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 훗타 요시에
중일전쟁(1937년 7월 7일 ~1945. 8. 15) 기간 일본군은 난징을 1937년 12월 1일부터 12월 13일까지 전투를 벌여 점령하고 이후 미국에게 항복하고 물러날 때까지 점령한다. 이 작품은 이 기간 중 전투가 벌어지기 하루 전인 1937년 11월 30일부터 점령단한 후인 1938년 10월 3일까지 일어난 일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주인공은 천잉디라는 이름을 가진 중국 인텔리 계층 인물인데 사법관인 형이 피난을 가면서 자신의 집을 지키라는 부탁 아닌 명령으로 난징에 남아 첩자 노릇을 하면서 지낸다. 본인은 처형장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지만 임신 중인 아내와 아들은 학살 당한다. 모습은 못 봤지만 애기를 통해서. 여대생인 사촌 여동생 역시 강간 당하고 마약 중독, 매독으로 폐인과 다름없는 상태에서 몇 번의 자살을 시도하나 실패한다. 그래도 작품 말미에서는 그녀를 보호하는 칼갈이 총각- 의대생이었다고 한다-과 어느 곳으로 피신할까를 두고 언쟁을 벌인다.
주인공은 형의 집을 점거하고 기거하는 일본군 장교- 중위였다가 대위로 승진하는 "기리노"라는 이름. 전직 교수였다고 한다.-의 집사 노릇을 하면서 형의 집에 기거하면서 지하에는 통신 장비를 숨겨주고 장개석 정부에게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본인은 이중첩자라고 생각하는데 아마도 적군인 일본군의 수발을 드는 것 때문일 듯.
주인공에겐 기회주의자인 백부도 있는데 쉽게 말하면 부일 반역자이다. 동족에게 마약을 파는 악덕한 짓을 하기도 하는데 그래도 주인공의 사촌 - 양양-의 치료에 쓸 약을 구해주기도 한다.
중일전쟁 당시 난징 전투 하면 대학살이[난징 대학살 사건 - 나무위키 2020.05.21.
13일 오전 4시에 난징의 정부청사가 함락되면서 난징은 일본군의 수중에 완전히 떨어졌다. 자세한 사항은 난징 전투 문서 참조. 이 순간 탈출하지 못한 25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과 10만 이상의 패잔병의 운명은...
namu.wiki/w/난징 대학살 사건 나무위키]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이에 대한 기록도 당연히 있다.
주인공 자신도 학살 당할 뻔 했고, 부역자로 차출되어 아직 목숨이 붙어있는 중국군 장교를 어쩔 수 없이 강물에 밀어 떨어뜨린 일도 있다. 같은 이중간첩인 K와는 서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선에서 서로의 삶을 모색한다.
작품은 일본군의 난징 점령 초기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을 대상으로 주인공- 아마 작가의 분신일 듯-의 독백 형식으로 쓰여졌는데 제목 시간이 무엇을 뜻하는가는 딱 잡아내서 말하기가 어렵다. 다만 대학살로 상징되는 난징 전투에서 살아남은 중국인 중 한 명인 주인공이 적군인 일본군이 점령한 지역에 살아 있으면서 겪은 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보여주는 것으로 전쟁시에 인간이 같은 인간에게 저지르는 온갖 만행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참고 겪을 수밖에 없는 온갖 비극적인 일에 대한 작가의 아픈 마음이 투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덧붙임]
이 작품은 1955년에 쓰여진 것으로 해설에 나온다. 일본 패망 후 10년 뒤, 지금부터 따지면 65년 전에 쓰여진 작품인데
뜻밖에도 다시(?) 출간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책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우연히 신문에서 보고 도서관에 신청하려고 하니 책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불가능했다. 어쩔 수 없이 출판사-글항아리-에 전화해서 알려주고 ISBN 번호를 받아 신청했는데 이 책을 다 읽은 뒤에도 정보가 전혀 검색되지 않는다. 무슨 연유일까 궁금하다. 혹시 작가가 극우인가? 내용으로 봐서는 절대로(?) 그럴 리가 없는데. 아무튼 책 내용은 아주 훌륭하다. 눈에 무리가 와 긴 글은 안 쓰기로 방침을 정했는데 이를 어기고 쓸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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