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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장편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 한승원

Bawoo 2016. 2. 3. 21:38

아제아제 바라아제-한승원(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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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의 장편소설 "아제아제바라아제"
깨달음의 길을 열어 가는 것이 참 수행자의 본분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소설의 배경을 고즈넉한 산사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땀내음 물씬 나는 저자거리에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누구라도 접할수있다.

 

연꽃이 진흙 속에 피어나듯 깨달음이란 것도 질퍽질퍽한 삶의 현장에 있다는 작가의 가르침은 설득력을 지닌다.

그립고 애달아 보기만 해도 부둥켜안고 보듬는가 하면,

밉고 싫어 보기만 해도 얼굴 붉히고 삿대질하기도 하는 게

인간사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 사람들 사이에서 성찰하고 실천하는 것이

참수행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나즈막한 음성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

작가는 “나는 지금도 이 소설의 주인공들과 함께 살고 있다.

나와 그들이 살아온 시간과 공간은

이승의 삶과 죽음 저쪽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는

또 하나의 삶이 걸림없이 넘나드는 자유와 사랑의 공화국”이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털어놓는다.

 

<줄거리>

세속에서의 삶과 승려로서의 구도 사이에서 방황하는 한 비구니 스님의 탈속과 환속 등 파란많은 인생항로를 통해 종교적 구원의 문제를 짚어낸 화제작. 

 

 삭발하고 비구니스님이 된 순녀는 수도하던 중 자살을 기도한 남자를 구해준 후 그로부터 반려자가 되어주기를 끈질기게 요구받는다. 그녀는 혼자만의 깨달음보다는 중생구제를 위해 헌신하기로 작정하지만 그 남자는 결국 탄광매몰로 숨지게 된다. 이후 순녀는 낙도의 병원에서 간호사 생활을 하거나 병원 환자운송차량의 홀아비 운전사와 그 아들을 위해 헌신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남자마저 숨지게 되자 삶의 허무를 느끼고 다시 입산하게 되지만 결국 자기가 빛을 던져주며 살아갈 자리는 속세임을 깨닫고 환속, [진흙 속에서 연꽃을 피워내기 위한 길]을 걸어간다. 그러나 그녀를 다시 한 번 시험하는 것은 불치의 병이다.

 

 

 작가의 편지 [아제아제바라아제]의 주인공 순녀에게                             <한승원>

 

 순녀 당신과 인연을 맺은 것은 15년전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한 여자중학교에서 저한테 배웠다는 제자 한 사람이 전화를 걸어 만나 뵙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곧 수줍음을 잘 타고 깜찍하게 글을 쓰는 소녀의 얼굴 하나를 떠올렸습니다. 그는 오래 전에 머리를 깎고 비구니 스님이 되었다는 말도.


 약속 장소에서 저를 맞은 것은 비구니 스님이 아니고 여느 평범한 삼십대 초반의 아낙이어서 저는 "아니 너 입산했다던데..."하고 물었습니다. 웃기만 하던 제자는 소주를 곁들여 점심만 대접하고 나서 자기 살아온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승려 생활을 하다가 한 남자를 구제하기 위해 파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 그 남자에게 달린 피붙이들을 위해 헌신한 이야기, 아직도 그 남자와의 인연 때문에 데려다 키우고 있는 장애아 하나를 돌보며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


 그 삶이 작가인 저의 삶보다 훨씬 고귀하다 싶었고 저는 그녀에게 그 이야기를 소설로 쓰라고 권했습니다. 그 제자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그것이 소설로 쓸 가치가 있을 같아요 ? 그렇다면 자료 얼마든지 제공해 줄 테니까 선생님이 쓰셔요."


 이때부터 저는 새롭고 불교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반야바라밀다심경, 화엄경, 법화경, 조론, 유마경, 능엄경, 무문관, 벽암록, 임제록, 법구경 그 밖의 여러 경전 해설서들을 구해 읽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아제아제바라아제]를 그때 창간된 [불교사상]지에다 연재를 했고 삼년쯤 뒤에 책으로 펴냈습니다. 그 책을 읽은 임권택 감독이 찾아 왔고 저보고 시나리오까지를 써 달라고 했습니다. 임감독의 그 동명의 영화는 모스코바 영화제에 참가했고 순녀 당신 역을 맡은 한 여배우는 큰 상 하나가 돌아갔습니다. 저는 지금도 순녀 당신의 삶을 우러러보곤 합니다.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못살고 못 먹고 못 입은 채 박해받는 중생들과 아픈 삶을 함께 한다는 당신의 생각.


