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도서관 ♣/- 예술, 인문

어쩌다 외교관:신봉길

Bawoo 2024. 2. 24. 11:57
저자:신봉길
출간:2023.5.20.
 

[소감] 평범한 직장(사회) 생활을 한 나(우리)에게 직업 외교관의 세계를 알게 해주는 책. 저자의 자전적 성격이 짙으나 직업 외교관 세계의 이모저모를 알게 해 주어 많은 도움-상식선-이 되었다. 책을 통해 직업 공무원의 세계는정권의 바뀜과 상관없이 자신들의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요즘 들어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들도 외교관-대사- 역할을 하고 있고 이에 따른 부작용이 있다는 것도. 뭐 역으로 직업 외교관이 독점하는 데 따른 문제점도 있는 거로 알고 있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없다. 

특기할 만한 내용은  문재인 정부 시절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인도에 단독으로 국빈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에 관한 이야기. 이는 두고두고 정쟁의 소재가 되었는데 당시 인도 대사로 있은 저자가 이 일에 대해 언급한 내용으로 보면  타지마할 방문은 문제의 소지가 있기는 했다는 느낌(?). 뭐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무튼 저자가 세 번씩-문 대통령의 인도 방문, 인도 총리의 우리나라 방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이나 관련 일을 수행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외 우리가 몰랐던 외교관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가 알차다. 


책 내용은 아래 책소개, 출판사 서평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책소개

신봉길 전 주인도대사가 40여 년간 부대끼며 경험한 외교와 외교관의 세계를 적어냈다. 그는 개발도상국이 G20 국가로 변모하기까지 ‘한국 외교관’이란 타이틀을 달고 여러 나라에 정착해 살면서 나라 위상과 시대 흐름의 변화를 생생히 체감한다. 주중공사, 주요르단왕국대사, 주인도대사 등을 지내며 낯선 곳으로 떠나고 정착하기를 반복한 삶은 안정적이진 않지만 새롭고 생동적이었다. 또 화려하지만 쓸쓸했다. 그저 새로운 세계가 궁금했던 한 청년이 어쩌다, 외교관이 되어 일생을 보내게 된 것이다. 이제 외교부 생활을 갈무리한 그는 주니어 사무관으로 시작해 대사의 자리까지 올랐던 한 외교관의 속살을 드러내 보이려 한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저자

신봉길 전 외무공무원

경북 의성 출생이다. 경기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1978)를 거쳐 주유엔대표부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중국, 일본, 인도, 미얀마 등 아시아권에서 오래 근무했고 주중공사, 주요르단왕국대사, 주인도대사 등을 지냈다. 국내 근무 시에는 공보관(대변인), 북한경수로원전지원기획단 특보,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IFANS)소장, 한중일협력사무국(TCS) 초대사무총장 등 다양한 일을 하면서 북한 문제와 동북아 이슈에 깊이 관여했다.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한림대에서 ‘한반도 국제정치’, ‘중국외교’ 등에 대해 강의했다. 외교부 퇴임 후 23대 한국외교협회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대학 시절 학교신문인 ‘대학신문(大學新聞)’의 학생편집장을 지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남북한 통합과 통일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평생 학자외교관(Scholar Diplomat)으로서의 삶을 꿈꾸고 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목차

서문 004

1장 외교관이 되기까지

: “자네도 됐다면서?”
어쩌다 외교관 014 ┃ 서울 유학 016 ┃ 관악 캠퍼스, 대학신문 학생편집장 019 ┃ 정보기관 호출과 퇴학 위협 020 ┃ 고향, 뿌리 그리고 아버지 024 ┃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 이름 짓기 027 ┃ 외교학과, ‘야망과 낭만’ 028 ┃ 외무고시 준비, 혼자 하는 고독한 싸움 032 ┃ 고시 합격, “자네도 됐다면서?” 035 ┃ 외무고시 제도 최선인가? 037 ┃ 미국, 일본, 중국의 외교관 선발 방법 039 ┃ 중요한 자질은 호기심과 공감 능력(Empathy) 041 ┃ ‘외교관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043

