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쏭바강(전2권)저자 박영한 | 이가서 | 2006.9.1. 최초 출판: 1978.6.1.
베트남전에 참가한 한국군 부대 가운데 비둘기부대, 청룡부대, 맹호부대에 이어 마지막으로 1966년에 파병된 백마부대의 소총수인 황일천 병장이 베트남에서 겪는 다양한 체험을 다룬 장편소설이다. 대학 재학 중 베트남전에 자원하여 뛰어들었던 작가의 분신인 황일천은 강한 자의식의 소유자로 자신을 반성적으로 성찰하며 자신의 삶과 삶의 태도를 끊임없이 조정하려 노력하는 인물이다. 그가 현실세계를 지배하는 이런저런 불합리하고 폭력적인 힘의 질서에 휩쓸리지 않고 때로는 그것과 거리를 두고 때로는 그것과 맞서 싸우는 것은 이와 관련된 것이다.
자신을 반성적으로 성찰하는 그의 자의식은 다른 한편 그가 속해 있는 현실세계를 깊이 탐구하여 그 실상을 파악하고자 하는 태도를 낳는다. 베트남에서 그가 파악한 현실세계의 실상은 자유 민주주의의 수호 등과 같은 그럴싸한 명분 뒤에는 국가나 개인의 이기적인 욕망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 국가나 군대와 같은 집단을 앞세우는 집단의 논리가 개개인의 권리를 억압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파괴한다는 것 등이다. 그가 검역관에게 뇌물을 주는 관행을 따르지 않고 성병 환자를 격리 수용하는 수용소에 갇힌다든가, 바로 앞에서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적이 아니라 그가 그런 탐구 과정을 통해 인식한 ‘사육자의 털북숭이 거대한 손’이 도사리고 있는 뒤쪽을 향해 총구를 돌린다든가 하는 것은 현실세계의 실상에 대한 그의 환멸 때문이다.
황일천의 전쟁 체험과 나란히 「머나먼 쏭바강」의 서사를 이끄는 또 하나의 중심축은 여주인공 응웬 빅 뚜이와의 사랑이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그들의 사랑은 서로의 처지를 깊이 이해하고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 위에 구축되는 것으로 거짓 명분과 이기적 욕망이 지배하는 현실세계의 실상을 근본 비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 같은 이해와 배려의 마음에 대응하는 것이 이 작품의 전편에 울리고 있는 뚜이의 노래이다. 특히 다음 내용이 그러하다. “강은 깊어라 슬픔도 깊어라(중략) 내 죽어 달님 되리/강물 내력 비추는 달님 되리./강물 속 그리운 얼굴 비추는/달님 되리/평화가 오는 그날까지.”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머나먼 쏭바강 [머나먼 쏭바江]]
[소감] 작품이 처음 나왔을 때 서점에 가서 사서 단숨에 읽을 정도로 빠져 들었던 작품. 이제는 읽었다는 기억뿐이 남아있지 않은 이 작품을 성우들이 낭독해주는 것을 듣는 것으로 다시 읽었다. 소감은 세월 탓인지 감동은 덜 했다. 71년 말 내가 논산훈련소에 입소했을 당시 당시 소장이 훈련소 부조리를 일소해서 깨끗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실제로 돈을 거둬 내무반장을 주는 일은 없었는데 파월장병들 사이에서는 공공연이 있었나보다. 목숨을 내놓고 싸운 군인들이 이런 부조리에 대항 못하고 당하는 것은 납득이 안 가는데 전장이라서 더 그런건가?
오빠가 정규 월맹군 장교 출신인 베트남 처녀와의 못 이루어지는 사랑, 이 와중에 보게 되는 부유한 베트남인들 간의 이념적 갈등 등 해방 후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묘사가 비중이 너무 적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렇다면 내가 쓴다면? 당연히 이만큼 못 쓰겠지. 남의 작품을 보고 평하는 것과 실제로 자기가 쓰는 것과는 또 다르니.^^
[너무 일찍 타계하여 우리 문단에 큰 손실을 안겨준 선배님에게 삼가 묵념을 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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