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감상실 ♣/[Schubert]

Franz Schubert - Fantasie in C major for Piano and Violin D.934

Bawoo 2017. 1. 24. 22:36


Franz Schubert

(1797~1828/오스트리아)


  Fantasie in C majorfor Piano and Violin D 934 

Rudolf Serkin: piano-Adolf Busch: violin-1931

1. Andante molto 2. Allegretto 3. Andantino 4. Allegro 5. Allegretto 6. Presto


1827년 1월 31일, 슈베르트는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았다. 그동안 10여 년 넘게 빈에서 살면서 그는 악보를 팔거나 이따금 들어오는 쥐꼬리만 한 연주 수입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 갔는데, ‘슈베르트 서클’이라고 불리는 지인들의 신세도 많이 져야 했다. 슈베르트의 주위에는 늘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의 천성적인 쾌활함을 좋아했고 천부적인 재능을 부러워했기 때문이다.

초연 때 외면당하고 혹평이 잇따른 작품

생애 마지막 몇 해 동안 슈베르트의 일상생활 패턴은 거의 고정적이었다. 오전에는 오로지 작곡에 전념하고, 오후에는 장시간 걷거나 지인들을 방문하고, 저녁에는 지인들과 술을 마시며 흥겨워했다. 이 묘한 양면성에 대해 그의 한 친구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아침에 한창 작곡에 몰입해 있을 때 그의 눈빛은 빛났고 입에서는 뚱딴지같은 말이 튀어나왔다. 그런데 오후가 되면 그는 영 딴사람이 되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C장조 환상곡’)은 두 악기를 통해 이러한 슈베르트의 양면성을 잘 드러내주는 작품이라 하겠다.

슈베르트는 보헤미아 출신의 피아니스트로 베토벤과도 친분이 있었던 카를 마리아 폰 보클레트를 알게 되었고, 그를 통해 같은 보헤미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슬라비크를 소개받았다. 슬라비크는 쇼팽이 ‘제2의 파가니니’라고까지 극찬했던 당대의 비르투오소였다. 기질도 보헤미안이었고 보헤미아적인 색채와 감성을 좋아했던 슈베르트는 이 두 사람을 위해 바이올린과 피아노 2중주곡을 작곡하기로 마음먹고 완성한 곡이 바로 ‘C장조 환상곡’이다.


--------------------------------------------------------------------------------




슈베르트가 작곡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작품들은 대부분 가정에서 연주하기 위한 곡들이다. 그런데 ‘C장조 환상곡’은 처음부터 대중을 위한 공연을 염두에 둔 작품이다. 슈베르트가 31살로 세상을 떠나던 해인 1828년 2월 7일 빈에서 초연되었는데, 슬라비크와 보클레트 두 명인이 연주했음에도 도중에 나가버리는 청중이 있었고 박수도 없었다. 평론가들의 혹평이 잇따랐다. “상식을 벗어난 긴 작품”이라고 비평한 사람도 있었다. 대중들의 인기를 못 얻어서인지 이 곡은 1850년이 되어서야 출판이 되었다.

7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작품

이 곡을 4개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남긴 슈베르트의 5번째 소나타라고도 하지만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은 거의 드러나지 않으며 슈베르트 자신은 ‘환상곡’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환상곡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매우 자유로운 형태를 취하고 있어서 내용적으로는 연속된 7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쉼 없이 진행되므로 긴 단악장의 느낌을 준다.

그러나 안단테 몰토(섹션1)와 알레그레토(섹션 2)를 파트 1, 주제와 변주곡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안단티노(섹션 3)를 파트 2, 파트1 첫머리 부분의 재현인 안단테 몰토(섹션 4)와 이어지는 알레그로 비바체(섹션 5)와 알레그레토(섹션 6) 및 프레스토(섹션 7)를 파트 3으로 구분하여 전체를 3악장 구성으로 볼 수도 있다.

