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감상실 ♣/- 시벨리우스

[스크랩] 시벨리우스 ‘핀란디아’(Sibelius, Finlandia Op.26)

Bawoo 2014. 1. 31. 15:01

Sibelius, Finlandia Op.26

시벨리우스 ‘핀란디아’

Jean Sibelius

1865-1957

Jukka-Pekka Saraste, conductor

Choir of the Sibelius Academy

Sibelius Academy Orchestra

Finnish Radio Symphony Orchestra

Helsinki Philharmonic Orchestra

Helsinki Music Centre

2011.08.11

 

Jukka-Pekka Saraste/HPO - Sibelius, Finlandia

2011년 8월 헬싱키 뮤직센터 개관 기념공연입니다. 시벨리우스 음악원 교향악단, 핀란드 방송 교향악단, 헬싱키 교향악단과 시벨리우스 아카데미 합창단이 동원된 대규모 공연으로, 합창대원들이 목에 두른 스카프의 녹색은 시벨리우스가 유난히 좋아한 색이라 합니다. 

 

핀란드의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가 34세 때 작곡한 교향시이다. 시벨리우스의 모든 작품 중에서 바이올린 협주곡, 교향곡 2번과 5번, 슬픈 왈츠, 카렐리아 모음곡과 더불어 가장 인기가 높은 작품 중 하나이다. 시벨리우스가 이 작품을 작곡하던 1899년 당시 핀란드는 니콜라이 2세가 다스리는 제정 러시아의 압제에 시달리는 속국이었다. 자치권과 언어의 자유를 억압당한 핀란드 민중들은 곳곳에서 러시아에 저항하는 독립운동을 일으켰다. 러시아 이전에 핀란드는 스웨덴의 지배하에 있었고, 시벨리우스는 스웨덴어를 사용하는 의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모국어인 핀(Fin)어는 나중에 배웠다. 그는 유학을 하면서 핀란드인으로서 자신의 민족적 정체성을 고민하며 점차 깨달아갔고, 이런 고민을 자신의 음악에 반영했다.

1891년 베를린과 빈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시벨리우스는 핀란드 헬싱키 음악원의 교수가 됐고, 1892년에는 핀란드의 국민적 서사시 <칼레발라>에 바탕을 둔 <쿨레르보 교향곡>을 작곡, 발표해 성공을 거뒀다. 이때부터 핀란드 지휘자 로베르트 카야누스와 교류하게 된 시벨리우스는 1892년 카야누스의 위촉으로 교향시 <전설>(En Saga)을 작곡했다. 1893년에는 핀란드 전통을 간직한 카렐리아 지방의 의뢰로 극 부수 음악인 <카렐리아>를 작곡하고 서곡과 모음곡도 편곡했다. 이때 시벨리우스는 ‘칼레발라’로 오페라를 작곡하려 했으나, 계획을 바꿔 ‘투오넬라의 백조’를 포함한 4개의 ‘전설’을 작곡했다.

‘핀란드여 일어나라’

시벨리우스가 교향곡 1번을 작곡한 해이기도 한 1899년 2월,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는 핀란드 공국의 자치권을 제한하는 ‘2월 선언’을 발표한다. 이는 핀란드 문화예술인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시벨리우스도 음악으로 항의 의사를 표시하고 싶었다. 이 해 11월에 언론 연금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행사가 기획됐다. 표면적으로는 핀란드 언론인들의 연금 기금 모금을 위한 것이었지만 사실은 압제에 저항할 자유언론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려는 행사였다. 핀란드의 국민적 서사시 <칼레발라>에 나오는 영웅 레민카이넨의 죽음.

여기에는 핀란드의 역사를 다룬 역사극의 공연이 포함돼 있었다. 7곡으로 구성된 애국극인 <역사적 정경>은 핀란드의 역사적인 장면을 묘사하는 작품이었다. 특히 이중 ‘거대한 증오’(Great Hate)는 러시아 정복자들이 저지른 파괴와 조국 핀란드가 추위에 떨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눈보라 속에서 전쟁, 추위, 기아,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다. 여기에 이어지는 마지막 곡이 시벨리우스가 작곡한 ‘핀란드여 일어나라’(Suomi herää)였다. ‘수오미’는 핀란드의 별칭으로 호수와 늪의 나라라는 의미가 있다. 스웨덴에 이어 러시아의 지배를 받으며 독립된 국가를 갖지 못한 핀란드 사람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시킨 이 ‘핀란드여 일어나라’가 현재 ‘핀란디아’의 초기 버전이었다.

이후 카야누스는 헬싱키 필하모닉을 지휘해 시벨리우스의 표제음악 중 좋은 곡들을 골라 핀란드에서 연주했다. 특히 이 모음곡의 피날레 부분을 유럽 순회공연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이때부터 이 곡은 유럽 전역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시벨리우스는 1900년에 이 곡을 피아노 독주용으로 편곡했고 ‘핀란디아’라는 이름은 이 피날레의 피아노 편곡에 악셀 카펠랑이 붙이면서 유명해졌다.

