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는 모두 23곡의 현악 4중주곡을 남겼다. 작곡 기간은 1770년부터 1790년까지 20년에 이르고 있으나, 그 사이 10년 동안 쓰지 않았던 기간이 있어 전체는 13곡의 초기 작품과 빈에 정착한 후 쓴 10곡의 후기 작품으로 나뉜다. 모차르트가 마지막에 작곡한 현악 4중주 일명 ‘프러시아 4중주’는 No.21 D장조 K.575와 No.22 Bb단조, Op.589 그리고 No.23 F장조 K.590의 세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1789년 5월 모차르트는 프러시아의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의 베를린 궁전을 방문했다. 그는 왕의 실내악 연주자들과 함께 현악 4중주를 연주했는데, 소문에 의하면 왕은 “이곳에서 이러한 현악 4중주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은 모차르트에게 궁전에서의 지위를 제안했지만 빈의 황제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그는 이를 거절했다. 그러나 그는 베를린을 떠나며 왕을 위한 6개로 구성된 현악 4중주 세트와 함께 프리데리케 왕녀를 위한 6개의 피아노 소나타의 작곡을 위촉받았다. 모차르트가 언제부터 이 현악 4중주를 작곡하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알기는 힘들지만, 분명한 사실은 모차르트가 D장조 현악 4중주 K.575에 1789년 6월이라는 날짜를 적어 자신의 작품목록에 포함시켰다는 점이다.▶모차르트의 마지막 현악 4중주 3곡은 프러시아의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를 위해 작곡되어 일명 ‘프러시안 세트’로 불린다.
모차르트가 6개로 계획했던 현악 4중주의 두 번째 곡을 쓸 무렵 오페라 <코시 판 투테>(‘여자는 다 그래’)의 의뢰가 들어오는 바람에 작업 스케줄이 겹쳐버리게 되었다. 6개로 계획했던 피아노 소나타 역시 단 한 작품만이 작곡되어 있었고, 현악 4중주도 1790년 6월 5일에 완성한 B플랫 장조 K.589와 F장조 K.590만을 더 작곡한 상태였다. 이 시기에 모차르트의 고질적인 재정적 어려움은 최악의 상태에 빠졌는데 병에 걸린 아내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1790년 5월경 모차르트는 그의 프리메이슨 동지인 미하엘 푸흐베르크에게 자주 편지를 보내 자신의 집에서 현악 4중주를 들려주고자 한다며 초대를 했다. 다음 달 편지에서는 “얼마간의 돈을 손에 쥐기 위해 하찮은 보수의 이 4중주들(이 공 들인 작품들)을 포기하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모차르트가 빈의 아르타리아 출판사에 이 현악 4중주를 팔아버린 이유로 받아들여졌고 실제로 작곡가가 사망하기 몇 주 전인 1791년 말경에 이 작품들은 출판되었다.
모차르트가 이 ‘프러시아 4중주’들을 “공 둘인 작품”이라고 언급한 것으로부터 위촉과 둘러싼 특별한 배경을 찾을 수 있다. 직접 첼로를 연주할 수 있었던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는 장-피에르 뒤포르와 같은 유럽에서 제일가는 첼리스트를 고용하고 잇엇다. 그래서 모차르트는 일반적으로 반주의 기능을 담당하는 첼로에 앙상블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도 특별함을 부여해야만 했다. 모차르트는 이 문제를 훌륭하게 해결했는데, 제1바이올리니스트(음향에서 상성부를 담당하기 위해서)와 첼리스트(왕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서)를 다른 두 연주자들보다 조금 더 두각을 보이게 한 것이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세 곡의 현악 4중주
String Quartet No.21 in D major, K.575 No.1 (1789)
Alban Berg Quartett
Amadeus Quartet plays Mozart String Quartet No.23, K.590 'Prussian No.3'
Norbert Brainin, 1 violin
Siegmund Nissel, 2 violin
Peter Schidlof, viola
Martin Lovett, cello
추천음반
아마데우스 4중주단의 고전적이면서도 우아한 스타일의 연주(DG)를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고, 이와는 조금 다른 스타일로서 알반 베르크 4중주단의 Teldec 시절의 레코딩을 모차르트 현악 4중주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멋진 앙상블을 들려주는 음반으로 손꼽을 수 있다. 하겐 4중주단의 연주(DG)도 훌륭한 사운드의 여유로운 앙상블을 보여주는 명연이고, 바릴리 4중주단의 연주(Westminster)는 이 ‘프러시아 세트’의 고전적인 명연으로 그 명성이 높다.
*아래의 자료와 책의 내용을 수정 정리하여 해설을 작성했습니다. _라라와복래
1.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 <모차르트, 현악4중주 ‘프러시안’>(음악 칼럼니스트 박제성) 2013.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