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길일대와 임진록
[일제 강점기 시절에 쓰여진 임진왜란 관련 이야기. 1부에는 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인 도요토미 히데요시 전기가 약술되어 있고 2부에는 전쟁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되어 있다. '전국지', '대망', 7년 전쟁을 읽은 뒤이고 '임진왜란사 연구'를 읽는 중이어서 내용만 대략 파악했다. 임진왜란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에겐 꼭 필요할 책. 일제 강점기에 어떻게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었는지 놀랍다.]
책소개
망각된 저술가 현병주가 일제강점기인 1928년에 펴낸 『수길일대와 임진록』을 원문 그대로 옮겨 쓴 것이다. 이 책은 현재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민족주의적인 정서에 기초한 임진왜란 서사의 일국주의와 영웅주의를 극복하고, 전쟁의 당사자인 조선과 명(明), 일본의 입장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기술한 저작이다. 이 책은 상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일대기와 하편 임진왜란사로 구성되어 있다. 상편은 히데요시의 출생에서 조선 출정 전까지의 기록이고, 하편은 본격적인 임진왜란사이다. 역사기록으로서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은, 임진왜란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했다는 것이다.
저자 : 현병주
저자 헌병주는 1880년에 연주 현씨에서 분적한 가문인 성산(星山) 현씨의 후손으로 태어났다. 출생지는 미상이나 금강어부(錦江漁夫), 금수호연생(錦水胡然生) 같은 호를 쓴 것으로 볼 때 금강 부근 지역으로 추정된다. 주로 사용한 호는 수봉(秀峯)이다. 족보에는 “고금의 역사에 능통하고 신식 학문에도 관심이 많은(博於古史 ?於新)” 인물로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 그는 “한학(漢學)을 전공”했으며, 이십대 후반인 1910년 무렵에는 천안에서 당시로서는 신학문의 통로였던 서점을 경영하기도 했다. 십대 시절에 그의 서점에 드나들며 인연을 맺었던 작가 이기영에 따르면, 그는 “연대의 현각을 느끼면서도 늘 새로운 공기를 접촉하고 싶어 한, 신학문에 이해가 깊은” 인물이었다고 한다.
천안의 서점을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온 현병주는 저술활동에 매진하여 1920~30년대에 걸쳐 모두 45권에 이른 방대한 저서를 펴냈다. 그의 저술은 소설과 실기(實記)류, 점서(占書), 지지학(地誌學), 회계학, 연설집 등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근대’로 아우를 수 있는 여러 학문 분야에 폭넓게 포진되어 있다. 그의 만물학적인 저술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계몽적인 성격의 작품이 많으며,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저술도 적지 않다. 그는 저술활동을 하면서도 우문관서회라는 출판사를 경영하기도 했는데, 자신의 저서는 물론 소장하고 있던 고서나 고문서를 우리말로 번역, 번안하여 출판하였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기, 전쟁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한국현대사 속에서 그는 “근대의 기록자”로서 많은 저술을 남겼지만, 지금은 단 장의 사진도 없이 망각된 저술가로 남아 있을 뿐이다. 1938년 57세를 일기로 운명했으며, 묘소는 충북 괴산군 청안면에 있다.
