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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한 장편소설 세 편]해방자들:고은지/잃어버린 시간:이상문/언제라도 안아줄게:양진채

Bawoo 2026. 3. 11. 19:29
해방자들
저자고은지  | 역자          장한라출판엘리  |  2024.8.27.
[소감] 미국 이민자인 작가가 영문으로 쓴 작품을 우리나라 말로 번역, 출간한 작품. 우리 현대사를 미국으로 이민 간 한 가족을 중심으로 썼다. 4대에 걸친 이야기인데 2대인 부부가  중심이다. 서술형이 아닌 산문시 느낌이 드는 문장인 게 특징. 때문에 가족사이면서도 가족의 삶이 명시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를 어려워하는 내 성향으로 볼 때는 읽다가 그만둬야 했는데 묘하게 끌리는 맛이 있어 끝까지 읽어냈다. 또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작품에 해당한다. 서술형 문장이 아니라서 문장에 들인 공이 더 컸을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기법으로 한 편의 작품을 완성할 수도 있구나를 느끼게 해 준 작품.
 
작품에 대한 상세한 해설은 아래 작품을 참고 바랍니다.

 

책소개

고국을 떠난 사람들에게 한국은 어떤 모습으로 새겨져 있을까. 코리안 디아스포라 문학의 자장 안에서 눈에 띄는 작가인 고은지의 첫 소설 『해방자들』이 출간되었다. 드라마 〈파친코〉의 작가진 중 한 명으로도 잘 알려진 고은지는 이미 다양한 수상 이력으로 이름을 알린 작가다. 2017년 시집 『시시한 사랑』으로 플레이아데스 프레스 편집자상, 2020년 자전적 에세이 『마법 같은 언어』로 워싱턴주 도서상, 퍼시픽 노스웨스트 도서상, AAAS 도서상을 수상했으며 펜오픈북상 후보에 올랐다. 또한 이원 시인의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를 영어로 번역해 한국문학번역원 번역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23년에 출간된 고은지의 첫 소설 『해방자들』은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아픔과 희망을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2024년 뉴욕 공공 도서관 주관 ‘젊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한 가족의 역사를 통해 수십 년간 계속된 점령, 전쟁, 분열의 상처를 여실히 그려냈다. 나아가 역사와 사회가 개인에게 남기는 상처를 사랑으로 치유하는 희망적인 미래를 그려낸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저자 : 고은지(E. J. Koh)

198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태어났다.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문예창작과 번역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워싱턴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7년 시집 『시시한 사랑』을 출간해 플레이아데스 프레스 편집자상 시 부문을 수상했고, 2020년 어머니와의 관계를 다룬 자전적 에세이 『마법 같은 언어』로 워싱턴주 도서상, 퍼시픽 노스웨스트 도서상, AAAS 도서상을 수상했으며 펜오픈북상 후보에 올랐다. 이원 시인의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를 영어로 번역했으며, 이 작업으로 한국문학번역원 번역대상을 수상했다. 드라마 〈파친코〉에 작가진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2024년 젊은사자상 소설 부문을 수상한 『해방자들』은 고은지가 쓴 첫 소설로,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아픔과 희망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묘사한 작품이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게 된 한 가족의 역사를 담은 이 작품은 한반도에서 수십 년간 계속된 점령, 전쟁, 분열의상처를 신중하고 고운 언어로 되짚는다. 나아가 작가는 과거가 남긴 고통을 사랑으로 치유하는 희망의 미래를 그려낸다.

역자 : 장한라
서울대학교에서 인류학과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인류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 『전쟁이 나고 말았다』 『동물들의 위대한 법정』 『에데나의 세계』 『나는 여자고, 이건 내 몸입니다』 『우리가 살에 관해 말하지 않는 것들』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 『열두 달 초록의 말들』 『게을러도 괜찮아』(공저) 『너와 나의 야자 시간』(공저)가 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목차

Ⅰ 보이지 않는 선들
Ⅱ 동물의 왕국
Ⅲ 빛의 군락
Ⅳ 마지막 개체
감사의 말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책 속으로

