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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러시아, 동남아, 태평양 제도 진출기]차이나 브라더스

Bawoo 2020. 1. 2. 20:45


차이나 브라더스

차이나 브라더스 -중국의 신 인해전술 세계를 집어삼키다

[소감]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된 중국이 해외진출을 어떻게 하고 있는 가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게 해준 책.
중국에 대한 실상 중 해외 진출 부문을 잘 알게 해준 아주 유익한 책이다. 특히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과
태평양 제도에 대한 기본 지식을 알게 되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소개 - 인터넷 교보문고

중국의 신 인해전술 세계를 집어삼키다『차이나 브라더스』. 스웨덴 출신의 언론인으로 1997년부터 아시아에 상주하며 취재 활동을 해온 저자 버틸 린트너가 세계의 변방에서 중심부로 향하는 중국 세계 전략의 실체를 파헤쳤다. 저자는 중국의 세계 전략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태평양 연안을 답사하여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취재와 분석을 통해 중국 세계 전략의 참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더불어 이민자, 정부, 삼합회라는 세 축이 모여 쟁점이 되는 지역들을 하나하나 자신의 영향권 아래로 흡수해버리는, 이른바 ‘브라더스’로 만들어버리는 현장을 직접 취재하였다. 이를 통해 중국 세계 전략의 목적과 필요성, 그에 따르는 현상들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공식 채널 밖에서도 중국이 어떠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막후에 얼마나 치밀하고 꼼꼼한 전략과 움직임들이 있는지를 밝혀냈다.


저자 : 버틸 린트너
저자 버틸 린트너 Bertil Lintner는 스웨덴 출신의 언론인으로 1995년부터 아시아에 살고 있다.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의 특파원이었으며, 현재는 스웨덴 일간지 <스벤스카 다그블라더드>의 특파원이다. 홍콩의 <아시아 타임스 온라인>과 영국의 <제인스 인포메이션 그룹>의 고정 필자이기도 하다. 격전이 벌어지던 버마, 북한을 비롯해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골든 트라이앵글, 폴리네시아, 멜라네시아, 미크로네시아, 극동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와 동티모르 등 다양한 지역에 대한 철저한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한 그의 기사는 아시아 유력지를 포함해서 <로이터> <AP> <인터네셔널 헤럴드 트리뷴> <ABC 뉴스> <텔레그래프 UK> <USA 투데이> 등에 실리고 있다. 《아웅산 수찌와 버마 군부》《Outrage》《Burma in Revolt》《Land of Jade》《Great Leader, Dear Leader》《Bloodbrothers》 등을 비롯해 아시아 정치와 역사에 대한 열 권의 책을 썼다. 버마 출신의 아내 셍노웅 린트너와의 사이에 딸이 하나 있으며, 현재 태국 치앙마이에 살고 있다.

역자 : 이은진
역자 이은진은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에서 국제 및 공공정책학을 전공했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비정부기구 APPA(Action for Peace by Prayer and Aid) 인턴으로 일하며, 워싱턴 D.C. 시정부 아시아태평양 담당관실에서 번역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여행》 《콜디스트 윈터》(공역) 《슈퍼 브랜드의 불편한 진실》 《이그노벨상 이야기》 《위 제너레이션》 《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러시아, 그러나 모스크바보다 베이징이 가깝다
러시아 극동 지역에 다시 밀려드는 중국인들
중국계 범죄 조직과 지하 은행 네트워크
백 년이 지나면 하바롭스크는 중국의 영토가 된다?
모든 것이 중국인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모스크바를 대체한 베이징

2장 통 큰 원조, 그러나 중국은 손해 보는 거래는 하지 않는다
개발도상국들을 사로잡는 통 큰 원조
파푸아뉴기니의 반중국인 폭동
구(舊) 이민자들과 신(新) 이민자들 사이의 반목
태평양에 대한 중국의 폭넓은 관심사
이해관계의 격전지가 된 솔로몬제도
중국, 자국민을 보호하려 전세기를 띄우다

