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안(못) 읽은 작품 중 하나. 지금 드라마로 방영 중인 걸 아내가 보는 바람에 시대적 배경을 물어보았더니 1900년 초에 태어난 오싱의 80평생 파란만장한 이야기란다. 그래서 읽어볼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본은 1868년 메이지유신이 성공한 이래 청일, 러일 전쟁을 거쳐 아시아 지역 유일의 강대국으로 탈바꿈했다. 이 시기에 한반도 우리나라도 식민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나라 발전과 관계없이 먹고살아야 하는 문제 해결에 몰두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평범한 개개인의 삶은 힘들 수밖에 없는 일. 이 작품은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 가난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난 한 여인의 80 평생 삶을 통해 일본의 1900년 대를 그리고 있다. 공황, 동경 대지진, 전쟁, 패배, 미군 진주 그리고 한국전쟁 특수에 힘 입은 경제발전 속에 살아간 한 여인의 이야기.
작품은 가끔가다가 눈시울을 적시게 만든다. 특히 더부살이하던 집의 동갑내기 아가씨가 집안이 몰락하여 접대부 생활을 하다가 죽고 유일한 혈육을 주인공 오싱이 데려가 양자로 기르게 되는 장면.
오싱은 비록 남의 집 더부살이로 가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지만 파란만장한 삶 속에 꼭 도움을 주는 인물이 등장한다. 만약에 현실이라면 결코 있기 어려운 일일 것으로 생각되어 소설적 장치로 이해하게 된다. 특히 첫사랑 고우타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이외에도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는데 16개의 슈퍼를 키우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필리핀 전장에서 굶어 죽은 아들 류의 친구가 결정적이다. 자신이 매입한 토지를 오싱에게 주어 이를 기반으로 슈퍼를 경영하게 되는데 정작 본인은 비명에 가는 설정이라 등장하는 장면이 얼마 되지 않는다. 구성상의 가장 큰 결점이라고 생각했다. 이외에도 구성상의 결점이 여러 곳 눈에 띄는데 -첫사랑 고우타가 오싱이 어려울 때 꼭 도움을 준다-전체적인 내용은 몰입하여 읽게 만드는 뛰어난 가독성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1900년 대 특히 1950년 한국전쟁 특수가 일어나기 전까지의 평범한 개개인의 삶은 결코 편했을 리가 없다. 천황을 등에 업은 군부의 폭주로 1920년 전후에 태어난 남자들은 전장에 끌려나가 개죽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오싱의 첫 째 아들도.
작품 중간중간에 시대적 상황을 이야기하긴 하지만 좀 약하다는 생각을 했다. 오싱 개인의 삶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보니 그런 거로 이해했지만 아쉬운 점이다. 우리나라 토지 같은 진짜 대하소설이 될 수 있는 소재인데 말이다.
어쨌든 한 번 읽어 볼만한 작품이긴 하다.
작품에 관한 해설은 아래 내용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책소개
일제 식민지 시절 서울에서 태어난 작가 하시다 스가코의 소설 『오싱』 . 1983년부터 1984년까지 방영되었던 NHK 대하드라마와 드라마 방영 3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영화 《오싱》의 원작이다. 일곱 살 어린 나이로 쌀 한 가마에 남의 집 더부살이로 팔려가 가난과 시련을 극복하며 살아온 여인 ‘오싱’의 80여 년에 걸친 일생을 그리고 있다.
