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중주 (quartet , 四重奏 )
4개의 악기 또는 인성(人聲)을 위한 악곡 형식.
4명의 연주자 모임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4명의 연주자가 연주하는 4성부곡이면 어느 것이라도 4중주라 할 수 있으나, 이 용어는 주로 1750년경 이후 실내악의 대표적 장르가 된 현악 4중주(바이올린 2개, 비올라, 첼로)를 뜻한다. 그밖에 현악 4중주에서 파생된 피아노 4중주와 플루트 4중주, 오보에 4중주 등이 있는데 대개 현악 3중주에 현악기가 아닌 악기 하나를 결합하여 편성한다. 목관(금관) 4중주와 같이 혼합된 악기 편성도 있고, 4중창(소프라노·알토·테너·베이스)은 특히 오페라·오라토리오·교회음악 등에 많이 쓰인다. 4중창의 유명한 예로는 브람스의 연작 왈츠인 〈사랑의 노래 Liebeslieder〉·〈집시의 노래 Zigeunerlieder〉, 4중주 작품 31·64·92·112 등이다.
현악 4중주의 발전 모습은 현악 4중주 양식을 주요한 실내악 장르로 확립시킨 하이든의 작품에서 잘 드러난다. 그의 초기 현악 4중주에서는 제1바이올린을 독주처럼 연주하고, 비올라는 첼로에 많이 의존하는데 종종 첼로의 선율을 되풀이한다. 후반기의 작품에서는 저음악기의 역할이 늘어나서 제1바이올린과 진보적인 소리의 융합을 이루었다. 작품33에서 하이든은 4개 악기를 골고루 사용하는 현악 4중주의 정형(定型)을 확립하여 현악 4중주를 고전주의 음악의 성숙한 경지에 올려놓았다. 현악 4중주는 특히 소나타 다악장 형식을 따르고 있으며, 형식·발전원리도 소나타와 같다. 하이든의 초기 현악 4중주곡은 5악장이라는 점에서 디베르티멘토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작품17 이후에는 4악장을 표준 악장 수로 확립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장르는 조성(調性) 대비를 원칙으로 하는 소나타 형식의 원리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 현악 4중주의 첫번째 악장은 전형적으로 소나타 형식을 취한다.
모차르트의 4중주곡(그 가운데 6곡을 하이든에게 헌정하고, 3곡을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에게 헌정했음)은 하이든이 확립한 원숙한 형식을 따랐으며, 역으로 하이든의 작품에도 영향을 끼쳤다. 베토벤의 초기 4중주곡은 전형적인 형식을 따랐으나, 〈라주모프스키 Razumovsky〉 현악 4중주에서 곡의 길이와 장르의 범위를 넓혔다. 베토벤의 후기 4중주는 곡의 간결함·심오함·복합성 등으로 동시대인들을 놀라게 했다.
고전주의 음악은 슈베르트·브람스·보로딘 등과 그밖의 낭만주의 작곡가들에게 계승되었다. 19세기에는 드보르자크의 4중주에서 볼 수 있듯이 고전주의 4중주의 친숙한 기법에서 벗어나 더욱 관현악적인 색채 구성을 취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4중주는 낭만주의의 표제음악적 경향에 거의 영향받지 않았는데, 스메타나의 4중주 〈나의 생애로부터 Zmého života〉가 드물게 볼 수 있는 좋은 예이다. 양식적으로 4중주는 변화무쌍한 20세기 음악에 아주 적합한 양식이다. 드뷔시와 라벨의 인상주의는 이 작곡가들의 4중주곡의 색채적 화성과 짜임새에서 잘 드러나며, 그밖에도 4중주 양식은 바르토크의 추진력있는 힘찬 리듬, 에른스트 블로흐의 4분음 실험, 다리우스 미요의 다조성(多調性 polytonality)에도 적합했고, 쇤베르크와 그의 추종자들의 무조성(atonality), 12음기법에도 효과적인 양식이다. <브리태니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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