3장 돈으로 쌓은, 중국의 신(新) 만리장성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화교 사회
이민자들과 원주민들과의 갈등
중국이 폴리네시아 국가들의 환심을 사려는 이유
폴리네시아와 미크로네시아
거대한 화교 사회, 프랑스령폴리네시아
중국과의 끈끈한 군사 관계, 통가
인도인들이 떠난 자리를 중국인들이 채우다, 피지

4장 중국인 이민의 새로운 물결
새로운 이민 인구의 출현
다양한 밀입국 수법들
범죄 조직이 덤벼드는 놀이터
늘어가는 중국인 이민, 커져가는 중국의 영향력

5장 중국과 동남아시아, 경제공동체로 묶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잇는 고속도로와 뱃길
유혈 쿠데타의 주역 훈 센과도 손을 잡다
라오스의 SOC 건설을 책임지다
버마 정부와 반군 사이에서
국민당이었던 태국 화교들의 마음을 사로잡다

6장 중국 정부의 오른팔, 삼합회
나쁘지 않은 마피아
삼합회와 정치권의 깊은 인연
이민자들을 따라 활동 영역을 넓히다
중국계 큰손들의 조세 피난처 활용 수법
정부군 편인가, 반군 편인가

7장 스파이 게임, 태평양에서 맞붙다
위성 추적 기지를 둘러싼 신경전
대만도, 미국도, 중국을 막을 수는 없다
때로는 은밀하게, 때로는 직접적으로
인도와 중국의 충돌

8장 누가 태평양 시대의 주인이 될 것인가
중국에 대한 세계인의 시각
동아시아 중국인 이민
무게중심이 베이징으로 이동한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참고문헌
자료 출처에 관한 주석


출판사서평


중국은 얼마나 오랫동안 끈끈하게
태평양 시대를 준비해왔는가

때로는 치밀하게, 때로는 무지막지하게
세계의 변방에서 중심부로 향하는 중국 세계 전략의 실체


경제 대국을 넘어 세계 패권 국가로 자리 잡아가는 중국의 세계 전략을 생생하게 취재해 담은 《차이나 브라더스》가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저자 버틸 린트너는 스웨덴 출신의 언론인으로 1997년부터 아시아에 상주하며 취재 활동을 하고 있다. 버마 격전지와 북한,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골든 트라이앵글, 폴리네시아, 멜라네시아, 미크로네시아, 극동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와 동티모르 등 다양한 지역에 대한 철저한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한 그의 기사는 아시아 유력지를 포함해 <로이터><AP><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등에 실리고 있다. 아시아 정치와 역사에 대한 열 권의 저서를 쓰기도 했다.

세계 제2위의 경제 대국이자 국방 예산 지출 액수 역시 제2위인 군사 대국 중국. 그들의 세계 전략은 지금까지 미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들이 구사했던 것과는 몹시 다르다. 그중 가장 큰 특징은 중국인 이민이 그들의 세계 전략에서 가장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를 ‘신新 인해전술’이라 칭한다. 중국의 개혁ㆍ개방 이후, 즉 1978년 이후 이민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중국의 세계 전략은 그 영역을 확장시킨다. 경제를 넘어 정치와 군사까지, 아시아 대륙을 넘어 유럽과 아프리카, 태평양의 작은 나라들까지. 그런데 중국이 다른 지역을 장악해가는 방식은 기존 서구 열강의 예측을 벗어난다. 너무도 ‘중국적’인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에는 다른 지역에서 든든히 뿌리내리고 있는 중국 이민자들이라는 지원군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강성해지는 조국, 중국을 몹시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애국자들이다. 중국이 해외 이민자들을 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민자들 역시 자신이 ‘중국인’임을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의 세계 전략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지역-태평양 연안(러시아 극동 지방, 태평양 섬나라, 동남아시아)-을 답사하여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취재와 분석을 통해 중국 세계 전략의 참 모습을 그려냈다.
중국은 패권 국가 미국의 자리를 넘보는 수준까지 성장했고, 지금도 한 발 한 발 나가고 있다. 눈에 보이는 화려한 성장세 말고도, 중국은 수많은 물밑 작업을 통해 다방면에서 미국의 뒤를 쫓고 있다. 저자는 이민자, 정부, 삼합회라는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세 축이 모여 쟁점이 되는 지역들을 하나하나 자신의 영향권 아래로 흡수해버리는, 이른바 ‘브라더스’로 만들어버리는 현장을 직접 취재하면서, 중국 세계 전략의 목적과 필요성 그리고 그에 따르는 현상들을 날카롭게 분석했다. 드러난 공식 채널 밖에서도 중국이 어떠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지, 막후에 얼마나 치밀하고 꼼꼼한 전략과 움직임들이 있는지, 저자는 그 생생한 현장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간략 소개

