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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장편소설] 목숨 1, 2, 3권:하기주

Bawoo 2023. 11. 11. 12:43

 

목숨 세트(1, 2, 3권)

 

저자:하기주

출간:2023.3.5.

[소감] 이 작품을 출판사 신간란에서 발견했을 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내용은 내가 좋아하는 소재- 시대와 관계없이 국가권력을 휘두르는 인간들에게 희생당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주제로 다룬 작품-지만 작가의 프로필을 보니 아마추어일 것 같아서였다. 소재가 아무리 좋아도 다루는 솜씨가 부족하다면 도저히 읽을 수가 없어 포기한 작품이 한두 작품이 아닌 때문이었다. 때문에 도서관에 구입 신청할 경우 자칫하면 아까운 세금 낭비하는데 일조하는 것 아닐까 걱정이 되어 희망도서 신청 자체를 망설였었다. 

그런데 결과는 대박이다. 아래 저자 프로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작가는 평생을 기업인으로 종사한 분이다. 1939년 생이니 올해 84세의 고령이시다. 66세이던 95년에 은퇴하셔서 거의 20년간을 이 작품을 쓰느라고 몰두했다는 건데 어린 시절 아무리 문재가 있었다고 할지라도 기성 작가 못지않은, 아니 웬만한 기성작가들보다 훨씬 뛰어난 작품을 쓸 수 있으리라는 건 내 상상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만큼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다는 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가는 이걸 해냈다. 아래 책소개, 출판사 서평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읽는 내내 했다. 


"이거 정말로 본인이 쓴 거 맞아. 기성 작가가 대필한 거 아닐까?"라는 생각을.  


작가는 어쩌면 먹고사는 문제 해결 때문에 어릴 적 꿈꾸었던 작가가 되는 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으나  생업에 종사하는 내내 이 작품을 쓰기 위하여 자료를 모으고 글쓰기에 정진한 건 아닐까 싶기는 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소재야 모을 수 있다고 하지만 이리 뛰어난 글솜씨를 보여주는 대작을 낼 수 있다니 도저히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마치 토지나 혼불 같은 대하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게 했을 정도였으니. 

[작품에 대한 상세한 해설은 아래 출판사 서평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실제로 읽어보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필명을 널리 알린 작가 작품 중에도 범작이 많은 걸 많이 본 나로서는 그저 경탄하게 되는 뛰어난 작품입니다. 작가의 연세가 많은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책소개

일제강점기 격랑의 역사를 헤치고 살아남은 한민족의 대서사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하기주 작가의 대하소설《목숨》(전 3권)이 출간되었다. 1942~1944년 일본인 비율이 가장 높고 일제의 수탈 피해가 극심했던 도시 마산을 주무대로 하고 창원, 거제 등 인근 지역과 북만주, 연해주 등 광활한 국제무대를 배경으로 한민족의 파란만장한 삶을 파노라마처럼 그려냈다. 마산에서 터를 잡고 살아온 강씨 일가를 비롯해 어부, 기생, 백정뿐만 아니라 북만주 동토에서 벼농사 짓는 독립운동가까지 각계각층의 인물들이 겪는 저마다의 인생 역정이 극적으로 펼쳐진다. 삶의 터전을 빼앗겼던 한민족의 한을 풀려는 듯 우리 땅과 바다에서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삶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표현하고자 많은 공을 들였다. 별신제, 배고사, 혼례, 제례 등 당대 세시풍속과 관혼상제를 정밀하게 묘사했고, 사라져가는 마산 방언을 충실히 기록해 언어의 보고 역할을 할 것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판사서평

