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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zart-Violin Concerto No.5 in A major KV219 "Turkish"

Bawoo 2022. 11. 10. 13:34

Mozart

Violin Concerto No.5 in A major KV219 "Turkish"

Violin Concerto No. 5 in A major, K. 219 "Turkish" (1775) Cadences: Joseph Joachim, Arthur Grumiaux I Allegro aperto – Adagio – Allegro aperto II Adagio (E major) III Rondeau – Tempo di minuetto

Arthur Grumiaux, violin and the London Symphony Orchestra conducted by Sir Colin Davis Rec. November 1961

 

 

 

모차르트의 생애에서 그의 나이 19세 되던 1775년은 일명 ‘바이올린 협주곡의 해’로 일컬어진다. 당시 잘츠부르크 대주교의 궁정음악가로 봉직 중이었던 그는 6월에서 12월에 걸쳐 네 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했는데, 모두 고향인 잘츠부르크에서 작곡했기 때문에 이 곡들을 ‘잘츠부르크 협주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바이올린을 곧잘 다루었던 모차르트는 이보다 2년 전에 이미 최초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해 놓기도 했는데, 아쉽게도 이 다섯 곡 이후에는 같은 형식의 작품을 남기지 않았다. ​ 이 협주곡들에는 어린 시절 신동으로 명성을 떨치며 유럽 전역을 여행했던 모차르트의 풍부한 경험이 반영되어 있다. 다시 말해 당대에 바이올린 협주곡이라는 장르에 통용되던 다양한 요소들, 즉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당시 음악계의 흐름을 주도했던 여러 나라의 다채로운 양식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것이다. 모차르트는 그러한 요소들을 특유의 낙천적인 개성으로 절묘하게 소화하여 독창적인 작품들을 탄생시켰는데, 음악학자 알프레트 아인슈타인은 “이 작품들은 분명 파가니니로 하여금 미소짓게 만들 것이다”라며 칭송한 바 있다. ​ 다섯 개의 바이올린 협주곡 가운데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는 보통 ‘터키풍’이라는 별명이 붙은 "제5번 A장조"가 꼽힌다. 1775년 말에 완성된 이 곡은 일련의 작품군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작품답게 당당한 규모를 지니고 있고, 구성 면에서도 가장 완숙한 모습을 보이며, 이전의 프랑스적 색채에 더하여 독일적인 색채가 한층 진하게 묻어난다. 나아가 감각적인 젊음으로 넘치면서도 마치 내면에 잠자고 있던 순수한 감성이 자연스럽게 외부로 흘러나오는 듯한 은은한 향취를 머금고 있어서, 앞서의 어떤 곡보다도 유려한 시적 감흥을 풍부하게 담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1악장: 알레그로 아페르토 A장조, 4/4박자, 협주풍 소나타 형식. 알레그로 뒤에 붙어 있는 ‘아페르토’(aperto)는 ‘확실한’ 혹은 ‘당당한’이라는 뜻이다. 단아하고 솔직담백한 곡상을 지닌 이 악장의 성격에 썩 어울리는 악상 지시어라고 하겠다. 먼저 관현악의 투티가 으뜸화음을 강하게 연주하면 제2바이올린과 비올라가 미세하게 움직이면서 반주하는 가운데 제1바이올린이 여린 스타카토로 으뜸화음을 조심스럽게 펼쳐 가는데, 이 도입부의 나긋나긋한 흐름은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 설레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런데 그 직후 음악은 바로 주제부로 진입하지 않고 템포를 늦추어 솔로 바이올린이 부드러운 아리오소 선율을 연주하는 부분으로 들어간다. 이례적인 시도로 주목받는 이 매혹적인 부분이 지나고 나서야 솔로는 힘차게 도약하는 3화음으로 이루어진 제1주제를 연주하게 되며, 짤막한 투티를 거쳐 한결 여유로운 제2주제도 다루게 된다.

 

제2악장: 아다지오 E장조, 2/4박자. 모차르트 특유의 동경 어린 기운이 스며 있는 간결한 아다지오 악장이다. 나직한 어조와 아름다운 장식으로 주제 선율을 노래하는 바이올린 솔로를 관현악이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도 같은 음형으로 느긋하게 받쳐준다.

 

제3악장: 론도. 템포 디 메누에토 A장조, 3/4박자. 이 악장에는 이 곡의 별명인 ‘터키 풍’의 유래가 된 단조의 중간부가 삽입되어 있다. 여기서 A장조 3/4박자의 온화하고 우아한 미뉴에트는 잠시 중단되고, 갑자기 a단조 2/4박자, 알레그로 템포의 열정적인 터키 풍 악상이 펼쳐진다. 바이올린 솔로의 화려하고 분망한 움직임을 관현악이 스타카토를 가미한 ‘터키 풍’ 또는 ‘집시 풍’이라고 불리는 억양 강한 리듬으로 받쳐주는데, 이런 모습은 당시 유행했던 터키 취향이 반영된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