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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화된 한일관계:국중호 외

Bawoo 2024. 3. 5. 17:01
저자:국중호 외
출간:2023.8.4.
 
[소감] 우리나라를 35년간 식민통치하고 경제적 측면에서 한창 앞서 있던 일본을 그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따라잡아 이제는 거의 대등관계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지금-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이 끝나는 1973년에는 일본의 소득수준이 한국보다 10배 가까이 높았으나 이제는 거의 같은 수준이 되었다. 물가수준을 고려한 구매력 평가로 본 소득수준에서는 2018년부터 한국이 오히려 일본보다 높아졌다.-  한일 두 나라가 상호협력하여 공동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여러 부문으로 나누어 제시한 책.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명확한 반성이 뒤따르지 않는 한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참고할 만한 내용이기는 하다. 다른 건 다 제쳐두고 경제적 측면에서 확실히 앞서서 일본이 알아서 숙이고 들어와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앞날이 그리 될 것 같지는 않고 오히려 일본만 승승장구할 것 같으니 가슴이 쓰라리다. ㅠㅠ
 
* 책 내용은 아래 책소개, 목차,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책소개

본서에는 한국과 일본이 일처리에 있어 각각 어떤 사고(思考)로 임하고, 일처리 방식에 있어 양국이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많이 실려 있다. 장별로는 한일 경제실적 비교 및 일본 경제침체의 원인(제1장), 한국 대통령선거와 정치(제2장), 근린외교(제3장), 한일철학(제4장), 일본군‘위안부’(종군위안부) 문제의 정치적 책무(제5장), 문화교류와 콘텐츠(제6장), 한일 사고방식의 비교(제7장), 한일 인식의 차이(제8장)를 들어가며 양국관계를 논의하고 있다.
본서의 집필에는 여섯 명(한국인 셋, 일본인 셋)의 필진이 참여하여 경제ㆍ정치ㆍ외교ㆍ사회ㆍ문화의 각 분야와 관련된 한일관계를 다루고 있다. 다양한 분야를 다루면서도 한일 각각의 사고 및 일처리 방식을 규명하고 각각에서 논의된 것들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라는 고민이 담겨 있는 점은 공통이라고 할 수 있다. 본서에서는 한일관계를 어떻게 유지해 나가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제언도 잊지 않고 있다. 그 제언들을 간단한 어구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종장에서는 필자들이 제시한 제언을 정리하고 있음).
그들 제언 어구는, 한일경제의 활성화나 일본의 폐색감으로부터의 탈출을 위해서도 양국관계 개선이 요구된다는 점(제1장), 한일 공통이익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 공통이익의 실현을 위해 양국이 지혜를 짜내야 한다는 점(제2장), 한일이 등신대(等身大)의 이웃 나라를 냉철하게 ‘아는’ 작업을 하며 그로부터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제3장), 한일이 고통에 가득 차 화해와 번영과 평화의 길로 만들어 낸 ‘한일모델’을 앞으로도 계속 걸을 수 밖에 없다는 점(제4장),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진상규명, 기억계승, 역사교육’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미래를 향한 열린 형태’의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는 점(제5장), ‘함께 생각하고, 창작하며, 계속 전달해 가는’ 세 가지를 실천하며 한일 콘텐츠 교류를 진행해 가야 한다는 점(제6장), 한국과 일본의 특징을 살린 ‘플로우 감성과 스톡 감성의 겸비,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 넓고 깊게의 추구’(제7장), 한일 역사적 배경의 차이에 따른 인식의 차이를 파악하고 위에서 언급한 ‘KJ망’ 구축이라는 ‘상호활용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점(제8장)이다.(편저자의 말에서 발췌)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목차

ㆍ 프롤로그 i
ㆍ 편저자의 말 iv

서장 한일관계의 여러 문제 1
1 일본경제의 침체 요인과 전망 3
2 외교정책에 있어서의 한일협조 가능성 4
3 수평관계로 바뀌고 있는 한일 간의 구조적 변화 5
4 관리(management)해 온 ‘한일모델’ 6
5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정치적 책무 7
6 문화교류 가교로서의 한류 콘텐츠 8
7 한일 사고방식의 차이와 세 가지 축 9
8 한국과 일본의 인식 차이와 한일관계 10

