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gar
Cello Concerto in E minor, Op 85
Jacqueline du Pré, cello
BBC Symphony Orchestra
Sir Malcolm Sargent, conductor
London, September 1964
비운의 첼리스트 자클린 뒤프레의 신들린 듯한 유명한 연주
많은 사람들에게 엘가의 첼로 협주곡은 첼리스트 자클린 뒤프레와 연결되어 있다. 1973년, 다발성경화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뒤프레의 비극적인 인생은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의 결혼 생활에도 위기를 가져오며 숱한 일화를 만들어냈다. 그녀의 첫 번째 엘가 레코딩은 거의 뒤프레 자신과 동일시될 정도로 유명한 음반이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엘가 첼로 협주곡의 첫 번째 선택 음반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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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ha Mai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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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uša Bogataj
conductor maestro Nejc Bečan
Movements:
1. Adagio
2. Lento
3. Adagio
4. Allegro — Moderato — Allegro, ma non troppo — Poco più lento — Adagio
엘가 62세이던 1919년에 세상에 내놓은 곡.
그 해 여름동안 저명한 첼리스트 살몬드가 별장으로 찾아와 엘가와 함께 이 협주곡을 연습한 후 10월 26일 런던 퀸즈홀에서 본인 지휘로 초연 되었다. 모처럼 다시 찾은 창작열은 이듬해 사랑하는 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소실되었고, 결국 그는 작곡에서 손을 떼었다. 마지막 대작이 되어버린 이 첼로협주곡은 오케스트라의 연습부족으로 초연에서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오랜 친지인 여류 첼리스트 해리슨의 인상적인 연주에 힘입어 차차 인기를 회복했고, 그후 카잘스를 위시하여 자클린느 뒤 프레, 폴토르틀리에 등의 연주와 음반 취입으로 가장 사랑 받는 첼로 레퍼토리가 되었다. 이 곡은 일찍부터 친교가 두터웠던 콜빈 일가에게 우정의 표시로 증정되었다.
§ 연민의 우울함으로 가득찬 첼로 협주곡
1919년 엘가의 예순 두 번째 생일날, 지휘자 랜든 로날드(Landon Ronald)는 브링크웰즈를 방문하였고, 엘가는 그에게 이 협주곡의 긴 패시지들을 피아노로 들려주었다. 3일 후에는 엘가의 실내악 작품들을 초연할 때 참여하였던 첼리스트 펠릭스 잘몬트(Felix Salmond)가 찾아와 이 작품을 살펴보았다. ?펠릭스 잘몬트는 매우 기뻐하고 흥분하였다?고 앨리스는 당시 상황을 일기에 적고 있다. 7월 말, 엘가는 시드니 콜빈에게 "첼로를 위한 협주곡을 거의 완성해가고 있네. 정말 대작이며 나는 이 작품이 대단하며 살아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이 작품을 콜빈과 그의 아내 프란시스에게 헌정하기로 하였고 잘몬트에게 독주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잘몬트는 다시 한번 브링크웰즈를 방문하여 마지막으로 덧붙여진 부분들을 연주해 보았으며, 8월 앨리스가 완성된 악보를 런던에 있는 엘가의 출판업자에게 부쳤다.
엘가의 실내악 작품들처럼 간결하고 응집력이 있는 이 첼로 협주곡은 구조적인 면에서 관례적인 것을 벗어나 있다. 통상 3악장 구조로 되어 있는 협주곡 형식에서 벗어나 교향곡과 같은 4악장 구조를 채택하고 있으며, 각각 두 악장씩 짝을 이루도록 배치하였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시작되는 1악장의 도입방식은, 우울하고 비탄에 잠긴 첼로의 레치타티보로 시작되고 있다. 비올라 파트에서 들려주는 애도의 탄식과 같은 주제가 인상적인 1악장은 중단 없이 밝고 유쾌한 스케르초 악장으로 이어진다.
