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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통령 이승만의 삶과 국가:오인환

Bawoo 2024. 5. 18. 15:09

 

저자:오인환, 출간: 2024.3.25
 
[소감] 우리나라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 대한 내 기본적인 시각은 부정적인 쪽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내 나이 11살이던 1960년에 이 대통령이 하야하게 된 이유가 3.15 부정선거에 따른 4.19 혁명 때문이었던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물러났다고는 하지만 미국의 압력에 의해 마지못해서였을 것이라는 건 나중에 안 일이지만 당시 어린 나이에도 고등학생이던 김주열 학생이 최루탄에 맞아 죽은 끔찍한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그 외에는 당시에는 몰랐지만 생일 축하 노래라든가 당시 유통되던 지폐에 초상이 들어가 있는 등 독재자의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해방 후 혼란기, 전쟁기에 있었던 양민 학살 사건 등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이유는 많다. 그런데 이런 부정적인 시각은 제쳐두고 긍정적인 면만 부각하는 작업(?)이 보수세력 쪽에서 진행되어왔다는 정도는 알고 있으나 깊이 알려고는 하지 않았다. 어차피 자신들의 이념 성향에 따라 입맛대로 재단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는 진보 세력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나도 보지 않았지만 "길위의 김대중", "백년전쟁"은 진보세력 결집용일 것이고 4.10 총선 전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긍정적인 면으로 재평가했다는 소리가 들리는  영화 "건국전쟁"은 보수 성향인 사람들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담긴 내용일  것이 뻔히 보였기 때문이다. 왕조시대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매한 백성을 오도하려는 짓거리"이고 요즘 말로 하자면 "민중을 개돼지로 아는 개수작질"인 것이라는 게 나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런 내 생각에 관계없이 이 책을 읽어보려고 한 이유는 저자가 쓴  "박정희의 시간들"이란 책을 읽으면서 좌우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고 한 흔적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가 기본적으로 보수 쪽이 집권했던 시기에 지도층에 있던 분-뭐 은퇴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그럴 것이다-이니 굳이 편을 가르자면 보수 쪽 인물로 봐야 할 것이기에 과연 어는 정도로 보수 쪽 의견을 담고 있을까가 궁금해서였다. 저자는 극우적 시각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보수 성향인 인물인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평가한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았을까. "박정희의 시간들"이란 책처럼 공과 과를 다 평가한 객관적 시각인 내용일까 또 미처 내가 몰랐던, 내용. 시각이 담겨 있을까가  궁금해진 것이다. 

주요 관심사인 이 대통령의 해방 후 행적을 중심으로 읽은 결과 내용은 기본적으로 이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쪽인 것으로 이해했다. 공7. 과 3 아니면 공5, 과 5. 다만 진보 쪽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대표 사건- 4.3  사건, 여순 반란 사건, 보도연맹 사건, 국민방위군 사건 등- 에 대해서는 가볍게(?) 넘어가려고 한 시도를 읽을 수 있었다. 또 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중 하나인 친일청산 방해(?) 공작-반민특위 해산-에 대하여는 일정 부분 불가피성을 얘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답은 결국 남쪽의 번영은 이들 친일세력과 군부의 합작품이어서 이들의 기여를 "치지도외 (置之度外):내버려두고 문제삼지 않음"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한 것은 아니지만 가정해서 해방 후 혼란기에 박헌영을 위시로 한 남로당 공산세력과 북한 김일성 공산세력이 합작해서 친일(미)세력과의 권력다툼에서 승리하여 한반도가 적화되었을 경우 지금의 북한 짝이 안 났을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냐는 항변(?)은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겠는가? 그래도 공산국가이긴 하나 민중의 번영을 생각하는 통치를 하는 중국, 베트남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이상한 나라가 북한 아니던가 말이다. 
 
나도 보수성향은 아니지만 친일파를 중심으로 하여 득세한 세력이 경제적 번영을 이룩하는데 기여했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민주화까지 이루어낸 우리 남쪽과 비록 친일청산은 했다지만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면서 민중은 도탄으로 내몰고 있는 북쪽 중 한 곳을 택하라면 서슴없이 남족을 택할 것이기에.