일본 야마가타현의 가난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소녀 ‘오싱’. 일곱 살 어린 나이에 남의 집으로 더부살이를 가게 된 오싱은 유난히 많은 시련과 굴곡을 겪으며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며 살아간다. 온갖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결국 일본 굴지의 기업을 이끌게 된 오싱은 어느 날 돈과 욕망만 추구하는 아들 히토시를 보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기 위해 손자 게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데…….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목차
1권
가출 / 북행열차 / 팔십년 전 / 가난 / 더부살이 / 도둑공부 / 은사 / 누명 / 만남 / 야생의 딸 / 객사 / 천덕꾸러기 / 모녀 / 인형의 비밀 / 새로운 생활 / 또다른 시련 / 전환점 / 라이벌
2권
작은 행복 / 이상한 만남 / 할머니의 죽음 / 열여섯 살의 오싱 / 첫사랑 / 질투 / 갈등 / 제2의 가출 /괴로운 귀향 /가난의 한 /언니의 유언 /낯선 도쿄로 /다시 고생길로 /푸른 꿈 / 어머니 전상서 / 해후 / 멋쟁이 도련님 / 독립된 생활 / 돈벌이 / 우정
3권
여자의 길 / 첫날밤 / 일본 제일의 아내 / 가족 / 행복과 불행 / 축하연 / 불황 / 생활고 / 디딤돌 / 성공 / 움트는 새봄 / 빛나는 축복 / 첫사랑의 파문 / 불씨 / 잿더미 / 시집살이 / 상처 / 밝음과 어두움 / 추방 계획 / 외로운 인내 / 가엾은 출산 / 죽음보다도 깊은 고통
4권
새 출발 / 위기 / 발돋음 / 단판 승부 / 먼 데 있는 사람 / 재회 / 빛바랜 과거 / 편지의 행방 / 유랑의 길 / 다시 낯선 곳으로 / 행상 / 상혼 / 한마음 / 개업 / 반가운 소식 / 경사 / 마지막 귀향 / 벼랑 끝 / 오열
5권
고아 / 체포 / 수양딸 / 성숙 / 군국주의 / 믿지 못할 일 / 할복 / 이별과 죽음 / 암거래 / 유물 / 의문의 행방 / 재기의 날 / 수렁 / 도예 / 둥지를 떠나서 / 고리대금업자 / 회오리바람 / 완벽한 시어머니
6권
기공식 / 신식 며느리 / 남의 자식 / 어떤 결혼 / 셀프서비스 시스템 / 의견 대립 / 입신양명 / 결별 / 결손가정 / 전원생활 / 고부간 / 어머니와 아들 / 중대한 결심 / 고독한 순례 / 산산조각 / 동병상련 / 화합 / 영원한 친구
출판사서평
전 세계 68개국 베스트셀러 감동 드라마!
미국의 대통령도 일본의 수상도 《오싱》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오싱》은 일본 야마가타현의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한 소녀가 기업을 일구기까지의 80여년의 생애를 일본의 경제 성장기를 배경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오싱》은 1983년에 드라마로 제작되어, NHK에서 1년간(총 297회 방영) 드라마 평균 시청률 50%를 넘는 전례 없는 기록을 남겼으며, 해외 86개국에 방송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다.
일본 열도를 들끓게 한 NHK-TV대하드라마 《오싱》의 선풍은 전 일본인의 98%를 ‘오싱열병’에 빠뜨렸다. 나카소네 전 일본 수상은 오싱 국회론을 피력했고, 일본을 방문했던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까지 《오싱》의 감동에 눈물을 흘리며 국회연설에서 《오싱》을 격찬하여 갈채를 받았다.
눈 많은 일본 동북 지방에서 태어나 가난과 시련을 극복하며 오늘까지 살아온 오싱이라는 한 여인의 일생을 그린 이 작품은 일본인들이 과거에 직접 겪었던 《어려웠던 시대》를 재현함으로써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동시에 경제적 번영 속에서 ‘일본병 신드롬’을 보이기 시작하는 젊은 세대에 경종을 울렸던 점에서 사회적 의의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오싱》은 급변하는 사회에서 진정한 가치 기준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전통에서 어느 것을 버리고 보존해야 하는지, 물질적 풍요에서 도덕적 기준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효도 문제, 청소년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보여줌과 동시에 인내로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식을 일깨워 준다.
전 세계 68개국 베스트셀러 《오싱》 영화로 돌아오다!
NHK-TV에서 방영하자마자 전 일본 여성을 울리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6부작 대하소설 《오싱》 드디어 영화화!
《오싱》은 1983년에 드라마로 제작되어, NHK에서 1년간(총 297회 방영) 드라마 평균 시청률 50%를 넘는 전례 없는 기록을 남겼다. 지금도 부동의 역대드라마 시청률 1위의 위치에 우뚝 서 있는 《오싱》이 방송 30주년을 맞이하여 영화로 돌아왔다.