중국 세계 전략의 가장 거대한 축, 대량 이민

중국 이민의 역사는 길다. 여러 전쟁과 정변 그리고 공산당 집권으로 수많은 정치적 이민자들이 생겨났다. 세계 주요 도시에는 차이나타운이 없는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중국인들이 세계 도처에 진출해 있다.
저자는 최근 대량 이민이 그 성격과 양상에서 공산당 집권 전까지의 이민과 매우 다르다고 주장한다. 정치적 억압 때문이 아니라 더 잘살고 싶다는 경제적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이민자들은 반정부적 성격이 강한 기존의 이민과 달리, 기본적으로 친정부적이고 대륙과의 유대감도 끈끈하다. “돈은 타지에서 벌어도 쉴 때는 고향 나무 그늘이 좋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민자들이 중국 세계 전략의 가장 큰 축으로 부상했다. 저자는 현지를 직접 방문하여 이민자들과 현지 주민, 기자와 연구자들을 취재하고 여러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중국인의 대량 이민 행렬이 어떻게 중국의 세계 전략으로 이어지는지, 그 과정을 밝혀냈다.
일단 중국인 이민자들은 인구가 희박한 곳에 대거 진출해 그 지역 상권과 산업 기반을 야금야금 잠식한다. 머릿수가 워낙 많다 보니 그 지역의 인구 구성까지 바꿔버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 과정에서 삼합회는 이권 사업인 불법 이민과 밀무역을 주도하고, 그 지역의 폭력 조직을 휘어잡으면서 중국계 이민자들의 영향력은 커진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는 외교상의 특혜, 즉 대규모 경제 원조와 군사적 지원 등을 통해 그 지역을 자신들의 영향권 아래로 흡수한다. 저자는 ‘신新 인해전술’이라는 간명한 말로 이 상황을 명명한다. 이런 광경이 벌어지는 나라가 한두 군데가 아닌데, 특히 환태평양 지역-러시아 극동 지방, 태평양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섬나라들, 동남아시아-에서 극명하게 발견된다. 한 나라의 인구 구성과 경제 구조를 바꾸어 자신의 영향권 밑으로 매수하는 방식, 이것이 바로 파죽지세로 뻗어나가는 중국인 이민을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중국은 태평양에 아주 폭넓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고 모한 말릭은 지적한다. 인도 출신의 중국 분석가로 호놀룰루 아시아·태평양 안보연구소에서 일하는 그의 말을 들어보자. “단기적으로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대만을 고립시키고 싶어 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목표는 태평양의 후견인 겸 보호자를 자처하는 미국에 도전하는 것이다. 미국을 밀어낸 뒤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다.” p. 76

