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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장편 소설 :세계일보 3회 세계문학상 당선작]슬롯:신경진

Bawoo 2018. 7. 4. 22:55
슬롯:저자 신경진 | 문이당 | 2007.3.20.

슬롯

 

[읽은 소감]

정선에 있는 카지노를 배경으로 한 작품. 여자 이야기가 곁들여 있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양념 역할 외에 아무 것도 아니라는 느낌이다. 카지노의 폐해를 묘사히기 위한 설정으로서의 양념.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주인공은 헤어진 여자가 이혼했다면서 거금을 탕진해보자며 연락이 오자 같이 카지노로 가게 되는 거로 작품이 시작되는데 설정은 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옛 연인이었던 여자를 만나 한방을 쓰면서 육체 관계도 없이 카지노만 들락거릴 수 있는가. 마치 감정이 없는 인간과 같은 느낌이다. 이 설정이 현실이라면 나처럼 70을 바라보는 나이도 아니고 한창 힘이 왕성할 나이-30대-에 어떻게 육채 관게가 없을 수 있는가. 더구나 지금은 이혼까지 한 옛 연인 아닌가. 주인공은 옛 연인 말고도 두 여자를 알게 되는데 한 여자-부부가 카지노에 미쳐 명혜라는 이름을 가진 7살 짜리 아이까지 데리고 와 있다-와는 모텔까지 같이 가고서도 서로 자제력을 발휘하여 아무 일 없이 그냥 헤어진다. 여자들과 육체적 관계가 있는 내용이었다면 자칫 통속 소설이 될 수도 있을 작품인데 교묘하게 피해가면서 계속 책장을 넘기도록 유혹한다.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뽑은 작가들의 평을 빌리자면 놀라운 가독성[可讀性]을 칭찬하는데 실제로 쉽게 읽혀 나간다. 카지노 세계에 대한 깊은 해부면에서는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양한 군상들이 도박에 빠져 파멸한 내용의 표현이 좀 약하지 않았나 싶어서인데 그렇다고 그런 내용이 전혀 안 담긴 건 아니다. 카지노장 안에서 우연히 알게 된 윤미라는 아가씨의 아버지가 카지노 개장을 기다리며 주차장에서 차에 히타를 켜놓은 채 잠들었다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비롯하여 카지노의 문제점을 다 열거해놨는데도 이런 생각이 든 건 카지노의 폐해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고 만약에 내가 쓴다면 그런 부분을 강하게 강조해서 쓸 것이라는 생각을 미리 하고 있는 때문일 수도 있겠다.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쫒기보다는 카지노 실상을 알기 위해서 꽤 괜찮은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참고]단편 소설 중에 방영주 작가의 '카지노 가는 길["https://www.youtube.com/embed/ATKdRDwLOpk"]이란 작품-KBS 라디오를 통해 청취-이 있는데 카지노의 폐해를 아주 잘 묘사한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다 .

 

[책소개:인터넷 교보문고]

도박과 여자. 그러나 우리의 뻔한 기대가 깨지는 순간 이 소설의 울림은 시작된다

『미실』, 『아내가 결혼했다』에 이은 제3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헛된 기대를 버리지 못하는 도박꾼들의 모습을 그리며, 불확정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독한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도박'과 '여자'라는 대중적 소재의 위험성을 진지한 성찰로 뛰어 넘는다.

‘이 이야기는 도박과 여자에 관한 것이다.’
슬롯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러나 이 소설은 모든 통속적인 기대를 뒤엎고,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개인의 위태로운 삶과 부조리한 현대 사회의 이중성에 대해 거침없는 도전을 시도한다. '카지노'는 불합리한 우리 인생의 축소판이라할만 하다. 미래에 대한 어설픈 예측은 심각한 재난으로 이어지고, 주사위를 던지는 것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삶은 불투명하다. 또한 도박이라는 일탈 행동조차 또 하나의 일상의 연속에 불과할 뿐이다.