주인공 오싱역을 맡은 하마다 코코네는 약 2,500대 1의 오디션 경쟁을 뚫고 발탁된 신인으로, 오싱의 어머니 역에는 우에토 아야, 아버지 역에는 이나가키 고로가 출연한다.
《오싱》이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공감과 사랑을 변함없이 받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 중국의 제 22회 ‘금계백화영화제’에서 국제영화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주인공역의 신인 배우 하마다 코코네의 연기는 물론, 어머니역의 우에토 아야의 호연이 입소문을 타고 화제를 일으키는 가운데 영화 《오싱》은 한국에서 12월 개봉 예정이다.
《출판사 서평》
1984년 초판이 나온 이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6부작 대하소설 《오싱》의 개정판이다. 30년이 다 되어가는 현 시점까지 꾸준히 이어지는 책에 대한 수요를 보며 과연 이 연작소설의 흡인력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었고, 《오싱》을 기억하는 독자에게는 그 당시의 향수를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고, 아직 《오싱》을 접하지 못했던 독자 계층에게는 반드시 이 책을 접하게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새로운 감각으로 재편집하게 되었다.
타깃 독자층은 역시 20~40대 여성 독자들이다. 30년 전에는 오싱의 힘겨운 삶이 많은 여성들에게 감정 이입되어 그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제는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많은 영역에서 확대된 만큼, ‘오싱 경제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독특한 노하우로 일가를 이룬 오싱의 삶이 많은 여성들에게 의미 있게 다가갈 것이다.
《줄거리소개》
《타임》지도 극찬한 한 여인의 인간승리!
《오싱》은 한 여자의 팔십여 년의 인생 대 역정을 극적으로 풀어나간 6부작 대하소설이다.
일곱 살 어린 나이에 쌀 한가마니에 팔려 남의 집으로 더부살이 가게 된 오싱이 이후 성장하면서 온갖 역경과 고난에 부닥치지만, 이를 이겨 내고 결국 일본 굴지의 기업을 이끌어 가는 과정을 그려 내었다.
6부 초반까지는 할머니 오싱이 손자 게이와 함께 여행하며 자신이 살아왔던 이야기를 과거 회상식으로 들려주는 방식이며, 나머지는 현재진행형으로, 모든 인물들이 갈등 요소를 해결하고 화해하면서 긍정적인 결말을 맞는다는 내용이다.
시련과 고난 끝에 이루어낸 값진 성공신화!
오싱은 유난히 많은 시련과 굴곡을 겪어오며,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며 살아가기에 바빴다. 그러던 어느 날 돈과 욕망만 추구하는 아들 히토시를 보며 자기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볼 필요를 느껴 여행을 떠난다. 할머니의 사랑을 받았던 게이만이 오싱이 간 곳을 추리해내어 할머니의 여행에 동반하게 된다. 독자들은 오싱의 여행을 따라가며 오싱이 겪은 파란만장한 삶에 울고 웃으며 공감한다.
오싱의 여행은, 힘들게 살아온 세월을 돌아봄으로써 어떤 시련에 맞부딪치더라도 굴하지 않도록 자신을 추스르고 재충전하는 시간으로서의 값진 의미를 지닌다. 가난이라는 주어진 현실에 체념하지 않고 뛰쳐나와 홀로서기에 성공한 오싱, 성실성과 총명함을 앞세운 자신만의 노하우로 장사에 성공하지만 결코 의리를 내치지 않는 오싱, 아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아들을 위해 노년의 나이임에도 다시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오싱의 용기 등은 언제 보아도 감동적이다.
1980년대는 일본이 세계 가전제품 시장과 자동차 시장을 잇따라 차지하며, 미국이 일본에게 따라 잡힐것이라는 에측이 진지하게 논의될 정도의 시대였고, 그런 점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나 10살도 안 되어 남의 집에서 식모살이를 하던 여자아이가 일본이 성장하던 메이지 시대를 거쳐 성숙해지고 다이쇼와 쇼와 시대에 번영을 누리다 패전으로 몰락하고,[2] 다시 일본의 고도성장기를 거쳐 재기했다가 말년에는 오직 부자가 되는 것만을 목표로 삼고 살았던 것에 회의를 느끼는 과정을 그려냈던 '오싱'은 일본인들에게 상당한 공감을 줬다.
