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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모차르트 / 피아노 협주곡 17번 G장조 - Murray Perahia, piano / English Chamber Orchestra

Bawoo 2014. 1. 10. 20:10

 

 

 

 

 

 

 

 

Piano Concerto No.17 in G major

 

모차르트 / 피아노 협주곡 17번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Murray Perahia, piano

English Chamber Orchestra

 

 

 

 

 

 

 


전악장 이어 듣기

 
 
1. Allegro (11:29)
2. Andante (10:33)
3. Allegretto (07:56)
 
 
 

모차르트가 빈 시절에 남긴 피아노 협주곡은 모두 17곡(11번~27번)에 달한다. 그 중 오늘날 널리 각광받고 있는 것은 영화 <아마데우스>에 삽입된 20번 d단조, 영화 <엘비라 마디간>에 삽입된 21번 C장조, 그리고 23번 A장조 등 주로 20번대 전반부의 곡들이다. 반면에 그보다 앞서 나온 10번대의 곡들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 곡들에서 20대 후반의 모차르트가 선보인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와 다채로운 기법, 그리고 음악적 발전을 떠올리면 못내 안타까운 일이라 하겠다.

1781년,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를 떠나 빈으로 이주했다. 신성로마제국의 수도였던 빈은 저명한 ‘음악의 도시’이기도 했는데, 특히 당시로서는 신생 악기였던 피아노(포르테피아노, 클라비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빈에 도착한 모차르트가 잘츠부르크에 있는 아버지 레오폴트에게 보낸 편지에 이런 구절이 있다. “빈은 굉장한 도시예요. 특히 피아노의 도시랍니다. 제 직업으로 보자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이죠!” 어려서부터 건반악기를 장기로 내세웠던 모차르트는 빈에서 피아노를 자신의 주 무기로 삼게 된다. 그 중에서도 피아노 협주곡은 ‘작곡가 겸 연주가’ 모차르트의 존재감을 빈의 청중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모차르트가 빈에서 선보인 피아노 협주곡들은 대부분 그 자신이 직접 연주할 목적으로 작곡되었다. 하지만 일부 예외도 존재하는데, 그 모두가 여류 피아니스트를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즉 14번 E♭장조와 17번 G장조는 제자 바르바라 폰 플로이어를 위해서, 18번 B♭장조는 시각장애인 음악가 마리아 테레지아 폰 파라디스를 위해서 작곡되었던 것이다. 이 가운데 17번 G장조는 모차르트의 10번대 협주곡들 중에서 오늘날 무대에서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작품이다.

바르바라 플로이어를 위한 두 번째 협주곡

모차르트는 1782년 말에서 1783년에 걸친 세 곡(11~13번)에 이어 1784년에는 여섯 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했는데, 그 곡들은 제각기 독특한 개성을 지녔으면서도 한결같이 빈 청중들의 세련된 취향에 부합하는 밝고 평온한 분위기를 담고 있었다. 이전의 다소 조심스러웠던 작품들과 비교하면, 피아노 독주부는 보다 화려해졌고 오케스트라의 역할도 증대되어 두 파트가 한층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게 되었다. 특히 목관악기들의 다채로운 용법이 두드러져 음악의 흐름에 생기와 풍성함을 더했다. 모차르트의 협주곡 중 일부는 유독 여류 피아니스트들을 위해 작곡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피아노 협주곡 17번 G장조는 그 여섯 곡 가운데 네 번째 곡이다. 이 곡은 앞서 말했듯이 바르바라 폰 플로이어(Barbara von Ployer)를 위해서 작곡되었는데, 그녀는 빈 주재 잘츠부르크 궁정연락관의 딸로 모차르트에게 피아노와 작곡을 배운 바 있는 여성이었다. 모차르트는 자신의 제자들 중에서도 특히 재능이 뛰어났던 그녀를 상당히 아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녀를 위해 작곡된 협주곡 두 곡과 지금까지 전해오는 그녀의 작곡 연습장이 그 증거라 하겠다. 아울러 이 곡에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으로서는 드물게 앞 두 악장을 위해서 그가 직접 쓴 카덴차가 남아 있는데, 이는 역시 제자를 위한 그의 배려로 간주할 수 있겠다.

 

메시앙의 찬사, 불후의 안단테

20세기 프랑스의 대 작곡가인 올리비에 메시앙은 이 곡을 가리켜 “모차르트가 쓴 작품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작품의 하나이며, 다양성에서나 강한 대비를 이루는 면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나아가 그는 “중심이 되는 안단테 악장만으로도 충분히 불후의 명작에 속하는 작품”이라는 말로 특히 제2악장을 높이 평가했다. 이 안단테 악장은 서정적이고 명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중간 중간 갑작스레 등장하는 쉼표를 기점으로 이루어지는 극적 전환과 대비 효과의 절묘함이 돋보인다.

그런가 하면 제1악장은 경쾌하고 우미한 리듬감과 유창한 선율미가 돋보이는 알레그로 악장으로, 특히 피아노와 관악기들 사이의 주고받음이 절묘하다. 이와 관련해서 한 가지 흥미로운 영상물이 있는데, 레너드 번스타인이 빈 필을 지휘하며 직접 피아노까지 연주한 영상물에서는 피아니스트(지휘자 자신)의 정면에 목관 주자들을 배치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편 변주곡 형식을 취한 제3악장의 주제는 그의 마지막 오페라 <마술피리>에 나오는 ‘새잡이’ 파파게노의 노래 선율을 연상시킨다. 모차르트는 이 선율을 그 해 봄에 구입한 애완용 찌르레기의 지저귐에 착안해서 썼다고 하는데, 그가 선율을 지어 재미 삼아 찌르레기에게 가르치자 찌르레기가 그보다 더 멋지게 노래했다는 믿기 어려운 일화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여하튼 이 흥미진진한 악장은 부레 혹은 콩트르당스 풍의 아기자기한 주제를 바탕으로 다섯 개의 변주가 다채롭게 펼쳐진 후, 호른의 활기찬 팡파르와 함께 시작되는 프레스토의 멋진 피날레로 막을 내린다.

 

 

 

출처 : 정문규 미술관
글쓴이 : 미술관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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