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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delssohn - A Midsummer Night's Dream Overture, Op. 21

Bawoo 2017. 12. 3. 23:03

Mendelssohn


펠릭스 멘델스존(1809~1847)

     펠릭스 멘델스존(1809~1847)



 A Midsummer Night's Dream Overture, Op. 21

멘델스존의 서곡 〈한여름밤의 꿈〉은 그가 17세 때 셰익스피어의 희극인 〈한여름밤의 꿈〉을 보고 그 작품에 매료되어 만든 곡이다. 낭만적이고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나타낸 소나타 형식의 곡이다. 이 곡은 현재 멘델스존의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멘델스존의 손꼽히는 작품 중 하나

[전곡]

17세의 멘델스존이 작곡한 서곡 〈한여름밤의 꿈〉은 음악신동으로 불리며 일찍부터 재능을 드러내었던 그의 조숙한 음악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숙모인 도로테아와 결혼한 프리드리히 슐레겔을 통해, 빌헬름 슐레겔이 독일어로 번역한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접하게 된 멘델스존은 그 작품의 마법적인 세계에 단번에 매료되었다. 풍부한 감수성과 상상력으로 자신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느낀 인상을 고스란히 담아 낸 서곡 〈한여름밤의 꿈〉은 지금도 멘델스존의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로 연주되고 있다.

셰익스피어


빌헬름 슐레겔


고전적 형식 속에 담아낸 환상적인 세계

서곡 〈한여름밤의 꿈〉은 환상적인 내러티브와 낭만적인 선율을 제시하면서도 대칭적인 프레이즈와 고전적인 화성진행을 벗어나지 않는 소나타 형식을 취하고 있다. 멘델스존은 고전적인 소나타 형식을 절묘하게 활용하여 인간의 세계와 요정의 세계가 뒤얽힌 셰익스피어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그려내는 노련함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 작품은 오케스트레이션에 대한 멘델스존의 타고난 감각을 보여주는 음악으로 유명하다. 이 작품의 조성을 E장조로 선택한 것 역시 현악기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진행을 감안하여 현악기가 가장 자연스럽게 연주할 수 있는 조성을 택한 것이었다. 가장 독창적인 관현악 서법으로 손꼽히는 오프닝의 스케르초 양식은 ‘요정양식’이라고 불릴 정도로 절묘한 바이올린 선율로 요정의 가벼운 날갯짓을 묘사하고 있다. 멘델스존이 작품에서 보여준 오케스트레이션은 슈만이 “마치 요정들이 직접 연주하는 듯하다”라고 경탄할 만큼 천부적인 감각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서주와 1주제 - 요정의 세계

서곡 〈한여름밤의 꿈〉은 관 성부가 고요하게 4개의 화음을 연주하면서 시작된다. 이 짧은 서주에서 멘델스존은 일반적인 화성진행을 뒤집어 놓은 I-V-iv-I의 화성진행을 제시함으로써 심오한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뒤집힌 화성진행은 이 화음들이 기능적이기보다는 색채적인 효과로 느끼게 하며, 장조와 단조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일상적인 세계와는 다른 질서를 가진 마법적인 세계를 연상하게 한다. 이 짧은 화음진행에서도 멘델스존의 악기 편성은 빛을 발한다. 그는 단순한 화음진행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차 악기편성을 확대하여 결국 10개의 관악기가 4옥타브로 확대된 음향을 제시하도록 하면서 환상적인 느낌을 강조하였다.

서주에 뒤이어 제시되는 1주제는 현성부에서 피아니시모로 가볍고 빠른 스타카토로 제시된다. 재기발랄하고 경쾌하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탁월하게 연출하고 있는 이 주제선율은 e단조로 제시되는 빠른 스타카토 음형이 피아니시모(pp)로 제시되면서 신비로우면서도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이 독특한 스케르초적인 서법은 극의 내러티브와 연관되어 흔히 ‘요정양식’이라고도 불린다.

요정여왕 티타니아

이처럼 몽환적인 서주와 신비로운 1주제로 묘사되는 마법의 세계는 요정왕 오베론과 요정여왕 티타니아가 다스리는 요정들의 세계이다. 멘델스존은 요정의 세계를 묘사한 뒤 곧바로 테세우스와 히폴리테다 다스리는 인간의 세계를 묘사한다.


경과구와 2주제 - 인간세계의 연인들

1주제에 이어지는 경과구에서는 금관의 화려한 팡파르가 제시되면서 왕궁의 위엄을 표현한다. 이 음악은 테세우스가 다스리는 인간세계를 소개한다. 1주제까지의 e단조와 대조되는 E장조의 화려한 포르티시모 선율과 I-V-I의 확고한 화성진행은 일반적인 질서와 법칙이 지배하는 인간의 영역을 효과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인간의 세계로 배경을 바꾼 음악은 서정적인 2주제를 제시하면서 두 쌍의 연인들을 보여준다. 서정적이고 유려한 2주제는 서로 엇갈린 사랑에 빠진 두 쌍의 연인들의 감정을 표현한다. 이 서정적인 2주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냥나팔을 연상시키는 금관 선율로 이어진다. 이 음형은 보텀을 비롯한 마을 장인들의 소박한 모습을 표현하는 동시에 요정왕 오베론의 시동 퍼크의 등장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퍼크


발전부 - 마법의 세계로 들어간 연인들

발전부는 1주제에서 보여준 가볍고 신비로운 스케르초 서법이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으로, 이 부분의 배경이 요정의 세계임을 보여주고 있다. 1주제가 끊임없이 제시되는 가운데 연인들의 2주제와 보텀과 퍼크를 상징하는 사냥나팔 음형이 어우러지면서, 셰익스피어 특유의 뒤얽힌 관계들과 사건의 진행을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다. 발전부의 후반부에서 2주제는 좀 더 명확한 형태로 제시되었다가 피아니시모로 페이드 아웃되고 E장조의 3화음이 이어진다. 마법의 세계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두 쌍의 연인들이 잠들면서 뒤얽힌 사건들이 제자리를 되찾게 됨을 보여준다.


재현부 - 행복한 결말

재현부의 시작은 제시부와 마찬가지로 목관 성부의 화음진행과 1주제의 요정양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뒤이어 연인들의 2주제와 테세우스를 상징하는 경과구 선율이 제시된 후에는 1주제의 요정양식이 자취를 감춘다. 이제 요정들의 개입으로 인해 뒤얽혔던 사건들이 제자리를 찾아 모두가 행복한 결과를 얻게 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명확한 질서를 되찾은 재현부는 E장조 화음을 강조하면서 마무리되는 듯하지만, 곧바로 이어지는 코다는 이러한 결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티타니아
오베론과 티타니아


코다 - 끝없는 환상

코다 부분은 1주제의 요정양식을 다시 제시하면서 다시금 마법의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코다 전체는 이

1주제의 요소들로만 구성되고, 마지막 부분에서만 테세우스를 상징하는 음형을 피아니시모로 등장시킨다.

그러나 이처럼 테세우스의 선율이 느리고 희미하게 제시된 후에 곧바로 오베론을 상징하는 목관의 화음이 다시 등장하여 전체 악곡을 마무리한다. 이 마지막 화음에서 멘델스존은 딸림음을 지속하는 팀파니를 덧붙이면서 끝없이 순환되는 환상의 세계를 암시하고 있다. 이러한 종결에서, 이 작품에 이제까지 묘사한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마법의 세계에서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글- 이은진 /출처-클래식 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