실 한 가닥 때문에 비단 태피스트리가 우르르 풀려나가듯, 언젠가 어린 딸아이 위로 책장이 넘어졌던 일이 하필 지금 떠올랐다. 내가 막으러 나섰지만 묵직한 책들이 이미 쏟아지고 있었는데, 아내는 딸 위로 몸을 던졌다. 아내처럼 행동할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그게 우리 둘의 다른 점이었다. 어쩌면 아내와 함께 땅의 습성을 몸에 익혔어야 했으려나. 그녀가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놓고 나면 우리는 나눌 말이 전혀 없을지도 모르겠다. 아내는 우리가 등을 돌리고 서로를 적이라 불렀을 때, 마치 실 한 가닥 때문에 비단 태피스트리가 풀려나가듯 벌어진 일을 이야기하고는 했다. 무엇을 저버려가며 우리의 일부를 잃어버렸는지 말이다. 마치 사람이 더는 스스로를 혐오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제 형제를 죽이는 식이었다. 둘로 쪼개진 나라가 아직도 나라라고 생각하는지 남조에게 묻고 싶었다. (21쪽)

교도관은 수갑을 풀고 검지로 손바닥에 글자를 썼다. 교도관은 남자가 시작한 것을 이어가며 죽음이라 적었다. / 교도관이 손바닥을 내어주었다. / 남자가 교도관의 손바닥에 삶이라 적었다. / 교도관이 인간을 적었다. / 남자가 삶을 적었다. (61쪽)

선수들은 성화대를 향해 성화를 들어 올렸다. 불은 무언가를 집어삼킨 만큼만 타올랐다. / 불이 성화대 가장자리에 이르러서는 제일 끝까지 퍼졌다. 우리는 숨을 삼키며 비둘기들이 날아올라 열기를 피하기를 바랐다. 그렇지만 비둘기들은 내려앉은 자리를 지켰다. 그림자가 칼날처럼 얇아졌다. 점점 사그라들고 지워지더니, 자취를 감췄다. (…) 불꽃 속에서 우리의 꿈은 다른 모양을 띠었다. 고통은 애초에 있지도 않았던 것처럼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다. (…) 비둘기는 지워야 하는 기억이었다. 부드럽게 꼭 맞댄 손바닥 안에서 지워야 하는 기억. 올림픽 성화 점화 이야기를 할 때 비둘기들이 산 채로 불에 탄 일을 떠올리는 사람은 몇 없을 터였다. (98~99쪽)

그림은 등 전체를 덮고 있었다. 선명한 붉은 선이 어깨 사이에서 시작해 오른쪽 옆구리로 뚝 떨어지며, 허리춤과 엉덩이를 감쌌다. 위엄을 입은 여자의 모습을 어깨 너머로 바라봤다. / “호랑이네요.” 내가 말했다. / 로버트가 고개를 저었다. “위쪽에는 산과 평원이 있고, 아래로는 물줄기와 항구가 있어요. 한국이에요.” / 숨이 턱 막혔다. “아름다워요.” / “남한은 북한을 재건할 생각이 없어요. 북한은 남한을 믿지 않고요. 그렇지만 둘 다 한때는 한 나라였죠. 문화와 언어를 공유하는 사회였고, 그게 우리 사회였어요.” 그가 말했다. / “그러니까 이건 지도군요.” / 그가 내 턱을 건드리며 거울 더 가까이로 이끌었다. 내 숨결이 훤히 보였다. “아뇨, 깃발이에요.” (122~123쪽)

바깥세상의 삶이 점점 더 견디기 힘들어질수록, 나는 더더욱 내면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해갔다. 마치 지금처럼. (125쪽)

제니가 한반도를 확대했다. “너희 한국인들은 한국 사람을 한인이라고 부르지.” 그러고는 북쪽을 가리켰다. “그렇지만 나는 조선인으로 자랐어. 조선은 일본이 오기 전에 한반도에 있던 마지막 왕조야.” 제니는 두 한국 사이 가운데에 경계선을 놓았다. “이 아래쪽으로는 미국인들 때문에 영어에서 가져온 한국어를 쓰잖아. 우리는 그렇게 안 해. 북한은 우리 한국어를 지키고 있지. 그래서 북한 사람은 자기가 한국인인지 의문을 품는 법이 없는 거야.” / 헨리가 스스로를 가리켰다. “한인.” / “조선인.” / 한국어 글자는 이렇게 불렀다. “한글.” / “조선글.” / “멋있네.” (203쪽)

