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감상실 ♣/- 까밀 생상스

[스크랩]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2번(Saint-Saëns, Piano Concerto No.2 in G minor Op.22)

Bawoo 2014. 3. 4. 21:24

Saint-Saëns, Piano Concerto No.2 in G minor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2번

Camille Saint-Saëns

1835-1921

Arthur Rubinstein, piano

André Previn, conductor

London Symphony Orchestra

Fairfield Hall, Croydon

1975.04

 

Arthur Rubinstein/André Previn - Saint-Saëns, Piano Concerto No.2

 

“많은 비평가들이 입을 모아 작품을 난도질했어요. 이를테면 이런 식이지요. ‘첫 악장은 통일성이 부족하고 피날레 악장은 완전하게 실패했다.’ 연주를 위해 충분히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며 더구나 나 또한 상당히 서투르게 연주했습니다. 스케르초 악장만을 제대로 연주했을 뿐 나머지 악장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에 가까웠죠.” ― 카미유 생상스

1868년 5월 13일, 파리에서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초연되었다. 생상스 자신의 피아노 연주와 러시아의 음악가 안톤 루빈스타인의 지휘로 이루어졌는데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사실, 생상스는 루빈스타인에게 이 작품을 헌정했고 그의 파리 데뷔(지휘자로서)에 맞추기 위해 3주 만에 다급하게 완성해야 했다. 비록 초연은 실패에 가까웠지만, 결국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생상스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피아노 협주곡을 모두 다섯 곡이나 썼지만 2번 협주곡에 견줄 수 있는 작품은 더 이상 탄생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세 곡의 피아노 협주곡 중 피아노 협주곡 1번만을 기억하듯이, 생상스가 작곡한 다섯 곡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2번 협주곡이야말로 생상스의 이름을 빛나게 한 작품이다.  생상스는 이 작품을 러시아의 음악가 안톤 루빈스타인에게 헌정했다.

생상스가 남긴 최고의 피아노 협주곡

피아노의 대가 프란츠 리스트는 생상스가 피아노 협주곡 2번의 초연 실패로 절망에 빠져 있을 때, 그에게 용기를 북돋아준 사람이었다. “당신의 두 번째 피아노 협주곡은 찬사를 보내야 마땅합니다. 당신이 창안해낸 형식은 새롭고도 적절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악장이 진행될수록 점입가경으로 그 음악적 흥미가 더욱 세지고 피아니스틱한 효과들이 환상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리스트의 예언은 결국 실현되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필수적인 레퍼토리가 되었다. 이 작품은 즉흥곡처럼 시작하는 첫 악장에서 보이듯이 대단히 혁신적인 작품이다. 섬세한 터치와 깊이 있는 음색과 더불어 테크닉까지 갖춰야 이 작품을 제대로 연주할 수 있다.

11세 때 데뷔한 생상스는 음악 역사상 최고의 조숙한 천재 중의 한 사람이었다. 두 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고도 하고, 그때 이미 작곡을 시작했다고도 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가 세 살 때 읽기와 쓰기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일곱 살 때는 라틴어를 달달 외었고, 열세 살에 파리 음악원에 들어갔다. 교향곡 1번을 작곡했을 때 생상스의 나이는 고작 열여덟 살이었다. 너무도 조숙했던 생상스는 생물학, 고고학, 천문학 등 많은 분야에 관심이 있었고 시와 희곡 그리고 철학논문까지 썼다.

요컨대 그는 한마디로 천재의 전형이었다. 생상스의 경우 모차르트, 멘델스존과 함께 유년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엄청난 주목을 받은 작곡가에 속했다. 그러나 생상스는 앞의 두 사람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지는 작곡가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러나 그가 살던 시대에는 물론 그렇지 않았다. 국경을 넘어와 프랑스에 체류한 음악가들은 대부분 생상스를 만나보기를 원했고, 수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생상스에게 선보이려고 아우성이었다.

