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 아래 책소개,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으로 갈음힙니다.
이 책은 과학이 개입하기 시작한 근대 전쟁에서 출발해 과학으로 인해 전쟁의 양상이 어떻게 변화를 거듭했는지, 또한 전쟁의 승패, 국가의 선택으로 어떻게 세계 패권이 이동해 왔는지를 24가지 결정적 사건들을 통해 소개한다. 미국 독립 전쟁부터 프랑스 혁명, 1, 2차 세계대전을 거쳐 걸프전까지, 화약 개량부터 원자폭탄, ICBM과 비교적 최근의 현대 무기체계 방향까지 전쟁사와 그 뒤에 있던 과학의 발전사를 훑다 보면 세계정세 변화를 단숨에 읽어 낼 수 있다. (아래 책소개에서 발췌)
책소개
북한은 왜 ICBM 기술에 집착할까? 국가는 왜 과학을 지원하는 걸까? 세계 패권을 뒤바꾼 전쟁의 뒤에는 언제나 과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학자가 전문 직업인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지 않았다. 18세기 최고의 물리학자인 뉴턴조차 낮에는 조폐국장으로 일하고 밤에 연구를 해야 했을 정도다. 그랬던 과학이 국가의 부름을 받아 전쟁에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그 위상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 책은 과학이 개입하기 시작한 근대 전쟁에서 출발해 과학으로 인해 전쟁의 양상이 어떻게 변화를 거듭했는지, 또한 전쟁의 승패, 국가의 선택으로 어떻게 세계 패권이 이동해 왔는지를 24가지 결정적 사건들을 통해 소개한다. 미국 독립 전쟁부터 프랑스 혁명, 1, 2차 세계대전을 거쳐 걸프전까지, 화약 개량부터 원자폭탄, ICBM과 비교적 최근의 현대 무기체계 방향까지 전쟁사와 그 뒤에 있던 과학의 발전사를 훑다 보면 세계정세 변화를 단숨에 읽어 낼 수 있다. 과학사를 전공하고, 국방 과학 기술을 연구해 온 저자가 자신의 전문성을 접목시켜 〈국방일보〉에 연재하던 ‘과학의 역사에서 만나는 전쟁 이야기’의 글들을 발췌, 보강해 출간한 이 책은 전쟁사 또는 과학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 모두에게 재미있게 읽힐 것이다.
목차
들어가는 말: 창조와 파괴의 만남
1장 직업으로서의 과학자
- 라부아지에의 화약
2장 과학, 정치와 만나다
- 왕립 과학 아카데미와 미터법
3장 강한 군대를 위한 학교
- 나폴레옹이 사랑한 에콜 폴리테크니크
4장 프로이센의 반격
- 워털루 전투를 향한 빌드업
5장 공학의 탄생
- 그리보발의 대포
6장 크림 전쟁과 1세대 방산 기업
- 암스트롱 포 vs. 휘트워스 라이플
7장 트라팔가르 해전이 쏘아 올린 근대 해군력의 진화
- 나폴레옹 함부터 드레드노트까지
8장 군국주의 시대 죽음의 상인
- 무기 로비스트, 배질 자하로프
9장 1차 세계대전 공포의 살상 무기
- 하버의 암모니아
10장 총기 대량 생산 시대
- 개틀링의 기관총과 휘트니의 조면기
11장 우연히 일어나는 전쟁은 없다
- 포드의 장갑차
12장 빠른 군납을 위해 모든 것을 동일하게
- 셀러스의 표준 나사
13장 엘리트 군인 만들기
- 세이어의 웨스트포인트
14장 과학 기술이 돈이 되다
- 에디슨의 GE와 벨의 AT&T
15장 철보다 강한 섬유를 군수품으로
- 듀폰의 나일론
16장 전쟁이 키운 학교
- MIT의 공학 vs. 칼텍의 기초 과학
17장 2차 세계대전, 미국의 시대가 열리다
- 버니바 부시의 국방연구위원회
18장 원자는 쪼개진다
- 상대성 이론과 원자핵분열 실험
19장 전쟁을 끝내다
- 오펜하이머의 맨해튼 프로젝트
20장 뜨거운 전쟁에서 차가운 전쟁으로
- 냉전 시대 푹스와 맥마흔법
21장 핵이 만든 또 다른 무기
- 텔러의 수소폭탄
22장 육군 대 해군 대 공군
- 리코버의 핵 잠수함
23장 우주로 쏘아 올리다
- 고더드와 대륙 간 탄도 미사일
24장 냉전 그 후, 끝나지 않은 전쟁