제1장 일본경제의 침체 요인과 향후 전망 13
1 한국에 추월당한 일본의 소득수준 15
2 일본경제의 위상 저하 19
3 정책평가로 본 일본경제 침체 요인 24
4 일본경제의 과제와 전망 34
5 일본의 특징과 한일협업의 모색 41

제2장 제20대 대통령선거, 윤석열 정권과 한국외교, 그리고 한일관계 47
1 제20대 대통령선거 개요 49
2 한일 간 정치 및 선거 비교 50
3 문재인 정권의 업적 투표로 본 제20대 대선 54
4 보수와 진보 진영 간의 정치적 균열 56
5 한국 정치에서의 사회적 균열: 지역 · 세대 · 젠더 63
6 윤 정권의 내정(內政) 과제 71
7 윤석열 정권의 외교: 무엇이 어디까지 바뀔 것인가? 73
8 한일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79
9 한일관계의 재고 83

제3장
오늘날 한일관계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 -구조적 변화와 인재(人災)로 드러난 근린외교- 85
1 정치지도자가 부른 ‘인재(人災)’ 87
2 한일 간 구조적 변용 89
3 무지와 악의로 채색되었던 한일 갈등 92
4 유효한 카드가 없었던 한국 102
5 서로 다른 미래상을 그리는 한국과 일본 105
6 관계 악화에 책임져야 할 정치 110
제4장 21세기를 혁신하기 위한 한일철학 113
1 가까스로 성립하고 있는 한일관계 115
2 ‘병합식민지’란 무엇인가? 118
3 ‘한일모델’이란 무엇인가? 121
4 화해는 프로세스다 125
5 새로운 가치를 향하여 129
6 마무리 130
7 질의 응답: 코멘트에 답한다 133

제5장 생존자 없는 시대의 피해 〮 생존자 중심주의: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의 책무 145
1 ‘생존자 없는 시대’를 바라보며 147
2 정치적 현실주의가 시도하는 화해 정책의 문제 149
3 다시, ‘피해자 중심주의’란 무엇인가? 152
4 다시, 정치적 책무란 무엇인가? 155
5 ‘화해의 국제정치’와 피해자 중심주의 159
6 한일관계에서 ‘피해자 중심주의’의 등장과 전개 161
7 ‘2015년 합의’의 재검토: 피해자 중심주의 해결을 열어가기 위해 167
8 현실적 해법의 출발점으로서 ‘2015년 합의’와 그 이행의 조건들 170
9 포스트-피해자 시대, 2015년 합의를 어떻게 할 것인가? 173

제6장 문화교류와 콘텐츠 비즈니스의 변모 177
1 한일 문화교류의 가교(架橋), ‘콘텐츠’ 179
2 세계를 석권하는 한국 콘텐츠, 국가 이미지에 미친 영향 181
3 문화교류 20년, 한류의 저력 192
4 콘텐츠 비즈니스의 변천과 성장 200
5 또 하나의 한류, ‘혐한’ 207
6 한일 협업을 통한 문화교류의 노력 211

제7장 한일 사고방식 비교와 보완성 215
1 한일 사고방식의 세 축 217
2 플로우의 한국 vs. 스톡의 일본 219
3 디지털의 한국 vs. 아날로그의 일본 228
4 ‘넓고 얕게’의 한국 vs. ‘좁고 깊게’의 일본 236
5 지향점은? 245

제8장 한일 인식의 차이와 한일관계 구축 255
1 인식 차이 및 일본 역사교육의 실태 257
2 한일 간 역사 배경 및 가치관의 차이 261
3 아베 · 스가 및 기시다 정권에서의 한일관계 270
4 국제정세와 한일관계 277
5 한일관계 대응과 상호활용 전략 282
6 시시비비와 중용 288