낭만파 음악의 대가답게 슈베르트의 이 곡은 지극히 아름다운 선율과 서정적이고 따뜻한 느낌으로 전개된다. 7개의 섹션이 마치 사랑하는 남녀가 티격태격하듯이 비이올린과 피아노가 주고받는 연주가 인상적이다. 연주할 때 바이올린과 피아노 두 악기의 소리를 완벽하게 조절해야 하면서도 표면 아래 숨겨져 있는 곡의 정수를 표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주자들에게 상당한 까다로움을 주는 곡이다.

슈베르트가 쓰던 안경


파트1: 안단테 몰토 - 알레그레토

곡은 우선 안단테 몰토로 시작한다. 피아노의 트레몰로를 배경으로 바이올린이 조용히 주제적 동기를 제시하면서 진행되다가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차례로 카덴차를 연주한다. 페르마타가 붙은 E장조의 화음을 연주하며 다음 알레그레토 부분으로 연결된다. 보헤미안적이고 슬라브적인 색채가 짙다. 싱커페이션 리듬의 피아노 반주 위로 바이올린이 달콤하고 가벼운 제1주제를 연주한다.

피아노로 주제가 반복된 후 분위기가 밝아지며 A장조의 제2주제가 피아노로 제시된다. 이윽고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역할을 바꾸어 가며 진행하는데, 피아노의 반음계적인 상승에 따라 제1주제가 암시되고 결국에는 a단조로 제1주제가 재현된다. 페르마타가 붙은 휴지부 후에 제1주제가 바이올린과 피아노에 의해 카논 풍으로 다루어진다. 계속해서 피아노로 제2주제가 C장조로 재현된다. 코다에서 제1주제의 동기를 다루다가 1마디의 페르마타가 붙은 휴지로 종결된다.

파트2: 안단티노

이 환상곡의 백미(白眉)이다. 주제와 변주곡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서정미가 넘치는 주제는 피아노로 연주되다가 바이올린이 이를 받아 이어지는데, 이 선율은 슈베르트가 1822년 뤼케르트의 시에 곡을 붙인 가곡 ‘Sei mir gegrüsst(그대에게 인사를)’에서 따온 것이다. 제1변주에서 주제 선율의 움직임은 피아노가 맡으며 바이올린은 스타카토로 가볍게 움직인다. 제2변주에서는 피아노가 신속히 움직이며 그 속에서 주제를 암시하고 바이올린은 이에 피치카토로 가담한다. 제3변주에서 피아노는 트릴을 즐겨 사용하고 바이올린은 세밀한 음형으로 움직인다. 제4변주는 코다에 해당하며 피아노가 주제를 확실히 재현한다. 이윽고 바이올린의 카덴차 풍 악구가 있고 페르마타가 되어 끝을 맺는다.

파트3: 안단테 몰토 - 알레그로 비바체 - 알레그레토 - 프레스토

곡의 첫 부분과 동일하게 피아노의 트레몰로로 시작한다. 그것을 타고 바이올린이 조용히 연주하기 시작한다. 점차 힘을 더하여 클라이맥스 다다르면 곡은 주부인 알레그로 비바체로 들어간다. 피아노의 행진곡 풍 주제로 시작하여 자유롭게 전개된다. 이 주제는 파트 2의 변주곡 주제와 연관성을 가지면서 A장조로 옮겨 계속해서 전개되고, 이후 알레그레토로 되었다가 프레스토가 되며, 코다에서 힘차게 고조된 후 종결된다.

[환상곡 fantasia(이) fantasy(영) Fantasie(독) fantaisie(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악상이 떠오르는 대로 자유롭게 작곡하는 악곡 형식을 환상곡이라 한다. 16세기 류트 연주자들이 엄격한 대위법이나 리체르카레의 자유로운 변형이라는 의미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다. 그 뒤 다른 기악곡에 적용되어 내용면에서는 즉흥적이고 환상적인 요소를 가지면서 형식면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곡을 의미하는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해설자료 출처:blog.daum.net/spdjcj/2550   라라와복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