결합된 합작품이라는 게 맞겠다. 사촌 형이 공고가 아닌 인문계, 상업계만 다녔어도 아무 문제가 없을 일이었으니까. 그러면..

죽음을 앞에 두고 있는 어느 노인의 독백

죽음을 앞에 두고 있는 어느 노인의 독백 들어 가기 어디를 둘러보아도 사람이 사는 곳은 아니다. 아니, 살고는 있어도 살아있다는 의미가 없는 곳이다. 단지 죽기 위해 들어와 있는 곳, 살아서 나가기는 절대로 기대할 수 없는 곳, 요양원. 이곳은 늘 죽음의 냄새가 난다. 그 냄새는 나 김영숙에게서도 나고 옆에 있는 다른 늙은이들에게서도 난다. 다들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들어와 있는 사람들. 나이 차이는 조금씩 있고, 들어와 있는 사연도 조금씩 다르겠지만, 늙고 병들었다는 점에서는 똑 같다. 자식들이 간병하기를 포기하고 돈을 내어 남의 손에 자기 부모 간병을 맡긴 곳. 간병하기가 힘들고 귀찮아서, 자기들 편하자고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부모를 맡겨 놓은 곳. 개중에는 자식들한테 짐이 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