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감상실 ♣/[ Brahms]

브람스 클라리넷 5중주 B단조 Op.115

Bawoo 2015. 1. 11. 21:14

Brahms, Clarinet Quintet in B minor, Op.115

브람스 클라리넷 5중주 B단조

Johannes Brahms

1833-1897

 

 

 Karl Leister, Tomoko Kato, Akihiro Miura, Yoshiko Kawamoto, Nobuko Yamazaki
Kioi Hall 2007

 

브람스는 1891년 3월에 마이닝겐 공작의 궁정을 들렀을 때 그곳 궁정악단의 뛰어난 클라리넷 주자인 리하르트 뮐펠트(Richard Mühlfeld, 1856-1907)를 만나 그의 연주를 들었다. 이미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었지만, 브람스는 그 전 해 가을 현악 5중주 Op.111을 가까스로 완성하고는 내면적인 영감 부족과 창작력이 감퇴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대곡 작곡을 그만두고 소품 위주로 곡을 만들면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생활을 하길 원했다. 게다가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접하며 소유물을 정리하고 유언서까지 쓰려고 하였다.

만년 브람스의 정점에 이른 작품

뮐펠트의 멋진 연주를 들은 브람스는 작곡에 대한 새로운 정열을 쏟아, 클라리넷을 가한 실내악곡을 처음으로 썼는데 4곡이나 되었다. 4곡이란, 5중주곡과 3중주곡 그리고 2곡의 소나타이다. 이들 곡에서 브람스는 클라리넷이라는 악기의 특성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이들 4곡은 클라리넷의 처리법은 물론 내용의 깊이에서도 클라리넷 실내악곡의 최고봉으로 꼽히고 있다. 이 악기의 아름다운 소리는 브람스의 만년의 체념적 분위기에 맞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도 그의 음악은 중후하지만 명랑함을 잃지 않고, 견실한 전통주의자의 면모 속에서도 서정성이 사라지지 않는다.

클라리넷이 밝고 사랑스럽게 시작하면 피아노가 저음이나 고음으로 받고, 이렇게 대위법적으로 두 악기가 어울리면서 슬픈 선율이 온화하게 엮어진다. 그 화음은 명랑하면서도 우아하고 우울하면서도 발랄하다. 그래서 두 악기는 ‘마치 사랑에 빠져 있는 것처럼’ 어울린다. 브람스는 실제로 클라리넷 소리를 듣고 ‘클라리넷 아가씨(Fraulein Klarinette)’라고 불렀다. 클라리넷 3중주와 5중주가 그렇고, 클라리넷 소나타도 그렇다. 어느 것이나 따뜻한 선율 속에서 어떤 정화된 슬픔을 자아낸다.

뮐펠트는 1873년부터 바이올린 주자로서 마이닝겐 궁정에 들어간 후 독학으로 클라리넷을 공부하여 1876년부터 제1클라리넷 주자가 되었으며, 바이올린의 풍부한 감정을 클라리넷에 실어보려고 노력한 사람이었다. 그의 연주 기술은 아주 완벽해서 피아노나 그 밖의 악기 연주자들이 음악 연출법을 배우기 위해 멀리서 찾아왔으며, 당대 바이올린 명인 요제프 요하임조차도 뮐펠트가 표현에 있어서는 자신보다 한 수 위라고 인정할 정도였다. 리하르트 뮐펠트

브람스는 1891년 7월 25일자로 마이닝겐 공작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뮐펠트에게 자극을 받아 클라리넷 3중주곡과 5중주곡을 쓰게 되었다고 적고 있다. 이 편지에서 이 작품들은 뮐펠트를 위한 것이고, 그에 의해서 초연이 되어야 하며, 마이닝겐 외에는 연주할 수 잇는 곳이 없으며, 그럴 경우 첼리스트로는 베를린의 하우스만을 불러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이 곡은 그해 11월 24일 마이닝겐 궁정에서 공작부인의 사교 모임이 여렸을 때 처음오로 연주되었다. 공개 초연은 요아힘 4중주단에 의해 12월 12일 베를린의 징아카데미홀에서 연주되었으며 표가 매진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비통하리만치 아름다운 곡