종장 제언 293

ㆍ에필로그 299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책 속으로

한일관계가 좋지 않다는 말들이 오가기도 하지만, 이는 어느 시기를 잘라 말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좋다’ 또는 ‘좋지 않다’라는 일희일비에 사로잡히기보다는 각자가 지닌 잠재력 발휘로 자기 나름의 발전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발전으로 향해 가는 데에는 부정적인 면에 얽매이지 않고 당사자 의식을 바탕으로 ‘좋은 점’이나 ‘강한 점’을 어떻게 살려가는가가 보다 더 진전을 가져온다. 나아가 실로 장점과 강점을 발휘하려면 지피지기(知彼知己), 즉 ‘상대를 알고 자신을 안다’는 것, 달리 말해 상대방과 자신의 우열장단(優劣長短)을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라 할 것이다.
상호 간의 특징 차이를 잘 관찰하며 상대방이 자신과는 다른 어떤 나은 재주를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면,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거나 활용하며 스스로의 잠재 능력을 높여가는 것이 보다 성숙한 자세이다. 한국과 일본 각각의 자국민 중에도 개성 넘치고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가 있으니, 국내로 한정하여 자신을 보완해 가는 방법도 상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욱 ‘넓은 시야와 깊은 지식’을 갖추어 가기 위해서는 열린 관점에 입각한 다양성의 확보가 요구된다. 한일관계에서 본다면 그 하나의 전략이 한국으로서는 일본의, 일본으로서는 한국의 뛰어난 특징을 살리는 방법이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겉모습은 비슷하나 서로 아주 다른 특징을 지니는 양국 간의 ‘상호활용 전략’은 소득수준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삶의 질도 윤택하게 한다.
국제무역의 기본 이론 중 하나로 ‘비교우위’라는 개념이 있다. 국가 간에 각기 장점을 발휘해 만들어 낸 상품을 서로 교역하는 방식이 생활수준을 보다 풍요롭게 하여 준다는 것이 비교우위 이론의 요체라 할 수 있다. 비록 자국이 상대국보다 여러 분야에서 우수하다고 하더라도 자급자족으로 모든 것을 떠안기보다는, 저마다 상대적 우위에 있는 영역에서 창출한 생산물이나 성과물을 상호 거래 · 교역하는 것이 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비교우위’의 활용은 상호 간의 장점을 살리는 방법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과 자신이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파악하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본서에는 한국과 일본이 일처리에 있어 각각 어떤 사고(思考)로 임하고, 일처리 방식에 있어 양국이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많이 실려 있다. 장별로는 한일 경제실적 비교 및 일본 경제침체의 원인(제1장), 한국 대통령선거와 정치(제2장), 근린외교(제3장), 한일철학(제4장),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정치적 책무(제5장), 문화교류와 콘텐츠(제6장), 한일 사고방식의 비교(제7장), 한일 인식의 차이(제8장)를 들어가며 양국 관계를 논의하고 있다. 보다 자세한 각 장의 개요는 서장에서 정리하고 있으나, 이하에서는 본서의 이미지를 떠올린다는 관점에서 각 장의 개략을 소개하기로 한다.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이 끝나는 1973년에는 일본의 소득수준이 한국보다 10배 가까이 높았으나 이제는 거의 같은 수준이 되었다. 물가수준을 고려한 구매력 평가로 본 소득수준에서는 2018년부터 한국이 오히려 일본보다 높아졌다. 제1장에서는 경제면에서의 대칭적 또는 수평적 관계가 되었다는 점을 보이고, 어째서 일본경제가 침체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산업정책 · 재정정책 · 금융정책으로 나누어 정책면에서의 침체 원인을 논의하고 있다. 그런 다음, 한일관계 개선이 일본의 폐색감(閉塞感) 탈출이나 한일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지적한다.
제2장에서는 제20대 한국 대통령선거와 외교정책에서의 한일 정책공조에 대해 다룬다. 제20대 한국 대선에서 보수 야당의 윤석열 후보가 진보 진영의 이재명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요인을 설명한다. 나아가 1965년 ‘완전하고 최종적인 해결’이라는 한일청구권협정의 합의도 존중할 수 있는 묘안을 윤 정권이 잘 짜내어 일본 정부의 협력을 구하는 것이 외교정책에서의 한일 정책공조를 추진하기 위한 조건이 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일찍이 여러 분야에서 수직적으로 전개되어 온 한일관계가 수평화되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일관계에 있어 작금의 삐걱거려온 상황은 다분히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장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들어, 두 사람이 국내 내셔널리즘을 부추김으로써 한일관계 외교 면에서 크게 마이너스로 작용했음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정치에 의한 ‘무지(無知)’와