목차
┃책머리에 04
┃상편
저자의 변언 13/1. 말 시작 15/2. 히데요시의 출생 19/3. 원숭이 22/4. 고묘지光明寺의 중노릇 25/5. 어머니 마음 28/6. 남의 집 종노릇 33/7. 나카무라 도키치로中村藤吉郞 39/8. 처음 출전에 성공 41/9. 사족士族으로 올라가 46/10. 기노시타 히데요시 51/11. 교토의 내란 55/12. 오다 노부나가와 아시카가 쇼군 60/13. 간논지觀音寺의 자객 64/14. 오요세산大寄山 너머의 불빛 69/15. 혼간지本願寺의 승군僧軍 73/16. 하시바 히데요시 78/17. 난반지南蠻寺의 천주대 82/18. 다카마쓰성高松城의 수공水攻 86/19. 혼노지本能寺의 반기 91/20. 세신世臣들의 권리 다툼 99/21. 싸우기 전에 지혜 겨루기 104/22. 한걸음을 더 나아가 108/23. 지난 싸움은 한때의 장난 113/24. 상기에서 바다 밖이 어디냐고? 117/25. 간핫슈?八州의 거족
┃ 하편
1. 조선의 통신사 131/2. 태합太閤으로 올라앉아 138/3. 부산에 상륙 145/4. 조령을 넘어 150/5. 경성이 함락 154/6. 평양성 점령 162/7. 명장 조승훈의 실패 167/8. 이순신의 거북선 171/9. 조선 군사의 세력 175/10. 이여송의 대군 179/11. 고니시 유키나가의 패군 186/12. 벽제관碧蹄館 싸움 191/13. 함경도의 민란 194/14. 행주산성 싸움 201/15. 진주성 싸움 208/16. 자다가 도망 213/17. 강화가 깨어져 222/18. 정유재란 227/19. 남원 전주의 싸움 232/20. 이순신의 복직 239/21. 소사평 싸움 242/22. 울산성 싸움 245/23. 명나라 장수가 바뀌어 255/24.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어서 261/25. 고니시 유키나가가 길을 빌어 268/26. 난리가 끝나! 274/총평 282
┃ 대중계몽주의자 현병주-그의 생애와 계몽담론, 『수길일대와 임진록』에 대하여(장연연) 286
┃ 임진왜란을 다시 생각한다-『수길일대와 임진록』을 읽고(최원식) 314
┃ 찾아보기332
책 속으로
내 기록은 묵은 역사에서 재료를 취하여 전기(傳記)를 쓰기 시작한 뒤로 한 가지 주의하여 온 것은, 가장 사실(事實)에 치중하여 할 수 있는 대로 맹랑한 말, 허튼소리 같은 것은 기록에 넣지 아니하기로 하였다.-「저자의 변언」 중에서
명량해협 싸움에 피난민들은 모두 높은 산으로 올라가서 구경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스가노 마사카게의 병선 삼백삼십여 척이 이순신의 배를 에워싸서 이순신의 배가 보이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사면 산 위에서 울음소리가 악마구리떼 울듯 요란하더니, 조수가 빠진 뒤에 스가노 마사카게의 배 삼백삼십여 척은 간 곳이 없고 이순신의 배 열세 척만 명량 해면에서 둥둥 뜨는 것을 보고는 울음소리가 금방 축하하는 소리로 변하였다 한다.- 「하편 20. 이순신의 복직」 중에서
출판사서평
일국주의와 영웅주의를 극복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임진왜란을 재구성한 망각된 저술가 현병주의 새로운 임진왜란사!
임진왜란을 통해 동아시아 삼국의 역사를
하나의 문맥 속에서 종합한 경이로운 저작!
새로운 시각으로 쓴 임진왜란사의 역사적 발굴
이 책은 망각된 저술가 현병주가 일제강점기인 1928년에 펴낸 『수길일대와 임진록』을 원문 그대로 옮겨 쓴 것이다. 이 책은 현재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민족주의적인 정서에 기초한 임진왜란 서사의 일국주의와 영웅주의를 극복하고, 전쟁의 당사자인 조선과 명(明), 일본의 입장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기술한 저작이다. 저자는 풍부한 사료와 치밀한 고증을 바탕으로 역사학자 못지않은 능숙한 솜씨로 16세기 말 한반도 땅에서 벌어진 동아시아의 대전란인 임진왜란의 전 과정과 전 국면을 한 권의 책으로 흥미롭게 재구성하고 있다.