원작자인 하시다 스가코에 의하면 오싱의 설정은 쇼와 시대 살던 어느 할머니가 당시 이렇게 고생했다는 무기명 투고를 받아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후 공지를 통해 많은 쇼와 시대 할머니들의 투고를 받았는데 당시 어린 나이에 더부살이, 기녀로 팔려감, 고된 시집살이 등 드라마의 뼈대가 다 여기서 나왔다. 이때 투고한 할머니들은 당시 여성으로서의 삶이 너무 힘들었고, 특히 기녀로 팔려갔던 것은 가족중 아무도 모른다고 하였다.
다만 결국 오싱이 슈퍼마켓 체인점으로 성공했던 설정은, 당시 최대 슈퍼마켓 체인이었던 다이에의 창업자이자 '일본 유통의 아버지'인 나카우치 이사오에서 빌려온 것이라고 한다.[3] 참고로 다이에는 유동성 위기 때문에 2007년 일본 최대 유통기업인 이온그룹에 일부 지분을 매각하였고 2013년에는 아예 인수되어 자회사가 되었다.
다음은 한국 소설판을 기준으로 내용을 설명한다. 드라마 시나리오를 한국에서 소설로 풀어서 번역 출판했으니 세세한 내용까지 원작이나 한국 소설판이나 차이가 없다.
1권 더부살이 편
오싱의 현재와 유년기를 중심으로 한다.
1983년 일본 이세현에서 슈퍼마켓 체인점으로 성공한 오싱 할머니는 17번째 슈퍼마켓 개업식이 열리는 날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 집을 나가 가족들을 놀라게 만든다. 그때 양손자이며 대학생인 게이[4]가 전에 할머니가 지나가듯 말했던 옛날 이야기를 단서로 야마가타의 한 온천에서 오싱 할머니를 찾아낸다. 하지만 오싱은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게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평생에 걸친 이야기를 해준다. 즉 액자식 구조가 이 작품의 컨셉. 5권까지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1901년 야마가타현의 가난한 산골 마을에서 태어난 오싱.[5] 찢어지게 가난한 집이지만 형제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면서[6] 먹고살기 위해 아린 나이에 어느 제재소 집안에 쌀 한 가마니 받고 더부살이로 팔려간다. 평소 엄마(후지)와 오싱을 폭력으로 다스리던 무자비한 아빠(사쿠조)는, 더부살이로 가기 위해 뗏목을 타고 떠나는 오싱을 따라 한없이 뛰어가다가 어느 강변에서 넘어지고 그 자리에서 통곡을 한다.
오싱은 제재소에서 애보기를 하며 아동 학대 수준으로 고생하다가 도둑으로 몰리자 도망을 갔고,[7] 눈밭에 쓰러져 죽을 뻔했으나 쥰사쿠라는 탈영병과 쥰사쿠와 같이 사는 노인에게 구조된다. 노인은 쥰사쿠가 탈영병이란 사실이 알려질까봐 오싱을 보내려하지만, 쥰사쿠는 오싱도 자신처럼 힘든 상황에서 도망친 거라며 지금은 겨울철이라 힘들고 눈이 녹는 봄이 되면 마을로 데려 주겠다며 친오빠처럼 보살펴준다. 또한 오싱이 학교 갈 나이인데도 더부살이하느라 학교에 못 간 것을 알고 틈틈히 히라가나와 산수를 가르쳐 주는가 하면, 알게 모르게 반전성향과 비폭력주의를 오싱에게 심어준다.
이때 쥰사쿠 오빠가 오싱에게 알려준 반전시가 있는데,
아우여 그대를 위해 우네.
그대여 죽지말 지어다.
막내로 태어난 그대였기에...
쥰사쿠와의 만남은 짧았지만 이것은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인데 2차대전을 살던 오싱이지만 기본적으로 반전-비폭력주의이다 보니 작품 전반에서 전쟁을 일으킨 일본 제국에 대해 은근한 비난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도 충분히 먹힐만한 작품이 된 것.