‘악의(惡意)’로 채색된 사실관계를 적시하고 그 참상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한다.
제4장에서는 전후(해방 후) 한국과 일본이 ‘한일모델’이라고도 할 수 있는 화해와 번영과 평화 프로세스를 구축해 왔다는 관점을 제시하고, 서로 자제하는 고도로 지적(知的)이고 창조적인 양자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여 왔다는 점에 착목한다. ‘한일모델’이라 함은, 내버려 두면 파탄과 상호증오와 폭력의 관계에 빠져버릴 초기설정(디폴트) 상태를 한일이 관리(매니지먼트)해 온 것을 전후(해방 후) 양국 관계의 본질로 보는 모델이다. 즉, 파탄과 상호증오와 폭력의 관계에 빠지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가치를 지니며, 그 가치의 실현을 위해 다수이면서 다양한 실행가들(actors)이 다방면에서 스스로를 계속 변화시켜 가며 노력해 온 그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일본군‘위안부’(종군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제5장에서는 그 문제 해결의 중심이 ‘사실인정, 사죄반성, 법적배상’으로부터 ‘진상규명, 기억계승, 역사교육’으로 옮겨가고 있는 점, 그에 따라 피해 · 생존자 없는 시대의 피해자 중심주의가 정치적 책무로 부상하고 있고 그 과제는 ‘기억 후 세계의 피해자 기억’의 구성과 계승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에 더하여, 국제사회의 권고를 반영한 ‘미래를 향한 열린 형태’의 해결 도모, ‘2015년 위안부 합의’의 의미 확인, 양국 정부에 의한 일본 정부 제공의 10억엔 처리 교섭 개시, 향후 조치의 강구 등으로 구성되는 ‘위안부’ 문제 해결책이 제안되고 있다.
제6장은 한일 문화교류의 가교로서의 ‘콘텐츠’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과 감동을 느끼는 교류 실천이 문화 콘텐츠를 개재한 활동이며, 세계에서는 ‘한류’라는 문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본에서 한류는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비롯되었지만, 일시적인 ‘붐’에 그치지 않고 그 기세는 지금까지 이어져 ‘국경을 넘는 문화교류’로서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제6장에서는 이들 내용에 대해 논의한 다음, 장르 · 시장 · 소비자 요구에 따라 변모해 가는 한국 콘텐츠 비즈니스를 전망하고, 콘텐츠 비즈니스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한일 문화교류의 참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제7장에서는 ‘플로우의 한국 vs. 스톡의 일본’, ‘디지털의 한국 vs. 아날로그의 일본’, ‘넓고 얕게의 한국 vs. 좁고 깊게의 일본’이라는 세 가지 축을 제시하고, 한일 간의 사고방식을 비교한다. 이들 세 축은 필자가 오랜 세월 한일 사회를 관찰해 오면서 도출해 낸 것이다. 이들 세 축의 제시에 이어, 서로 다른 특징을 갖는 한국과 일본이 어떤 관계를 지향하면 좋을지에 대해, ‘플로우 감성과 스톡 감성의 겸비,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 넓고 깊게의 추구’를 제언하고 있다.
제8장에서는 한일 간 인식 차이 및 한일관계에 대해 ‘한 시민’의 입장에서 본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우선, 양국의 인식 차이로서 역사적 배경, 역사교육, 가치관의 차이를 들어 서로 간의 상이한 시각을 부각시키고 있다. 다음으로, 한일관계에 대하여는, 아베 신조와 스가 요시히데, 그리고 기시다 후미오 정권이 한국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다루고,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국제정세 변화를 고려한 한일관계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나아가, ‘횡적’으로 여기저기로 넓히려 하는 한국(K)의 씨실(가로실)과 ‘종적’ 사회의 특징이 강하면서 기술 축적이 많은 일본(J)의 날실(세로실)을 서로 엮은 ‘KJ망(網)’의 구축이라고 하는 ‘상호활용 전략’ 또는 ‘전략적 협조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본서의 집필에는 여섯 명(한국인 셋, 일본인 셋)의 필진이 참여하여 경제 · 정치 · 외교 · 사회 · 문화의 각 분야와 관련된 한일관계를 다루고 있다. 다양한 분야를 다루면서도 한일 각각의 사고 및 일처리 방식을 규명하고 각각에서 논의된 것들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라는 고민이 담겨 있는 점은 공통이라고 할 수 있다. 본서에서는 한일관계를 어떻게 유지해 나가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제언도 잊지 않고 있다. 