그러나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 인물의 공과 과를 따져 좌우 편을 가르는데 써먹는 인간들에게 끌려다닐 것이 아니라 현재 그리고 앞날을 이끌어갈 자리에 있는 지도층 인물들이 과연 이 나라를 잘 이끌어갈 올바른 역량을 가진 인물인가를 잘 판단하는 나만의 확고한 시각을 갖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야만 어렵게 이룬 경제 번영, 민주화가 지속될 수 있는 세계 선도형 모범국이 지속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좌든 우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역사를 입맛대로 해석하는 인간들에게 "부화뇌동 (附和雷同):아무런 주관이 없이 남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좇아 함께 어울림"하여 끌려다니지 않는 나만의 주관을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일 것으로 생각한다.  이 책도 이런 시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 책 주요 내용은 아래 책소개, 목차, 서평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책소개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삶과 국가》는 〈한국일보〉 편집국장과 주필을 역임하고 공보처 장관을 지낸 저자 오인환이 한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삶과 건국 과정을 추적한 평전이다. 그동안 좌파의 비판과 우파의 무관심 속에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저평가된 이승만의 역사적 실체를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에서 조명했다. 세계정세를 꿰뚫어보고 남한 단독 건국을 주도함으로써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기틀을 마련한 노련한 정치가이자 외교가로서의 면모를 있는 그대로 그려냈다.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약하며 이승만, 김영삼, 박정희 등 세 대통령의 평전을 쓴 저자는 역사 심층취재방식을 통해 이승만의 일대기와 건국기 역사를 치밀하게 복원했다. 올해 초부터 불기 시작한 이승만 재인식 열풍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이승만 관련 서적은 부족하다는 인식하에 펴낸 이번 개정판은 6.25 전쟁 전후 사정 등 최근 연구 성과들을 보완하고, 표현과 문장을 압축하고 다듬어 가독성을 높였다. 결코 평범할 수 없는 한 거인의 삶과 정치철학을 좇는 이 책은 이념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역사인식을 재정립하고 국가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데 충실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목차

개정판 머리말 / 초판 머리말 / 프롤로그: 이승만 신화를 있는 그대로 조명한다

이승만의 성장기와 청년기
미국유학 때 왕손임을 과시해 / 배재학당 졸업 뒤 독립협회 활동에 참여 /
이승만, 감옥행이 오히려 대성 발판 쌓게 해 / 밀사, 유학의 두 가지 목표로 미국에 가 /
5년 만에 초스피드로 학사-석사-박사 따내 / 귀국했던 이승만, 다시 망명길에 올라 /
이승만, 하와이에서 독립운동 장기포석 깔아 / 하와이 리더십 분쟁,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

이승만과 상해임시정부
전문, 통신원 통해 원거리 통치 시도해 / 상해임정, 출발부터 먹구름 /
초기 구미위원부 활발하게 활동해 / 상해임정, 미국으로 옮겼어야 옳았다 /
이승만 요인은 빙산의 일각일 뿐 … / 지정학적 역할분담론 정립했어야 /
이승만의 ‘워싱턴 외교’, 열강 외면으로 좌절 / 불우한 시절 맞이했으나 좌절 않고 버텨 /
흥업구락부, 이승만의 국내지지 교두보 / 일본의 만주 침략 맞자 독립외교 재개해 /
미모의 프란체스카와 사랑에 빠지다

이승만과 태평양전쟁
미국, 전쟁 끝날 때까지 임정 승인 안 해 / 미국, 한국 독립운동세력의 통합 요구 /
대일전 무장투쟁 가능성 있었는가 / 일본 항복으로 OSS와의 협동작전도 무산 /
‘임정 승인’을 방해한 외인론은 … / 이승만, 김구, OSS와 공동작전 마련해 /
임정 승인을 둘러싼 국민당의 이중 정책 / 미국이 ‘임정 승인’ 안 한 것은 소련 때문 /
이승만, 왜 ‘좌ㆍ우 연합참전’ 반대했나 / 이승만 전시외교의 공과 과

해방정국
하지 장군, 점령지침도 없이 한국에 진주해 / 박헌영의 인공 선포는 첫 단추 잘못 끼운 것 /
미 국무부, 이승만의 귀국길을 방해해 / 김구와 박헌영, ‘독촉’에 참여 거부 /
반탁운동으로 우익이 정국 주도권 잡아 / 한민당, 이승만에 협조하며 돌파구 마련 /
박헌영의 전략미스가 이승만에 반사이익 줘 / ‘좌우 합작’은 서투른 정치공작 /
뒷전에 밀린 이승만, 도미외교로 승부수 던져 / 스탈린, 이승만 중 누가 분단의 원흉인가 /
이승만, 첫 총선에서 개운치 않은 승리 / 김구, 총선 참여해 활동기반 넓혔어야 /
제헌 과정에서 한민당이 첫 단추 잘못 끼워 / 이승만의 대통령제 선택이 옳았다 /
이승만, 건국파트너 한민당을 조각에서 제외시켜 / 이승만, 한민당의 결별, 모두에게 타격 줘 /
제헌국회, 밀월기간도 없이 신생정부 견제 나서/ 반민특위’ 둘러싸고 무소속 의원들과 격돌 /
이승만, 왜 친일경찰의 손을 들어주었나 / ‘나치 청산’과 ‘친일 청산’의 차이는 /
점령기간 4년과 40년은 엄청난 차이 / 한국이 배워야 할 프랑스의 역사성찰 자세 /
한국도 본격적인 역사성찰을 거쳐야 한다 / 토지개혁이 이승만 정권 기반 닦아줘 /
제주 4.3 사건과 여순 반란사건 / 제주 4.3 사건 진압 거부해 여순 반란사건 일어나 /
대공 수사력 강화 위해 국가보안법 만들어 / 여순 반란사건 뒤 우파세력 총결집 /
집권 2년 이승만의 위기관리 평점은 / 이승만의 북진통일론, 그 등장배경과 실체는 /
주한미군은 왜 철수를 강행했나 / 한국군 경무장에 훈련도 소홀해 /
애치슨 발언과 미국의 태평양 방위전략