봄이 되자 쥰사쿠는 약속한대로 오싱을 마을로 데려다주다가 경찰과 마주쳐 그녀가 보는 앞에서 총에 맞아 죽는다.[9] 그렇게 경찰 손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가자 어머니와 할머니는 죽은 줄 알았던 오싱이 살아돌아온 것에 기뻐하지, 아버지는 오싱이 도망쳐서 품삯으로 받은 쌀을 도로 빼앗긴 것에 분노하고 오싱이 탈영병과 함께 지냈다는 것을 집안 망신으로 생각하며 오싱을 구박한다. 그 사이 오싱 집안에는 새로운 동생이 태어났고, 먹고살기 위해 엄마는 온천의 기녀로 가버린다.[10] 소설 초반부에 게이가 오싱 할머니를 찾아낸 온천이 바로 이곳.
오싱은 노동능력이 없어 구박만 받는 할머니(나카)[11], 엄마 그리고 새로운 동생을 위해서라도 다시 더부살이를 떠난다. 이번에는 상업도시 사카타의 가가야라는 큰 쌀 도매상이다.[12] 오싱은 8살의 어린 나이지만 지난번 제재소 시절 온갖 일을 하며 고생한 경험에 근면함까지 발휘하여 새벽부터 밤까지 열심히 일하고 가가야의 실질적인 주인인 할머니(구니)와 며느리인 안주인(미노)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자기와 동갑며 가가야의 큰 손녀이자 후계자인 가요[13]와는 처음에는 갈등을 겪다가 나중에는 평생에 걸친 우정을 맺게 된다.
2권 첫사랑 편
오싱이 가가야에서 일하던 10대 시절과 첫 사랑, 친구와의 우정을 다룬다.
가가야 쌀집에서 일하던 열네 살의 오싱은 우연히 사회주의자 고우타와 만나게 되고 둘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가가야를 이어받기를 거부하던 손녀딸 가요도 고우타에게 반하여 오싱과 만나기로 한 고우타를 속이고 함께 도쿄로 가버리는 바람에, 가가야 집안에는 대소동이 일어난다.
구니 할머니는 오싱을 하녀라기 보다는 손녀처럼 생각하며 정을 쏟고, 오싱을 돈 많은 집안의 차남에게 시집보내려 주선한다. 오싱도 처음에는 구니의 배려와 어머니의 충고를 받아들여 시집가려했으나, 울에 취해 자기를 함부로 대하는 신랑감에게 환멸을 느끼고 파혼 후 고향으로 돌아가버린다.
고향에선 공장에서 일하던 하루 언니가 폐결핵에 걸린 채 집으로 돌아와서는 아버지와 오빠에게 짐덩어리 취급을 받는다. 이어서 아버지는 집에서 밥만 축낸다며 오싱을 공장으로 보내버릴 계획하고 있었는데,[14] 사실은 매춘부로 팔려가는 것이였다. 이런 분위기를 알아차린 하루 언니는 오싱에게 도쿄에 있는 미용실을 알려주며 도망가라는 말을 남긴뒤 숨을 거두고, 오싱은 가출해 하루 언니가 알려준 전통 미용실 '다카'에서 일하게 된다.
3권 시집살이 편
오싱이 결혼 후 첫 아이 류를 출산하고 어려운 첫 고난을 맞이하는 이야기이다.
처음에 오싱은 다카 미용실에서 선배 훈련생들에게 심한 텃세를 당하며 고생하지만, 타고난 성실함과 눈썰미로 다카 선생에게 인정받는다. 다카 선생은 다른 훈련생들에게서 오싱을 보호하려고 일찌감치 독립시킬 생각을 하고 오싱에게 주로 카페 종업원들을 내상으로 하는 출장 미용을 자주 나가게 했는데, 이 과정에서 카페의 종업원이 된 가요를 다시 만난다. 오싱은 가요에게 사요(가요의 하나뿐인 동생)의 죽음을 알리며 가가야 쌀집으로 돌아가도록 설득한다. 가요는 동생이 죽었다는 말에 할머니와 부모님을 위로만 하고 도쿄로 돌아올 생각으로 집으로 가지만, 몰래 집을 떠나려다가 자기를 발견한 할머니가 기절하는 일이 벌어지자 결국 어른들의 뜻대로 결혼하여 가가야를 잇기로 한다.