성급히 말을 꺼낼 수는 없었다. 자칫 잘못했다간 전부 헛수고가 될 터였다. “질문을 하나 던지겠습니다.” / 당혹스러운 웃음소리, 한 사람의 박수 소리. 로버트가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로버트의 주장이 그가 내세운 낯선 공간을 채워내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무언가 만족스러워지는 면이 있었다. / 프로젝터가 깃발을 보여주었다. / “갈라진 나라도 여전히 나라라고 할 수 있는지 여러분께 묻겠습니다.” / 로버트는 청중에게 등을 돌리고, 무대를 가로질러 뒤쪽으로 걸어갔다. (241~242쪽)

우리는 저마다 답을 찾아보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물속에서 아이들은 어디로 갈 수 있었을까? 성호가 말했다. “가라앉는 배에 타고 있을 때는 아무도 믿으면 안 돼. 다른 사람 말은 절대 듣지 마.” / 배의 한쪽부터 시작해 객실이 차례대로 가라앉는 모습은 나라가 가라앉는 모습 같았다. 구조를 하러 간 잠수부가 증언했다. “이제 어떤 재난이 닥쳐와도 국민의 도움을 구하지 말고 정부가 알아서 하십시오.” 헨리가 돌아왔고, 딱딱하게 굳은 채 위층 방으로 걸어 올라갔다. 나는 어느 자리에 있든, 설령 고통받고 죽는 상황에서도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많은 것들에 관해 제니에게 이야기했다. 제니는 한숨을 쉬었다. 고개를 젖히고 내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든 희망을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들거나 실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64쪽)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판사서평

“여기, 삶으로 이루어진 화음과 평화를 담은 노래가 있다.” 한요셉(소설가)

미국을 감동시킨 아름답고 섬세한 데뷔작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아픔과 희망을 사실적이면서도 시적으로 그려낸 수작

고국을 떠난 사람들에게 한국은 어떤 모습으로 새겨져 있을까. 코리안 디아스포라 문학의 자장 안에서 눈에 띄는 작가인 고은지의 첫 소설 『해방자들』이 출간되었다. 드라마 〈파친코〉의 작가진 중 한 명으로도 잘 알려진 고은지는 이미 다양한 수상 이력으로 이름을 알린 작가다. 2017년 시집 『시시한 사랑』으로 플레이아데스 프레스 편집자상, 2020년 자전적 에세이 『마법 같은 언어』로 워싱턴주 도서상, 퍼시픽 노스웨스트 도서상, AAAS 도서상을 수상했으며 펜오픈북상 후보에 올랐다. 또한 이원 시인의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를 영어로 번역해 한국문학번역원 번역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23년에 출간된 고은지의 첫 소설 『해방자들』은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아픔과 희망을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2024년 뉴욕 공공 도서관 주관 ‘젊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한 가족의 역사를 통해 수십 년간 계속된 점령, 전쟁, 분열의 상처를 여실히 그려냈다. 나아가 역사와 사회가 개인에게 남기는 상처를 사랑으로 치유하는 희망적인 미래를 그려낸다.

작가의 삶-나를 작가로 만든 것은 무엇인가
분노와 고독, 그리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언어

