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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바흐 ‘음악의 헌정’(Bach, Das Musikalisches Opfer, BWV 1079)

Bawoo 2014. 3. 3. 13:03

Bach, Das Musikalisches Opfer, BWV 1079

바흐 ‘음악의 헌정’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Jordi Savall, conductor (viola & viola da gamba)

Le Concert des Nations

Pierre Hantai, harpsichord

Marc Hantai, transverse flute

Manfredo Kraemer, violin

Riccardo Minasi, violin

Xavier Puertas: viola

Bálazs Máté, cello

L'Abbaye de Fontfroide, Narbonne

2011.06.18

 

Jordi Savall/Le Concert des Nations - Bach, Das Musikalisches Opfer, BWV 1079

 

<음악의 헌정>은 바흐의 마지막 작품이자 <푸가의 기법>과 더불어 최고의 걸작 중 하나다. 1747년 5월 만년의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는 포츠담의 상수시 궁전을 방문해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1712-1786)를 알현했다. “짐은 국가의 제1공복”이라는 말을 남겼으며 예술과 학문을 사랑한 프리드리히 2세는 플루티스트이자 작곡가였고 음악을 포함한 예술 전반에 대한 후원자였다.

이 프리드리히 2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부친인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는 ‘군인 왕’이라 불릴 정도의 군국주의자였다. 아랫사람을 함부로 대하고 난폭했다. 반면 어머니 조피 도로테아는 헨델이 <수상음악>을 작곡해 템스 강에서 바쳤던 하노버 선제후 조지 1세의 딸로 세련된 교양인이었다. 그녀는 프랑스 귀족 출신 가정교사를 초빙해 일찍이 프랑스 문화를 아들에게 교육했다.

어머니를 닮은 프리드리히 2세는 음악을 좋아했고 플루티스트 요한 요아힘 콴츠로부터 플루트를 배웠다. 프리드리히 2세는 걸핏하면 “계집애 같은 놈”이라고 때리며 음악교육을 반대한 아버지를 싫어했다. 군대라면 지긋지긋했던 그는 라틴어, 시, 철학과 문학에 심취하고 바흐, 비발디, 헨델의 음악에 큰 관심을 보였다.

프리드리히 2세의 궁전에 초대받은 바흐

프리드리히 2세는 베를린 근교 포츠담에 손수 스케치한 상수시(Sanssouci, ‘번민이 없다’는 뜻의 프랑스어) 궁전을 지었다. 음악 감상실과 플루트 연주실, 도서관과 서재가 있는 아름다운 이 궁전에서 프리드리히 2세는 볼테르 등 당대 최고의 지성들을 초청해 예술과 문학, 철학, 종교, 역사, 전쟁, 의학, 과학 등 광범위한 주제로 몇 시간이고 대화와 토론을 열었다. 이곳에서 프리드리히 2세는 하루에 4시간 이상 음악을 연구하고 연습하고 연주하면서 보냈다 한다.

상수시 궁전의 음악회에서 플루트를 연주하는 프리드리히 2세.

다시 바흐로 이야기를 돌리면 1747년 당시 대(大) 바흐의 차남인 카를 필립 엠마누엘 바흐가 왕의 쳄발로 주자로 일하고 있었다. 프리드리히 2세는 상수시 궁전이 모습을 갖추자 건반의 대가이며 대위법의 1인자로 유명했던 부친 대 바흐를 초대했고 바흐도 둘째 아들과 가족을 보고 싶어서 흔쾌히 왕을 알현했다. 1747년 5월 7일 포츠담에 도착한 바흐는 상수시 궁전에 초대되어 즉흥연주를 펼쳐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다음날 다시 궁전에서 프리드리히 2세는 바흐에게 주제 하나를 제시하고 6성의 푸가로 연주해줄 것을 부탁했다. 위엄 있는 분위기의 주제였으나 푸가로 만들기에는 적절치 않았다. 바흐는 그 주제를 즉흥으로 연주할 자신이 없어, 대왕의 허락을 받아 자기가 택한 주제로 6성 푸가를 연주하였다. 연주는 뛰어나서 사람들의 칭찬을 얻었지만 바흐는 마음이 왠지 찜찜했다. 왕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었다는 자책 때문이었다. 바흐는 라이프치히에 돌아오자마자 이것을 완성해 동판에 인쇄해서 왕에게 헌정했다. 바흐는 작품에 ‘삼가 폐하에게 음악의 헌정물을 바칩니다.’라는 헌정사를 붙였다.

왕이 하사한 주제로 만든 푸가를 왕에게 바치다

<음악의 헌정> 곡의 배열은 자유롭다. 1970년 이후로는 3성 푸가로 시작해 프리드리히 2세의 주제에 의한 무한 카논 후 5개의 카논, 카논 풍의 푸가, 그 뒤 6성 푸가, 2성 및 4성 카논 뒤 트리오 소나타, 마지막에 무한 카논 순서로 연주하는 배열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곡의 구조적인 배열을 건축학적인 미학으로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리체르카레로 시작해 다섯 개의 카논이 이어지고 그 중심을 트리오 소나타가 차지하고 있다. 다시 다섯 개의 카논과 리체르카레로 끝나는 대칭형을 이루고 있다. 바흐 시대의 중요한 건반악기였던 쳄발로(영/하프시코드, 프/클라브생).

