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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Igor Stravinsky

Bawoo 2018. 12. 16. 21:58


20세기 음악의 혁명가

이고리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출생1882년 06월 17일
사망1971년 04월 06일
국적 러시아
대표작〈봄의 제전〉, 〈불새〉, 〈페트루슈카〉, 〈시편 교향곡〉 등

20세기 서양 예술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끼친 러시아 작곡가이다.



이고리 스트라빈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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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리 스트라빈스키는 1882년 러시아 오라니엔바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오페라단의 베이스 가수였다. 어려서부터 음악에 뛰어난 소질을 보였지만, 부모의 희망에 따라 대학에서는 법학을 전공했다. 1902년,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제자가 되어 1908년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가르침을 받았다.

스승이 세상을 떠난 이듬해, 스트라빈스키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환상적 스케르초(Scherzo fantastique)〉와 〈불꽃(Feu d'artifice)〉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 러시아 발레단의 디아길레프가 있었는데, 이때 젊은 작곡가의 재능을 눈여겨본 디아길레프는 그에게 러시아 발레단을 위한 발레음악을 써 줄 것을 부탁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불새(L'Oiseau de feu)〉이다.

1910년, 스트라빈스키는 〈불새〉의 리허설에 참가하기 위해 파리로 갔다. 〈불새〉는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고, 이로 인해 스트라빈스키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불새〉의 성공에 고무된 디아길레프는 그에게 또 다른 발레음악을 의뢰했는데, 그것이 바로 〈페트루슈카(Petrouchka)〉이다. 이 작품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1911년 〈페트루슈카〉 공연을 앞둔 스트라빈스키와 니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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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년, 스트라빈스키는 러시아 발레단을 위한 세 번째 발레작품 〈봄의 제전(Le Sacre du Printemps)〉을 작곡했다. 이 작품은 니진스키 안무로 1913년 5월 29일, 새로 문을 연 파리의 샹젤리제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봄의 제전〉을 보고 관객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제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괴상한 춤 동작과 귀를 자극하는 불협화음, 불규칙한 박자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관객들이 야유를 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공연을 그만두라는 관객과 계속하라는 관객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공연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소동을 진정시키느라 경찰까지 동원되었다. 그렇게 〈봄의 제전〉은 공연 역사상 유례가 없는 소동 속에서 끝이 났으며, 이것으로 스트라빈스키는 일약 유명 인사가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 스트라빈스키는 가족들과 함께 스위스로 이주했다. 처음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러시아에서 그의 발레음악이 자주 공연되고 있었지만, 당시 러시아는 예술가들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하는 베른 조약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로열티를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스트라빈스키는 스위스의 독지가 라인하르트에게 도움을 부탁했다. 라인하르트는 그가 발레음악 〈병사 이야기(L'Histoire du Soldat)〉를 작곡하고, 이것을 무대에 올리는 데 필요한 재정적 도움을 주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스트라빈스키는 〈병사 이야기〉를 자필 악보와 함께 라인하르트에게 헌정했다.

1920년, 스트라빈스키는 프랑스 파리로 이주했다. 이때 프레엘 피아노 사가 그의 작품을 수집하고 로열티를 관리하는 일을 맡았다. 프레엘 사는 그에게 매달 일정한 보수를 주고, 개인 스튜디오도 제공해 주었다. 이 시기에 그는 프레엘 사를 위해 자신의 초기작들을 피아노곡으로 편곡하기도 했다.

프랑스에 있는 동안 스트라빈스키는 미국 예술계의 주요 인사들과 교류를 가졌다. 이미 시카고 심포니를 위해 〈교향곡 C장조(Symphony in C)〉를 작곡한 바 있는 그는 1939년, 미국을 방문해 하버드 대학에서 '음악의 시학'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제2차 세계대전이 터졌으며, 스트라빈스키는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미국 웨스트 할리우드에 정착한 그는 틈날 때마다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다. 프랑스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져 있던 그에게 나이 58살에 감행한 미국행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처음에는 자기처럼 러시아에서 이민 온 친구들과 어울렸다. 하지만 곧 이것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시 로스앤젤레스에는 지휘자 오토 클렘퍼러, 작가 토마스 만, 안무가 조지 발란신,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등 문화예술계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의 풍요로운 문화적 분위기에 깊이 매료되었다. 그는 특히 영국 작가들을 좋아했으며, 이들과 오페라 작업을 함께 하기도 했다.

스트라빈스키와 림스키―코르사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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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스트라빈스키는 지휘와 강연, 작곡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작곡에 있어서는 한때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3악장의 교향곡(Symphony in three movements)〉, 〈미사(Mass)〉로 재기에 성공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말년에는 종교음악에 관심을 두고 〈설교, 설화 및 기도(A Sermon, a Narrative and a Prayer)〉, 칸타타 〈아브라함과 이삭(Abraham and Isaac)〉, 합창곡 〈케네디를 추억하며(Á la mémoire de Kennedy)〉를 작곡했다.

