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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thoven -Symphony No.1 in C major, Op.21

Bawoo 2020. 10. 2. 20:44

Beethoven

(17 December 1770 -- 26 March 1827)

 

Symphony No. 1 in C major, Op. 21

 

초연:1800년, 빈 부르크 극장, 베토벤 지휘
출판:1801년
헌정:슈비텐 남작
편성:플루트2, 오보에2, 클라리넷2, 바순2, 호른2, 트럼펫2, 팀파니, 현5부

[요약] 〈교향곡 1번〉은 교향곡의 역사뿐 아니라 서양음악사의 전환점이 된 베토벤의 9개 교향곡 중 기념비적인 첫 작품이다. 이 곡이 언제 작곡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마지막 악장의 스케치는 이미 베토벤의 나이가 27세였던 1795년부터 발견되고 있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

ⓒ Joseph Karl Stieler / 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서른이 되서야 표출된 베토벤의 자기다움

서양음악사 가운데 유명한 신동 중 한 명이었던 멘델스존이 〈현악 8중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때 그의 나이는 16세였다. 그런가 하면 모차르트가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통해서 혜성같이 자신의 걸작을 선보이며 소년티를 막 벗어났을 때 그의 나이는 19세였다. 이에 비해 베토벤이 자신의 가장 중요한 장르였던 교향곡에서 〈1번〉을 통해 자신의 발자국을 남기기 시작했을 때, 그의 나이는 이미 서른이 다되어 가고 있었다. 이 작품을 통해서 베토벤의 음악은 새로운 얼굴을 가지기 시작한다. 이 곡을 작곡하기 8년 전, 베토벤은 자신의 후원자였던 발트슈타인 공작으로부터 “고향인 본을 떠나서 빈에 정착하라”는 조언을 듣게 된다. “하이든의 손을 통해 모차르트의 정신을 전수 받으라”는 것이 그의 주문이었다. 이 조언을 받아들여서 베토벤은 본을 떠나 빈으로 가게 된다. 빈에서 실제로 베토벤이 하이든을 만난 것은 불과 몇 번에 불과했지만, 빈은 베토벤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가 된다.

충격적인 오프닝

하이든이 살아있는 전설로 활동하고 있었고, 모차르트 죽음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던 도시인 빈에서 작곡된 베토벤의 〈교향곡 1번〉이 완전히 하이든과 모차르트를 모델로 한 것은 아니었다. 바로 첫 몇 마디만 들어보아도 우리는 이 작품이 베토벤적인 것으로 가득 차 있음을 느끼게 된다. 특히 이 시작부분에서 베토벤은 매우 특이한 시작을 보여준다. 작품은 C장조로 시작하지만, 음악이 진행되는 방향은 전혀 C장조의 전형적인 진행이 아니다. 오히려 이 진행은 듣는 이의 조성감각에 혼란을 주는데, 이것이 이 작품에서 베토벤이 보여주고 있는 대담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이 초연되었던 1800년 4월 연주회는 베토벤의 지휘로 이루어졌다. 이 연주회는 베토벤의 첫 번째 공개 연주회이기도 했다. 베토벤 개인에게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던 이 음악회에서 베토벤은 〈교향곡 1번〉의 충격적인 시작을 통해서 빈 청중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베토벤 교향곡 1번이 초연되었던 빈 브루크 극장의 옛 모습, 1880년경

ⓒ Michael Frankenstein / 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가장 기본적인 조성에서 가장 이례적인 방식으로

베토벤이 자신의 첫 번째 교향곡의 조성으로 선택한 C장조는 아무런 조표도 붙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조성이지만, 다룬 방식은 절대 기본적이지 않았다. 베토벤이 비슷한 시기에 C장조로 어떤 음악을 작곡했는가는 그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보아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 두 작품 모두 강렬한 에너지와 낭만주의적인 부드러움을 적절하게 섞고 있는 동시에, 그의 후기 작품에서 나타나게 될 평화로움과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에너지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18세기에 고별을 고하는 작품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음악평론가이자 음악학자였던 영국의 도널드 토베이 경(Sir Donald Tovey)은 이 작품을 두고 “베토벤의 18세기에 대해 고별을 고하는 작품”이라고 말한다. 이는 이 작품이 향하고 있는 방향이 전혀 회고적이지 않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사실 베토벤은 이 작품에서 완전히 전형적인 18세기 사이즈의 오케스트라, 다른 말로 하자면 하이든의 마지막 작품과 정확히 같은 편성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으로 작곡했다. 하지만 이 곡의 내용의 새로움과 풍부한 아이디어는 분명히 하이든의 그것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것이다.

모차르트 앞에서 연주하는 베토벤

ⓒ Corbis

 

베토벤적인 조성감각과 리듬감각

작품은 4개의 악장으로 구성된다. 1악장은 독특한 조성감각의 오프닝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조성 변화와 놀라운 리듬 감각으로 가득 차 있다. 목관과 현악을 섞어서 탄생하는 음색은 꽤 모차르트적으로 들릴지도 모르나, 팀파니의 연타는 확실히 이 곡의 초연되었던 1800년의 감성에는 매우 충격적인 것이자, 매우 베토벤적인 사운드라 할 수 있다. 3악장에서 매우 특징적으로 들리는 당김리듬의 미뉴에트는 이미 베토벤적인 스케르초의 색채를 지니고 있다. 3악장의 간결함을 뒤로 하면, 마지막 악장인 론도 악장은 다시 1악장 서주부의 오프닝을 떠올리면서 시작한다. 동시에 이 마지막 악장에서 베토벤은 하이든이 즐겨했던 유머 감각을 집어넣는 것도 잊지 않는다. 각종 스케일적인 패시지들은 이 곡의 매우 특징적인 부분이다. 특히 마지막 악장의 코다에서 들리는 이 스케일 패시지는 이 부분을 매우 특별한 것으로 만들어준다.

 

[글: 하지숙/출처:클래식 백과 | 저자이보경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