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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성의 노을 - 중국 황제의 후궁이 된 조선 자매 - 서인범

Bawoo 2019. 11. 21. 20:48


자금성의 노을

자금성의 노을 - 중국 황제의 후궁이 된 조선 자매

* 책 읽는 우선 순위에서 뒤로 미뤘다. 기록이 미비하면 상상력을 가미할 수밖에 없는데 이 책이 그렇다는 느낌. 명대 역사에 대해 좀 더 관심이 생길 때 다시 읽어보기로 한다.

책소개 - 인터넷 교보문고

두 황제의 후궁이 된 조선 출신 한씨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 『자금성의 노을』. 미색이 뛰어나고 품행이 바른 탓에 공녀로 선발되고, 모두 황제의 후궁이 되었지만 운명은 완전히 엇갈렸던 명나라 3대 황제인 영락제의 후궁 여비(麗妃)가 된 언니 한씨와 5대 황제인 선덕제의 후궁이 되어 6대 정통제를 거쳐 7대 경태제에 이르기까지 황실에서 어른 대접을 받으며 지낸 동생 한계란 자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조선 초 26년간 114명의 처녀가 공녀라는 명목으로 명나라에 바쳐졌다. 그중 16명이 후궁이 되었는데도 조선 후궁들의 삶에 대한 기록은 극히 드물다. 명나라 비밀의 화원인 자금성에서의 후궁들의 애환과 관련된 사료 또한 빈곤하다. 명나라 후기나 돼야 궁궐의 커튼이 서서히 걷히듯 후궁들의 이야기가 일반인에게 알려졌고, 여비와 한계란 자매 이야기는 공녀의 틀에서 부분적으로 소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그녀들을 단순히 명나라 황제의 후궁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두 여인의 이야기는 명나라 궁궐사를 시작으로 환관사·외교사·무역사, 그리고 조선의 정치사 등 전반에 걸쳐 무한하게 펼쳐져있다.

명청시대사를 전공한 역사학자인 저자는 원나라의 기황후에 비해 국내에 덜 알려진 한씨 자매 이야기에 살을 붙여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국내외의 기록을 집대성한 것은 물론 중국 현지답사 등을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실제 사실들을 새롭게 밝혀 이 책에 담아냈다. 명과 암, 두 얼굴을 가진 조선 출신 처녀와 환관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몰랐던 실제 역사의 이면과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암투와 시기가 난무하는 황실 여성들의 이야기, 명나라 초기 황제들의 치적과 삶, 환관들의 위세와 활약상 등이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저자 : 서인범
동국대학교 사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도호쿠東北대학 문학부 동양사학과에서 「명대병제사 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2004년 최부崔溥의 『표해록漂海錄』을 2,400여 개의 역주를 달아 한길사에서 출간했다. 그 후 최부의 여정을 따라 항저우에서 베이징까지 길을 떠났다. 이 여정은 2012년 한길사에서 『명대의 운하길을 걷다』로 출간됐으며, EBS [세계테마기행]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이후 최부의 나머지 여정인 베이징에서 압록강까지의 길이 조선시대 사행길과 겹친다는 것에 착안하여 2013년 답사를 떠났다. 이 여정은 2014년 한길사에서 『연행사의 길을 가다』로 출간됐다. 조선 사신들은 중국뿐 아니라 일본으로도 갔다. 당시 일본은 한때 적국이었던 나라로, 조선의 평화 더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반드시 관계를 회복시킬 필요가 있었다. 조선시대 주요 외교사를 마무리한다는 일념으로 2017년 통신사의 길을 밟았다. 그 결과물을 『통신사의 길을 가다』(한길사, 2018)로 출간했다. 현재 동국대학교에서 동양근세사를 가르치면서 명·청시대의 중요한 기록인 ‘연행록燕行錄’과 동유라시아의 모피 교역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목차