헝가리적 색채가 묻어 있는 이 클라리넷 5중주곡은 브람스의 작품 중에서도 비통한 감정이 가장 풍부하되 숭고한 체관으로 이어지고 있다. 각 악장의 관련법과 주제의 간결성도 40년간의 창작에서 얻어진 것으로 이제까지의 작품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주의 깊게 다루어지고 있다. 피아노 5중주 Op.34가 청년 브람스의 정수라 한다면, 클라리넷 5중주 Op.115는 만년 브람스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클라리넷 5중주는 비통하리만치 아름답다. 우울하고도 비감에 찬 작별의 느낌이 모든 악장에 고루 스며 있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주 테마가 네 번 변하면서 다시 첫 악장의 출발점으로 돌아감으로써 전체적으로 원을 이루고, 그래서 이 작품은 마치 인생처럼 점차 느려지면서 끝내 침묵으로 잦아든다. 깊은 아름다움에는 슬픔이 있고 이 슬픔에는 숭고함과 성스러움이 있다.

Sharon Kam, Clarinet/Jerusalem Quartet - ahms, Clarinet Quintet in B minor, Op.115

Sharon Kam, Clarinet

Jerusalem Quartet

Alexander Pavlovsky, 1st violin

Sergei Bresler, 2nd violin

Ori Kam, viola

Kyril Zlotnikov, cello

Hohenems, Vorarlberg, Austria.

Schubertiade Festival 2013

2013.04.27

1악장: 알레그로

1. Allegro

B단조 소나타 형식. 서두의 제1주제는 D장조와 같은 느낌으로 시작된다. 클라리넷이 이 주제를 변형하여 반복하면 곡은 B단조로 완전히 끝나고, 제1주제와 관련된 경과구의 새로운 선율이 스타카토로 힘차게 나타난다. 가요풍의 제1주제와 클라리넷 카덴차가 나타내는 느린 진행과 아름답고 서정적인 제2주제, 이들을 돋보이게 하는 보조 주제가 긴장을 풀지 않고 멋진 코다로 이끌어간다.

2악장: 아다지오

2. Adagio

3부 형식. 전 4악장 중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주며, 고뇌와 동경이 교차되는 것 같은 악장이다. 1악장이 지나치게 빠르지 않은 것처럼 2악장도 지나치게 느리지 않다.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표현은 특수한 약음을 돋보이게 하며 또한 내면적인 깊은 감성과 긴장이 약간의 음울한 기운을 지니면서도 오히려 빛나는 효과를 주고 있다. 중간 부분에서 처절할 정도로 아름답게 이어지는 아라베스크에서 클라리넷은 바람을 휘젓는 듯한 현악을 배경으로 맴돌며 솟구쳤다가 다시 급강하한다. 거칠고 자연스러운 즉흥곡은 브람스를 매혹시켰던 자유롭고 환상적인 집시 음악을 다듬은 것이다.

3악장: 안단티노

3. Andantino

절반은 미뉴에트 풍, 절반은 렌틀러 풍의 서주로 시작되며, 주부는 스케르초적인 요소와 함께 민요풍의 색채를 더한다. 간결한 3악장은 부드럽고 느리며 세레나데와 비슷한데, 중간 부분의 덧없는 분위기가 두드러진다.

4악장: 콘 모토

4. Con moto

4악장 피날레는 서정적이고 약간은 우울한 분위기의 주제로 시작한다. 이 주제는 다섯 개의 변주로 전개되는데, 여전히 부드럽고 향수를 자아낸다. 마지막 변주는 8분의 3박자 왈츠이다. 5중주의 시작 주제가 다시 등장하며 왈츠 선율과 섞여 나오다가 갑자기 급박하고 엄숙한 분위기의 종결부에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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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Zealand String Quartet with clarinettist James Campbell perform Brahms' Clarinet Quintet in B minor Opus 115 at Auckland Town Hall, 12 May 2014.

Artists:
Helene Pohl - violin
Douglas Beilman - violin
Gillian Ansell - viola
Rolf Gjelsten - cello
James Campbell - clarinet

 

 

 

가져온 곳 : 
카페 >클래식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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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라라와복래|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