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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제 린저

Bawoo 2015. 3. 24. 22:03

 

루이제 린저

 

 

루이제 린저(Luise Rinser, 1911년 4월 30일 ~ 2002년 3월 17일)는 독일의 여류 작가이다. 장편소설, 수필집, 기행문, 일기, 대담록 등을 비롯하여 많은 작품을 내놓았는데, 전후 독일의 가장 뛰어난 산문작가로 평가받는다. 1972년부터 1975년까지 소련, 미국, 스페인, 인도, 인도네시아 그리고 대한민국을 여행한 바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여러 차례 방문했다. 윤이상과의 대담록 《상처받은 용》, 북한 방문 후 쓴 《북한기행》등 한국 관련 저서도 많이 집필했다.

1911년 4월 30일 독일 바이에른 주 피츨링에서 태어났다.

저서

  • 《파문 (Die glä sernen Ringe)》또는 《유리반지》
  • 《완전한 기쁨》
  • 《옥중기 Gefängnistagesbuch》(1946년)
  • 《얀 로벨 Jan Lobel aus Warschau》(1948년)
  • 《생의 한가운데(Mitte des Lebens)》(1950년)생의 한 가운데 - 개정 - 루이제 린저(강두식)
  • 루이제 린저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독일의 여류 작가이다.한국에도 한두번 방문했었기에 그녀의 이름은 문학인들이 익히 알고 있다.1911년에 태어나 2002년에 생을 마감했으니까 우리나이로 91세까지 장수한 작가이다.보통 여류작가의 소설 작품은 사건의 전개와 극적인 반전이 별로 없어서 조금 재미를 덜하게 되는데 루이제 린저의 작품도 여기에서 제외되진 않는다.그녀의 대표작이기도한 "생의 한 가운데" 역시 특이하게 내세운 주인공보다 오히려 의식의 흐름과 주인공의 내면 성격묘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한꺼번에 읽기에는 조금 부담이 되는 작품이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 수록 그 잔잔한 재미와 주인공들의 인간적인 성숙에 매료가 되어서 책을 놓더라도 다시 집어들게하는 힘이 실려있다.

     

     1930년대에서부터 40년대, 즉 2차세계 대전이 끝나면서 마무리 되는 이 소설은 독일 국민이면 누구나 한번쯤 연관된 나치주의와 반 나치주의의 이데오르기 대결같은 것이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점이 소설의 특징이다다.

    내용은 매우 단순하다.연상의 슈타인 박사, 그는 정신과 의사이기도 하다.그리고 화자(話者)인 나는 주인공의 언니이다.편지속의 많은 지면을 할애받아 등장하는 나의 동생 니나는 자유주의자이면서 인생을 사랑하고 그 인생이 반드시 자신에게 뭔가 해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는 신여성이다. 누구에게 속박을 받지 않으면서 결혼이란 상대에게 구속이 되는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슈타인 박사는 아내가 이혼을 하면서 아이들마저 데려가 혼자 사는 중노인인데 그에게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니나이외에는 없다는 생각에서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녀의 자존심을 해치는 것이 두려워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그러나 그는 그 시대에 누구보다 자신의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모범적인 사람이다.그는 틈틈이 니나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적은 편지를 썼는데 이 편지와 니나의 답장, 그리고 나의 중간적인 생각 등이 얽혀져 삶의 한가운데로 침전(沈澱)이 된다.

     

    니나는 슈타인 박사의 구혼 요청을 거절하고 흔히 볼 수 있는 머리가 텅빈 얼굴과 체격만 좋은 젊은이, 패시 할이란 남자와 결혼을 한다. 그리고 얼마 못가 그와 이혼하고 또다른 결혼,그녀는 틈틈이 반전 운동에 가담을 하고 그녀의 전남편 패시 할이 형무소에서 사형선고를 받기전에 독약을 슈타인박사에게서 구해 스스로 자살하게 만든다.그후 니나는 정치범으로 나치정부에 검거돼 16년의 형을 받지만 종전과함께 석방이 된다.이동안에 있었던 편지의 내용들이다.물론 그 편지들은 작가인 린저가 모두 썼지만 슈타인 박사의 심경을 여성이 그려내는데 무척 섬세하면서도 빈틈이 없었다.

     

    니나는 우리 한국적인 인물로 말하자면 화가 나혜석이나 속세를 훌훌 떠나 절로 들어간 김일엽스님, 또는 전혜린과 같은 성품의 여인이랄까.아니면 린저 자신인지도 모른다.사랑을 하고 싶지만 그것이 갖는 속박에 겁을 먹고 오히려 엉뚱한 사람과 결혼해서 불행을 초래하는 어찌보면 똑똑한 바보같은 여자 주인공을 보면서 진정한 자아(自我), 진정한 자유란 어느 것인가 하는 생각에 머리속이 혼란해 진다.