세계문학상 심사 위원들은 이 소설을 두고 ‘정체성의 상실로 가파른 자본주의적 경쟁의 바다에서 엉거주춤 부유하고 있는 존재의 아릿한 슬픔’을 마주하게 된다고 평했다.


저자소개

저자 신경진

저서(총 4권)
신경진196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1996년 한국외대 헝가리어과를 졸업하고,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캐나다 레스브리지대학, 맥매스터대학에서 영문학과 컴퓨터사이언스를 전공했다. 2007년 장편소설 『슬롯』으로 제3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2009년에는 두 번째 소설 『테이블 위의 고양이』를 발표했다. 장편소설『중화의 꽃 ①, ②』,『유희의 국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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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의 국경유희의 국경- 문이당2015.12.21
테이블 위의 고양이테이블 위의 고양이- 문이당2009.04.20

[출판사 소개글]

 

‘이 이야기는 도박과 여자에 관한 것이다.’
슬롯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러나 이 소설은 모든 통속적인 기대를 뒤엎고,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개인의 위태로운 삶과 부조리한 현대 사회의 이중성에 대해 거침없는 도전을 시도한다.
실제로 2002년 정선 카지노를 방문했던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 슬롯의 무대가 된 카지노는, 메울 수 없는 간극을 사이에 둔 두 집단(부자와 빈자)이 공존하는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를 반영한다. 작가는 카지노 안에서 만나게 되는 온갖 인간 군상에게 어떤 동정도 비난도 가하지 않으며 무덤덤하게 응시한다. 그리고 확률과 우연이 지배하는 카지노와 불확정성이 지배하는 삶은 닮은꼴이라고 말한다. 카지노 안에서 헛된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게임을 계속하는 도박꾼들의 모습과, 한 치의 미래를 알 수 없는 불확정성 하에서 삶을 지속해야 하는 현대인들의 불안과 고독한 내면을 동일하게 여기는 것이다. 또한 정보와 금권을 독점한 소수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슬롯머신 앞에 늘어선 군중을 바라보며 비웃을 권리도, 여유도 없다는 씁쓸한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카지노는 불합리한 구조적 모순을 축소해 보여 줄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이다. 다수가 잃고 소수가 이득을 취하는 곳이다.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지는 우리 사회와 닮았다. 세상이 복잡 다양해지면서 미래에 대한 어설픈 예측은 심각한 재난으로 이어진다.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주사위를 던지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삶이 불투명해졌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도박에 기대면서 도박을 불신하는 도둑 같은 소설
삶은 언제나 예측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작가는 눈앞의 상황에 대해 관찰과 분석만 할 뿐 그 안으로 몰입하지 못하는 주인공을 통해 도박이라는 일탈 행동으로 일상의 권태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결국 도박조차도 또 하나의 일상의 연속에 불과하다고 역설한다.
확률과 분석에 능숙한 프로그래머인 주인공이 옛 여자 친구 수진과 예정에도 없던 카지노 여행을 온 것도, 카지노 게임에서 사전 조사한 것과 달리 거대한 자본주의 메커니즘에 무력감을 느끼는 것도, 모두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지배되는 우연이라는 이름의 일상이다.
또한 주인공은 최고의 미래가 보장되었던 엘리트 코스에서 탈선하여 카지노로 출근 도장을 찍는 ‘도박꾼’인 윤미를 만나 부조리한 삶의 단면을 목격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소극적인 반응만 하고 만다. 지금까지 주인공은 예측할 수 없는 삶에 대한 대응 방식으로 도피성 무관심을 선택해 온 것이다. 이는 예측할 수 없다면 차라리 위험에 뛰어들어 승리의 확률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훈의 적극적인 행동에 정면으로 대비된다. 하지만 그런 주인공을 소심하고 기회주의적이라고 비난할 수 없는 이유는, 이것이 극단적인 양극화 사회 안에서 승자의 위치에 속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대인, 바로 우리들의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값이 오르고 주가가 폭락한다고 해서 마음대로 일탈을 감행할 수 없다. 인내와 절제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전략이다. 파산은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