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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장편소설] 탄실 - 김별아

Bawoo 2019. 3. 14. 21:22

 



탄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작가로 불리는 탄실 김명순의 일대기를 소설화한 작품. 
작가의 다른 작품 중 내가 읽은 작품인 '미실', '불의 꽃' ,'구월의 살인'에서 엿볼 수 있는
작가 특유의 맛깔나는 문장이 이 작품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를 작품의 주인공이
작가의 상상력을 불허하는 현대의 인물이어서 그런 거 아닐까 내나름대로 생각하며
읽기를 중도에 그만 뒀다. 작가 김명순에 관한 기록은 검색 자료로도 충분하기에...]

. 김명순 (1896년)   
김명순 (1930년대)


김명순(金明淳, 1896년 1월 20일 ~ 1951년 6월 22일)은 일제 강점기대한민국의 작가, 소설가, 시인이며, 언론인, 영화배우, 연극배우였다. 1917년 잡지 《청춘》 지의 현상소설모집에 단편 〈의심의 소녀〉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하였으며, 1919년 일본 유학, 도쿄에 체류 중 전영택의 소개로 〈창조〉지의 동인으로도 참여했다. 일본 유학 시절의 자유로운 연애 활동으로 화제가 되었으며, 이광수, 김일엽, 나혜석, 허정숙 등과 함께 자유 연애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후에 그에 대한 연구에서 그는 '자유 연애'를 주창하기 보다는 차라리 성적으로 보수적이었으며 여성에 대한 과도한 억압과 편견이 내재된 시대적 상황으로 인한 오해와 난무한 유언비어의 희생양이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1927년 영화 '광랑(狂浪)'의 주연으로 캐스팅된 이후 '아름다운 시절', '꽃장사' 등 몇 편의 영화에도 출연하였다. 1925년 '생명의 과실'이라는 시집을 간행한 한국 최초의 여성 시인이며, 그 외에 많은 산문과 희곡 및 극본을 남기기도 했다. 근대 신문학의 대표적 문인의 한 사람으로, 여성 해방을 부르짖은 선구자적 구실을 하였으며, 작품에서는 주인공의 내면심리를 현실적이고도 치밀하게 묘사하기도 하였다. 또한 칼럼니스트와 언론인으로도 활동하였다. 개인적인 생활고와 사랑의 실패, 여성 해방론에 대한 사회의 반발과 공격 등으로 인해 불우한 삶을 살다가 일본 도쿄아오야마 뇌병원에서 사망했다. 김동인의 소설 〈김연실전〉의 모델이기도 하다. 초명은 탄실(彈實), 자는 기정(箕貞), 호는 탄실(彈實), 망양초(望洋草, 茫洋草), 필명은 탄실, 망양초, 망양생(望洋生, 茫洋生)이다. [위키백과]






책소개 - 인터넷 교보문고

《미실》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김별아 작가의 신작 『탄실』. 기생의 딸, 자유연애주의자, 스캔들 메이커로 남성 중심적 문단에 저항해 홀로 창작의 길을 걸었던 최초의 여성 근대 소설가이자 시인, 번역가로 활동한 김명순의 일생을 재조명한 작품이다. 지난 100여 년 동안 독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김명순을 오롯한 작가이자 한 인간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한국 문단 발전에 한 획을 그은 ‘근대 최초의 여성 소설가’를 복원하고 있으면서도, 단단한 현실의 벽에 부딪쳐 다치고 상처 입어도 끝내 자신의 삶을 살고자 했던 한 인간의 노력과 좌절을 그려냄으로써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저자


김별아
김별아 소설가

1969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실천문학에 중편 '닫힌 문 밖의 바람 소리'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데뷔 초 글쓰기 방식과 소재에 다양한 시도를 모색한 장편소설 '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 '개인적 체험', '축구전쟁', 소설집'꿈의 부족'등으로 호평을 받았고, 2005년 장편소설'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무명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독자들과 새롭게 만났다. 역사의 행간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채운'영영이별 영이별', '논개', '백범', '열애'와, 한발 더 나아가 한 개인을 통해 시대를 읽는 '가미가제 독고다이', '채홍'은 역사를 토대로 발휘되는 문학적 감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소설과 또 달리 '고백을 통한 공감'이라는 영역을 구축한 산문집으로 '톨스토이처럼 죽고 싶다', '가족판타지'('식구'개정판), '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 '죽도록 사랑해도 괜찮아' 등이 있다. 그녀는 아이와 그녀의 사랑이, 그가 중심이 되어 이루고 있는 가족 관계가, 그리고 전통적 가족의 범위를 벗어난 확장된 관계로서의 가족이 인류애와 박애주의로 연대하는 것을 꿈꾼다. 내일에 저당 잡히지 않은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족, 혼자서도 행복하고, 헤어져서도 행복하고, 다시 만나서도 행복하고, 상처와 장애와 실패와 절망 속에서마저 행복할 수 있는 것이 그가 희망하는 가족 판타지를 넘어선 가족의 참모습이다.



