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곡 Gute Nacht (밤인사) 제 2곡 Die wetterfahne (풍향계의 깃발) 제 3곡 Gefrorne Tranen (얼어붙은 눈물) 제 4곡 Erstarrung (동결) 제 5곡 Der Lindenbaum (보리수) 제 6곡 Wasserflut (홍수) 제 7곡 Auf dem Flusse (냇물 위에서) 제 8곡 Ruckblick (회상) 제 9곡 Irrlicht (도깨비불) 제 10곡 Rast (휴식) 제 11곡 Fruhlingstraum (봄날의 꿈) 제 12곡 Einsamkeit (고독) 제 13곡 Die post (우편마차) 제 14곡 Der greise Kogf (백발) 제 15곡 Die Krahe (까마귀) 제 16곡 Letzte Hoffnung (마지막 희망) 제 17곡 Im Dorfe (마을에서) 제 18곡 Der sturmische Morgen (폭풍의 아침) 제 19곡 Tauschung (회상) 제 20곡 Der wegweiser (이정표) 제 21곡 Das Wirtshaus (숙소) 제 22곡 Mut (용기) 제 23곡 Die Nebensonnen (환상의 태양) 제 24곡 Der Leiermann (거리의 악사)
빌헬름 뮐러
한겨울을 맞아 전국 곳곳의 공연장에서 프란츠 슈베르트의 가곡집 ‘겨울 나그네’ 연주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전 24곡의 노래에 젊은이의 실연과 방랑을 그려낸 이 작품은 다섯 번째 곡 ‘보리수’가 특히 애청 및 애창되고 있지만 그 밖에도 첫 번째 곡 ‘잘 자요’, 4곡 ‘얼어붙다’, 7곡 ‘홍수’, 13곡 ‘우편마차’ 등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노래들로 가득합니다. 그런데 왜 이 곡의 제목이 ‘겨울 나그네’로 알려지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원제목인 독일어 ‘Winterreise’는 번역하면 ‘겨울여행’이니까요.
그런데 이 곡을 들을 때 생각나는 다른 작곡가가 있습니다. ‘마탄의 사수’로 독일 국민가극의 전통을 수립한 카를 마리아 폰 베버입니다. 그도 슈베르트처럼 ‘겨울 나그네’ 또는 ‘겨울여행’을 썼느냐고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시인 빌헬름 뮐러는 29세 때인 1823년 독일 데사우에서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와 친했던 베버가 세례식에 와서 대부(代父)가 되어 주었습니다. 뮐러는 아이의 이름을 막스라고 지었습니다. ‘마탄의 사수’ 남자 주인공 이름을 딴 것입니다.
빌헬름 뮐러는 감사의 뜻에서 1823년 출간한 시집 ‘여행을 다니던 호른 연주가의 유고(遺稿) 속 시’를 베버에게 헌정했습니다. 베버에게 주는 헌정사가 뚜렷한 이 시집을 슈베르트가 보게 되었고, 시집 속 절망에 빠진 사나이의 이야기에 공감해 이 시들에 곡을 붙였습니다. ‘겨울 나그네’가 세상에 나오게 된 사연입니다. 슈베르트는 이에 앞서 11세 위 선배인 베버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으니 서로 모르는 사이가 아니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여기서 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