고은지가 지금까지 출간한 책은 총 네 권이다. 시집, 자서전, 번역서, 그리고 소설. 네 권이 모두 다른 분야인 것도 놀랍지만, 네 권 모두 다양한 수상 이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더하면 더 놀라워진다. 그가 처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4학년. 당시 그는 힙합 댄서의 꿈을 꾸고 있었다. 그러다 수학 성적을 채울 수 없어 듣게 된 시 입문 수업을 계기로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수업을 듣게 된 첫 주에 고은지는 마흔 편의 시를 썼다. 시를 쓰면서 고은지는 자신의 언어를 발견했다. “그 당시 나는 무척 우울했지만 나에게는 내가 무엇을 느끼고 무슨 일을 겪었는지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없었다. 시를 쓰기 전까지는 내가 지내는 방식에 불안한 부분이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 언어를 손에 넣으면서, 자기 안에 있는 결여와 고통을 마주 보게 된 것이다. “이게 나를 살아가게 하는 것이구나-그렇게 생각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글쓰기는 제 인생을 바칠 수 있는 일이었어요.”
고은지는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이민 2세로 태어났다. 작가가 열네 살이 되었을 때, 그의 아버지에게 한국에서 일자리 제안이 왔다. 정서적 안정보다 금전적인 지원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그의 어머니는 남편과 한국으로 이주해 9년 동안 아이들과 떨어져 지냈다. 애정과 소속감에 굶주렸던 고은지는 오래도록 눌러 담은 원망과 분노를 시에 담기 시작했다. 시집 『시시한 사랑』은 바로 그런 고독과 공허의 결과물이다. 고은지에게 교수는 번역을 시작해보라고 조언했다. 그의 시에 너그러움이 부족하다면서, ‘용서’를 시 안에 녹여 넣는 방법을 찾으라고 한 것이다. 고은지가 선택한 용서의 시작점은 어머니가 남긴 편지들이었다. 한국에서 지내면서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편지를 썼지만, 고은지가 49통의 손 편지가 들어 있는 상자를 열어본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다.
편지 번역은 자전적 에세이 『마법 같은 언어』로 이어졌다. 편지를 번역하면서 고은지는 마침내 어머니를 용서했다. 그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선택도 이해하게 되었다. 그 편지에는 어머니의 사랑과 함께, 한국 현대사에 얽힌 가족사가 담겨 있었다. 관동대지진 이후 이어진 한국인 학살, 제주도 4·3, 한국전쟁과 분단, 남한의 군부독재까지. 처음으로 한국의 역사가 어머니와 어머니의 가족에게 어떤 상처를 남겼고 가족이 어떻게 무너졌는지 알게 된 것이다.
어머니가 자신에게 남긴 외로움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이윽고 어머니의 고국이자 자신의 뿌리인 한국으로 이어졌다. 고은지는 한국의 역사와 역사가 남긴 고통을 되짚는 길을 걷기로 했다. 그 고민과 노력은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과거, 현재,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닿았고, 고은지는 이민진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드라마로 만든 〈파친코〉에 작가진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특정 에피소드에서는 메인 작가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조국이 할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한 가족의 서사시
나라와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파괴와 치유의 노래

그의 첫 소설인 『해방자들』은 작가 고은지의 작품 세계가 온전히 구현된 작품이다. 『해방자들』의 이야기는 1980년 대전에서 시작한다. 군부독재와 계엄령의 시대, 혼자 딸 인숙을 키우던 요한은 공산주의자라는 혐의를 받고 교도소로 끌려가 죽음을 당한다. 인숙은 성호와 결혼한다. 성호는 임신한 인숙을 어머니와 함께 남겨두고 미국으로 떠나고, 인숙은 시어머니 후란의 시집살이를 견디며 생계를 이어간다. 아들 헨리가 태어난 후 인숙은 성호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한다. 조국과 멀어진 땅에서 후란은 아들과 며느리 사이를 질투하고, 성호는 고부갈등을 외면하고 일터로 도망친다. 외로운 인숙을 위로하고 헨리를 돌보는 사람은 인숙이 일터에서 만난 사업가 로버트다. 그런 집에서 자란 헨리는 한곳에 머물지 않는 사람이 된다.
가족의 삶 사이사이 떠오르는 과거는 아직 아물지 못한 상처다. 군부독재 정권은 요한의 목숨을 빼앗고 성호가 허무를 품게 만들었다. 로버트의 어머니 고일을 망가뜨린 건 일본의 지배와 제주도 4·3이다. 전쟁과 함께 반으로 갈린 한국은 로버트를 영원히 신념에 붙들어두었다. 북한에서 건너온 제니는 통일이라는 희망이 과거를 지우는 망상이라며 분노한다. 서울올림픽의 봉화는 어린 헨리에게 영원히 못 박힌 기억으로 남았고, 삼풍백화점 소식은 후란의 트라우마를 건드린다. 세월호 뉴스를 보던 어린 하루는 어째서 아무도 승객들을 구해주지 않는지 묻는다.
개인의 삶과 나라의 역사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해방자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미국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진행되지만, 소설 속 인물들을 얽매고 있는 가장 큰 고통은 자신의 조국이다. 이 이민자들의 역사에서 미국은 조국의 잔혹한 전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도피처로 표상되지 않는다. 국가가 겪은 수십 년간의 점령, 전쟁, 분열은 개인의 삶에도 흉터를 남긴다. 그러므로 『해방자들』은 그저 한 재외국민 가족의 이야기가 아닌, 조국의 역사에 얽매인 우리 자신의 서사 자체다.

