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감상실 ♣/ - 구스타프 말러

Mahler - Piano quartet in a minor

Bawoo 2018. 1. 12. 22:20

Mahler

Piano quartet in a minor

말러의 유일한 실내악 작품으로 기존 피아노 4중주와 달리 단악장 구성이다. a단조의 조성은 유대인인 자신의 불안한 미래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처음이자 마지막 실내악 작품

말러의 유일한 실내악 작품인 〈피아노 4중주 a단조〉는 그가 빈 음악원에 입학한 첫 해인 15세에 작곡하기 시작하여 이듬해 완성한 작품이다. 일반적인 피아노 4중주와 마찬가지로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편성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하나의 악장으로만 이루어진 독특한 구성을 가진다. 말러는 원래 피아노 4중주의 일반적인 형식인 4악장 구성을 염두에 두고 작곡을 시작했지만, 결국 그는 1악장만을 쓰고 작곡을 중단했다. 그러나 말러가 초안을 세운 스케르초 악장이 남아있어 이 악장을 완성하려는 여러 작곡가들의 시도가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러시아 작곡가 알프레드 슈니트케(Alfred Shnitke, 1934~1998)는 1988년 스케르초 악장을 완성하여 선보였고,

이 악장의 재료들을 자신의 콘체르토 〈그로소 4번〉과 〈교향곡 5번〉에서 인용하기도 했다.

〈피아노 4중주 a단조〉는 작품이 완성된 1876년, 말러 자신이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빈 음악원에서

초연되었다.


비극적 운명에 대한 예감

말러가 이 작품에서 중심적인 조성으로 사용하고 있는 a단조는 그가 미래에 대한 불길한 예감을 상징하는 조성이라고 생각한 조성이다. 이제 막 음악학도로서의 첫 발을 내딛은 그였지만,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알게 모르게 경험해 온 차별과 냉대 속에서 자신의 비극적 운명을 예감했는지도 모른다. “너무 빠르지 않게”라고 지시된 4중주는, 피아노가 셋잇단음표로 a단조 화음을 고요히 연주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피아노의 오른손이 화음을 연주하는 동안 왼손은 6도로 도약하면서 깊은 울림을 만들어낸다. 이 6도 도약 모티브는 전체 악곡에 걸쳐 집요하게 반복된다. 피아노에 이어 현악기들도 연달아 이 모티브를 반복하면서 점차 밀도를 더해간다. 피아노의 화음이 점점 점차 강해지다가 새로운 선율이 등장한다. 현악기들이 서로 주고받으며 연속적으로 하행하는 선율을 반복하면서 분위기가 점차 격해지면서 절정에 다다른다. 하행 모티브와 6도 도약 모티브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격정적인 발전부가 전개되다가 한순간 고요한 침묵에 이른다. 피아노가 다시 조용히 화음을 연주하면서 재현부가 시작되고, 네 개의 악기가 6도 모티브를 주고받는다. 곧이어 두 번째 중심선율인 하행 모티브가 재현된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순간 바이올린이 즉흥적인 느낌의 선율을 고혹적으로 연주한 뒤 현악성부가 서서히 잦아들고 피아노가 여리게 짧은 화음을 연주하는 것으로 작품이 마무리된다.

고요한 연주로 시작되다가 격해지는 선율은 유태인으로 차별받는 자신의 운명을 표현했는지도 모른다.


[글-이은진 /출처-클래식 백과클래식 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