종장에서 각 장의 필자들이 제시한 제언을 정리하고 있으나, 편저자 나름으로 그 제언들을 간단한 어구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그들 제언 어구는, 한일경제의 활성화나 일본의 폐색감으로부터의 탈출을 위해서도 양국관계 개선이 요구된다는 점(제1장), 한일 공통이익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 공통이익의 실현을 위해 양국이 지혜를 짜내야 한다는 점(제2장), 한일이 등신대(等身大)의 이웃 나라를 냉철하게 ‘아는’ 작업을 하며 그로부터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제3장), 한일이 고통에 가득 차 화해와 번영과 평화의 길로 만들어 낸 ‘한일모델’을 앞으로도 계속 걸을 수밖에 없다는 점(제4장),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진상규명, 기억계승, 역사교육’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미래를 향한 열린 형태’의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는 점(제5장), ‘함께 생각하고, 창작하며, 계속 전달해 가는’ 세 가지를 실천하며 한일 콘텐츠 교류를 진행해 가야 한다는 점(제6장), 한국과 일본의 특징을 살린 ‘플로우 감성과 스톡 감성의 겸비,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 넓고 깊게의 추구’(제7장), 한일 역사적 배경의 차이에 따른 인식의 차이를 파악하고 위에서 언급한 ‘KJ망’ 구축이라는 ‘상호활용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점(제8장)이다.
본서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2021년 10월 22일 ‘한일관계의 바람직한 모습’을 주제로 하여 개최된 ‘한일 과제 해결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이다. 그렇다고 하여 본서가 그 심포지엄에서 있었던 발표 내용을 그대로 문서화한 것은 아니다. 서장과 종장을 제외하고 여덟 개의 장으로 되어 있는 본서의 구성 중 두 개의 장(제3장과 제4장)이 동 심포지엄의 강연을 기초로 하고 있으나, 그 이외의 여섯 개의 장은 심포지엄 이후 새로이 기획하여 추가하고 있다. 한일관계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하나의 서적으로서 그 체계를 갖추기 위해 재삼 심혈을 기울였다.
집필을 맡아주신 분들은 각각의 분야에서 조예가 깊은 분들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집필자로 참여해 주신 기미야 다다시, 하코다 테츠야, 오구라 키조, 남기정, 황선혜 집필자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이들 집필자 이외에도 위 심포지엄에서 개회사를 담당하여 주신 당시 주(駐)요코하마 대한민국 총영사관 윤희찬 총영사가 프롤로그를 써 주셨고, 폐회 인사를 맡아주신 요코하마시립대학의 오사나이 이즈미 이사장이 에필로그를 담당하여 주신 덕분에 본서의 처음과 끝을 멋지게 장식할 수 있었다. 윤 전 총영사님과 오사나이 이사장님께도 깊은 사의(謝意)를 표하는 바이다. 이들 집필자 분들과 편저자에 대한 소개는 본서의 말미에 싣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주변에서 접하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가 되었고, 그와 맞물리며 안타깝게도 출판시장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양서(良書)의 출판에도 출판조성금이 필요한 요즈음이다. 본서 일본어판의 출판에서도 주요코하마 대한민국 총영사관 및 요코하마시립대학 학술연구회가 조성금을 지원해 주신 덕분에 간행할 수 있었다. 요코하마 총영사관의 윤희찬 당시 총영사님을 비롯하여 김성연 부총영사님, 이은정 전문관님, 그리고 요코하마시립대 학술연구회의 야스카와 후미아키 운영위원장, 나카타니 다카시 편집위원장, 마츠이 마키코 사무담당자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 책의 원저(原著)는 아카시서점(明石書店)에서 『한일관계의 바람직한 모습 - 수직관계에서 수평관계로 -』(『日韓?係のあるべき姿 - 垂直?係から水平?係へ』)라는 타이틀로 2022년 10월 일본어로 발행되었다. 일본어판 발행시에는 아카시서점의 야스다 신 이사겸 편집부장, 이마에다 히로미츠 편집담당자가 간행 작업 대응에서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배려가 있었다. 많은 배려와 노고에 고마움을 전하는 동시에 한국어판 출판을 허락하여 주신 아카시서점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한국어판 출판은 위의 원저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나 원저의 자구(字句) 하나 하나를 그대로 번역하지는 않았다. 한국의 독자를 염두에 두고 표현 수정(예컨대, 일본어판에서의 일한(日韓)관계를 한일관계로 하는 등)을 가하였고 그 후의 변화도 반영하여 집필한 것임을 밝혀 둔다. 한국어판 출판에서 헌신적인 도움을 주신 박영사의 나카지마 케이타 법인장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이 감사드린다. 본서가 한일관계의 개선이나 한국과 일본에 대해 생각해 보는 데 다소나마 도움이 된다면 소기의 출판 목적은 달성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신록이 우거지는
2023年 7月 길일
국중호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판사서평