한국전쟁
김일성, 스탈린 동의 아래 남침준비 / 한국군, 방어상태가 최악일 때 기습당해 /
북한의 남침과 한ㆍ미 양국의 대응 / 미국, 발 빠른 대응으로 참전 결정해 /
한국군 춘천방어 승리, 남침작전 차질 불러 / 북한군, 서울 점령 뒤 ‘3일 지체’로 승전기회 날려 /
이승만의 심야 서울탈출 … 두개의 관점 / 이승만, 비겁자에서 용감한 지도자로 되돌아와 /
인천상륙작전 성공과 북진, 그리고 중공의 참전 / 맥아더가 병력을 동서로 나눈 것은 큰 실수 /
유엔군, 중공군에 밀려 38선까지 후퇴 / 리지웨이 등장 계기로 유엔군 전력 회복해 /
한반도에서 핵전쟁 일어날 뻔했다 / 맥아더의 해임과 미국 전쟁정책의 전환 /
이승만의 북진론, 맥아더의 북진론 / 전쟁 중 ‘부산 정치파동’ 일어나 / 휴전을 둘러싼 한미 갈등 /
반공포로 석방, 미국의 급소 노린 승부수 / 중공, 이승만의 기 꺾기 위해 대공세 펴 /
“이승만을 제거하라”, 에버레디 작전 / 북진 때 39도선에서 멈췄어야 했다 /
이승만의 대미외교, ‘벼랑 끝 전술’ / 반공포로 석방, 벼랑 끝 전술의 하이라이트 /
이승만의 방미, 불화로 끝난 정상회담 / 이승만, 미 의회연설에서 미국의 유화정책 공격해 /
이승만, 젊은 시절부터 시대의 예언자 / ‘구보다 망언’으로 한ㆍ일 회담 4년간 연기돼 /
자유당, 3선 개헌으로 영구집권의 길 터 / 장기집권 견제하기 위해 선명야당 출범 /
대통령에 이승만, 부통령에 장면 당선 / 조봉암 사법살인의 경위와 배경은 /
이승만, ‘군 분할지배-문민우위’의 원칙 세워 / 이승만은 ‘교육대통령’ /
이승만, 원자력 기술도입 결단 내려 / 이승만 시대, 한국 경제발전의 뿌리 심어 /
친일파-실력양성론-경제성장의 주역 / 내각제 개헌협상을 둘러싼 온건, 강경파 대결 /
이승만, 이기붕 해외요양 밀령 내리기도 / 이승만, 후계구도에 끝까지 애매하게 처신 /
이기붕 부통령 당선시키려 3.15 부정선거 추진

4.19 학생의거에서 이승만이 하야하기까지
마산시민들 3ㆍ15 부정선거 규탄 선봉에 서다 / 교수단 시위까지 나온 뒤 대통령 하야성명 나와 /
미국의 지지철회가 하야결정에 큰 영향 줘 / 이승만, 스스로 하야를 결단했다 /
교육혁명이 배출한 젊은 세대가 이승만 쓰러트려 / 군의 정치적 중립, 4.19 혁명 가능케 해 /
“국민이 원한다면 하야하겠다”, 명언 남겨

이승만에 대한 역사 평가
이승만은 어떤 타입의 인물인가 / 이승만은 어떤 유형의 ‘독재자’인가 / 이승만에 대한 역사 평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취임사 / 연보 / 참고자료 / 찾아보기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판사서평

