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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인간을 말하다 (예술로 만나는 삶의 기쁨과 슬픔):전원경

Bawoo 2023. 6. 26. 10:41

 

예술, 인간을 말하다 (예술로 만나는 삶의 기쁨과 슬픔)

저자:전원경, 출판:시공아트, 2022.10.25

 

[소감] 서양 미술과 음악(클래식) 관련 책을 찾아 읽게 되는 경우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작가가 있다. 미술 관련은 이 책을 쓴 전원경 작가, 클래식 관련은 진회숙 작가이다. 뭐 그렇다고 다른 저작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믿고 우선적으로 보게 되는는 작가라는 뜻이다. 

 

전원경 작가의 이번 저작은 내용이 좀 방대한 편이다. 608쪽. 그림 위주의 얘기에 클래식 음악 이야기를 곁들였다. 그만큼 두 분야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는 뜻 일 게다. 뭐 그렇다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한 것은 아닐 테지만 말이다. ^^

특징이 있다면 음악평론가인 진회숙 작가의 "클래식 인더 뮤지엄"에 미술 이야기가 들어가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일 수 있는 주전공(미술) 분야에 부전공(클래식 음악) 분야를 곁들인 시도(?). 

두 분야 모두 좋아하는 나로서는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두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저작이 과연 상업적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림 분야는 접근이 쉽지만 클래식 음악 분야는 아주 소수만이 좋아하는 분야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이다.

아무튼 그림에 곁들여 클래식 음악(가)을 알고자 하는 분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다 떠나 이런 노작을 써서 세상에 내놓는 작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런 대중 교양서를 쓰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이겠는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이다. 

 

[책소개:교보문고에서 발췌 -전문은 책 제목을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예술 작품의 궁극적 목표는

우리를 위로하는 데 있다.

 

예술은 인간을 어떻게 위로하는가?

예술과 역사를 아우르는 깊이 있는 시각으로 찬사를 받은 『예술, 역사를 만들다』와 예술과 공간의 관계를 탐색한 『예술, 도시를 만나다』를 쓴 전원경 작가의 신간이다. 삶을 고양하는 예술 시리즈로서 환희와 고통, 희망과 무기력이 교차하는 복잡한 우리의 현실에서 예술은 저만치 떨어져 있는 고고한 무엇이 아니냐는 의문에 새로운 답이 되어 준다.

루벤스, 다 빈치, 보티첼리, 클림트, 피카소 등 손꼽히는 예술가들이 살아 낸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통해 예술과 현실은 오히려 내밀하게 맞물리며 우리 안에 자리해 왔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 책의 모든 장은 저자가 추천하는 클래식 음악 목록으로 마무리되는데, 명화와 이야기로 함께했던 메시지를 다양한 음악을 통해 더 깊고 짙은 여운으로 간직하게 한다.

폭넓은 인문적 시선으로 예술 작품의 숨겨진 한끝을 찾아내는 시공아트의 예술 3부작은 예술과 역사, 예술과 도시에 이어 예술과 인간을 주제로 그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양과 재미를 모두 갖춘 종합 예술서

 

17개의 챕터로 구성된 『예술, 인간을 말하다』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삶’, ‘시간과 운명의 힘’을 다룬 주제로부터 ‘예술로 그린 일상과 행복’, ‘예술가가 바라본 세계’까지 이어진다. 세월을 넘어 추앙받는 예술가들이 서로 교류하며 영향을 주고받은 흥미로운 교차 지점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책장마다 가득하다. 단지 ‘예술가의 삶’으로 통칭할 수 없을 만큼 다채로운 면모다.

 

자기 자신을 향해 총구를 겨눈 고흐나 예술의 순교자가 된 고갱의 행보처럼 끝내 채워지지 못한 갈망 속에 굴곡진 인생사도, 각국을 누비며 인정받은 루벤스처럼 특별한 배경에서 출발해 오래도록 찬란한 세월을 누린 이도 있다. 한때 화양연화를 누렸으나 짙은 어둠 같은 말년을 보낸 고야나 사랑의 행복과 배신을 모두 겪어야 했던 슈만의 생애는 저마다 다른 여운을 남긴다.

 

미술, 음악, 문학을 넘나드는 저자의 폭넓은 시각은 풍성한 지적 만족과 읽는 재미를 동시에 제공한다. 예술과 시대의 교감을 담은 『예술, 역사를 만들다』와 예술과 공간의 교감을 『예술, 도시를 만나다』에 이어 예술과 인간의 교감을 다룬 역작이다.

 

 

 

예술이란 프리즘에 비친 삶의 희로애락

 

온 하루를 웃게도 울게도 만드는 사랑은 창작에 영감을 주는 대표적인 주제다. 거스를 수 없는 운명 앞에 끓어오르는 감정은 그것이 압도된 겸허함이든 존재의 부당함에 대한 분노이든 엄청난 창작 동력이 된다. 우리가 대단치 않다고 치부하는 소소함과 지루한 안온함이 교차하는 일상 역시도 예술의 세계를 채우는 주요한 소재 중 하나다.

 

온통 푸른빛을 띤 일련의 그림들은 갑작스레 친구를 잃은 피카소가 직면한 슬픔과 혼란을 담고 있으며,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자르는 유디티의 칼날에는 성별을 이유로 창작의 꿈을 펼치기조차 힘든 현실과 영혼을 짓밟는 고통을 겪은 젠틸레스키의 울분이 서려 있다. 바라볼수록 마음이 잔잔해지는 클림트의 풍경화에는 화가로서의 부침을 겪으며 느낀 감정이 담겨 그의 화려하고 장식적이던 기존 인물화와는 상이한 매력을 지녔다. 투병하며 죽음을 목전에 둔 말년의 슈베르트는 낭만적인 사랑과 이별을 담은 음악으로써 삶의 또 다른 결말을 비추어 냈다.

 

이렇듯 예술은 당대에 멈춰 버린 흔적을 넘어선다. 창작자가 품은 치열한 고민, 극복을 위한 새로운 지향이 오롯이 담겨 있기에 그것을 감상하는 개개인의 내면에서 새롭게 꿈틀대는 생명을 얻는다. 세상을 한순간 멈추게 했던 팬데믹 그리고 하루하루의 좌절과 씨름해 온 우리 모두에게 『예술, 인간을 말하다』는 예술이라는 뜻밖의 위로를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