한편 오싱은 양복점 사장 다노쿠라 류조를 만나 결혼하고 장남인 류를 출산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 부부는 아동복 제작으로 대성공을 하여 새로운 공장까지 만들었는데 그때가 바로 1923년, 그 유명한 관동대지진이 일어나 모든 것이 무너져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되었다. 아들인 류는 일을 도와주던 할아범이 자신을 희생하여 살아남았고 할아범은 류를 보호한 뒤 숨을 거둔다. 어쩔 수 없이 오싱 부부는 사가현의 시댁으로 가는데, 3남인 류조는 도쿄로 독립해나갈 때 이미 자기 몫의 재산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본가에 아무 지분이 없어서 그저 얹혀사는 꼴이 된다. 그래도 시아버지는 자상한 사람이라 류조와 오싱을 안타까워하지만, 시어머니는 자기네 집안이 나름 뼈대있는 가문인데 가난한 소작농 집안의 딸이 감히 자기네 집안에 들어왔다며 오싱을 학대한다. 모진 시집살이로 임신한 아이를 사산하는 일까지 겪자 결국 오싱은 아들 류를 데리고 가출하여 다카 미용실을 찾아가고, 다카 선싱은 오싱을 배려해주지만 오싱은 시가에서 고생하며 손을 다쳐 더는 미용사일을 할 수가 없다. 이 사이에 어머니에게서 가가야의 큰마님 구니가 임종을 앞두게 되었단 소식을 듣고 가가야로 가서 구니의 임종을 지키게 된다.
4권 유랑 편
오싱이 시댁의 학대 끝에 아들과 함께 달아나는 이야기이다.
그러다 오싱은 아무도 오지 않는 별체에 기거하다가 딸 출산 과정에서 사산하게 되었고,[15] 이에 남편과 시댁에 대한 원망으로 가출하여 사카다로 돌아왔다.
구니의 임종을 지키러 가가야 집안을 찾은 것을 계기로 가가야의 도움을 받아 밥집을 하게 되었는데, 첫사랑 고우타가 나타나 그녀가 술까지 파는 것을 보고 훗날 남편과 다시 합칠 때 문제가 생길 거라며 자신의 친척 집으로 보내준다. 한편 가가야의 후계자인 가요는 할머니와 부모님의 뜻에 따라 억지로 결혼했으나, 데릴사위로 들어온 남편과 서로 정을 못 붙여 하루가 멀다하고 오싱의 밥집으로 찾아와 일을 도와줬다. 오싱이 밥집을 접고 떠나라는 고우타의 충고를 받아들인데에는 가요의 부모에게 미안하고 눈치가 보이는 이유도 있었다.
이세 현으로 간 오싱은 고우타의 친척인 생선 도매상 히사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생선 장사를 하여 그럭저럭 먹고살게 된다.[16] 그리고 남편 류조가 고향에서 농사가 망한 김에 오싱을 보러 왔다가 합류하여 함께 생선 장사를 하며 간신히 행복을 되찾는다.
5권 통곡 편
오싱의 이야기에서 가장 슬픈 일이 연달아 일어난 이야기로 오싱의 중년기를 다룬다.
평생 고생만 하신 어머니 후지가 돌아가시고[17], 자신이 자라고 많은 도움을 받았던 가가야 집안은 데릴사위가 주식에 손을 댔다가 패가망신한다. 평생의 친구 가요는 빚쟁이들을 피해 갓난아들과 늙은 부모를 데리고 도쿄로 도망치지만, 집안이 망한 충격으로 부모는 얼마 안 가 차례로 세상을 뜨고 가요 스스로는 하루아침에 매춘부로 전락한다. 결국 절망에 빠진 가요는 오싱에게 아들 노소미[18]를 맡긴 후 자살한다.[19] 오싱은 차남 히토시와 동갑인 노소미를 아들로 받아들이기로 하고, 남편 류조도 찬성한다.