중국이 처음부터 세계 패권을 쥐기 위해 계획적으로 움직였던 것은 아니다. 중국인들이 국내 인구압(人口壓)으로 세계 각지로 진출하게 되었고, 그 뒤를 따라 삼합회도 세를 넓히게 되었다. 마침 세계화 전략을 고심하던 중국 정부는 이미 세계 곳곳에 진출해 있던 중국인 이민자들과 삼합회가 그 기반이 될 수 있음을 놓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여기서 독자들은 중국 정부의 전략에 실기(失機)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얼마나 치밀하고 꼼꼼한지, 그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뻗어나갈지 향후 행보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중국이 태평양 지역에서 얻은 것
태평양은 중국과 미국이 대치하고 있는 완충 지대다. 그만큼 태평양은 미국의 대 아시아 전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지금까지 미국은 하와이와 괌, 그 외에 한국, 일본, 필리핀 등의 우방국에 해외 미군 기지를 두고 이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태평양을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처럼 미국은 실질적인 강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부시 정권이 들어서고 난 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이란에 집중하느라 이 지역에 대한 전략을 소홀히 했고, 대신 중국이 빠른 속도로 이곳에서 미국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또한 이 지역은 미국 이외에도 러시아, 인도가 모두 함께 주목하고 있는 지역으로 중국은 혼자서 구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 모두를 상대하고 있다.
저자는 중국이 이들 태평양 국가에서 각 방면에 걸쳐 어떻게 영향력을 키워가는지를 취재했다. 우선 경제 부문을 살펴보면, 해당 지역에 중국인 이민자들이 상권을 장악하고 특유의 근면성을 내세워 일자리를 모조리 차지하거나, 러시아 극동 지방 같은 곳에서는 황무지를 개간해 농사를 지어 수확한 농산물을 현지인들에게 되파는 등 다각적으로 그 지역의 경제를 잠식하는 방식을 쓴다. 또한 자원이 풍부한 폴리네시아 같은 곳에는 대규모의 경제 원조를 무기 삼아 천연자원, 삼림, 수산자원 채굴권을 쉽게 손에 넣기도 한다. 이렇다 할 경제적 기반이 없는 나라들은 속수무책이다.

실제로 많은 중국인이 파푸아뉴기니에 영주하고 있다. 다양한 추정치에 따르면 파푸아뉴기니에 사는 중국계 시민은 1만 명에서 3만 명에 이른다. 대부분 밀입국한 사람들이지만, 파푸아뉴기니 여권과 시민권을 획득하는 건 하나도 어렵지 않다. […] 오스트레일리아 같은 나라들이 부패와 정실 인사, 권력 남용을 비판하며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할 때 중국에서 보내는 원조는 꽤 쓸모가 있다. 2005년 중국의 건국기념일인 10월 1일에 파푸아뉴기니 외무성 고위 관리 타시 엘리는 경제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위상이 파푸아뉴기니 같은 개발도상국들의 대들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유엔에서 중국이 개발도상국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덧붙였다. p. 65~66

경제적 지원으로 각 나라 지도자들의 환심을 산 중국 정부는 해당 국가들에 군사 지원 및 교류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무기를 수출하기도 한다. 이렇게 해당 국가를 도와주는 대가로 지리적으로 이점이 있는 적도 부근에 위성 추적 기지를 설치한다든가, 잠수함이 다닐 수 있는 심해 바닷길에 대한 통행권을 확보한다든가 하는 전략적 거점을 마련하는 활동도 빼놓지 않는다. 버마에서는 버마군에게 정찰 장비를 지원하고 그들로 하여금 인도군의 동태를 살피게 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버젓이 남의 나라에서 그 나라 군을 활용해 정찰 활동을 펼친 것이다. 특히 이런 전략적 거점 지역은 과거 미국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거나 미국도 눈독을 들이는 지역으로 이렇게 조그만 나라들이 가장 크고 힘센 나라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격전지가 되어버렸다.
1998년 6월, 당시 인도 국방장관이었던 조지 페르난데스는 중국이 버마를 도와 벵골 만에 있는 섬에 인도 해군 시설을 정찰하는 데 이용될 수 있는 정찰 및 통신 장비를 설치했다고 비난함으로써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버마는 혐의를 부인했고 중국 외무부도 인도 국방장관이 한 말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유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인도가 그렇게 염려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1994년 8월, 인도 해안경비대는 안다만 해에 있는 인도 해군기지 부근에서 고기를 잡는 선박 세 척을 발견했다. 저인망어선 세 척에는 모두 버마 깃발이 꽂혀 있었지만, 선원 55명은 중국인이었다. 배에는 물고기를 잡는 장비는 하나도 없었고 무선통신기와 수심측량기만 있었다. 뉴델리에 있는 중국 대사관이 나서서 억류되어 있던 선원들을 풀어주게 했다. 신중을 기하던 인도 국방부도이 사건을 조용히 묻었다. 그러나 중국의 의도가 훨씬 명확해지자 인도 정부는 버마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예전보다 더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p.182~183