     

    흔히 읽기 힘든 소설의 경우,모노로그 소설이라든가 의식의 흐름같은 류의 소설을 들 수가 있는데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월리암 포크너의 음향과 분노,그리고 한국의 이상(李箱)의 난해한 시, 정영숙 작가의 "황진이 돌아오다"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같은 소설과 시가 그것이다. 의식의 흐름이란 생각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하루 동안에 생각한 것을 한권이 넘는 책에 담을 수 있다. 생각이란 과거 현재 미래와 연결이 되어있고 이 생각은 수 많은 꼬리와 좌우 대칭이 되는 시간의 개념을 초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는 하루 동안에 생각한 것이고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이틀동안에 걸친 방대한 생각의 집약이다.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丘甫)씨의 하루"는 1930년대 어느날 하루동안에 일어난 일을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뛰어넘어서 주인공의 입장에서 넘나드는 내용들이다.최근 출간이 된 주영숙의 "황진이 돌아오다"는 황진이라는 다소 전설적인 황진이란 인물을 그려냄에 있어서 그녀의 전생(前生)일 수도 있는 수로(水路)부인을 작품에 끌어들여서 황진이의 현재 인과성(因果性)을 접목시키려는 시도 같은 것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것,신라 33대 성덕왕(聖德王) 때 순정공(純貞公)이란 이가 강릉(江陵)(당시는 명주) 태수로 부임하기 위하여 일행을 거느리고 동해의 바닷길을 가고 있었다. 도중에 때가 되어 바닷가에서 점심을 먹었다.이때 그의 부인이 절벽에 피어있는 꽃을 갖고 싶어 하는 것을 본 노인이 절벽을 올라가 꽃을 꺾어 바쳤다는 삼국유사(三國遺事)속의 일화인 헌화가(獻花歌)를 연결해서 수로부인과 노인 그리고 순정공을 한 캡으로 엮어 황진이의 영혼과 연결 시킨 난정 정영숙 작가의 필력(筆力), 이 역시 의식의 흐름같은 것이 아닐까.린저의 생의 한 가운데서는 의식의 흐름을 원용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고 읽으면서 생각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한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환자였던 20살 어린 여자에게 빠져든 후 17년간 고뇌하면서 관찰한다. 그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여자는 그런 남자를 경멸하고 다른 남자와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한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불행의 연속이다. 또 다른 남자의 아이 임신, 다시 결혼한 남자에게 갔지만 파혼을 거부당하고 제2의 임신을 한다. 낙태실패, 자살시도....

     

    루이제 린저의 『삶의 한가운데』는 자유를 추구하는 여자 니나와 관념적인 남자 슈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사랑, 결혼, 일의 문제를 조망한 소설이다. 원제는 『Mitte Des Lebens』, 1950년 독일에서 출간된 후 20여개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여개의 출판사본으로 세계문학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전후(戰後) 독일에서 허무주의가 팽배할 때 기존의 권위에 도전하는 니나라는 여성은 당시 많은 젊은이들을 매료시켰다.

     

    이 소설에 나오는 니나는 지적이지만 사랑과 결혼에 대해서만큼은 충족된 삶을 살지 못했다. 관능적인 남편은 영혼을 만족시켜주지 못했고, 지적수준이 비슷했던 슈타인은 관념으로만 그쳤기에 그녀에게 사랑은 실체가 없는 신기루에 불과했다. 지적이고 영혼을 추구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우유부단한 양심가형으로 추진력이 부족한 것이 흠이다. 17년간 끊임없이 일기와 편지로 회의, 비판, 관찰, 분석만 하는 슈타인이 꼭 그런 형이다.

     

    사랑은 비도덕적이어서는 안되지만, 도덕적인 모범생 스타일을 추구하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너무 생각이 많고 고뇌하는 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이런 부조화의 삶에서는 절망, 굴욕감, 끊임없는 자기모독 이외에는 아무 것도 나오지 않으니 이 얼마나 비생산적인가. 니나는 결혼에서 얻은 무서운 고독과 절망의 체험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것이 그녀에게는 새로운 삶의 활력소였다. 

    “사랑에 빠지기는 쉽다. 사랑에 빠져 있기도 쉽다. 인간은 원래 외로운 존재이므로. 하지만 한 사람 곁에 머물면서 그로부터 한결같은 사랑을 받기란 결코 쉽지 않다.” <안나 루이스 스트롱>  

    사랑에 관한 명언 중 이 말이 가장 가슴에 와닿는다. 슈타인은 사랑에 빠졌지만 니나의 사랑을 받진 못했다. 니나 역시 슈타인의 행동을 기다렸지만 슈타인은 결국 단념했다.

     

    루이제 린저는 니나라는 여성을 통해 사랑과 결혼을 매우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지만 사랑은 항상 현재진행형이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닐 것이다. 사랑은 잡을 수 없는 신기루와도 같은 것이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 그래서 죽을 때까지 현재 진행형으로 사랑을 해야 한다. 사랑은 행동하는 뜨거운 가슴, 더욱이 지적 탐구의 대상으로 전락시켜서는 더더욱 안될 일이다.

     

    루이제 린저의 『삶의 한가운데』는 결혼, 사랑, 일 등의 문제에 대해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는 작품으로 여기에 나오는 다양한 인물상은 곧 우리 삶의 여러 유형이기도 하다.

    30여년전에 주마간산격으로 읽은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를 다시 읽어보니 작가의 진면목을 느낄수가 있었다. 그동안 발전이 된 번역문학의 산물이기도 하다.정경호 번역군단이 맡아서 번역한 린저의 글은 한층 더 문학적 가치를 높였다는데 이의가 없을 것이다. < 출처: http://cafe.daum.net/peacemtcl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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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니엘라(Daniela)》(1953년)
  • 《완전한 기쁨 Die Vollkommene Freude》(1962)
  • 《토비아스》(1967)
  • 《검은 당나귀 Der Schwarze Esel》(1973)
  • 《상처받은 용 Der verwundete Drache》(1977년)
  • 《미리암》(1983)
  • 《아벨라르의 사랑 Abaelards Liebe》(1991)
  • 《북한기행》(1981)
  • 《운명 kunst des schattenspiels》(1994 Bis 1997)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