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곡 [suite, ― 曲]음악브리태니커
각기 다른 성격을 가졌으나 보통 조가 같고 그 자체로 완결된 기악 악장들을 모은 형태.
17~18세기에 가장 발전했으며 그 당시에는 주로 춤곡 악장들로 이루어졌으나 19~20세기에 와서는 소나타보다 작은 형식의 기악 모음곡을 가리켰으며, 조르주 비제의 〈아를의 여인 L'Arlésienne〉(1872)과 같은 연주 부수음악이나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Nutcracker〉(1892)과 같은 발레음악 등이 여기에 포함되었다.
춤곡 악장이 모인 모음곡은 원래 14~16세기에 파반과 가야르드, 바스 당스와 살타렐로와 같이 짝으로 이루어진 춤곡에서 비롯되었고, 짝을 이룬 두 춤곡은 흔히 같은 주제를 다른 박자와 템포로 처리했다(→ 색인 : 무용). 16~17세기 독일 작곡가들은 흔히 3~4개의 춤곡들을 전체가 음악적으로 통일성을 갖추도록 배열했고, 요한 헤르만 샤인의 〈음악의 향연 Banchetto musicale〉(1617 출판)은 5개의 비올을 위한 5개의 춤곡들을 여러 개 모은 모음집이며 초기의 예이다.
프랑스에서는 류트나 건반악기를 위한 모음곡이 많이 출판되었는데 이것들은 대부분 같은 조(調)로 된 춤곡들을 17~18개 정도 모아 엮은 것이었다. 프랑스 작곡가들은 춤곡을 점차 우아하고 세련된 곡으로 변형시키기 시작해 마침내 춤곡들은 각각의 고유한 음악적 특성을 갖추게 되었다. 이들은 대개 춤곡에 환상적이거나 묘사적인 제목을 붙였는데, 예를 들어 프랑수아 쿠프랭은 첫번째 하프시코드 모음집인 오르드르 1권(쿠프랭은 4권으로 된 자신의 하프시코드 모음집을 오르드르라 불렀음) 중 알망드 악장을 '존엄한 것'(L'Auguste)이라 칭했다. 또한 프랑스의 작곡가들은 4개의 악장에 각기 다른 춤곡 유형들을 덧붙였다. 원래 18세기초에 춤곡 모음은 알망드 (allemande)-쿠랑트 (courante)-사라반다 (zarabanda)-지그 (gigue)의 순서로 되어 있었고, 이러한 기본 순서는 요한 야코프 프로베르거가 당시 독일에 흔히 쓰이던 알망드-쿠랑트-사라반다의 순서에서 쿠랑트의 앞 혹은 뒤에 지그 악장을 포함시키기 시작한 뒤부터 17세기말 독일에서 확립된 것이었다. 프로베르거의 악보 출판자들은 후일 이러한 순서를 재배열하여 알망드-쿠랑트-사라반다-지그의 표준 배열순서를 확립했다.
18세기 중반에 이르면 이러한 표준 배열과 더불어 가보트(gavotte)·부레(bourrée)·미뉴에트(minuet), 때로 에어(air : 서정적 악장으로 춤곡에서 유래하지 않음) 등과 같은 악장들이 부가되었고, 또한 모음곡의 맨 앞에는 흔히 전주곡·서곡·환상곡·교향곡과 같이 다양한 이름의 도입악장이 추가되었다. 이러한 부가악장들을 특별히 갈란테리엔이라고 불렀다. 이것은 원래 18세기 건반악기를 위한 춤곡·변주곡 등의 가벼운 소품을 지칭했지만, 또한 모음곡의 부가악장들이 원래의 악장들보다 가벼운 성격으로 되어 있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기도 했다. 4개 악장의 배열에 부가악장들이 추가된 예로는 J. S. 바흐의 〈영국 모음곡 English Suites〉·〈프랑스 모음곡 French Suites〉·〈파르티타 Partitas〉 등을 들 수 있다.
프랑스와 독일 이외의 나라에서는 춤곡 모음곡의 종류와 배열순서가 상대적으로 덜 표준화되었다. 이탈리아의 모음곡은 대개 실내합주나 관현악곡으로 만들었고, 이러한 모음곡을 보통 '소나타 다 카메라 '(실내 소나타)라고 불렀다. 17세기말에서 18세기초 독일에서는 또다른 종류의 모음곡이 발전했다. 이 모음곡은 프랑스 작곡가 장 바티스트 륄리의 오페라 및 발레곡에서 가져온 프랑스식 서곡을 맨 앞에 붙였으며, 나머지 춤곡들은 기존의 것에서 가져온 것이지만 이전의 전통적인 4개의 춤곡보다 근대적이고 추상화·세련화됨으로써 원래 갖고 있던 춤곡의 성격에서 크게 벗어난 것들이었다. 이러한 종류의 모음곡은 맨 앞에 프랑스 서곡이 붙었기 때문에 흔히 우베르튀르(ouverture)라고 불렸는데 게오르크 무파트의 〈Florilegia〉(1695, 1698)와 J. S. 바흐의 관현악을 위한 4개의 〈관현악 모음곡〉등이 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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