한편 과거에 오싱 부부와 인연이 있던 사람이 하쓰코라는 가난한 집의 딸을 남의 집에 더부살이로 보내는 일을 맡게되어 하쓰코를 데리고 가다가 오싱네 집에 하룻밤 신세지게 된다. 오싱은 이른 새벽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밥을 하는 하쓰코를 보고, 어린 시절 더부살이하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 하쓰코를 수양딸로 받아들인다. 이후 하쓰코는 오싱의 배려로 학교도 다니며 오싱의 자식들과 형제자매처럼 자란다. 그런데 오싱의 장남 류가 성장하여 대학생이 되며 하쓰코와 서로 사랑하게 되고 오싱도 두 아이의 뜻대로 해주려하지만, 그동안 하쓰코에게 친절했던 남편 류조가 뜻밖에도 반대하여 이어지지 못한다.[20]
오싱이 중년이 될 무렵은 2차 세계대전이었다. 남편 류조는 장교인 둘째 형의 도움을 받아 군납 사업으로 성공을 하여 큰돈을 벌게 되었지만,[21] 2차 세계대전은 일본 패망으로 끝나는 역사의 필연을 맞이하였다. 이에 큰 죄책감을 느낀 류조는 가족들에게 유서로 '청년들에게 일본군에 들어갈 것을 권했던 자신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할복자살하고[22] 도쿄제대를 나와 가족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장남 류는 전사[23]하였다. 그야말로 통곡이었고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하여 오싱과 차남 히토시,[24] 양자 노소미는 농가로 가서 구걸을 하며 살아야 했다.[25]
그러다 이 과정에서 일종의 보따리장수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었는데, 어느 날 전사한 류의 전우(가와무라)가 혼자 살아남은 죄책감에 가게라도 차리라고 목 좋은 곳에 땅을 사주어 여기서 식료품점을 차릴 수 있었다. 이 무렵 노소미는 도예가를 만나 그에게 도예가의 가르침을 받으며 도예가의 길을 걷는다. 오싱은 노소미가 사업가가 되어 무너진 가가야를 일으켜세우기를 바라며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결국 노소미가 사업가 성향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돌아가신 가요 아가씨처럼 너도 예술적인 면이 있구나..."라고 쓸쓸한 얼굴로 말하며 노소미가 자신의 꿈을 찾아가게 한다.
이후 식료품점은 나날이 번창했는데, 차남 히토시가 부잣집 딸 미치코와 혼담이 오가게 된다. 사실 미치코네 집은 오싱의 식료품점 땅이 워낙 요지라 싹 밀어버리고 대형 슈퍼마켓을 만들 생각이었고, 실제로 투자를 제안했다. 하지만 오싱은 그렇게 되면 히토시가 며느리 미치코에게 잡혀 살게 된다고 생각하고, 땅을 담보 삼아 은행에서 대출하여 직접 슈퍼마켓을 차려 버렸다.
한편 히토시는 원래 자기 집 하녀로 일하던 착실한 유리와 사귀다가 잘 살고 싶다는 욕망에 유리를 배신하고 부잣집 딸인 미치코랑 결혼한 것이다. 오싱은 이에 히토시에게 실망하지만 결과적으로 양자인 노소미와 유리가 결혼하여 다행으로 생각했다. 다만 유리는 시동생이 될 뻔했던 남자와 결혼했다는 죄책감, 더군다나 본인이 먼저 노소미에게 반했던지라 본인을 꽃뱀으로 보는 주변 시선, 히토시 부부와 마주치는 게 껄끄럽기 때문에, 오싱과 하쓰코가 유리를 친절하게 대했음에도 살아 생전 한번도 가족 모임에 방문하지 못했고 교통사고로 일찍 사망하고 말았다. 노소미와 유리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이 바로 본 이야기에서 오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중학생 (드라마에선 대학생) 손자 게이. 여기까지 얘기를 듣고서야 게이는 자신이 가가야 집안의 손자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26]
그리고 오싱의 유일한 친딸[27] 데이는 슈퍼마켓 직원(다쓰노리. 히토시의 해군 후배)과 결혼하고, 오싱은 하쓰코와 같이 살며 일찍 엄마를 잃은 게이를 키운다.