1부 금지된 공간
세계의 중심 자금성
황후와 비빈의 비밀 화원
황후와 후궁들
영락제의 여인들
자금성의 미로를 은밀히 넘나든 환관들

2부 언니 한씨, 영락제의 후궁이 되다
황제의 사위가 될 뻔한 양녕대군
황제의 특명 _ 조선 처녀를 선발하라
계속되는 처녀 선발
언니 한씨, 여비가 되다

3부 권비 독살사건과 여비의 기지
권비의 퉁소 소리
권비 독살사건과 그 파문
조선 임금을 도운 여비의 기지
어려의 난과 환관을 사랑한 여인들

4부 여비, 순장 당하다
여비의 순사와 유모 김흑의 귀국
조선에 남은 가족들
여비의 동생 한확, 조선 최고의 실세가 되다

5부 한계란, 선덕제의 후궁이 되다
선덕제의 황후와 후궁들
선덕제, 10세 처녀를 요구하다
여비의 동생 한계란 산송장의 목숨이 되다

6부 황제를 움직인 한씨 자매
황제를 사로잡은 자매의 손맛
윤씨 폐비 사건을 해결한 한계란과 환관 정동
수우각 무역

7부 자금성의 군상들
황제를 포로로 만든 태감 왕진
금지된 화원의 여인들
후궁들에게 피임약을 먹인 만귀비
매도 바치고 개도 바쳐라

8부 한계란을 위한 사적 진헌
한계란의 족친, 연이어 북경으로 들어가다
권력의 정점에 선 한명회
돗자리에서 노리개까지

9부 태감 정동과 조선 출신 환관들
명석한 고자를 선발하라
고자에서 태감으로
한계란을 등에 업은 태감 정동
향산에 홍광사를 짓다
정동의 마지막 고향길
환관에 대한 평가

10부 한계란의 빛과 그림자
붉은 노을이 지다
한계란의 빛, 실리 외교
한계란의 그림자, 명분 없던 진헌 요구


출판사서평


황제의 후궁이 된 한씨 자매 이야기
기황후에 비해 한씨 자매 관련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에 더 많이 존재한다. 다만 자금성에서의 한계란의 삶 이야기는 극히 적다. 조선 초 26년간 114명의 처녀가 공녀라는 명목으로 명나라에 바쳐졌다. 그중 16명이 후궁이 되었는데도 조선 후궁들의 삶에 대한 기록은 극히 드물다. 명나라 비밀의 화원인 자금성에서의 후궁들의 애환과 관련된 사료 또한 빈곤하다. 명나라 후기나 돼야 궁궐의 커튼이 서서히 걷히듯 후궁들의 이야기가 일반인에게 알려졌다. 여비와 한계란 자매 이야기는 공녀의 틀에서 부분적으로 소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그녀들을 단순히 명나라 황제의 후궁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두 여인의 이야기는 명나라 궁궐사를 시작으로 환관사·외교사·무역사, 그리고 조선의 정치사 등 전반에 걸쳐 무한하게 펼쳐져 있다.

