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이번 주는 한파가 예상되니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이맘때면 신문 방송에서 심심찮게 접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옷깃을 여미다’와 추위는 별 관련이 없다. ‘여미다’는 ‘옷깃 따위를 바로 합쳐 단정하게 하다’라는 뜻이다. 즉 흐트러진 차림을 반듯하게 매무시할 때 쓰는 말이다. 추울 때는 옷깃을 세워야 한다.
언중이 즐겨 쓰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도 재미있다. 옷자락이나 옷소매는 스치기 쉽지만 옷깃은 일부러 끌어안기 전에는 스칠 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누구도 이 말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다. 굳어진 말은 ‘상징성’을 갖게 되면서 논리를 넘어선다고나 할까.
‘소맷깃’도 잘못 쓰는 낱말 중 하나다. 많은 이들이 옷깃에 이끌려 옷소매에서 손이 나올 수 있게 뚫려 있는 부분을 ‘소맷깃’이라 한다. 소매와 깃이 합쳐지면서 사이시옷이 들어간 꼴이니 형태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는 ‘깃’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깃은 ‘옷깃’의 준말이고 옷깃은 ‘저고리나 두루마기의 목에 둘러대어 앞에서 여밀 수 있도록 한 부분’이나 ‘양복 윗옷의 목둘레에 길게 덧붙여 있는 부분’을 가리킨다. 즉 옷깃은 윗옷에만 있지 소매 쪽에는 없다. 바른 낱말은 ‘소맷귀’다. ‘소매’와 두루마기(또는 저고리)의 섶 끝부분을 뜻하는 ‘귀’가 합쳐진 말이다. [출처;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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