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권오단 | 나남 | 2012.8.5.
[소감]
고전소설 '허균의 홍길동전'을 기본 자료로 삼아 쓴 소설. 원전을 읽어보지 않은 탓에 어디까지가 같은 내용인 줄 알 수 없어 홍길동전 해설 자료를검색해보니 내용이 많이 다르다. 출생 내력만 같은 외에는 작가의 창작적 요소가 많은 것 같다. 홍길동도 역사상 실존 인물이라고 하는데 이 작품에도 실존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이야기는 폭군으로 일컬어진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전개되는데 첩의 자식으로 태어나 자식, 형제로 인정 못받는 길동이 여의치 않게 살인을 저지르고 산적이 되면서 점차 세를 키워 전국을 아우르는 대도로 성장하게 되는데 부하 두목들이 학정에 고통받는 백성들을 구원하기 위한 거사를 도모하자는 건의를 고민끝에 받아들여 나라를 뒤엎을 생각을 한다. 이에 후에 중종반정을 일으킨 성희안을 접촉하여 거사를 일으키기로 하고 산채로 돌아가 기다리는데 그의 부하 부목 두 명이 배신한다. 성희안이 홍길동이 토사구팽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물인 것을 알아 미리 제거하기로 한 것이다. 반정은 역사상 실제 인물들이 일으켜 성공하고 그 전에 압송되어 오던 - 자기를 형제, 삼촌 취급을 안 한 이복형과 조카를 살리기 위하여 자수한 결과다-길동은 도술을 부려 잠적한다.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중종-진성대군-을 미리 호위해준 것도 길동으로서 반정을 일으킨 공신 특히 박원종에 대한 중국고사를 예를 들어 경계하는 말이 신랄하다.
구성상으로는 치밀하지 못한 느낌을 받았지만-너무 쉽게 이야기가 진행된다-원전이 그러할 터인 것으로 이해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으면서 작가가 세상을 보는 눈-권력을 가지고 있거나 탐하는 인간들-에 공감할 수 있었다. 연산군 대에 한한 이야기지만 세상에 대한 비판이 신랄한데 - 예를 들자면 신이 선한 인간을 빼고 악인들만 제거하려고 하니 다 악하고 선한 인간은 단 한 명뿐이어서 어쩔 수 없이 그 한 명을 죽였다는 이야기라든가. 천하, 나라의 권력을 잡으려는 인간을 영웅시하지만 그들은 결국 평범한 수많은 사람들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나쁜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야기 등-어디 그게 연산군 대 뿐인가. 일부 나라에서는 현재 진행형이다. 권력을 가진 인간들이 그걸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쓸 생각을 별로 안 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다. 다른 게 있다면 지금은 평범한 힘없는 사람들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는 시대라는 것-물론 일부 국가에서는 아직도 아니다.- 정도.
[책이 인기가 없어서인가 책소개 자료 올라온 게 전혀 없다ㅠㅠ. 책도 잘 만들어졌고 -디자인, 지질 다 좋다-잘 썼고 분량도 꽤 되는데 -460여 쪽-. 작가는 강동원, 김윤석이 주연하여 흥행에 성공한 영화 '전우치'의 원작자다. 2017. 11. 11]
책소개 - 인터넷 교보문고(2021. 7. 26 발견. 아마 검색 오류였나보다. ㅠㅠ)
《전우치》, 《난》의 작가 권오단이 들려주는 홍길동 이야기 『대적』. 뛰어난 무예와 도술을 펼치는 초인적인 존재인 원전 《홍길동전》의 홍길동에게 인간적인 면모를 더했다. 홍길동이 스승의 도움을 받고 주변의 고난을 이겨내면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과정을 통해 그의 삶과 의적 활동을 보다 가까이 들여다본다. 홍길동의 성장과장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인물과 사건들이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또한 연산군 시대라는 특정 활동 배경을 정하고, 홍길동과 그의 주변 인물들뿐만 아니라 연산군과 조정 관료 등 다양한 계층에게 시선을 돌리고 있다. 당대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인물들을 홍길동의 활동과 연결시킴으로써, 홍길동을 한 명의 뛰어난 이인이 아닌 사회적 존재로 규정한다.