저자들의 메시지와 표지 디자인

본서의 저자들이 전하는 한마디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한국과 일본 간의 상호 활용이 삶을 윤택하게 한다. - 국중호

한국과 일본과의 공통이익 또한 지금까지 해냈던 성과를 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 기미야 다다시

‘최악’의 외교관계를 갱신하지 않기 위해 아베ㆍ문 정권의 5년간을 검증한다.
- 하코다 테츠야

한국과 일본은 쌍방으로부터 많이 배우며 스스로를 변화시켜 온 ‘한일모델’로 화해와 번영과 평화 프로세스를 구축해 왔다. - 오구라 키조

기억을 봉인하는 것은 역사의 시계를 과거에 머무르게 하며, 기억을 계승하는 것이 역사의 시계를 미래로 향하게 한다. - 남기정

최고의 스승은 라이벌이다. 성장 발전이 가능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을 생각한다.
- 황선혜

본서의 표지 그림에는, 한국과 일본 지도 배경 위에 50원 동전과 5엔 동전을 청색과 홍색의 원형 속에 고리로 연결한 디자인을 넣고 있다. 50원 동전과 5엔 동전은 우연히 둘 다 벼 이삭이 그려져 있고, 두 동전의 가치는 거의 동일하다. 5엔의 발음은 일본어 고엔(ご縁)과 같아 5엔 동전을 좋은 인연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한국과 일본 간의 ‘좋은 인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장별 개요
본서의 장별 개요를 적으면 다음과 같다.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이 끝나는 1973년에는 일본의 소득수준이 한국보다 10배 가까이 높았으나 이제는 거의 같은 수준이 되었다. 물가수준을 고려한 구매력 평가로 본 소득수준에서는 2018년부터 한국이 오히려 일본보다 높아졌다.

 

제1장에서는 경제면에서의 대칭적 또는 수평적 관계가 되었다는 점을 보이고, 어째서 일본 경제가 침체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산업정책, 재정정책, 금융정책으로 나누어 정책면에서의 침체 원인을 논의하고 있다. 그런 다음, 한일관계 개선이 일본의 폐색감(閉塞感) 탈출이나 한일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지적한다.


제2장에서는 제20대 한국 대통령선거와 외교정책에서의 한일 정책공조에 대해 다룬다. 제20대 한국 대선에서 보수 야당의 윤석열 후보가 진보 진영의 이재명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요인을 설명한다. 나아가 1965년 ‘완전하고 최종적인 해결’이라는 한일청구권협정의 합의도 존중할 수 있는 묘안을 윤 정권이 잘 짜내어 일본 정부의 협력을 구하는 것이 외교정책에서의 한일 정책공조를 추진하기 위한 조건이 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일찍이 여러 분야에서 수직적으로 전개되어 온 한일관계가 수평화되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일관계에 있어 작금의 삐걱거려온 상황은 다분히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장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들어, 두 사람이 국내 내셔널리즘을 부추김으로써 한일관계 외교 면에서 크게 마이너스로 작용했음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정치에 의한 ‘무지(無知)’와 ‘악의(惡意)’로 채색된 사실 관계를 적시하고 그 참상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한다.


