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홉- 귀여운 여인
귀여운 여인 [안톤 체홉] 퇴직한 하급관리인 쁠레먄니코프의 딸 올렌까는 생각에 잠겨 자기집 현관 층계에 앉아 있었다. 날씨는 무더운데, 파리까지 짓궂게 덤벼들어서 기울어져 가는 해가 빨리 저물기만 기다려졌다. 검은 비구름이 이따금 생각난 듯이, 습기찬 미풍을 일으키며 동쪽으로부터 몰려왔다. 뜰 안에는 이 집 건넌방을 빌어쓰고 있는 지볼리 야외극장 지배인 꾸우낀이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제기랄! 그는 울상이 되어 투덜거렸다. 또 비야!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허구한 날 비만 오니 이건 내 모가지를 졸라매자는 건가! 날마다 손해가 이만저만이어야지! 이러다간 파산이로군, 파산이야! 그는 올렌까에게 두 손을 쳐들어 보이며 불평을 계속했다. 우리들의 생활이란 요모양 요꼴입니다. 올리가 쎄묘노브나. 울어도 시원찮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