2장 떠도는 삶

: ‘떠도는 삶’의 시작
외무사무관으로 중앙청 첫 출근 050 ┃ 노신영 외무장관의 수행비서로 051 ┃ 반기문 과장과의 인연 053 ┃ 대학 3학년생 아내와의 결혼 057 ┃ 유엔대표부 근무 그리고 뉴욕 059 ┃ 귀국과 워커홀릭 과장들 밑에서 064 ┃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066 ┃ 일본 동경 그리고 미얀마 068 ┃ 외교관이 책을 쓴다는 것 073 ┃ 외교관의 특권과 면제 075 ┃ 외교관의 자녀 교육 문제 078

: 워싱턴스쿨, 재팬스쿨, 차이나스쿨
인사철마다 엄청난 스트레스 082 ┃ 워싱턴스쿨, 재팬스쿨, 차이나스쿨 084 ┃ 과장이라는 자리의 의미 088 ┃ 정책통이 되고 싶다 090 ┃ 정통 관료로서 주류에 끼지 못했다 093 ┃ 특이한 경력과 특별한 경험 094

: 영어는 아직도 자신이 없다
영어에 대한 끝없는 부담 097 ┃ 영어 능력 어느 정도 중요한가? 100 ┃ 외교언어를 천하 통일한 영어 101 ┃ 영어 외에 한두 개 언어는 필수 104 ┃ 일본어 몰입 105 ┃ 하버드 케네디스쿨 대신 북경대 중국어 연수 선택 107 ┃ 주중 대사관 발령과 HSK 시험 110

3장 특이한 경력과 특별한 경험

: 영사 업무는 기피 업무인가?
영사 업무에 대한 편견 116 ┃ 주중 대사관 총영사 발령 118 ┃ 지뢰밭에서 살아 나온 느낌 119 ┃ 샌프란시스코 부총영사 부임 122 ┃ 기억에 남는 일들 123 ┃ 인도 코로나 사태와 대사관의 사투 126 ┃ 영사 업무, 감동을 줄 수 있어야… 128 ┃ 백혈병 어린이 환자, ‘어린이날의 기적’ 130 ┃ “한국민임이 자랑스럽다” 134

: 여섯 차례의 북한 방문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특보 135 ┃ 함경도 신포 원전건설 현장 방문 137 ┃ 능라도경기장에서 아리랑축전 관람 140 ┃ “통일이 언제 될 것 같습니까?” 143 ┃ 농축우라늄 이슈, 북한 측의 비밀스러운 설명 146 ┃ 북한 핵,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다 150 ┃ 마지막 방문 153 ┃ ‘다시 만납시다!’ 155

: 대변인으로 TV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참여정부 첫 외교부 공보관 선임 156 ┃ “기자 셋보다 돼지 세 마리를 데리고 떠나세요” 158 ┃ 스핀 닥터, 각국의 대변인 제도 160 ┃ 브리핑 제도 정착을 위한 노력 161 ┃ 이라크, 김선일 씨 참수 사망 사건 발생 164 ┃ 열여섯 차례의 TV 생중계 브리핑 165 ┃ AP 통신과의 공방과 국회 청문회 출석 167 ┃ “저런 공무원도 있었나?” 정치 입문 권유 170 ┃ 공직자도 언론을 알아야 한다 173

: ‘무기 대신 외교관을 보내라!’ 외교관이 하는 일
‘외교가 실패하면 전쟁이 일어난다’ 175 ┃ 외교관은 공인된 스파이 176 ┃ 연간 수십만 건의 전문보고 178 ┃ 외교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전문 181 ┃ 외교전문은 역사의 기록 183 ┃ 정보수집을 위한 네트워킹 184 ┃ 중국에서의 ‘꽌시’ 만들기 187 ┃ 가봤어? 현장 출장의 중요성 191