이 해에 시벨리우스는 작품을 손봐서 ‘핀란디아’란 명칭으로 정식 개정판을 냈고, 1900년 7월 카야누스가 지휘한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파리에서 초연했다. 시벨리우스는 헬싱키 필하모닉과 파리 박람회에 참가해 직접 <핀란디아>를 지휘했다. 초연은 세계 각국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당연히 이 작품의 연주를 금했다. 이러한 검열 때문에 작품은 한동안 ‘핀란디아’라는 이름 대신 ‘즉흥곡’ 등 다른 이름으로 속여서 공연되기도 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핀란드가 독립되고 나서야 떳떳하게 연주할 수 있었다.

Franz Welser-Möst/GMJ - Sibelius, Finlandia

Franz Welser-Möst, conductor

Gustav Mahler Jugendorchester

Musikverein, Wien

2009.09.19

핀란드 민중들의 정신, 애국심의 고취

핀란드의 자연을 연상시키고 핀란드 민중들의 투쟁 정신을 고취하는 교향시 <핀란디아>는 휘몰아치는 북유럽의 바람 같은 음악이다. 끝부분으로 가면서 고요한 가운데 장엄하게 ‘핀란디아의 찬가’가 들려온다. 이 부분은 민요가 아니라 시벨리우스 자신이 작곡한 곡이지만 핀란드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시벨리우스는 ‘핀란디아 찬가’를 독자적인 작품으로 손질했다. 이 찬가는 1941년 시인 베이코 안테로 코스켄니에미가 가사를 붙인 것을 시벨리우스가 합창용으로 편곡한 것이다. 당시 스탈린 치하 소련의 침략 위협 아래 있던 핀란드 사람들을 분발시킨 곡으로, 핀란드 제2의 국가라고 할 정도로 널리 불려진 노래다. 나중에 핀란드 출신의 영화감독 레니 할렌의 액션영화 <다이하드 2>에 사용되기도 했다.

숲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의 광활한 자연.

<핀란디아>는 서주로 시작된다. 첫 서주인 안단테 소스테누토에서 금관악기는 음울하게 울부짖으며 북유럽의 빙하를 연상시킨다. 목관은 종교적인 분위기로 답하며 현은 인간적인 선율을 연주한다. 두 번째 서주에서 템포는 알레그로 모데라토로 바뀌며 팀파니의 트레몰로를 타고 금관 팡파르가 곡의 핵심적인 리듬을 예고하며 긴박감을 높여주고 심벌즈의 타격은 투쟁 정신을 고조시킨다. 템포는 다시 알레그로로 변하며 장조로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승리의 자신감을 나타낸다. 힘찬 두 개의 주제가 애국심을 고취시키며 클라이맥스에 이른다. 점차 발전하면서 금관악기와 팀파니의 연주로 모든 악기가 동원되어 이를 강조한다. 현악기와 목관악기가 여러 갈래로 진행하다가 슬픈 민요풍의 표정이 풍부한 노래가 나온다. 음악은 분위기가 고조되고 특징적인 리듬이 첨가되며 발전하다가 승리를 선언하듯 힘찬 기상으로 끝을 맺는다.

 

추천음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생전의 작곡가가 인정한 시벨리우스 작품 해석의 권위자였다. 카라얀은 이 곡을 정규 녹음으로만 다섯 차례나 녹음했고 모두 가치가 높다. 그 중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EMI, 1952)는 관현악의 결이 거칠지만 상대적으로 시대의 생생하고 깊은 맛이 있고, 베를린 필(DG, 1964)은 섬세하고 정치하며, 베를린 필(EMI, 1976)은 금관의 박력이 좋다. 디지털 초창기 녹음인 1984년 DG 녹음도 지나치기 아까울 만큼 빼어나다.

민족적인 해석으로는 얼마 전 타계한 핀란드 출신 지휘자 파보 베르글룬트와 본머스 심포니의 녹음(EMI, 1972)을 꼽겠다. 빙하의 저류를 그리는 듯한 무겁고 힘찬 표현이 일품이다. 한스 로스바우트와 베를린 필(DG, 1954)의 연주는 이와는 반대로 작품의 극적인 내러티브를 거세하고 날카롭게 스코어의 구조를 포착한 차갑고 순수음악적인 해석이다. 이와 대조적인 스타일이라면 바비롤리와 할레 오케스트라(EMI, 1966)를 꼽을 수 있다. 풍성한 정열이 북유럽의 넓은 화폭 위에 펼쳐지는 깊고 따스한 연주다.

 

류태형(음악칼럼니스트) 월간 <객석> 편집장 역임, 현재 (재)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거장들의 옛 음반과 생생한 공연의 현장이 반복되는 삶이 마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같다고 생각한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명곡 명연주 2012.04.09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7746

 

출처 : 클래식 사랑방
글쓴이 : 라라와복래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