경계를 흩뜨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희망을 찾으며
기억의 족쇄에서 스스로를 해방하는 이들의 이야기

『해방자들』에서 눈에 띄는 점은 많은 파괴와 상처가 한국인 사이에서 일어난다는 점이다. 이민자 문학에서 주로 보이는 ‘이방인 의식’은 주로 인종차별과 소수 집단의 무력감, 떠나온 모국과 거주하는 타국의 경계에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자의식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고은지의 작품에서 주축을 이루는 것은 다름 아닌 ‘재외동포의 한(恨)’이다. 그렇기에 『해방자들』은 경계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한국을 떠나서도 한국의 역사가 남긴 상처로 일그러졌고 서로를 향해 경계를 세웠다. 마치 한 나라를 반으로 가른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선’처럼. ‘자연스러운 경계가 아닌’ 국경은 ‘문화와 언어를 공유하는 사회’를 갈라놓았으며, 사람 사이에 세워진 경계는 서로를 끝없이 외부인으로 만든다.
그러나 신념이나 세대를 이유로 서로를 괴롭히고 죽이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럼에도 화해와 화합을 향해 나아간다. 세대 차이에 힘겨워했던 후란과 인숙은 서로를 인정하며 받아들이고, 성호와 인숙의 불화는 후란의 죽음과 함께 치유된다. 신념의 차이가 있긴 해도 헨리와 제니는 같은 음식을 먹으며 하나로 묶인다. 그렇게 역사적 사건들에 몰려 삶의 터전을 옮겨간 가족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다치고 상처받았다 해도 서로를 감싸고 위로하는 한 우리는 언제든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믿음, 이 묵직한 메시지와 함께 『해방자들』은 독자들에게 치유와 화해에 대한 소설로 다가갈 것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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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만해축전 제20회 유심작품상 수상기념
저자이상문/출판책만드는집  |  2023.11.1.
 
[소감]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한 "황색인"이라는 작품을 통해 알고 있는 작가의 신작. 80이 가까운 나이일 텐데 작품을 쓸 수 있다는 게 놀라워 읽어볼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용은 주인공이 우즈베키스탄이란 나라를 주 배경으로 하여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할아버지의 형님을 찾는 과정을 통해 스탈린에 의한 한민족 강제 이주의 아픔, 남북 분단에 따른 이산의 아픔, 혈연관계가 아닌 고아를 입양하여 한 가정을 이루게 하는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는 한지 제조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가 저변에 깔려 있다. 고대 당나라의 고선지 장군이 이슬람군에게 패배한 탈라스 전장이 우즈베키스탄에 있다는 건 처음으로 알았다. 이 전투를 통해 중국의 제지술이 서양으로 건너갔다는 사실도.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알았지만 작가가 우리나라 제지업계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이 작품을 쓴 밑바탕이 됐을 거란 생각을 했다. 소설적 장치야 작가의 능력으로 볼 때 얼마든지 갖출 수 있었을 것이고. 우리문학(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익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작품에 대한 해설은 아래 책소개 전문을 참고 바랍니다. 
 

