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
송어(Trout)
2013 김정원과 친구들 (2013.04.16) MBC TV예술무대
소프라노 도희선-연세대학교 성악과
Piano 박성희-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
바이올린: 이작 펄만
피아노:다니엘 바렌보임
첼로:자크린 뒤 프레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독일 만하임 국립 움악 대학 콘스트홀 전악장 비올라 조 재응
피아노버젼(주제와 변주)
‘송어’는 오스트리아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1828년)의 대표작이다. 1817년 슈베르트는 낭만주의 시인인 크리스티안 슈바르트(Christian Schubart)의 시(詩)에 곡을 붙여 아름다운 가곡을 만들었다. 당시 스무 살이던 청춘의 슈베르트의 감성이 반짝거리는 이 곡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거울같이 맑은 강물에 송어가 뛰노네, 나그네 길 멈추고 언덕에 앉아서 그 송어를 바라보고, 젊은 어부 한사람 낚싯대로 송어를 낚으려 하나 물이 너무 맑아 송어는 떠오르지 않고, 답답해진 낚시꾼이 물을 휘저어 흙탕물을 일으키자 떠오른 송어를 신이 나서 낚아 올리고 그 모습을 재미있게 나그네가 바라본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전문 연주자들조차 이 곡의 제목을 ‘숭어’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오스트리아는 잘 알다시피 내륙지방이다. 가사에서도 ‘강물에 뛰놀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분명 그 강물 속의 고기는 민물고기임이 틀림없을 터. 영어 제목은 ‘Trout’, 독일어 제목은 ‘Forelle’임을 봐도 송어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숭어’라는 제목으로 잘못 알려진 데에는 우리 교과서뿐 아니라 대다수의 서적과 음반 등에서 그렇게 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방 후 서양 문화에 대한 소개가 대개 일본 서적을 번역해 이뤄진 탓에 생긴 오류라 하겠다. ‘송어’가 ‘숭어’로 돌변한 것은 민물고기보다는 바닷고기가 친숙했던 섬나라 일본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이 ‘송어’를 당대의 명바리톤 가수 요한 포글이 ‘슈베르티아데(슈베르트의 밤-슈베르트를 돕기 위한 모임)’에서 초연했다. 포글은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비롯해 슈베르트의 많은 가곡을 소개하며 그의 뛰어난 재능을 널리 알린 가수다. 슈베르트보다 30살이나 많은 선배였지만 음악적으로는 ‘절친’이었다. 그를 위해 슈베르트 역시 많은 가곡을 작곡해줬다.
슈베르트는 포글과 함께 2년 뒤 북부 오스트리아의 슈타일과 린츠 지역으로 연주와 피서를 겸한 여행을 떠났다. 이곳에서 그는 질베스터 파움가르트너라는 광산업자를 만나 후한 대접을 받게 된다. 파움가르트너는 가곡 ‘송어’를 좋아해 슈베르트에게 이 주제를 넣은 실내악곡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관악기와 첼로 연주자이기도 했던 파움가르트너는 이왕이면 자신도 연주에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런 그의 요청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피아노 5중주 ‘송어’다.
가곡이든 피아노 5중주든 ‘송어’는 더할 수 없이 아름다운 걸작이다. 독일 예술 가곡의 특징인 아름다운 시로 이뤄진 풍부한 표현력과 유려한 선율, 지극히 낭만적이면서 유쾌한 정서의 흐름 등이 ‘역시 슈베르트’라는 감탄을 자아낸다. 가곡 ‘송어’의 주제 선율 외에도 피아노를 통한 송어의 쾌활한 움직임, 낚시꾼의 등장, 송어를 잡기 위해 물을 흐리는 낚시꾼의 익살스러운 심리적 묘사가 슈베르트만이 가능한 탁월함으로 다가온다. [최영옥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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