1913년 프랑스 파리의 음악회에서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있는 생상스.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첫 악장의 매력

니데르메이에르 음악학교에서 제자들(가브리엘 포레가 생상스의 제자 중에서 가장 성공한 작곡가였다)을 가르치는 동시에 파리의 마들렌 성당의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했던 그는 스스로를 프랑스 음악의 유산 위에 서 있는 존재로 생각했다. 이런 자부심은 프랑스 음악의 적자라는 자리를 두고 드뷔시와 경쟁하는 구도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드뷔시와 생상스 사이에 깊은 골을 만들었다. 생상스는 국민음악협회를 조직해 프랑스 음악의 진흥에 힘썼는데, 만약 생상스가 국민음악협회를 창설하지 않았다면 프랑스의 음악적 지형도는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을 것이다.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그 뛰어난 음악성과 혁신적인 모습으로 그에 대한 동시대의 평가가 정당한 것이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Grigory Sokolov/Neeme Järvi/USSR SO - Saint-Saëns, Piano Concerto No.2

Grigory Sokolov, piano

Neeme Järvi, conductor

USSR Symphony Orchestra

Moscow, 1967

피아니스트들과 피아노 음악 애호가들이 가장 많이 즐겨 듣는다는 그리고리 소콜로프(1950~ )는 16살에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일찍이 유명해졌지만 이내 잊혔다가 사십을 넘긴 1990년대에 이르러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소콜로프는 굵고 강인하면서도 세부 디테일까지 파고드는 정교한 연주를 들려주는데, 이처럼 서로 상반되는 성격을 절묘하게 어울리게 하는 본능적인 감각에서 그의 피아니즘은 피어납니다. 네메 예르비(1937~ )는 에스토니아 태생 미국 지휘자로 평범한 오케스트라를 일약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진정한 마에스트로입니다. 2013년 7월에 내한 공연을 가집니다.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그의 장남입니다.

1악장: 안단테 소스테누토

대단히 독특하게 시작되는 인트로부터 긴장감이 느껴지는데, 화려한 피아노의 테크닉이 눈부시게 전개된다. 당대의 일반적인 협주곡과는 다르게 안단테로 시작되어 소스테누토로 넘어가는 진행 방식은 대단히 특이한 방식이다. 생상스가 얼마나 대담하게 화성을 전개시키고 있는지를 주목하길 바란다. 생상스는 자신의 제자였던 포레의 작품 <탄툼 에르고>에서 영감을 얻어 1악장의 모티프로 활용했다.

2악장: 알레그로 스케르찬도

초연 때부터 2악장은 열렬한 환호를 받아 왔다. 팀파니의 리듬과 역동적인 주제는 매우 인상적이며 서정적인 뉘앙스가 바로 다음 악장의 거대한 드라마를 예견하게 하는데 지극히 낭만적인 2악장으로 경쾌하게 진행된다. 가벼운 듯하면서도 섬세하게 짜여 있는 화음은 생상스가 얼마나 세심한 작곡가인지를 말해준다.

3악장: 프레스토

장엄한 양식의 3악장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아드레날린의 향연이다. 섬세함과 드라마틱함이 어우러져 있는데, 목관과 피아노의 화음은 분명 다음 세대를 향한 것이다. 그는 피아노 협주곡의 전통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피아노 독주 파트의 테크닉은 연주자에게 실력 발휘를 할 기회를 제공한다.

 

추천음반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할 음반은 세 번이나 녹음한 아르투르 루빈스타인(RCA)의 연주로 유진 오먼디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1970년 레코딩이다. 전무후무한 템포 감각은 그야말로 진정한 감동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알도 치콜리니(EMI)의 강렬하고 압도적인 테크닉은 생상스 음악에서 눈부신 피아니즘을 보여준다. 세르주 보도가 지휘하는 파리 오케스트라와의 호흡도 완벽에 가깝다. 에밀 길렐스(TESTAMENT)가 앙드레 클뤼탕스가 지휘하는 파리 음악원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연주는 진정한 의미의 생상스를 구현하고 있는데, 사색적이며 동시에 가공한 폭발력을 보여준다. 비록 오케스트라 파트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지만 길렐스의 연주는 이 모든 것을 뛰어넘을 만한 것이다. 스티븐 허프(Hyperion)의 음반은 가장 이상적인 연주에 가까운데, 전체를 포괄하는 안목과 그러면서도 세부를 놓치지 않는 섬세함을 모두 갖추었다. 사카리 오라모가 지휘하는 버밍엄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스티븐 허프와 매우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최상급의 생상스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김효진(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음악 전문지 <스트라드>, <콰이어 & 오르간>, <코다> 등을 거쳐 현재 클래식 음반 잡지 <라 뮤지카>의 편집장으로 재직 중이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명곡 명연주 2010.10.20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3777

 

출처 : 클래식 사랑방
글쓴이 : 라라와복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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