이 작품의 백미로 꼽히고 있는 아다지오 악장은 엘가의 탁월한 오케스트레이션을 만날 수 있는 악장으로, 오케스트라 위에서 독주 첼로가 자유로이 노래하고 있다. 1악장 도입부와 마찬가지로 첼로의 레치타티보로 시작되는 4악장은 이후 대부분이 활기찬 요소들이 뒤를 잇고 있지만, 여전히 우울한 기운이 잠재되어 있으며, 곡의 끝부분에서 첼로는 아다지오 악장에서의 마음을 애끓게 하는 프레이즈를 가져와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마침내 첼로에서는 바로 첫번째 프레이즈를 갑자기 연주하고, 오케스트라에서 끝을 내버린다. 이 작품에 대해 "가을날의 우울함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 우울함은 비관적인 것이 아니라 연민에 의한 우울함이다"라고 말한 다이애나 맥베그(Diana McVeagh)의 말처럼, 이 협주곡의 매우 우울한 선율을 통해 엘가는 전쟁으로 희생된 모든 것들수만 명의 목숨, 그리고 삶의 방식에 대한 애도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애도를 담은 이 협주곡의 초연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10월, 퀸즈 홀에서 엘가 자신이 직접 지휘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펠릭스 잘몬트와의 협연으로 초연된 이날 연주회 프로그램에는 엘가의 협주곡 외에도 앨버트 코츠(Albert Coastes)가 지휘하는 스크리아빈과 보로딘의 작품이 같이 올라 있었는데, 앨버트는 엘가에게 할당된 리허설 시간의 상당부분을 자신의 리허설 시간으로 사용해버린 것이다. 결국 엘가의 협주곡 연주는 매우 불만족스러운 것이 되었고, 런던의 한 비평가는 오케스트라에 대해 “유감스럽게도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었다”고 평하였다.
하지만 당대 유명한 비평가였던 어니스트 뉴만(Ernest Newman)은 불완전한 연주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작품 자체에 대해서는 “아름답고, 매우 간단하다. 지난 2년간 엘가의 음악에서 볼 수 있었던 그러한 간결함으로 가득차 있으면서도 그러한 단순함 밑바닥에는 깊이 있는 현명함과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평생을 지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에 잠겨 이를 동경해온 훌륭한 영혼을 느낄 수 있다”고 평하였다.
협주곡 초연이 있은 후, 엘가는 이렇다할 만한 작품을 내놓지 못했다. 벤 존슨의 ‘악마는 당나귀(Devil Is an Ass)’를 기초로 한 오페라 ‘The Spanish Lady’와 피아노 협주곡, 그리고 BBC로부터 위촉받은 3번 교향곡의 작곡을 시작했으나, 이들 모두 스케치만 남아 있을 뿐 완성되지는 못했다. 갑작스런 작곡 활동의 중단은 1920년 평생 창작의 불씨가 되어준 아내 앨리스의 죽음과 그로 인한 내적 공허감으로 말미암아 창작 의욕이 모두 사라진 때문인 듯하다.
바흐·헨델·쇼팽의 작품들을 오케스트라 작품으로 편곡하거나, 행사 음악들을 간혹 작곡하는 것으로 작품 활동을 벌인 엘가는, 대신 명연주로 꼽히는 자신의 주요 작품들을 중심으로 한 일련의 녹음 작업들을 지휘하며 말년을 보내게 되었다.
1933년 마지막 병상에서 친구에게 첼로 협주곡의 제1주제를 불러주며 “내가 죽은 후에 누군가 말번 언덕에서 이 선율을 부르는 휘파람 소리를 듣게 되더라도 놀라지 말게. 그 사람이 바로 나일 테니까…”라고 말한 엘가는 그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
운명적이게도, 초연에 참여했던 19세의 전도유망한 연주자가 그로부터 66년 후 영국의 존경받는 지휘자로서, 역시 영국을 대표하는 첼리스트와 함께 이 작품을 녹음, 첼로 레퍼토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위치에 올려놓게 되었는데, 그들이 바로 존 바비롤리 경(Sir John Barbirolli)과 자크린느 뒤 프레(Jacqueline Du Pre)였다.