목차


프롤로그

탕녀 김연실│어머니의 환영│기도, 꿈, 탄식│타방네의 노래│은적(隱跡), 숨겨진 발자취│의심의 소녀│일곱 개의 얼굴을 가진 새│악마의 사랑│등 뒤에서 등 뒤로│생명의 과실│아테네 프란스, 갈 수 없는 나라│닭장 속의 천국

작가의 말



책 속으로


그녀를 볼 때마다 산월은 서글픈 안도감을 느꼈다. 그녀는 산월을 닮고도 닮지 않았다. 산월은 그녀의 흰 피부가 돋보이도록 화려한 비단옷을 지어 입히고, 가느다란 손가락에 어울리는 새뜻한 반지를 끼워주고, 안방의 시렁 위에 그녀가 좋아하는 군입질거리를 항시 마련해 두었다. 어린 그녀는 비단옷과 반지와 달콤한 과자를 무람없이 즐겼다. 누군가 자기보다 더 좋은 옷을 입은 걸 보면 강샘을 부리기도 했다. 앙탈쟁이에 애교꾸러기인 그 계집애는 교방에 들어가 어린 시절을 잃어버린 산월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학교에 넣어달라, 바느질을 배우기 싫다고 우겨대는 그녀는 산월이 모르는, 감히 기대하거나 예상치 못했던 존재였다. 그녀는 누가 가르쳐준 적도 없는 전혀 다른 세상을 꿈꾸고 있었다. 다르다는 것 자체가 불길했다. ―「어머니의 환영」 중에서

‘명예심’이라는 강박적인 감정 때문이기도 했지만, 진명학교에서 동무들의 시새움을 무릅쓰고 공부에 매달리는 동안 그녀는 점차 공부의 재미에 눈을 떴다. 배울수록 세상은 넓어지고 생각은 깊어졌다. 바닷물을 들이켜는 것처럼 공부를 하면 할수록 지식에 대한 목마름은 커졌다. 차라리 무지하고 무식한 채로 자기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것이 갈증을 멈추는 유일한 방도일 테다. 그러나 앎에 대한 갈증이야말로 인간으로서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 지성과 이성의 힘으로 야만과 미신을 넘어서겠다는 근대인다운 포부의 발현이었다. 아이답지 않게 무수한 근심과 자잘한 감정에 시달렸던 그녀이지만 정신을 집중해 공부할 때만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토록 그녀를 괴롭히던 남들의 시선과 수군거림도 오롯이 책과 마주한 순간에만은 티끌처럼 하찮게 느껴졌다.
―「기도, 꿈, 탄식」 중에서

온 세상이 여학생의 ‘숨겨진 발자취’를 알게 된 마당에 리응준은 기정을 좋아한 적도 없고 결혼을 청한 일도 없다고 하였다. 외설스런 상상과 잔인한 소문은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여학생은 자유연애를 하다가 집안의 반대에 부딪치자 사랑의 도피 행각을 했지만, 정작 가족들에게서 허락을 받자마자 연인에게 배반당했다. 은적, 그 발자취가 숨겨진 엿새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사람들의 야릇하고 짓궂은 호기심이 집중되었다. 결론은 간단했다. 여학생은 몸을 더럽히고, 버림받은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일뿐더러 어림짐작과 편견으로 가득한 이야기가 버젓이 신문 기사가 되어 3회 연속 게재되었다. 누군가에겐 흥미로웠을 것이다. 누군가는 재미있었을 것이다. 그 흥미와 재미가 누군가를 영원한 고통의 굴길로 등 떠밀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거나 모르는 척 무시한 채. ―「은적(隱跡), 숨겨진 발자취」 중에서


‘조선 최초의 여성 작가’라는 이름보다, 명예와 환호보다 그녀를 문학으로 이끈 것은 따로 있었다. 위험과 논란 속에서도 그녀는 이야기하고 싶었다. 가슴속에 가득 차 있는 감정들과 머릿속에서 도깨비불처럼 떠다니는 생각들을 바깥으로 풀어내지 않으면 가슴이든 머리든 터져버릴 것 같았다. 고통, 슬...픔, 복수심, 분노, 절망, 고뇌 그리고 외로움……. 해야 할 말이 너무 많았다. 환희, 열정, 그리움, 기다림, 희망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순정한 찬탄……. 하고 싶은 말도 너무 많았다.
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죽지 않기 위해 문학을 부둥켜잡았다. 미치지 않기 위해 창작에 몰두했다. 그중에서도 소설은 울부짖고 싶지만 눈물은 들키기 싫은 마음에 꼭 들어맞는 장르였다. 그녀는 소설의 주인공들 뒤에 숨어 자기를 감췄다.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자기 이야기를 했다. 소설로 하는 숨바꼭질은 박진감 넘치지만 안전했다. 원고지 칸칸이 자기를 채우며 그녀는 서서히 치유되었다. ―「의심의 소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