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 Piano Trio No.5 Op.70-1 'Geister'
베토벤 피아노 3중주 5번 ‘유령’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Patricia Kopatchinskaja, violin
Sol Gabetta, cello
Henri Sigfridsson, piano
Live at Mozartsaal, 2009
‘명작의 숲’ 시기에 나온 작품
베토벤은 모두 7곡의 피아노 3중주를 작곡했다. 첫 번째 작품인 Eb장조는 1795년 여름에 빈의 알타리아 사에서 출판되었는데 자필악보가 발견되지 않아 정확히 언제 작곡된 것인지는 모른다. Eb장조를 포함해 G장조, C단조로 이루어진 세 곡의 피아노 3중주는 Op.1로 분류되고 있다. 1797년에 작곡한 피아노 3중주 4번 Bb장조 Op.11 ‘거리의 노래’는 바이올린 대신 클라리넷이 들어갔으며, 이는 베토벤이 음악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던 흔적이라 하겠다. 이 곡은 가끔 클라리넷 파트가 바이올린으로 편곡되어 연주되기도 한다. 이후 베토벤은 10년 가까이 3중주곡을 작곡하지 않았으며 1808년에 이르러 Op.70의 3중주곡 두 곡을 출판한다. 작품번호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두 곡은 5번 교향곡 ‘운명’(Op.67)과 6번 교향곡 ‘전원’(Op.68)을 비롯해 피아노 협주곡 ‘황제’(Op.73) 등 베토벤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던 이른바 ‘명작의 숲’ 시기, 베토벤 중기의 창작력이 클라이맥스에 도달한 시절의 작품이다.
베토벤이 브라이트 코프 운트 헤르텔 출판사에 보낸 편지에 의하면 피아노 3중주 Op.70의 두 곡은 원래 한 곡으로 완결되는 피아노 소나타로 구상되었으나, 이후 편성과 구성의 확대로 피아노 트리오로 바뀌었으며 두 곡으로 나누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이 두 곡은 당시의 작품들에 비교해 그리 치밀한 구성미를 갖추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Op.70의 두 곡은 에르되디 백작부인(Countess Marie von Erdödy)에게 헌정되었다. 에르되디 백작부인은 남편과 함께 베토벤의 열렬한 지지자였으며, 베토벤의 피아노곡을 능숙하게 연주할 정도로 피아노 연주에 뛰어났다고 한다. 초연은 작품이 완성된 해인 1808년 12월 말 크리스마스 전후쯤 빈의 에르되디 백작의 저택에서 이루어졌으며 호평을 받았다. 피아노는 베토벤 자신이 맡았으나 다른 연주자들은 알려져 있지 않다. ▶에르되디 백작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