: 외교가 ‘혼자 하는 비즈니스’가 되어가고 있다
여성외교관 과반 시대 194 ┃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외교관들 197 ┃ 군대식 남성문화의 소멸 199 ┃ 여성외교관의 고충 200 ┃ ‘함께하는 비즈니스’에서 ‘혼자 하는 비즈니스’로 204 ┃ MZ 세대가 가져온 엄청난 변화 206 ┃ 꼰대와 MZ 세대 207

4장 특명전권대사라는 자리

: 관저와 외교파티
해외공관 건축은 국격의 상징 238 ┃ 외교활동 공간으로서의 의미 241 ┃ 부동산으로서의 가치 243 ┃ 인도 대사관 건축과 이범석 대사의 집념 245 ┃ 외교파티의 성공 요소 248 ┃ 빛을 잃어가는 외교 리셉션 252 ┃ 외교파티와 배우자의 역할 254 ┃ 요리사 활용 문제 255

: 외교관과 소셜미디어
인도를 열광시킨 한국 대사관의 SNS 259 ┃ SNS에 적극적인 외교관들 260 ┃ 한국은 스토리가 있는 나라 262 ┃ 중국의 늑대전사외교 264 ┃ 트위플로머시 265

: 장 모네의 꿈을 좇아, 한중일협력사무국(TCS) 창설
민간 기업으로의 전직 제안 270 ┃ 차관 후보 탈락 272 ┃ 3국협력사무국(TCS) 초대 사무총장 임명 273 ┃ 동북아 지역협력 구상 274 ┃ 상설사무국 창설 작업 276 ┃ 사무국의 격과 위상 문제 278 ┃ 사무국,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 281 ┃ 3국 정부의 사무총장에 대한 대우 284 ┃ EU에서 배우자 286 ┃ TCS의 미래 287

: 외교부 싱크탱크(IFANS) 소장이 되어
유럽 주재 대사직 포기 292 ┃ 외교안보연구소(IFANS) 소장 임명 294 ┃ 각국 싱크탱크와의 교류 295 ┃ 외교정책과 전략의 세계 297 ┃ 변혁의 외교(Transformational Diplomacy) 299 ┃ 국익이란 무엇인가? 301 ┃ 한국 외교정책의 금후 방향 303

: ‘특명전권대사’라는 자리
대통령의 친서, 신임장 지참 306 ┃ 특명전권대사, 모든 외교관의 꿈 309 ┃ 일상을 뛰어넘는 아젠다 설정 능력 필요 313 ┃ 요르단 부임과 연구용원자로 사상 첫 수출 315 ┃ 요르단 왕실과의 특별한 인맥구축 320 ┃ 왕세자와 친구가 된 막내 322 ┃ 세계의 주요 문명과 종교 현장 체험 324

: 외교 일선 복귀, 주인도특임대사
정치적 임명 대사직 327 ┃ 한국의 특임대사 임명 330 ┃ 4강대사 임명 관련한 논란 332 ┃ “Right time, Right place”, 인도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335 ┃ 제조업 대국 한국, 매력적 국가 336 ┃ “한국 후보와는 국제기구 선거에서 붙지 마라!” 338 ┃ 26개 주 방문과 네트워킹 340 ┃ 정상외교의 정치학 342 ┃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 344 ┃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국 방문 349 ┃ 모디 인도총리 국빈 방한 352

5장 새로운 시작

: 타이어를 새로 바꾸며, Re-tiring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박사학위 취득 356 ┃ 외교부 공직 정년과 대학 강의 357 ┃ 외교관이 칼럼을 쓴다는 것 360 ┃ “외교 쪽에 사람이 없습니다”, 공직 복귀 362 ┃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인이다” 364 ┃ 새로운 도전, 한국외교협회 회장이 되어 365 ┃ 자존심을 가지고 자기만의 고독한 길 가기 369 ┃ 스토리 있는 외교관이 많이 나와야 370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책 속으로

