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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장편소설-제9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5.밤이여 오라:이성아

Bawoo 2022. 3. 19. 21:04

 

밤이여 오라:저자 이성아 | 은행나무 | 2021.11.29.

[소감] 뛰어난 작품 읽을 기회를 놓칠 뻔했다. 몸이 늙은 탓에 활자가 작아 읽기가 부담스러워서였다. 그래도 인내하고 읽어낸 까닭은 작품성, 글쓰기 모두 인정받은 공모 당선작이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대박. 4.3 공모 문학상의 성격상 국가폭력에 희생당하는 개인의 아픔을 그려냈을 것으로 생각은 했지만 유럽 발칸반도에서 일어난 비극과 우리나라 4,3사건의 아픔을 접목시킨 작품이라니. 작가는 내로라하는 실력을 갖춘 작가끼리 경쟁하여 단 한 편만을 선정하는 과정을 거쳐 당선의 기쁨을 안으려면 어쩌면 이젠 식상한 소재일 수도 있는 4. 3사건의 아픔만을 소재로 하는 건 당선작이 되기엔 어렵지 않을 거라는 판단을 한 것 아닐까 싶었다. 어쨌건 국가폭력이라는 건 어느 나라, 시대에 관계없이 벌어지는 일이기에 티토가 사망한 뒤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되고 벌어진 발칸반도에서의 인종청소 사건의 직접 아픔을 겪은 이들을 내세우고 화자 본인과 가족이 겪은 4.3사건의 아픔에다가 군사독재가 끝난 김영삼 정부 시절에도 국가권력의 조작된 범죄로 형을 살고 나온 본인의 이야기까지 국가권력이 살아있는 한 언제든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결코 끊나지 않을 이야기를 뛰어난 문장력과 절묘한 구성으로 읽는 내내 감탄을 하게 만든 뛰어난 작품을 탄생시켰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제 발칸반도의 비극 얘기는 잠시 멈추고 우리나라 얘기가 나와야 할 텐데 하는 기대감을 벗어나게 한 구성(?). 발칸반도의 비극에 더 중점을 두고 쓰인 작품이라 우리나라 이야기가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점.(?). 어쨌든 공모 당선작 중 최고 수준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읽는 내내 했다. 제1회 당선작 "검은 모래"에 결코 뒤지지 않는.

 

 

책소개:인터넷 교보문고에서 발췌[전문은 책 제목을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역사적 진실을 밝히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제주4·3평화문학상이 제9회를 맞아 3년 만에 장편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이성아 장편소설 《밤이여 오라》를 선정했다. 수상작인 《밤이여 오라》는 국가폭력에 연루된 개인의 비극적 이야기와 그 폭력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려는 인물들의 분투를 지성과 사유의 힘이 느껴지는 세련된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내전과 인종청소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통과해온 발칸반도와 한국 현대사의 참혹한 사건인 제주4·3을 동시에 공명시키며 여전히 끝나지 않은 국가폭력에 대한 역사적 질문을 좀 더 폭넓은 문학적 시선으로 옮겨놓았다.
제주 4·3에서 시작해 발칸에 이르기까지,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유사하게 반복되어온 국가폭력은 ‘정의’라는 이름으로 혹은 ‘애국’이라는 명분으로 자행되어왔으며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의 문제라고 소설은 말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각자 감당해온 아픈 시간 앞에서 외면해왔던”(소설가 정지아) 희생자의 고통에 대해 감각하게 된다. 전쟁 트라우마로 뿔뿔이 흩어져야만 했던 가족,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정처 없이 떠도는 젊은 사람들, 자신이 보는 앞에서 총살 당한 아내를 평생 잊지 못하는 남편, 한순간에 평범한 유학생에서 간첩단사건의 일원으로 둔갑된…… 작가가 그려내는 이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시대의 비극을 외면해왔고 등한시했던 현재 그들의 처절한 생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작가는 국가폭력을 분노와 탄식만으로 결론 짓지 않는다. 치유와 화해의 시각으로, 참극의 슬픔이 이해와 연대로 바탕 될 때야 비로소 우리는 그 폭력을 온전히 멈추게 될 수 있게 된다고, 국가폭력의 희생과 피해에 대해 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