책소개

이상문의 『잃어버린 시간』은 한 관광객의 우즈베키스탄 여행기와 자술서의 이중 서사 구조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한 인물이 자기가 태어난 곳을 떠나 타지를 떠돌며 체험한 사건과 깨달음을 다룬 소설을 여행소설이라 한다면, 그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소설을 찾는 게 오히려 더 어려울지 모른다. 『잃어버린 시간』은 8박 9일 동안의 우즈베키스탄 관광을 표면 서사로 하고 있으나, 작중인물이 큰할아버지의 행적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사건을 진술서라는 양식으로 기술하고 있고, 그것이 한국 역사와 간과할 수 없는 연관을 맺는 내면 서사가 밝혀지면서 소설적 재미와 감동이 배가 된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저자

이상문 소설가, 특수단체인

나주 출생. 동국대학교 재학 중 군에 입대, ‘월남전’ 파병(1970.3-1972.1)이력이 있다. 한국 언론 사상 최초 미수교국 ‘공산화 월남’ 특파를 취재하고 제1차 〈스포츠서울〉 〈서울신문〉(1990.4), 제2차 〈부산일보〉(1990.12) 기사 게재 뒤 르포집 『베트남별곡』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를 발간하였다. 1983년 4월 『월간문학』 신인작품상에 단편소설 「탄흔(彈痕)」 당선으로 소설 발표 시작하였다. 1987년 장편소설 『황색인』 베스트셀러 1위(한국문학사), 1989년 재판 2, 3권(현암사) 발간, 소설집 『살아나는 팔』 『영웅의 나라』 『숨은그림찾기』 『누군들 별이 되고 싶지 않으랴』 『이런 젠장맞을 일이』 『은밀한 배반』 등, 장편소설 『황색인』(전3권) 『자유와의 계약』(전2권) 『남자를 찾다 만난 여자 그리고 남자』(전2권) 『오 노』(전3권)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립니다』(전5권) 『방랑시인 김삿갓』(전10권) 『인간아 아 인간아』 『붉은 눈동자』 『잃어버린 시간』 등, 짧은 소설 『너를 향해 쏜다』 『임은 품어야 맛인데』 등을 발간했다. 대한민국 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동국문학상, 국제PEN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노근리평화상(문학 부문), 조연현문학상, 유심작품상(문학 부문), 한국문학상, 영산강문학상, 표암익제문학상, 둔촌이집문학상을 수상하였다. 2024년부터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으로 재임중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목차

작가의 말

잃어버린 시간
불호사佛護寺
작품해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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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안아줄게
저자양진채/출판  |  2025.11.20.
[읽은 소감] 내가 40년째 살고 있는 인천 지역의 작가 그것도 공장 근로자 출신 여성이 쓴 작품이란 걸 알게 되어 읽게 된 작품. 작품의 주 배경이 된 1978년은 나도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해이다. 그러나 동일방직 사건은 신문에서는 봤겠지만, 그때는 서울에서 살고 있을 때인 데다가 사건 발생 장소가 인천이어서 크게 주목은 안 했던 것 같다. 먹고살기 위한 방식은 달랐지만 나 역시 이를 위해 치열하게 살아 겨우 직장을 잡은 터여서 남의 삶을 돌아볼 여유는 없었다. 더구나 시골에서 겨우 초, 중학교를 마치고 공장에 취업해야 하는 삶을 산 세칭 공돌이, 공순이의 삶하고는 관계가 없기도 했다. 먹고살기 위한 직장을 구해야만 했던 점에서는 같고. 그러나 공장 생활은 처음부터 염두에 없었다. 설사 했다고 할지라도 체력이 안 됐겠지만, 목표가 먹물이 되는 거였으니까. 