누군가는 외교관을 ‘본부에선 출세 경쟁에 바쁜 샐러리맨이고 재외공관에 나가면 특권 계층’이라고 규정했고 또 어떤 이는 ‘은퇴 시 수북이 쌓인 명함과 사진, 가방뿐인 직업’이라고도 말했다. 나의 경우도 일생을 인사(人事)의 굴레 속에서 서울과 해외를 바쁘게 떠돌아다닌 삶이었다. 화려함과 쓸쓸함이 교차하는 생활이었다. 그렇지만 외교관이란 직업은 인간이 고안한 최고의 직업이었다. 지루할 시간이 없는 삶이었다.
____「서문」

아무리 생활 조건이 좋더라도 인간관계가 좋지 않으면 그곳이 가장 완전한 오지(奧地)다. 외교관은 어떤 직업보다 직장 내에서의 인간관계가 중요한 직업이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낯선 곳에 있다 보니 심리적인 거리감, 소외감, 고독이 일상인 직업이다. 공관 구성원들 간의 인간적 갈등이 생기면 그 이상의 고통이 없다. 실제로 선진국이냐 개발도상국이냐는 오히려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선진국은 선진국대로 개도국은 개도국대로 근무에 장단점이 있다.
____「인사철마다 엄청난 스트레스」

나는 그때가 첫 해외여행이었다. 국제선 비행기도 처음 탔다. 맨해튼 중심의 최고급 호텔 중 하나였던 햄즐리 팰리스호텔(Hemsley Palace, 지금의 롯데뉴욕팰리스호텔)이 숙소였는데 호텔 생활 자체가 익숙지 않은 데다 음식(양식)도 맞지 않고 시차도 적응하지 못해 설레며 따라온 출장을 엄청 후회했던 기억이 있다. 세탁물을 맡기는 과정에서 실수를 해서 반기문 과장과 함께 노 장관으로부터 야단을 맞기도 했다. 반 과장은 사실 나의 실수로 야단을 맞은 것이었다. 그때부터 내가 본 반기문은 인내의 화신이었다. 일을 빈틈없이 잘하고 성실하기도 했지만 끝없는 인내의 힘을 가진 분이었다.
____「반기문 과장과의 인연」

이들은 그동안 남성 중심이었던 외교부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혔다. 성취욕도 강했고 조직에서 인정받으려는 욕구도 매우 강했다. 초기에 입부했던 여성외교관들을 상관으로 모시고 일한 한 주니어 여성외교관의 코멘트를 들은 적이 있다. “남성들보다 훨씬 적극적(Aggressive)이었다. 고집과 자기주장이 강하며 사안에 대한 입장도 더 강했다. 아! 저래야 올라가는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성이 남성과 체질적으로 다르다기보다는 남성 위주의 조직 속에서 유리천장을 깨고 올라가려면 이래야 한다는 그런 모습으로 느껴졌다.”
____「두각을 나타내는 여성외교관들」

왕이 외교부장(현 정치국원)은 내가 북경에 참사관으로 일할 때부터 알았다. 당시 그는 아주국장이었다. 북핵 6자회담에서는 중국 측 대표로 참석했다. 대단한 워커홀릭이었다. 해외출장에 나서면 직원들이 안 따라가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일을 시켜 출장 중에는 밤에도 거의 잠을 잘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중일협력사무국(TCS) 사무총장 재직 시 북경을 방문했을 때, 외교부 접견실에서 그와 만났다. 나를 보자 반갑게 다가오며 “우리는 20년 친구”라고 말을 건네던 기억이 난다. ...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판사서평

총 6장으로 구성된 책은 경북 시골 출신 저자가 서울로 금의환향하는 것을 시작으로 외교관이 되어 현직에서 만난 사건과 사람들 그리고 외교부 퇴임 후의 새로운 행보까지를 담겼다. 낯섦과 생동감이 공존한 그의 외교 인생은 1970년대, 자유와 정의 그리고 낭만을 외치던 서울대 캠퍼스에서부터 시작된 듯하다. 학생데모가 이곳저곳에서 빈발하는 유신치하에 ‘대학신문’의 학생편집장이라니, 아슬아슬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의 시작이다.

