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모차르트 세레나데 13번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Mozart, Serenade No.13 in G major KV 525 `Eine Kleine Nachtmusik`)
Bawoo2014. 1. 5. 12:32
Mozart, Serenade No.13 'Eine kleine Nachtmusik'
모차르트 세레나데 13번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Bruno Walter, conductor
Orchestre national de France
1956
Bruno Walter conducts Mozart's 'Eine Kleine Nachtmusik'
언제 어디서나 들려오는 인기 최상의 곡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13번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는 그의 작품뿐 아니라, 모든 클래식 음악 작품 가운데에서도 인기 면에서는 늘 최상을 달리는 유명한 곡이다. 오스트리아의 빈이나 잘츠부르크를 여행하면 바람에 묻어와 얼굴에 닿듯 언제 어디서나 들려오는 곡이기도 하다. 또한 TV와 같은 대중매체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으며, 그 우아하면서도 아름답고 경쾌한 스타일이 대중적으로 강하게 어필하는 곡이기도 하다. 1악장의 그 유명한 선율은 한번 들으면 누구나 기억하게 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곡은 1787년 8월 10일, 모차르트가 오페라 <돈 조반니> 2막을 작곡할 무렵에 탄생했다. 명칭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는 작은 밤의 음악, 한자로는 소야곡(小夜曲)이라고 불린다. 이 말은 세레나데를 칭하는 독일어이다. 실질적인 명칭은 세레나데 13번이다. 모차르트 사후에 출판된 초판에서도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라는 독일어 표제를 쓰지 않고 ‘세레나데’라고만 표기되어 있다. 이 곡은 다른 세레나데들과는 달리 현악 5부(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로 구성된 차이점 때문에 ‘현악 세레나데’라고도 불린다.
세레나데 장르에는 원칙이 있다. 본래 세레나데는 사랑하는 연인이 있는 창가를 향해 부르는 밤의 연가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위가 높은 사람을 축하하거나, 그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기 위해 작곡한 대규모의 극적 성악곡 혹은 기악곡을 세레나데라고도 한다. 세레나데는 귀족들의 연회에 사용되기도 했다. 이런 형식의 세레나데는 개인적 목적 이외에 연주회용인 본격 작품으로 연주되었다.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같은 기악적 세레나데는 귀족들의 행사나 파티에 사용되곤 했다.
기악곡으로서의 ‘오케스트라 세레나데’는 3악장에서 10악장에 이를 만큼 악장 수가 일정치 않다. 첫 악장, 느린 악장, 마지막 악장처럼 교향곡의 일부를 연상시키는 악장을 틀로 하여 복수의 협주곡 악장을 포함하기도 하며, 여러 미뉴에트 악장을 포함하기도 한다. 또한 세레나데에는 음이 분명하게 들리도록 하기 위해 단순 유니슨(오케스트라 전체가 같은 음 혹은 같은 멜로디를 연주하는 일), 화성적 악구가 많다. 이런 특징은 명쾌하고 간명한 구조, 선율의 특징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한다.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도 작품 전체가 극히 간결한 서법으로 씌어져 있고, 1악장의 주제가 전체의 구성을 통일하고 있어 일반인들도 쉽게 흥얼거리며 친숙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끊임없이 등장하는 아름다운 선율과 세레나데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개방적이고 활기찬 곡조도 이 작품의 매력을 빛내는 중요한 요소이다. 전 악장을 통해 밝고 우아한 멜로디로 일관하고 있는데, 이러한 간소한 특성 때문에 이 곡을 단조롭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TV나 영화, 길에서 들려오는 토막 선율이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의 진정한 매력을 설명해줄 순 없다. 멋진 음악회나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서 진지하게 감상한다면 단순 명쾌한 모차르트 선율의 진가, 완벽한 합주력이 빚어내는 아름다움, 모차르트의 천진난만한 악상이 지닌 우아함, 궁정풍의 화려한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들 수 있을 것이다.
모차르트의 작품 목록에 따르면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는 작곡 당시에는 세레나데의 원칙대로 5개의 악장(알레그로, 미뉴에트와 트리오, 로만체, 미뉴에트와 트리오, 피날레)으로 구성되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현재 전해져 오는 것은 교향곡과 같은 4악장의 구성이다. 분실된 3악장 부분(미뉴에트와 트리오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는데, 그것이 우연한 소실인지 혹은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생략된 것인지 확실치 않다.
