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마리아’(Ave Maria)는 천사 가브리엘이 예수 탄생 예고를 하려고 나자렛의 마리아 집으로 들어가 “은총이 가득히 이여, 기뻐하여라”(루카 1,28)라고 인사했다는 복음서 내용에서 유래하는 라틴어 표기입니다. Ave는 라틴어에서 ‘문안드리다’ ‘인사드리다’라는 뜻이므로, Ave Maria는 ‘마리아님, 문안드립니다’라는 뜻입니다. 노래에서는 아베 마리아와 아멘이라는 가사만 반복되는데, 이런 유의 성악곡을 보칼리제(Vocalise)라고 합니다.
줄리오 카치니가 지은 아베 마리아는 1990년 이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노래였습니다. 악보가 유실되었던 것이 아니라 이전까지 어느 가수들도 부르지 않아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레퍼토리였지요. 오랜 세월 잊혔던 이 노래를 이네사 갈란테가 부르면서 화려하게 부활하였습니다.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 단 한 곡으로 세계인들의 귀를 사로잡은 이네사 갈란테는 라트비아의 리가라는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가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가수이고 아버지가 테너 가수니 그녀에게 음악은 숨 쉬는 공기와도 같았겠죠.
1991년 라트비아가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하자 이네사는 1992년 독일 만하임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의 파미나 역할을 맡아 비로소 세계무대에 데뷔합니다. 이후 활발한 공연 활동을 하면서 1995년 앨범 <데뷔>(Debut)를 내놓았는데, 그중 '아베 마리아'가 단박에 음악인들의 주목을 받고 곧이어 클래식 팬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키면서 클래식 공연 필수 레퍼토리로 뛰어올랐습니다.
이네사 갈란테의 그 유명한 음반 <데뷔>(Campion Records, 1995). 칼라스, 바르톨리, 라모어 등 최고 인기 독집들을 누르고 가장 많이 팔리면서 전 세계에 갈란테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 특별초청공연에서 청중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이네사 갈란테
이네사 갈란테는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는 소프라노는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의 감성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음색을 가지고 있어, 이러한 자신의 장점을 십분 살린 곡이 바로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였고, 단숨에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네사 갈란테는 2001년 10월 27일 예술의 전당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가진 이래 지난해 12월 6번째 내한공연을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