이렇게 생긴 건물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트리오 소나타이다. 다른 곡들과는 달리 플루트, 바이올린, 통주저음으로 악기가 지정돼 있다. 라르고, 알레그로, 안단테, 알레그로라는 네 개의 악장이 설정돼 있어서 왕의 주제를 여러 가지로 변주시킨다. 플루티스트이기도 한 프리드리히 2세에 대한 배려가 보인다. 대칭형의 양쪽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리체르카레는 프리드리히 2세가 바흐에게 주제를 제시하고 즉흥연주를 요구했던 두 개의 문제에 대한 답이다. 6성 리체르카레는 스케일이 크며, 곡 전체의 종결에 알맞게 되어 있다. 트리오 소나타와 리체르카레 사이에 5개의 카논을 배치했는데, 전반부의 카논은 왕의 주제 위에 쌓아 올린 카논이며, 후속 성부가 차례로 전조를 계속하는 나선 카논에서는 상승하는 선율과 함께 왕의 영광이 높이 오르도록 염원하는 바흐의 심경이 담겨 있다.

Harnoncourt/Concentus Musicus Wien - Bach, Das Musikalisches Opfer, BWV 1079

Nikolaus Harnoncourt, conductor (tenor viola, cello)

Concentus Musicus Wien

Herbert Tachezi, harpsichord

Leopold Stastny, transverse flute

Alice Harnoncourt, violin

Walter Pfeiffer, violin

Kurt Theine, viola

Teldec Studio, Berlin

1970

1곡: Ricercar a 3

‘3성의 리체르카레’란 제목이 붙어 있다. 3성의 푸가이며, 1747년 5월 7일 저녁, 바흐가 프리드리히 2세가 준 주제로 즉석에서 작곡해 연주하는 것을 악보에 적은 것으로 전해진다.

2곡: Canon perpetuus super thema regium

‘왕의 주제에 의한 무한 카논’이란 제목과 주제가 씌어 있다. 시작과 끝이 맞물려 있어 무한 반복이 가능해 ‘무한 카논’이라고도 불린다.

3곡: Canon a 2 per Tonos

‘왕의 주제에 의한 여러 가지 카논’이란 제목이 붙어 있는 5곡의 카논을 포함하고 있다. 카논에는 각각 ‘증대’ ‘반진행’ 등과 더불어 ‘조가 상승할수록 왕의 행복 또한 증대시키도록’이라고 기재돼 있다.

4곡: Fuga canonica in Epidiapente

‘상승 5도의 카논 풍 푸가’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왕의 주제를 그대로 위 5도의 카논으로 하고 대위성을 가끔 변화시키는 수법을 사용한다.

5곡: Ricercar a 6

6성의 리체르카레다. 왕의 주제가 전후를 통하여 11회 나타난다. 리체르카레는 페달이 달린 클라비어로 연주할 수 있다. 1곡과는 달리 전체적으로 평온한 느낌이다.

6곡: Canon a 2, Quaerendo invenietis

2성의 카논이며 ‘구하라, 그러면 찾을 것이다’라는 성서의 성구가 표기돼 있다. 애매한 카논에는 카논 성부가 시작되는 곳에 무언가 표시가 돼 있지만 여기에 아무 것도 씌어 있지 않다. 낮은음자리표가 거꾸로 씌어 있는 것으로 봐서 반행 카논(선행성부의 선율을 뒤집어 모방하는 것으로 전회 카논이라고도 한다)인 것을 알 수 있다.

7곡: Canon a 4

4성 카논으로 작곡돼 있다. 이 주제는 왕의 주제로 작곡된 것이며, 29마디에 이르는 긴 곡이다.

8곡: Sonata sopr'il Soggetto Reale, Trio

프리드리히 2세가 좋아하는, 플루트와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트리오 소나타이다. 1악장 라르고, 2악장 알레그로, 3악장 안단테, 4악장 알레그로로 전 4악장을 통하여 지극히 높은 기풍을 가지고 있다. 6성 리체르카레 못지않게 규모가 크다. 복잡한 양식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비유컨대 마치 세계의 태엽을 감는 듯한 느낌이 든다.

9곡: Canon perpetuus, contrario motu

‘무한 카논’이라는 제목이 붙은 트리오로, 왕의 주제는 변형돼 있다.

 

추천음반

1. 원전연주 중에서는 라인하르트 괴벨이 지휘하는 무지카 안티콰 쾰른의 연주(Archiv, 1979년)가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 것 같다. 빌베르트 하첼체트의 플루트와 헹크 보우만의 쳄발로가 괴벨의 힘찬 바이올린과 잘 어우러지면서 근엄하고 엄격한 성격과 더불어 어쩐지 신비한 빛을 발하는 듯하다.

2. 다비트 모로니의 음반(HMF)에서는 모로니의 쳄발로 독주가 좋으며, 존 홀로웨이의 바이올린과 자넷 시의 플루트가 위엄과 생동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3. 바르톨트 쿠이켄(플루트)과 지기스발트 쿠이켄(바이올린), 빌란트 쿠이켄(비올라 다 감바) 등 쿠이켄 3형제와 로버트 코넨의 쳄발로가 함께한 연주(DHM)는 실내악적이면서도 표현이 짙고 중후한 기품이 있다. 지금은 도이치 하모니아 문디 50CD에도 수록돼 있다.

4. 과거 연주 중에서 카를 뮌힝거가 지휘한 슈투트가르트 오케스트라의 연주(Decca)는 실내악적인 연주와 정반대의 관현악으로 연주되는 낭만적인 해석이지만 두툼한 현악의 울림 가운데서도 바흐의 전문가다운 뮌힝거의 능숙함이 느껴진다.

 

류태형(음악 칼럼니스트) 월간 <객석> 편집장 역임, 현재 (재)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거장들의 옛 음반과 생생한 공연의 현장이 반복되는 삶이 마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같다고 생각한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음악>명곡 명연주 2012.06.13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8335

 

출처 : 클래식 사랑방
글쓴이 : 라라와복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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