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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리스트:죽음의춤 "토텐탄츠" (Liszt Totentanz Piano and Orchestra, S. 126)

Bawoo 2023. 3. 1. 10:56

프란츠 리스트

죽음의 춤(토텐탄츠)

Paraphrase on “Dies irae”, for Piano and Orchestra S.126

 

낭만
낭만주의 음악 > 관현악곡 > 관현악 소품
1838~1849년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
1865년 4월 15일, 헤이그
한스 폰 뷜로
피아노, 피콜로, 플루트 3,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2, 트럼펫 2, 트롬본 3, 튜바, 팀파니, 심벌즈, 트라이앵글, 탐탐, 현악기

요약 리스트가 중세 그레고리오 성가 ‘진노의 날’을 패러프레이즈 변주해 새롭게 만든 교향적 작품이다. 2대의 피아노를 위한 버전과 피아노 독주를 위한 버전도 리스트의 편곡으로 전해진다.

프란츠 리스트(1811~1886)

ⓒ Josef Friehuber / 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죽음’과 ‘종교’에 대한 리스트의 관심이 반영된 작품

리스트는 일찍부터 세속적인 성공과 명예를 누렸지만, 동시에 종교와 죽음, 천국과 지옥 등의 심오한 주제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이런 자신의 성향을 여러 작품을 통해 드러낸 작곡자이다. 1849년에 완성한 〈토텐탄츠〉, 즉 〈죽음의 춤〉 역시 그 대표적인 예이다. 전해지는 일화에 따르면, 리스트는 1838년 당시 그의 연인이었던 마리 다구 백작 부인과 함께 이탈리아 피사를 여행하던 중, 캄포산토에 그려진 프레스코 벽화 〈죽음의 승리〉를 보고 크게 감명을 받아 〈토텐탄츠〉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죽음의 승리〉는 죽음의 노파가 사냥 길에서 돌아오는 남녀나 무사들을 발로 짓밟아 구원받지 못한 영혼은 불의 산으로 끌려가 불더미 속에 던져지는 그림이었다. 그런데 처참하고도 강렬한 이 그림으로부터 받은 인상을 음악으로 완성하기까지, 1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뿐만 아니라 첫 출판과 초연은 더욱 뒤로 밀려나 1865년에야 비로소 이루어졌다.

피사의 캄포 산토에 그려진 프레스코 벽화 〈죽음의 승리〉

ⓒ Buonamico Buffalmacco / 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중세 그레고리오 선율 ‘진노의 날’을 바탕으로 한 패러프레이즈 변주곡

〈토텐탄츠〉의 음악적 재료로 리스트가 선택한 것은 중세 그레고리오 성가 선율인 ‘디에스 이레(Dies irae)’, 즉 ’진노의 날’이었다. ‘진노의 날’은 원래 죽은 이를 위한 진혼 미사, 즉 〈레퀴엠〉 중에 부르는 성가 중 하나로, 최후의 날에 대한 두려움과 이에 대한 구원의 기도를 담고 있다.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의 5악장 ‘마녀들의 밤의 향연과 꿈’에서도 긴 서주 뒤에 인상적으로 등장을 하는 선율이며,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에서도 단편적으로 사용되는 등 낭만시대의 여러 작곡가들이 죽음을 표현하기 위해 즐겨 인용했던 선율이 ‘진노의 날’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리스트의 〈토텐탄츠〉만큼 이 선율을 작품 전체에 걸쳐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한 예도 드물다. 피아노의 불협화음으로 음악이 시작되면, 저음의 금관 악기들이 강렬하게 ‘진노의 날’ 주제 선율을 제시한다.

그레고리오 성가 ‘진노의 날’

ⓒ Eumaksekye | CC BY-SA 3.0

이후 테마는 다양한 방식으로 패러프레이즈 변주된다. 괴이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하고, 공포감을 자아내기도 했다가 승리의 선율로 그 모습을 바꾸기도 하며, 때로는 명상적이고 초월적인 상태로까지 듣는 이를 이끌고 간다.

리스트 〈토텐탄츠〉의 시작 부분

ⓒ Eumaksekye | CC BY-SA 3.0

 

글: 양인용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이론전공 학사 및 가톨릭대학교 음악과 교회음악전공 석사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서양음악학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서울예술고등학교에 출강 중이며 KBS 1FM..펼쳐보기

출처

클래식 백과 | 이보경 외 전체항목

클래식 음악의 개요는 물론, 작곡가와 음악에 담긴 이야기들까지 세세하게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