1962년, 스트라빈스키는 미소 문화 교류의 하나로 수십 년 만에 고향땅을 밟았다. 이때 동시대 작곡가인 쇼스타코비치와 하차투리안을 만났다. 그 후 미국으로 돌아온 스트라빈스키는 작곡가와 지휘자로 활동하다 1971년, 미국 뉴욕에서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스트라빈스키의 작품 경향은 보통 초기의 원시주의와 중기의 신고전주의 그리고 말기의 음렬주의로 구분된다. 초기 작품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디아길레프가 이끄는 러시아 발레단을 위해 작곡한 발레음악 〈불새〉, 〈페트루슈카〉, 〈봄의 제전〉이다. 러시아 민족의 전설을 바탕으로 작곡한 〈불새〉와 〈페트루슈카〉는 후기 인상주의와 스승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영향을 보여 준다. 이 중 〈불새〉는 마법의 정원에 사냥을 하러 온 왕자가 불새의 도움으로 악당 카체이를 죽이고, 마법에 걸린 공주를 구출해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내용이다. 신비로움으로 가득 찬 〈마법의 정원〉과 플루트와 피콜로가 주도하는 〈불새의 춤〉, 경쾌한 스케르초 〈처녀들의 황금사과〉, 신비로운 동경으로 가득 찬 〈공주의 춤〉, 기괴하고 악마적인 〈키체이 부하들의 춤〉, 평화롭고 목가적인 〈자장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1910년 레온 박스트가 그린 〈불새〉 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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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빈스키의 작품 경향은 1913년 작인 〈봄의 제전〉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는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그동안 멜로디와 화음 중심으로 흘러오던 서양 음악에 리듬의 혁명을 가져왔다. 이 작품은 원시 부족 사람들이 제사 의식에서 산 채로 제물로 바칠 처녀를 고르는 과정을 보여 준다. 제1부 〈대지에의 찬가〉는 초록의 풀과 나무, 꽃으로 뒤덮인 대지에서 환희에 찬 젊은 남녀들이 춤을 추며 행복한 미래를 기원하는 광경을 그린 것이고, 제2부 〈희생〉은 원시 부족의 의식에서 젊은이들이 제물이 될 처녀를 고르고, 그 처녀가 최후의 발악을 하며 마지막 춤을 추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봄의 제전〉 초연 당시 춤을 추는 무용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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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파격적인 작품을 쓰던 스트라빈스키는 1920년대부터 신고전주의적인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이 시기의 대표작으로는 〈시편 교향곡(Symphonie de psaumes)〉과 오페라 〈오이디푸스 왕(Oedipus Rex)〉이 있는데, 이 중 1930년에 쓴 〈시편 교향곡〉은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서로 대등하게 움직이는 일종의 협주교향곡이다. 가사는 라틴어 성경에서 따왔다. 1악장의 도입부는 관현악으로 제시된다. 오보에와 파곳의 아르페지오가 교대로 나타나고, 합창의 주제는 혼과 첼로가 제시한다. 알토가 먼저 〈기도의 노래〉를 부르고 이어 4부 합창이 전개된다. 2악장은 1악장의 기도를 하느님이 들으실 것이라는 내용을 가진 느린 악장이다. 관현악과 합창이 2중 푸가 형식으로 전개된다. 3악장은 신을 찬양하는 악장으로 템포를 달리 하는 A―B―A'―B'―A"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A부분은 4성부의 진행과 더불어 첼로와 콘트라 파곳, 하프와 피아노 그리고 팀파니의 반주가 이어진다. B부분은 혼을 중심으로 스타카토 화음이 반복 진행된 후 소프라노, 알토, 테너가 제창한다. A" 부분에서는 소프라노와 베이스가 돌림노래 식으로 진행되며, 이후 하프와 피아노, 팀파니의 반주를 배경으로 4부 합창이 펼쳐진다.

스트라빈스키는 말년에는 쇤베르크가 남긴 12음 기법을 기초로 〈칸타타〉와 〈7중주〉 같은 음렬주의 작품을 쓰기도 했다. 그 밖의 주요 작품으로는 〈관악기를 위한 교향곡〉, 〈피아노와 관악기를 위한 협주곡〉, 합창곡 〈거룩한 노래〉, 발레음악 〈나이팅게일의 노래〉, 〈풀치넬라〉, 〈야곤〉, 오페라 〈난봉꾼의 행각〉 등이 있다.

[글-진회숙 / 출처 - 음악사를 움직인 100인]

[주요작품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