또한 외교적으로는 인구 몇 만 명의 소국이나 인구 13억의 중국이나 유엔에서 같은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것에 착안, 중국은 국제적으로 대만을 고립시키기 위해 태평양 지역 국가에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고 국제사회에서 자신들을 향한 지지를 확보하는 활동도 벌이고 있다. 인권이나 독재 등을 이유로 국제사회가 제제하고 있는 지역에 ‘묻지마 식 경제 원조’를 해줌으로써, 중국은 이 지역 국가들을 ‘형제’로 만들어버리며 미국에 대항하는 새로운 만리장성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중국이 태평양 국가들의 환심을 사려고 열을 올리는 이유는 국가 규모와 상관없이 각 국가가 유엔에서 의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를 빼면 태평양에는 12개의 독립국이 있고, 이들 모두가 유엔 회원국이다. 제네바의 국제지속개발연구소(IISD)에서 일하는 올리 브라운이 지적한 대로다. “인구수를 다 합쳐도 총 750만 명에 불과한 태평양 독립국들의 국민이 총 35억 명에 이르는 중국과인도, 일본, 미국의 국민보다 유엔 총회 같은 국제회의에서 더 많은 투표권을 가진다.” p. 104

중국의 부상, 과연 환영할 만한 일인가?
중국은 ‘묻지마 식 원조’로 해당 국가의 지도부를 사로잡았을지는 모르나, 그곳 주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국가의 관습이나 문화와는 상관없이 자신들만의 방식(휴일 없이 일한다거나, 일일 노동시간이 턱없이 길다거나)을 고집하며 지역의 생존 기반을 무너뜨리고 자원을 수탈해가는 모습에 현지 주민들이 반감을 가진 것이다. 정치 체제가 불안정하고 치안이 좋지 않은 국가에서는 반중 감정이 종종 반중국인 폭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솔로몬제도에서는 반중국인 폭동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자 중국 정부가 전세기를 동원해 이민자들을 본토로 긴급히 수송하기도 했다.

결국 2006년 4월, 내가 솔로몬제도를 방문한 지 1년 만에 말레이시아와 중국 본토에서 새로 온 중국인들은 물론이고 예전부터 이곳에서 살았던 중국계 인물들을 포함하여 경제적으로 힘이 있는 중국인들에게 오랫동안 품어왔던 분노가 드디어 난폭한 폭동으로 터져 나왔다. 새로 선출된 스나이더 리니 총리가 의원들에게 돈을 주고 표를 매수하기 위해 중국인 사업가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가 폭동의 도화선이 되었다. 칼과 도끼로 무장한 시위대는 리니가 사임하지 않으면 수도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들겠다고 협박했다. 폭동의 의 주요 목표물 겸 희생자는 당연히 중국인이었다. 호니아라 차이나타운은 잇따른 약탈과 방화로 무너져내렸다. […] 피해자들은 중국 본토에서 온 중국인이 대부분이었다. […] 할 수 없이 중국인들은 포트모르즈비에 있는 중국 사절단에게 도움을 청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민 수백 명과 홍콩 시민 21명을 대피시키기 위해 전세기 4대를 보냈다. 이들은 전세기를 타고 포트모르즈비로 갔다가 다시 중국 광저우로 이동했다. p.85~86

한편, 기존 화교 사회와 신이민자들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공산화를 피해 이주했던 구이민자들과 대륙과의 유대가 끈끈한 신이민자들 사이에 깊은 골이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신이민자들이 불러일으킨 반중 감정에 자신들마저 한 패거리로 묶여 희생양이 되는 상황이 억울해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저런 충돌과 잡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패권 전략을 굳건히 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저자는 미국 혼자서 군림하는 단극체제보다 중국과 미국이 대치하는 양극체제가 주변국들에게는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도, 새로운 양극체제를 무조건적으로 환영하다가 새로운 제국주의를 받아들이도록 오도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