 작가가 작품을 쓴다는 것은 현재의 삶보다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는 행위입니다. 작가는 한 작품 한 작품을 쓸 때마다 자기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참삶을 사는 인물을 창조합니다.


 손녀 당신의 십대와 이십대의 이야기(1부)와 삼십대의 삶(2부)에 대한 이야기를 쓴지 7년이 지난 이 해 들어 저는 제3부 중년이 된 순녀 당신의 득도와 병듦과 죽음에 임하는 이야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순녀 당신의 아픈 무소유의 삶을 통해 저는 감히 해탈과 해인(海印)과 깨달음의 환희심을 경험하고 싶습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뜻은?

<본문>

故說 般若波羅密多呪 卽說呪曰 揭諦揭諦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詞

(고설 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아제아제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보제사바하)

 

<해석>

그런연고로 반야바라밀다주를 설하노라하고 呪를 설하여 가로되

아제아제바라아제보제사바하.

 

<해설>

최후의 주문을 비장진언분이라하는데

이 진언분은 여러 가지 뜻을 함축하고 있으므로

그 심오한, 본래 갖추어 있는 의의를 상실할까하여

예로부터 번역하지 않고 지성으로 독송만하였다.

그러나 근래에는 해석하고 있음을 소개하면

반야바라밀다는 대지혜(大智慧).도피안(到彼岸)이라고 번역하였거니와

지덕이 충만한 열반피안에로 건너가려면 전도망상인 일체번뇌가 다 소멸하고

제법개공의 진리를 통찰하여 대각피안에로 건너가는

요의를 주(呪)로 즉설한 것이니

 

『아제아제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보제사바하』라고한 이 주문은

관자재보살이 대자대비로 구고구난할 자비원(慈悲願)을말한 진언인데

그 요지는 아제는 간다는 뜻이며 제도의 뜻인데

중생의 미계(迷界)차안에서 佛의 오계(悟界)피안에로 간다는 뜻이요

도달의 뜻이다.

관자재보살은

이미 대각피안에 도달하였거니와 일체중생을 위하여 설한 것이니

아제아제바라아제는 가자가자 저 언덕에로 어서가자라고 권하는 말이니

아제는 관음자신이 스스로 자신을 제도했음을 의미한 것이며

다음 아제는 남을 제도함을 의미한 것이며

바라아제는 저 언덕에로 가자는 뜻이요

바라승아제는 여럿이 다같이 저언덕에로 가자는 뜻이며

보제사바하는 대각을 속히 성취하자는 뜻이니

 

이것을 연속해서 읽어보면 『가자 가자 저 언덕에, 다 같이 언덕을 건너가

대각을 속히 성취하도록』이라

이러한 대각피안의 안주처 무위적멸의 이상경을 열어보여준

불가사의한 대신주,대명주,무상주,무등등주이다.

 

그러므로 이 반야심경은 불법대해에 들어가는 관문이요 6백부반야의 골수법문인 것이다. 출애굽의 그리스어말은

엑소도스인데 엑소(from)와 도스(way)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그 동안 살아왔던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길로 나아간다는 뜻이죠. 
즉, 과거의 삶의 양식과 인생관을 버리고 
새로운 삶의 양식과 인생관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기에, 
하느님께 도달하는 과정은 영혼에 무엇을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영혼에 묻은 그 무엇을 털어 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고려시대 나옹선사의 시입니다. 
시대와 공간과 종교를 뛰어넘는 공통된 무엇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 아제 아제 바라아제 (Aje Aje Bara Aje, 1989) 예고편]

 

한승원 [한승원 (소설가)]

한승원(韓勝源, 1939년 10월 13일 ~ )은 대한민국의 소설가이다. 호는 해산(海山), 본관은 청주이다. 장흥 출신이다. 전라남도 장흥에서 8남매 중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에게 명심보감을 배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