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감상실 ♣/- 차이콥스키

Tchaikovsky - Suite No.3 in G major, Op.55 [관현악 모음곡 3번 ]

Bawoo 2018. 3. 19. 23:53


Tchaikovsky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1840~1893)


 Suite No.3 in G major, Op.55


차이콥스키에게 보람을 준 작품


“나의 기대가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영광을 저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 폰 메크 부인에게 쓴 편지 중

〈관현악 모음곡 3번〉이 초연된 6일 후, 작곡가가 폰 메크 부인에게 쓴 편지의 일부이다. 이 초연이 청중에게 준 감동만큼, 작곡가 역시도 자신의 노고를 청중들의 감동으로 보답 받는 순간이었다.

폰 메크 부인(1831~1894)

철도회사를 경영하는 대부호의 부인으로 차이콥스키를 후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독특한 장르(?)의 탄생

차이콥스키는 〈관현악 모음곡 3번〉을 처음부터 구상한 것은 아니다. 그는 애초 피아노 협주곡과 새로운 교향곡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 아이디어에 맞춰 새로운 협주곡을 작곡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차이콥스키는 곡을 전개할수록 교향곡보다는 ‘교향악 모음곡’에 더 적합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작품의 방향을 모음곡으로 돌렸다. 차이콥스키가 〈관현악 모음곡 3번〉을 처음 작곡할 때 이전의 2개의 교향악 모음곡(1번 op.42, 2번 op.53)과 비슷하게 구상하였다. 그러나 작곡과정에서 악장간의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그렇게 작곡된 〈관현악 모음곡 3번〉은 앞의 3개의 악장과 피날레가 동일한 균형을 이루게 되었으며, 피날레로 인해 모음곡의 길이가 길어졌다. 그렇게 〈관현악 모음곡 3번〉은 모음곡이나 교향곡의 어느 것으로도 설명하기 힘든 장르의 작품이 탄생하였다.

〈관현악 모음곡〉 3번을 초연한 지휘자 한스 폰 뷜로

악장 간 불균형 속 드러나는 천재성

전체 악장의 피날레가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악장 간에 지나친 불균형이 생겼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장르를 떠나, 당대 신선하고 독창적인 작품이었다. 〈관현악 모음곡 3번〉은 선율과 관현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며, 특히 피날레의 변주곡 형식은 차이콥스키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 모음곡이 차이콥스키 작품 중 크게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그의 작품 세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작품 구성

차이콥스키는 제3곡 ‘스케르초’를 가장 먼저 작곡하였다. 그 이후 제2곡 ‘우울한 왈츠’와 제1곡 ‘엘레지’를 완성하였으며, 제4곡 ‘주제와 변주’ 피날레는 가장 마지막에 작곡하였다. 제1곡 ‘엘레지’(Élégie) 안단티노 몰토 칸타빌레, 목가적이며 서정적인 선율이 바이올린으로 연주된다. 간간히 나오는 하프의 아르페지오가 곡에 서정성을 더한다. 제2곡 ‘우울한 왈츠’(Valse mélancolique) 알레그로 모데라토, 다소 어두운 음색으로 왈츠의 주제를 비올라가 연주한다. 이어 나오는 제2주제는 싱커페이션과 피치카토의 특징을 가지며 앞선 주제와 대조를 이룬다. 제3곡 ‘스케르초’(Scherzo) 프레스토, 플루트의 재잘거리는 3중주와 이어 나오는 바이올린이 이 악장에 익살과 재치를 느끼게 한다. 제4곡 ‘주제와 변주’(Tema con variazioni) 안단테 콘 모토, 친숙한 주제가 바이올린으로 연주된다. 안단테의 느린 템포이지만 스타카토와 당김음으로 지루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제3변주에서 주제 선율을 그대로 연주하는 플루트는 주제와 달리 서정성이 더 강조된 듯하다. 제4변주에서는 〈진노의 날〉의 선율이 차용되었다.



[글-이진경 /출처-클래식 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