Gewandhaus Quartet performs Mozart's 'Eine Kleine Nachtmusik'
Frank-Michael Erben, 1 violin
Conrad Suske, 2 violin
Olaf Hallmann, viola
Jürnjakob Timm, cello
Stefan Adelmann, double bass
2005
1악장: 알레그로
너무나도 유명한 악장이다. 제1주제는 펼침화음으로 이루어진 전반부, 트릴 장식이 인상적인 후반부의 대조적 두 악구로 이루어진다. 전반부는 유니슨으로, 후반부는 제1바이올린의 포르테로 강력하게 제시된다. 아마도 이 선율만큼 대중 친화력이 강한 선율도 클래식 음악 역사에 없을 것이다. 이 유명한 주제는 연속적으로 경과부로 이행한다. 경과부는 조용하고 사랑스러운 악구에 접어들면서 긴장이 완화되다가 곧 상승하는 음형으로 긴장이 높아지고 D장조로 옮겨간다. 제1주제와 대조적인 성격의 제2주제가 제시되고 장난스럽고 유쾌한 주제가 반복된 후 제시부의 마지막에 이어 제1주제의 발전부가 시작된다. 음계적으로 상승하는 악구를 거쳐 재현부로 옮겨지는 소나타 형식을 이루며 끝을 맺는다.
2악장: 로만체. 안단테
‘로만체’란 명칭은 서정성과 우아함을 지닌 분위기의 곡에 붙곤 한다. 유려하게 흐르는 현악 선율이 마치 꿈에 잠긴 듯한 부드러운 뉘앙스를 만들어낸다. A-B-A 3부 형식을 기초로 1악장 제1주제의 펼침화음 동기를 사용한 유려한 주제가 재현된다. 악장의 중간 부분은 전반부와는 대조적이다. 재빠르게 재잘거리며 움직이는 바이올린 군, 웅성거리는 듯한 불안한 선율, 현악기 군의 아기자기한 음악적 대화가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후 조옮김이 되풀이되다가 점점 긴장감이 높아지며 맨 처음의 우아한 주제를 사용한 코다에 의해 조용히 끝을 맺는다.
3악장: 미뉴에트. 알레그레토
리듬을 명확히 연주하는 강력한 미뉴에트와 노래하는 듯한 선율이 아름답게 흐르는 트리오가 탁월한 대조를 이루는 사랑스런 악장이다. 4개의 악장 중 가장 감미롭고 우아한 곡이다. 미뉴에트는 2부 형식, 트리오는 3부 형식이며 트리오 후에 미뉴에트로 다 카포(da capo)하는 복합 3부 형식이라 할 수 있다.
4악장: 론도. 알레그로
소나타 풍 론도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리드미컬하고 역동적인 템포 등 다양한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악장이다. 론도 주제의 첫 펼침화음 동기는 활기찬 분위기가 1악장의 유명한 선율과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경쾌하고 리드미컬하며 절도 있게 움직이는 리듬감이 춤을 추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 있어 모차르트만의 매력을 십분 맛볼 수 있다. 경과부에서는 떠들썩하고 빠른 템포의 몰아치는 듯한 느낌이 인상적이다. 후반부에 이어 코다로 들어가서는 론도 주제가 모방에 의해 아름답게 펼쳐진다. 그리고 클라이맥스를 멋지게 장식하며 끝을 맺는다.
추천음반
이 무지치(필립스, 1972)는 모던 악기 연주이지만 깨끗하고 템포 설정이 잘 되어 있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감정 과잉도 없고 음질도 좋다. 영화 <아마데우스>의 사운드트랙을 담당했던 네빌 마리너와 세인트 마틴 아카데미 합주단의 세 번째 녹음(필립스, 1985)은 정연하면서도 어깨에 힘을 뺀 여유가 있고 오락적이다. 원전 연주 가운데에는 브루노 바일(지휘)/타펠무지크(소니, 1991)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생동감 넘치며 투명한 음색이 일관되게 파죽지세로 나아간다.
가장 최근 녹음 중 하나인 앤드류 맨즈/잉글리시 콘서트(HMF, 2003)는 이 유명한 작품을 마치 새로 발견된 작품처럼 신선하게 요리하고 있다. 브루노 발터(지휘)/콜롬비아 심포니(소니, 1958) 연주는 구식이지만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우아하고도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발터의 터치가 왜 그가 간과할 수 없는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인가를 여실히 말해 준다. 빈 콘체르트하우스 4중주단에 요제프 헤르만의 더블베이스가 가미된 해석(웨스트민스터, 1954)은 모노럴이지만 빈의 고전적이고 전아한 특질을 가득 머금고 있는 현악기들의 소리가 윤택하게 어우러지고 있다.
글 류태형(음악 칼럼니스트) 월간 <객석> 편집장 역임, 현재 (재)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거장들의 옛 음반과 생생한 공연의 현장이 반복되는 삶이 마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같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