각설, 이 작품은 내용의 전개가 특이하다. 두 명의 남자, 세 명의 여공이 등장하는데 화자가 작품 밖에 있다. 내 기억으론 이런 구성의 작품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묘하게도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이 있다. 작가의 글쓰기 실력은 흠잡을 데가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 다만 내용이 작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지만 소설적인 구성보다는 나처럼 삶의 끝 자락쯤에 와 있는 나이일 작가의 회고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 등장인물의 구체적인 묘사가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세 명의 여공은 출신 지역이 어딘지 가족 관계는 어떤지가 전혀 설명되어 있지 않다. 인천의 명문 제물포고 학생인 두 학생은 둘 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났고, 성직자와 공장 근로자의 길을 가지만 가족 관계에 대해서는 성직자의 엄마, 근로자의 부모가 장마에 무너진 집에 깔려 죽는 게 다이다. 이에 반해 성당의 종에 대한 지나칠 정도로 구체적이다. 
인천 지역에서 있었던 공장 근로자들의 고달픈 삶과 투쟁, 당시의 시대상을 알고자 한다면 읽어볼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책소개

“너는 그날을 기억해. 아니, 기억한다는 말은 맞지 않아. 그날은 네게서 늘 맴돌고 있었으니까. 파문의 중심처럼, 네 안에서 미동도 하지 않는데 끊임없이 회오리를 일으키고 있었으니까.”

1978년 2월, 노조 지부장 선거를 위해 투표하러 가던 방직공장 여공들의 머리 위로 똥물이 끼얹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무자비한 구타. “너는 공포로 굳어 있었고 너를 보호해야 했지. 공포는 명숙의 감정이었지만 네게 고스란히 전해졌어. 불안하고 떨리던, 분노에 차 어쩔 줄을 모르던, 터져버릴 것 같던 그 생생한 느낌을 아직도 기억해.” 양진채의 장편소설 『언제라도 안아줄게』는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 미은과 명숙, 선자, 그리고 태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대신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올라온 미은은 같은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명숙, 선자와 한방을 쓰며 친자매와 다름없는 사이가 된다. 세 사람은 휴일 없는 삼교대의 고된 노동 환경 속에서도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청춘을 꽃피운다. 명숙은 공장에서 개최하는 미스동일 선발대회에 나가고, 선자는 공장 일과 노조 대의원 활동을 병행하고, 미은은 성당 야학을 다니며 공부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 세 사람이 하숙하고 있는 주인집 아들 태오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서 성당의 종지기 일을 맡고 있다. 태오는 동갑내기인 미은과 점차 가까워지며, 또 가난한 가정 형편 속에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친구 경준과 함께하며 사제의 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하느님이 정말로 있다면 어째서 사람들은 이렇게 가난한가. 어째서 아무도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려 하지 않는가.

“태오야, 하느님이 계시는 거 맞지? 하느님이 계시다면 왜 우리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 거니. 우리가 그렇게 싸워도 도대체 아무도 몰라. 신문에 기사 한 줄 실리지 않아. 아무도 우리 말을 들어주지 않아. 우리 얘길 들어달라고, 같이 힘 좀 모아달라고 그렇게 외치고 다녀도 아무도 우리 얘길 들으려 하지 않아. 우리가 공순이라서 그런 거니? 정말 그런 거야? 너무하지 않아? 우리는 똥물을 뒤집어쓰고 있는데, 제발 우리 얘기 좀 들어주면 안 돼? 조금의 관심,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

명숙은 그날 뱃속의 아이를 잃는다. 소설은 그 아이에 대한 진혼의 형식을 품고 시대의 암흑에 짓밟힌 세 노동자 여성의 청춘의 시간을 복원한다. ‘인간다운 삶’에 대한 열망이 아름답게 피어났던 시간이 망각의 저편에서 생생하게 돌아온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 시대의 기원을 새롭게 쓰려 한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참고] 100.daum.net백과사전 동일방직 사건/ namu.wiki동일방직 사건 - 나무위키

 

 

 

저자 : 양진채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나스카 라인」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푸른 유리 심장』 『검은 설탕의 시간』, 장편소설로 『변사 기담』, 스마트소설집으로 『달로 간 자전거』, 산문집으로 『인천이라는 지도를 들고』 등이 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목차

프롤로그 7
언제라도 안아줄게 15
에필로그 223
작가의 말 228

 

[참고] 위 인터넷 교보문고 해설자료가 미흡하여 다른 독자의 서평을 검색, 올립니다. 

[https://blog.naver.com/kthigh11/224100295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