제4장에서는 전후(해방 후) 한국과 일본이 ‘한일모델’이라고도 할 수 있는 화해와 번영과 평화 프로세스를 구축해 왔다는 관점을 제시하고, 서로 자제하는 고도로 지적(知的)이고 창조적인 양자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여 왔다는 점에 착목한다. ‘한일모델’이라 함은, 내버려두면 파탄과 상호증오와 폭력의 관계에 빠져버릴 초기설정(디폴트) 상태를 한일이 관리(매니지먼트) 해 온 것을 전후(해방 후) 양국 관계의 본질로 보는 모델이다. 즉, 파탄과 상호증오와 폭력의 관계에 빠지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가치를 지니며, 그 가치의 실현을 위해 다수이면서 다양한 실행가들(actors)이 다방면에서 스스로를 계속 변화시켜가며 노력해 온 그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제5장에서는 그 문제 해결의 중심이 ‘사실인정, 사죄반성, 법적배상’으로부터 ‘진상규명, 기억계승, 역사교육’으로 옮겨가고 있는 점, 그에 따라 피해ㆍ생존자 없는 시대의 피해자 중심주의가 정치적 책무로 부상하고 있고 그 과제는 ‘기억 후 세계의 피해자 기억’의 구성과 계승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에 더하여, 국제사회의 권고를 반영한 ‘미래를 향한 열린 형태’의 해결 도모, ‘2015년 위안부 합의’의 의미 확인, 양국 정부에 의한 일본 정부 제공의 10억엔 처리 교섭 개시, 향후 조치의 강구 등으로 구성되는 ‘위안부’ 문제 해결책이 제안되고 있다.


제6장은 한일 문화교류의 가교로서의 ‘콘텐츠’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과 감동을 느끼는 교류 실천이 문화 콘텐츠를 개재한 활동이며, 세계에서는 ‘한류’라는 문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본에서 한류는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비롯되었지만, 일시적인 ‘붐’에 그치지 않고 그 기세는 지금까지 이어져 ‘국경을 넘는 문화교류’로서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제6장에서는 이들 내용에 대해 논의한 다음, 장르ㆍ시장ㆍ소비자 요구에 따라 변모해 가는 한국 콘텐츠 비즈니스를 전망하고, 콘텐츠 비즈니스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한일 문화교류의 참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제7장에서는 ‘플로우의 한국 vs. 스톡의 일본’, ‘디지털의 한국 vs. 아날로그의 일본’, ‘넓고 얕게의 한국vs. 좁고 깊게의 일본’이라는 세 가지 축을 제시하고, 한일간의 사고방식을 비교한다. 이들 세 축은 필자가 오랜 세월 한일 사회를 관찰해 오면서 도출해낸 것이다. 이들 세 축의 제시에 이어, 서로 다른 특징을 갖는 한국과 일본이 어떤 관계를 지향하면 좋을지에 대해, ‘플로우 감성과 스톡 감성의 겸비,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 넓고 깊게의 추구’를 제언하고 있다.


제8장에서는 한일간 인식 차이 및 한일관계에 대해 ‘한 시민’의 입장에서 본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우선, 양국의 인식 차이로서 역사적 배경, 역사교육, 가치관의 차이를 들어 서로간의 상이한 시각을 부각시키고 있다. 다음으로, 한일관계에 대하여는, 아베 신조와 스가 요시히데, 그리고 기시다 후미오 정권이 한국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다루고,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국제정세 변화를 감안한 한일관계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나아가, ‘횡적’으로 여기저기로 넓히려 하는 한국(K)의 씨실(가로실)과 ‘종적’ 사회의 특징이 강하면서 기술 축적이 많은 일본(J)의 날실(세로실)을 서로 엮은 ‘KJ망(網)’의 구축이라고 하는 ‘상호활용 전략’ 또는 ‘전략적 협조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편저자의 말에서 발췌)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