6권 완결 편
할머니가 된 오싱이 양손자 게이에게 이야기를 마치고 첫사랑 고우타와 다시 만나는 모든 이야기의 완결.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다노쿠라 17호점 슈퍼마켓 개업식에서 사라진 오싱.
차남 히토시는 17호점 개업을 위해 대형수퍼 입점을 반대하던 그 지역 작은 가게들을 무시하고 새로운 대형슈퍼를 세웠는데, 이때 가장 강하게 반대하던 작은 가게 주인이 바로 첫사랑 고우타의 아들(사회주의 운동을 하던 고우타는 훗날 경철에 잡혀 감옥살이를 하고 전향한 후 나미키 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어갔다.)이었다.
오싱은 자기어게나 가요에게나 첫사랑이었고 자신이 어려웠던 시절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고우타의 은혜를 생각해서 17호점 개업을 반대했으나, 아들 히토시는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야지 그런 옛 인연에 얽매일 필요가 있냐며 어머니를 힐난한다. 결국 17호점의 개업이 코앞에 닥친 일로 열받은 고우타의 아들은 자신의 가게 부지를 다른 초대형 슈퍼마켓에 팔아 버렸고, 이 일로 다노쿠라 체인점 전체가 위험해질 상황이 된다.
이때 훌쩍 떠났던 오싱이 게이와 돌아오자, 히토시는 어머니 오싱에게 고우타를 찾아가 옛 인연에게 호소해서 최악의 사태를 막아달라고 부탁한다. 이에 다시 만나게 된 오싱과 고우타. 먼저 고우타는 아들이 워낙 완강하지만 어떻게든 설득해 가게 부지를 파는 것을 막겠다고 했지만, 오싱은 자신이 아들을 잘못 가르쳤다면서 그냥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가게 부지는 예정대로 팔라고 한다.[28]
결국 가게 부지가 팔려 초대형 슈퍼마켓이 생겼고 17호점은 경영난에 빠졌다. 문제는 1~16호점의 수익 전체로 17호점 건물 대출금의 이자로 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17호점에서 자금이 안 돌게 되면 다른 전체 체인점에서 문제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일로 히토시 부부는 이혼을 하네 마네 한다. 하지만 오싱이 남자라면 사업이 망했다고 자존심만 내세우며 아내를 떠나보낼 게 아니라 아내를 잡아야한다고 일갈하고, 이에 히토시는 부도를 낸 후에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깨달음을 얻고 생선 장사를 하던 어머니처럼 맨손으로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하였고, 아내 미치코에게 진심을 털어놓고 화해한다. 또한 그동안 속 썩이던 아들 다케시는 이제야 정신 차리고 아버지를 돕겠다고 하고, 딸들인 아카네와 미도리는 대학을 관두고 직장을 구해 부모를 보시겠노라 말한다. 또한 히토시의 아내 미치코는 평소 노소미와 하쓰코를 은근히 군식구 취급하며 멀리했으나, 자기들이 어려운 처지가 되었을 때 노소미와 하쓰코가 서로 집문서까지 내놓으며 도우려 애쓰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의 진심을 깨닫게 된다. 즉 모든 걸 잃고나서야 오싱 집안이 화합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고우타는 아직도 오싱을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초대형 슈퍼마켓이 확장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침 초대형 슈퍼마켓 임원 중에 과거 사회주의 운동을 같이 했던 친구가 있는 것을 알고 그 친구에게 직접 부탁하여 17호점을 건물값만 치르고 매매하게 도와주었다. 17호점의 매각으로 자금난이 풀린 다노쿠라 슈퍼마켓는 기사회생한다. 이제 다시 열심히 가게 운영을 하면 되고, 어려움 속에 저절로 가족 화합이 이루어졌다.
오싱은 고우타에게 또 한 번 고마움을 느꼈고, 고우타는 아직도 마음 속에 있는 그녀의 손을 잡는다. 이 광경을 지나가던 부인들이 보고 "노부부가 아직도 사이가 좋은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백년해로하소서" 하고 인사를 한다. 이에 오싱과 고우타는 쑥스러움에 서로를 보며 웃음으로서 오싱 할머니의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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