일본의 침략으로 시작된 임진왜란은 명나라까지 참전하는 국제전으로 비화되었다. 하지만 이 전란에 대한 역사적 기억은 제각기 다르다. 전쟁의 명칭부터 한국은 임진왜란, 중국은 만력조선전쟁(萬曆朝鮮戰爭), 일본은 분로쿠의 역(文祿の役)이다. 전쟁의 전 과정이나 세부적인 전투에 대한 기억도 서로 다른 경우가 많다. 임진왜란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침략당한 조선”의 민족적 입장을 강조하고, “영웅들의 활약”으로 국난을 극복한 사건으로 ‘기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분히 일국주의적일 뿐 아니라 이순신을 중심으로 한 영웅주의가 두드러진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현병주는 이 책에서 임진왜란의 당사자인 조선과 명, 일본을 동등하게 참여시킴으로써 일국주의를 극복하고, 또 그 어떤 역사적 인물에 대한 영웅화도 시도하지 않음으로써 영웅주의를 해체하고 있다. 이 책은 세 나라의 역사기록을 충실히 따라갈 뿐 선인도 악인도 등장하지 않는 실로 보기 드문 임진왜란사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기존의 임진왜란 서사와는 다른 시각을 보여주는 ‘역사적 기록의 발굴’이라는 면에서, 또한 동일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동양 삼국의 진정한 기억의 공유를 시도한 희유의 기록이라는 면에서 큰 의의가 있는 저작이라고 하겠다.
임진왜란에 대한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기술
이 책은 상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일대기와 하편 임진왜란사로 구성되어 있다. 상편은 히데요시의 출생에서 조선 출정 전까지의 기록이고, 하편은 본격적인 임진왜란사이다. 역사기록으로서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은, 임진왜란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했다는 것이다. 서두에서 저자는 “가장 사실(事實)에 치중하여 할 수 있는 대로 맹랑한 말, 허튼소리 같은 것은 기록에 넣지 아니하기로 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최대한 사료의 엄격성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전쟁 과정에서 벌어진 동일한 사건에 대해 서로의 입장이 다른 경우에는 조선의 기록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사료까지 검토하는 치밀함을 보인다. 현재까지 쟁점이... 되고 있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출병 이유를 비롯해 조선 장군 신립에 대한 견해, 가토 기요마사가 조선 왕자 일행을 쫓아 함경도로 들어간 기록, 직산(소사평) 전투에 대한 입장 등 서로 견해가 엇갈리는 경우에는 조선과 일본의 기록에 나타난 차이를 각각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참고한 문헌들을 보면 한중일을 망라하고 있는데, 한국 기록은 유성룡의 『징비록』을 비롯하여 10여 종, 일본은 덴케이(天荊)의 『서정일기西征日記』를 위시하여 10여 종, 그리고 중국은 제갈원성(諸葛元聲)의 『양조평양록兩朝平壤錄』을 비롯하여 7종 등 당시 구할 수 있는 자료를 모두 섭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사료들을 바탕으로 하였기에 저자는 임진왜란을 보다 객관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충실한 주(註)와 그림으로 보는 임진왜란, 책에 대한 해설
┃ 이 책에는 방대한 저자 주(註)가 달려 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책의 백미는 저자의 충실한 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본문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기술하고, 주에서는 본문을 뒷받침하는 근거나 기록을 전달하는데, 때로는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조선기록에서 실패한 장수로 조롱받아온 신립을 설득력 있게 변호한다거나, 히데요시의 조선침략 원인을 다양하게 제시한 후에 “통신화호(通信和好)를 조선이 거절하는 데 발끈하여 군사를 일으킨 것이 사실에 가까울 것”이라고 주장하는 식이다. 이 같은 저자의 주는 임진왜란이라는 거대한 그림에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거나 볼 수 없었던 부분을 빈틈없이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이 책에 수록된 그림은 원서에는 없던 것이나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수록한 것이다. 아직 국내에는 많이 소개되지 않은 일본 쪽 그림 자료를 다수 수록하였는데, 본문의 상황에 맞는 그림들이기 때문에 내용 이해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책의 뒤편에는 저자인 현병주와 이 책에 대한 소개를 담은 두 편의 글이 실려 있다. 「대중계몽주의자 현병주」는 이제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던 현병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장연연의 글이다. 그리고 「임진왜란을 다시 생각한다」는 평론가 최원식의 이 책에 대한 서평격의 소개 글이다. 두 글 모두 독자들이 이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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