그가 외교학과를 선택한 것은 대단한 야망 때문은 아니었다. 외교학과 하면 왠지 패기보다는 나긋나긋하고 귀족적인 느낌이었다는 그에게도 막연하게나마 새로운 세계, 넓은 세계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인생을 보내긴 아쉬웠던 청년은 그렇게 어쩌다, 외교의 길에 발을 내디디게 된다.

주니어 사무관에서 대사가 되기까지

첫 출근 날, 그곳으로 들어가면서 대단한 자부심을 느꼈다. 아! 내가 드디어 엘리트 외교 관료가 되었구나. 당시 공무원 세계에서도 외무부는 나름의 특별한 집단이라는 비밀스러운 자부심이 있었다.
-「‘떠도는 삶’의 시작」

주니어 사무관이었던 그는 노신영(전 외무장관), 반기문(전 UN사무총장)과 함께 일하는 행운을 얻었다. 어설펐던 당시, 장관의 뉴욕 출장에 수행비서로 함께 갔다가 세탁물을 맡기는 과정에서 실수해 야단맞기도 했다. 그뿐이랴, 장관실에서 일하는 동안 출근에 늦어 허둥지둥하거나 더러는 실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일까. 그의 주변에는 항상 그때의 장관이나 이후의 동료들처럼 그를 이해하고 성장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반의 장관실 근무를 잘 마칠 수 있었다.

이후 뉴욕(유엔대표부), 일본, 미얀마, 중국, 샌프란시스코, 요르단, 인도 등 숱한 발령을 받는다. 말 그대로 ‘떠도는 삶’이었다. 그러는 동안 경수로사업기획단 특보를 맡아 북한을 여섯 차례 다녀오기도 하고, 김선일 피살사건(2004) 대변인으로 TV에 매일같이 얼굴을 비치기도 하며, 요르단에 최초로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하는 데 성공하기도 한다. 한편 많은 사람을 사귀기도 한다. 왕이 전 중국 외교부장이 그를 “20년 된 친구”라며 반기기도 하고, 그의 막내아들은 요르단 왕세자와 친구가 되어 전용기를 타고 함께 서울에 오기도 했다.

때론 쓸쓸하기도, 지치기도 하지만
‘외교관’이라 다행이다

여대생의 어머니가 울면서 “한국민임이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정부로부터 가족같이 보호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내가 뉴델리에서 들은 가장 가슴 뭉클한 말이었다.
-「“한국민임이 자랑스럽다”」

영사활동 중 그는 인도 여행 중 중상을 입은 한국 여대생을 치료하고 안전히 한국에 이송하는 작전을 펼친다. 항공편을 구하고, 현지 의사를 동행시키는 큰 작전이었다. 여대생의 어머니는 이후 울면서 “한국민임이 자랑스럽다”고 전해왔는데, 그 말은 그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외교관’은 대체 누구인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2~3년마다 새로운 발령지에 자리 잡고 적응하기를 반복하는 삶을 살면서도, “한국민임이 자랑스럽다”는 말 한마디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이들, ‘한국 외교관’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여러 인사와 관계를 맺어가는 이들. 저자는 외교관을 ‘화려함과 쓸쓸함이 교차하는’ 직업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지루할 틈 없는 이 직업이 가히 인간이 고안한 최고의 직업이라고 확언한다.

우리는 그의 40여 년의 외교관 생활이 마무리되는 것을 보며, 아쉬움과 함께 그의 새로운 도전을 격려하게 된다. 이제 그는 ‘자유’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외교관 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 외교관을 꿈꾸는 이들에게 열릴 그 화려하고도 지루할 틈 없는 인생을 격려한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