일제강점기 격랑의 역사를 살아남은 한민족의 대서사
《목숨》은 일제강점기 격랑의 역사를 헤치고 살아남은 한민족의 대서사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대작(전 3권)이다. 1942~1944년 태평양전쟁(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의 수렁으로 빠져들 무렵, 일본은 식민지 한반도에서 쌀, 쇠붙이 등 군수물자를 공출해 가고 징병, 징용으로 인력을 끌어갔다. 하기주 작가는 당시 조선에서 일본인 비율이 가장 높고 일제의 수탈 피해가 극심했던 도시 마산을 주무대로 하고 창원, 거제, 부산 등 인근 지역과 북만주 흑룡강성, 러시아 연해주 등 광활한 국제무대를 배경으로 한민족의 파란만장한 삶을 파노라마처럼 그려냈다.
마산에서 터를 잡고 살아온 강씨 일가를 비롯해 어부, 신여성, 해녀, 기생, 백정뿐만 아니라 북만주 동토에서 벼농사를 짓는 독립운동가까지 각계각층의 인물들이 겪는 저마다의 인생 역정이 극적으로 펼쳐진다. 신분질서의 해체, 신문물의 수용, 시장경제의 발달, 신여성의 등장,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등 역사적 격동기에 비극적 운명을 딛고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피땀으로 시련의 고개를 넘은 무학산 사람들의 아리랑
소설의 공간적 배경인 마산은 백두대간 낙남정맥의 최고봉인 무학산이 끌어안은 도시이다. 1899년 개항한 이래 일본인을 비롯한 수많은 외국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국제도시였다. 곳곳에 극장, 교회, 학교, 병원, 식당 등이 세워졌고, 신문 발행도 웬만한 대도시보다 앞섰다. 일제가 철도를 부설하고 마산항을 통해 수탈한 양곡을 실어가 공출 피해가 극심했다.
작품의 중심인물은 진주 강씨 집안 사람들이다. 강운재-강세준-강장오, 강청수로 이어지는 3대의 삶은 일제강점기 격랑의 역사 속에서 위태롭게 출렁인다. 마산 유림을 대표하는 어른 강운재는 3ㆍ1 운동 때 일제 총격으로 세상을 떠나고, 가장이 된 강세준은 원수를 갚을 기회를 노리는 한편, 가풍을 지키며 대를 잇고자 애쓴다. 하지만 세준의 장남인 일본 중앙대 법대생 강장오는 학병으로 북만주로 끌려가고, 차남 강청수에게도 징집영장이 나온다.
다른 인물 축은 뱃사람 신태산, 정미소 일꾼 곽상수, 백정 후손 천중건, 어린 기생 소엽 등이다. 그중 눈에 띄는 캐릭터는 드넓은 바다에서 멸치 떼가 어디로 오가는지 훤히 꿰뚫어보는 신태산이다. 그는 눈 밝은 어부로서 만선을 거듭하며 어물상으로 변신한다. 그의 딸 신자흔도 여고에 다니면서 신여성으로 성장하고 양반 집안의 강청수와 사랑을 꽃피운다.
사라져 가는 우리 고유의 문화와 방언을 기록한 언어의 보고(寶庫)


《목숨》은 장대한 스케일뿐만 아니라 정교한 디테일도 놀라운 작품이다. 삶의 터전을 빼앗겼던 한민족의 한을 풀려는 듯, 하기주 작가는 우리 땅과 바다에서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삶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표현하고자 많은 공을 들였다. 순우리말과 마산 지역 방언을 철저히 조사하고 전 3권을 집필하는 데 10여 년이 걸렸다. 한민족의 끈질긴 생명력과 우리 고유의 생활 풍속을 흙냄새, 바다내음 물씬 나는 우리말로 형상화해 냈다.
하늘이 두렵고 바다가 무서운 어민들이 지내는 별신제, 새로 건조한 배를 진수하며 지내는 배고사, 신랑이 신부 집에서 아내를 맞기까지 여섯 단계 예법을 제대로 지킨 전통혼례, 강씨 종가의 가가례를 따른 제사까지 관혼상제와 당대 세시풍속도 정밀하게 묘사했다. 수많은 관련 용어를 구사해 언어의 보고(寶庫) 역할을 한다. 또 여러 등장인물들이 마산지역 토속 사투리로 대화하기에 생동감을 준다.


《박경리 이야기》를 쓴 마산사람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 작품은 사라져 가는 마산 인근의 방언을 충실히 기록했기에 언어문화사 측면에서도 가치가 크다”고 평했다. 말에는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다.《목숨》은 마산을 대표하는 작품이자 아름다운 우리 고유의 문화를 되살린 작품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저자

 
하기주

저자 : 하기주
河基柱
1939년 경남 마산에서 나서 성호초등, 마산서중에 이어 마산고등학교를 17회로 졸업했다.
1965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주)코오롱에 입사했다. 공장에너지 효율화 공로로 금탑산업훈장(1992년)을 받았고, 대표이사도 지냈다(1989~1995년).
은퇴하고 중고등 시절에 꿈꿨던 문학세계로 돌아와 《목숨》 집필에 전념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