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
이 작품집을 낸 최일남 선생은 1932년생이니까 올해 86 세시다. 주로 언론계에 계시면서 작품활동을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젊은 시절 읽어본 선생의 작품은 토속적이고 구수했던 내용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86세에 또 작품집을 내시다니. 이 연세에 건강하셔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그래서 읽어보고 싶었다. 어떤 내용의 글들은 쓰셨을까 궁금해서.
작품 내용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산문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소재는 역시 살아갈 날이 많이 안 남은 세대들이 공통으로 관심을 갖게 되는 죽음이라든가 지난 날들의 추억담. 그런데 내용보다는 선생의 박식함과 우리말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신 것에 경탄하면서 읽었다. 웬 듣지도 보지도 못한 우리말이 이리 많은지.
한 가지 아쉬운 건 작품집의 글자가 너무 작다는 점이었다. 선생의 작품을 읽어볼 세대는 아무래도 젊은 시절 선생의 작품을 읽어본, 이제는 60대 후반 이후의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들이 주를 이룰 텐데 이에 대한 배려가 전혀 눈에 뜨이질 않았다. 활자가 너무 작아 읽기를 포기할까 생각했을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선생의 연세로 봐선 이게 마지막 작품집이 될 수도 있을 텐데 제작비가 더 들더라도 좀 화려하게(?) 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작품집이 선생의 유작집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책 소개]
반평생 넘게 신문사 ‘납 냄새’를 맡아온 최일남의 소설은 하나같이, 기자이자 작가로서 삶에 대한 균형 감각과 폭넓은 독서 체험에서 온 깊은 인문적 향기, 세상살이에 대한 느긋한 여유와 겸허로 가득하다. 여기에 평생토록 말을 끼고 살아온 숙수(熟手)의 솜씨로 빚은 언어 감각과 비애와 근심을 웅숭깊은 웃음에 얹어내곤 하는 감칠맛 도는 대화가 그의 소설 읽는 맛을 더한다. 이번 책에 묶인 작품들은 더욱이 죽음이 결코 낯설지 않은 노년의 실존과 내면에 초점을 맞추고, “인간과 세상, 풍속과 세태의 못다 한 사정을 챙기고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의 자리를 궁굴리고 에두르는 사유와 저작(詛嚼)으로”(문학평론가 정홍수) 우리 주변을 천천히 돌아보고 있다.
목차
국화 밑에서
메마른 입술 같은
물수제비
밤에 줍는 이야기꽃
아침바람 찬바람에
스노브스노브
말이나 타령이나
64년 동안의 사랑과 문학적 열정_권성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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