엘가 첼로협주곡 E단조 - 구성과 특징
이 첼로 협주곡은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 네 악장은 엘가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그랬던 것처럼 일종의 순환 형식을 따른다. 이 협주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짓는 것은 독주 첼로의 첫 다섯 마디에 달려 있다. 아다지오-모데라토의 1악장은 넓은 음역에 걸친 더블스톱과 오케스트라의 현악 파트가 레치타티보와 같은 역할을 한다. 클라리넷과 바순의 역할은 어둡고 침침한 사운드에 비극적인 색채를 더한다. 목가풍의 특징적인 병행 3도가 특징적인 파스토랄 악장인데, 1악장은 단순히 서두를 여는 역할 이상을 하고 있다. 2악장은 마치 스케르초처럼 들리는데, 1악장 보다 활기찬 특징이 있다. 2악장 알레그로 몰토에는 엘가의 유머가 섞여 있으며, 첼로의 노래하는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었다. 60마디 이상 이어지는 폭넓은 단선율은 고요함의 대지를 떠올리게 한다. 3악장 아다지오는 더없이 명상적이며 4악장으로 이어지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4악장 알레그로-모데라토-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는 자유로운 론도이며 절망의 파도 속으로 한꺼번에 침몰하는 분위기다. 더없이 고독한 E음의 코다는 다분히 회상적이며 슬픔으로 범벅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듯하다.
제 1악장 모데라토 첫머리를 위엄 있는 첼로의 레치타티보로 연 다음, 단순한 ABA 리드 형식의 1악장이 펼쳐진다. A는 9/8박자로 비올라가 주제를 시작하면 이어 첼로가 받아 단조롭게 노래 부르다 결국 E단조 상행음계로 폭발하듯 솟구친다. 토르틀리에는 이 부분을 겉은 표정 없이 냉정해 보이나 속은 열정으로 끓고 있는 영국인들의 기질 같다고 했다. 반대로 B는 12/8박자로 애교 있는 주제가 계속되는 변주로 여러 가지 표정을 꾸미고 있다.
제 2악장 알레그로 몰토 기타적 효과를 노리는 첼로의 레치타티보로 시작되는데,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으로 되었다. 몰아치는 첼로의 스파카토와 이에 대응하는 목관과 투티가 점화법으로 그려진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제 3악장 아다지오 Bb장조 8분의 3박자 단지 60마디로 되어있지만 명상적인 분위기를 구축하며 협주곡의 중심을 이룬다. 영국 에어풍의 멜로디를 느린 속도로 최대한 확대하고 전조를 수단으로 하여 낭만적이며 서정적 아름다움을 절정에 이르게 한다. 그러나 마지막 부분은 마치 질문을 던지듯 V7화음을 페르마타로 길게 울린 다음 곧바로 4악장으로 이어진다.
제 4악장 알레그로 투티에 의한 주제가 제시되면 '레치타티보처럼' 이라고 지시된 첼로 솔로가 주제를 느리고 자유롭게 이끌다가 간단한 카덴차로 일단락 짓는다. 그 다음 유머러스한 주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자유로운 론도 형식을 꾸며간다. 끝으로 가면서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2/4박자에서 4/4박자로 바뀌면서 3악장의 분위기가 되 살아난다.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는 듯 보이다가 결국 3악장 주제를 재현하고, 이어 1악장의 레치타티보를 엄숙하게 토로한 후 알레그로 몰토로 힘차게 피날레를 장식한다.
엘가 첼로협주곡 E단조 - 가치와 매력
이 곡의 특징은 먼저 독특한 구성에 바탕을 두고 지극히 간결하게 작곡되었다는 것이다. 전곡은 4악장으로 되어 있지만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앞의 1, 2 악장과 뒤의 3, 4 악장을 묶어 거의 휴식 없이 진행한다. 레치타티보는 각 악장의 첫머리를 장식할 뿐 아니라 곡 중간에서 갖가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또한 동기나 주제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특히 3악장의 주제가 4악장에서 교묘하게 취급된다거나 마지막에 1악장의 레치타티보를 다시 가져오는 등 구성에서 뛰어난 독창성을 보인다. 첼로 독주의 기교적인 부분이 관현악과 더불어 과장됨 없이 간결하게 정수만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실내악적이다. 한편 반음계적 전조로 화성적 색채를 짙게 하는 양식은 바그너의 영향을 받은 듯하며, 감정의 내면적 성향에 있어서는 슈만이나 브람스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중후한 영국인다운 품격을 갖추고, 적당히 낭만적 서정성을 내포하며, 담담하고 애잔한 우수를 띤 곡으로 세인의 존경을 받고 있다. 시대를 벗어나는 노 대가의 최후의 대작에 걸 맞는 곡이다.
<해설 출처--이혜진(음악칼럼니스트)외 검색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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