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질
조혜영
늦가을 콩밭에서
어머니 거둬 들인 콩나락
키질을 하는데
킬킬킬
흰콩이 볶아대듯 달아난다
성한 놈은 성한 놈끼리
깨진 놈은 깨진 놈끼리
못난 놈은 못난 놈끼리
혼돈 속에서 한데 뭉치다
알맹이는 키 안에서 웅크리는데
무지랭이 앞다투어 경계를 넘는다
<인천 지하철 부평삼거리 역 스크린 도어에 쓰여 있는 걸 베끼다>
조혜영: 1965년 충남 서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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