저자 권오단: 2005년 장르문학상 금상, 2006년 제1회 디지털작가상 대상을 2011년 한국ㆍ중앙아시아 창작시나리오 국제공모전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받았다. 역사소설 《난》(亂), 《세종, 대마도를 정벌하다》, 《전우치》(전3권), 《안용복》, 창작동화《우리땅 독도를 지킨 안용복》, 《책벌레가 된 멍청이 김안국》, 오페라 〈아! 징비록〉과 창작뮤지컬 〈책벌레가 된 멍청이〉의 극본을 썼으며 소설과 동화, 극작가로서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목차
작가의 말 4
서출 庶出ㆍ11
기서奇書를 얻다ㆍ17
음모 陰謀ㆍ41
가출 家出ㆍ49
이인 異人ㆍ66
유람 遊覽ㆍ92
화적 火賊ㆍ144
토포 討捕ㆍ229
활인행 活人行ㆍ240
대적 大賊ㆍ306
모의 謀議ㆍ367
배신 背信ㆍ389
반정 反正ㆍ422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ㆍ458
출판사서평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꾼 조선 최대의 의적, 홍길동
홍길동이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의 마음 속에 살아숨쉬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어떻게 훔치느냐’가 아니라 ‘왜 훔치느냐’를 먼저 고민했기 때문이리라.
홍길동이 꿈꾼 ‘사람 사는 세상’은 400년이 흐른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흔든다.
역사 속의 홍길동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만난다.
저기 보거라.
끝없이 넓고 넓은 바다, 거대한 고래가 춤추는 바다 말이다.
넓고 넓은 바다 저편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상이 존재하고 있으리라.
그곳에서 우리들이 바라는 행복한 세상을, 차별 없고 평등한 세상, 백성들이 주인이 되어 더불어 살아가는 나라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보면 어떠냐?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요약
장성에 낙향한 홍 대감의 서자인 길동, 그는 서출의 아픔보다는 사람으로 태어나 반상(班常)으로 나뉘어 마소처럼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개탄하며 스스로 용소에 몸을 던진다. 이때, 길동은 물결에 떠밀려 반대편 물가에 다다르게 되고, 그곳에서 혜손이라는 도인을 만나 자살하려는 마음을 접는다.
집으로 돌아온 길동은 혜손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깨닫고, 그가 사는 나주 보리나루를 찾아가 제자가 되길 청하였으나 거절당한다. 이때, 혜손의 친구인 설잠스님을 만나 기서 2권을 얻어 귀가한다.
일념으로 기서를 습득하던 중 홍 대감의 또 다른 시비 초란의 흉계로 결국 집을 나오게 된 길동은 도인 혜손을 다시 찾아가 그의 제자가 된다. 몇 년을 혜손과 함께 지낸 길동은 혜손의 딸인 은옥과 혼인을 맺고, 혜손과 함께 천하를 떠돌며 유람을 한다. 그곳에서 양반들과 승려들의 패악함과 민초들의 곤궁한 삶을 목도한다. 집으로 돌아온 혜손은 얼마 후 입적을 하고 길동은 은옥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고 살아간다.
때는 연산군이 폭정을 펴고 있을 무렵이었다. 하루는 채홍사가 우물가에 있는 은옥을 발견하고 홍녀로 뽑아가려고 관군을 보내었다. 길동은 관군을 때려눕히고 은옥과 함께 도망을 쳐 몇 차례의 위기 끝에 지리산 화적패로 들어간다. 이곳의 화적패 두목 서팔봉은 학문과 무예가 출중한 길동에게 산채의 두목을 맏기고자 하는데...
작가의 말
《대적》은 허균이 쓴 고전소설《홍길동전》을 당대를 배경으로 하여 새롭게 쓴 작품이다.《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되어 있듯이 홍길동은 실제로 유명한 도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를 도적이라 생각지 않는다. 책의 제목을 대적(大賊)이 아니라 대적(大敵)이라 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은 세상을 바꾸는 큰 무엇이다. 그것은 내가 될 수도 있고, 당신이 될 수도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될 수도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백성들이 세상을 바꾸고 권력이 백성을 두려워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현실은 별반 나아진 것이 없어 보인다. 세 부류 백성(항민, 원민, 호민)이 여전히 존재하고, 재력가와 권력자가 백성 위에 군림한다. 유전무죄(有錢無罪), 유권무죄(有權無罪),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운 사회, 88만원 세대가 허리띠를 졸라매며 피 터지게 살아가는 힘든 이 시대에, 허균이 그토록 꿈꾸던 ‘백성이 주인이 된 세상’에서 세상을 바꿀 대적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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