엇갈린 운명의 두 자매 이야기
거의 비슷한 시기에 세워진 명나라와 조선은 확고한 사대교린의 외교 관계를 수립했고, 조선의 왕을 명나라의 황제가 인정해주는 고명을 받는 대가로 조선에서는 각종 공물을 황실에 바쳤다. 이런 공물 중에는 토산품과 진기한 동물 및 식품도 있었지만 사람도 포함되어 있었으며, 몽골의 원나라 시절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조선의 처녀와 고자들이 명나라 황실에 바쳐졌다. 이렇게 명나라에 바쳐진 조선의 처녀들 대부분은 시녀 역할이나 음식 장만 등의 잡일에 투입되었고, 고자들은 환관이 되어 황제와 후궁 등의 시중을 들었다. 하지만 소수의 여인들은 황제의 후궁이나 비빈이 되기도 했고, 환관 중에는 최고위직인 태감에 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두 황제의 후궁이 된 조선 출신 한씨 자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먼저 언니 한씨는 명나라 3대 황제인 영락제의 후궁 여비(麗妃)가 되었다. 그러나 여비는 후궁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영락제가 죽으면서 순장을 당하는 비운을 맞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동생 한계란이 다시 중국으로 끌려갔다. 그녀가 공녀로 선발되어 중국으로 갈 때 인산인해를 이룬 구경꾼들은 언니의 뒤를 이어 동생마저 순장을 당하게 되었다며 그녀를 ‘산송장’으로 부르고 눈물로 이별했다. 하지만 그녀는 다행히도 순장을 당하는 대신 6대 정통제를 거쳐 7대 경태제에 이르기까지 황실에서 어른 대접을 받으며 지냈다. 미색이 뛰어나고 품행이 바른 탓에 공녀로 선발되고, 모두 황제의 후궁이 되었지만 운명은 완전히 엇갈렸던 이들 자매의 이야기는 정사에 단 몇 줄로만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 서인범 교수는 자금성과 향산 등 관련 유적지를 직접 답사하고 조선은 물론 명나라의 역사 기록까지 샅샅이 뒤져 이들 자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조선 초기 사대교린의 명암과 디테일
조선 출신 처녀가 황제의 후궁이 되거나 비빈이 될 경우 조선 조정에서는 이들의 남은 가족을 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황실의 일원이 된 조선의 가족들은 실제로 명나라에서도 벼슬을 받았고, 조선에서는 이들에게 봉록...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 또 처녀의 부친이나 오라비 등은 연행사로 선발되거나 그 일원이 되어 자금성에 자주 드나들었고, 그만큼 이들의 위세는 날로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여비와 한계란의 오라비인 한확이 대표적인 인물이고, 압구정으로 유명한 한명회도 이들 자매의 친척이었다. 고위직에 오른 조선 출신 환관들 역시 조선 조정의 입장에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었는데, 이들이 황제의 칙명을 받들고 조선에 사신으로 오곤 했기 때문이다. 임금조차 함부로 대할 수 없었던 이들 사신들은 조선에 있는 가족이나 친인척, 혹은 자신의 고향을 위해 조정에 압력을 행사했고, 때로는 조선의 대신들을 하대하고 함부로 대하기도 했다. 조선의 사대부 입장에서는 고자 출신의 이런 사신이 반가울리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후궁이나 고위직 환관들의 조선 토산품 등에 대한 탐욕이었다. 여인들은 노리개와 장신구를 비롯하여 각종 물품들을 요구했고, 환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선 조정에서는 이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는데, 이들이 황제를 등에 업은 세력이자 조선과 명나라 사이의 외교에서 상당한 실력을 실제로 행사했기 때문이다. 탐욕에 가득 찬 버러지라고 욕을 하면서도 어려운 외교 현안이 등장할 때마다 조선에서는 이들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폐비 사건을 해명하거나 활의 재료가 되는 수우각을 명나라로부터 수입하는 문제 등이 이들의 배후 조정을 통해 실제로 해결되기도 했다. 명과 암, 두 얼굴을 가진 조선 출신 처녀와 환관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몰랐던 실제 역사의 이면과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기록과 답사로 찾아낸 팩션
이 책의 저자는 명청시대사를 전공한 역사학자로, 원나라의 기황후에 비해 국내에 덜 알려진 한씨 자매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피를 돌게 하여 생생하게 되살렸다. 국내외의 기록을 집대성한 것은 물론 중국 현지답사 등을 통하여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실제 사실들을 새로이 밝혀내어 이 책에 실었다. 관련 사진과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책은 500년 전 북경 자금성의 생활상을 더없이 정밀하게 보여준다. 암투와 시기가 난무하는 황실 여성들의 이야기, 명나라 초기 황제들의 치적과 삶, 환관들의 위세와 활약상 등이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두 자매의 기구한 운명과 정동을 비롯한 조선 출신 환관들의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면서도 소설보다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하다. 한번 잡으면 내려놓기 어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