‘이승만 죽이기’와 ‘이승만 신드롬’을 넘어
최근 이승만 대통령의 일생과 업적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관객 100만 명을 넘어서고,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사업에 100억 원이 모이면서 ‘이승만 신드롬’이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과 건국기 역사를 얼마나 가르치지 않았는지, 그에 대한 국민들의 목마름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케 한다. 이것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국민이 현대사를 제대로 알고 바른 역사인식을 갖는 계기가 되는 데 힘을 보태고자 저자 오인환은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삶과 국가》 개정판을 11년 만에 펴냈다.
이 책은 우리가 이승만을 어떻게 기억하며, 얼마나 제대로 평가하는지, 과연 우리는 그에 대해 합의된 인식을 공유하는지 묻는다. 이러한 질문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이승만에 대한 재인식이 결국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한 재인식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그에 대한 평가는 좌우 이데올로기에 치우쳐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었다. 저자 오인환은 이러한 현실을 지적하며 한국이 “건국과 산업화를 부정하는 모순적 상황”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이데올로기를 벗어난 이승만 재인식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 그의 저서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삶과 국가》가 이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승만의 역사적 실체를 심층취재하다
〈한국일보〉 편집국장과 주필을 역임하고 역사비평 저술에 전념하고 있는 저자 오인환은 이승만, 김영삼, 박정희 등 세 대통령의 평전을 모두 쓴 흔치 않은 기록의 보유자이다. 한국현대사 탐구를 이어온 저자는 마치 현장을 취재하듯이 방대한 자료에서 옥석을 가려내고 날카롭게 분석하여 이승만의 역사적 실체를 밝혀냈다. 또한 이승만 미화나 이승만 비난으로 치우치지 않고 심층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이승만의 일대기를 복원했다. 세계정세를 꿰뚫어보고 남한 단독 건국을 주도함으로써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기틀을 마련한 노련한 정치가이자 외교가로서의 면모를 있는 그대로 그려냈다.
인간 이승만의 삶 전체를 놓고 심층취재한 그의 언론인적 접근은 기존 역사학자들과는 사뭇 다른 관점을 내놓는다. 예를 들면, 이승만 정부의 친일파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에 대해 한국의 친일파 청산과 프랑스 임정의 나치 청산을 비교하며 새로운 분석을 시도한다. 이러한 접근은 이념적 잣대로 결과론적 주장만을 반복하는 기존 관점과는 큰 차이를 보이며 당시 이승만 정부가 처한 객관적 상황을 파악하는 것을 돕는다. 고종의 방계 왕손이었던 이승만의 신분을 언급하며 당시 많은 독립투사들이 이러한 왕손의식을 공유했다는 주장과, 독립을 위해 ‘실력양성론’을 주창하던 세력들이 대한민국 산업화의 주역이 되었다는 분석 역시 새롭다. 나아가 저자는 독재를 뒷받침하는 하위 기관의 부재 등을 들어 이승만 정권이 ‘독재 정권’이라기보다는 ‘연성의 권위주의 체제’였다고 주장한다.

이승만 재인식과 한국 현대사 바로 세우기
저자는 리더십을 키워드로 한 두 권의 책(《조선 왕조에서 배우는 위기관리의 리더십》, 《고종 시대의 리더십》)을 앞서 집필했는데, 이 책에서도 이승만의 리더십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 삼성의 창업자 이병철의 인물평가 기준인 ‘예(銳), 둔(鈍), 기(技)’를 잣대로 이승만의 냉철한 판단력, 뚝심, 외교적 전문성 등을 평가한 부분도 자못 흥미롭다. 나아가 높은 애국심, 지극한 민족애가 이승만 리더십의 동력이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어지는 유엔군 사령관 리지웨이, 미 8군 사령관 밴 플리트 등의 이승만의 애국심에 대한 찬사를 읽다 보면 이 점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지나치게 외면받아 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한다.
그러나 이 책은 결코 이승만을 미화하지 않는다. 이승만의 공(功)과 과(過)를 공정하게 서술하여 한 권의 균형 잡힌 현대사 통사(通史)의 꼴을 갖추었다. 또한 이 책의 저술을 위해 저자는 사관이나 이념적 성향에 상관없이 국내외의 연구성과를 고루 수용했다. 따라서 있는 그대로의 이승만, 실체로의 현대사가 균형 있게 서술되어 있다. 그렇기에 저자의 이승만에 대한 재평가가 책 전체를 관통하는 객관성이라는 토대 위에 더욱 굳건하다.
저자는 자신을 생전 이승만을 기억하는 마지막 세대라고 규정하면서, 이제는 이승만에 대한 균형 잡힌 평가가 등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비로소 한국 현대사와 국가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미래를 위한 도약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코 평범할 수 없는 한 거인의 삶과 정치철학을 좇는 이 책은 축적된 역사인식에 관한 갈등을 해소하고, 이념을 벗어나 균형 잡힌 역사인식을 재정립하는 데 충실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