- 정밀 유도 무기부터 인공지능까지
이 책에 나오는 전쟁사와 과학사 연표
참고문헌
책 속으로
왕립 과학 아카데미는 해외 여러 곳에 지구 모양과 둘레를 재는 측량대를 파견했다. 1735년 수학자 라 콩다민이 페루 원정대를, 1740년 천문학자 피에르 모페르튀가 스웨덴 라플란드 조사대를 이끌었다. 최종 측량 결과, 지구는 럭비공처럼 옆으로 길쭉한 타원형으로 밝혀졌다. ‘뉴턴의 법칙’이 명실상부하게 ‘참’으로 판명된 순간이었다. - 34쪽
타국의 군대들이 주로 장기 복무형 직업 군인으로 구성돼 있던 시기에 국가가 고용하는 방식의 군대를 유지하기엔 재정적으로 버거웠던 프로이센은 비용을 아낄 수 있는 3년의 기한제 정규군을 편성했다. 동시에 전역 후 민병대라고 불리는 예비군 제도를 만들어 전시와 평시 병력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국민 개병제를 정착시켰다. 프로이센 군대는 이런 개혁을 밑거름 삼아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하며 마침내 승리를 거뒀고, 1806년 예나 패전을 설욕하는 동시에 유럽에서 기선을 잡아 나가기 시작했다. - 57쪽
하버가 그랬듯 과학자는 인류의 영웅이 될 수도 있고, 수천만 명의 목숨을 뺏는 전범이 될 수도 있다. 인류를 구원할 수도, 파멸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암모니아 합성의 공로로 1918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하버는 “과학자는 평화로울 때는 세계에 속하지만, 전시에는 국가에 속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한 과학자의 항변으로만 받아들이기에는 무거운 말이 아닐 수 없다. - 110쪽
개전 초, 수많은 병사들이 재래식 총격전의 부상으로 죽어 가는 모습을 참담하게 지켜보던 개틀링은 대규모 군대가 동원될 필요 없이 소수의 병사로도 압도적 우위를 점해 초전에 적의 전쟁 의지를 꺾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씨앗파종기에서 힌트를 얻어 첫 수동식 기관총을 개발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그리고 이 기관총은 남북 전쟁 말기에 처음 전장에 등장했다. 지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개틀링은 “한 명이 백 명처럼 싸울 수 있게 하고 싶었어.”라고 기관총 발명의 이유를 회고했다. - 114쪽
1차 세계대전은 군용차와 기동 무기체계뿐 아니라 전투기나 함선 등 해양 무기체계들까지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 가능한 산업화 시기에 맞춰 발발했다. 이를 우연이라고 보는 학자들은 거의 없다. 즉, 대량 생산 시스템으로 생산되는 대규모 무기들을 대규모로 소비할 수 있는 방식이 전쟁이었고, 이 현대 산업화의 산물이 세계대전 발발의 보이지 않는 압력과 요인이 됐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130쪽
그는 플루토늄 내파법을 비롯해 프로젝트 성공에 상당한 기여를 한 뛰어난 물리학자였지만 파시스트 나치를 무너뜨릴 수 있는 이상적 대안은 미국보다는 공산주의 소련이라고 믿었다. 또한 “원자력 연구 지식은 인류의 이익을 위해 전 세계와 공유되어야 합니다.”라며 핵무기를 한 국가가 독점하기보다는 개발 정보와 능력을 여러 국가가 균형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전후 세계 평화를 더 보장해 주리라는 이상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 까닭에 그는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에서 일하며 알게 된 원자폭탄 개발과 관련한 핵심 정보들을 소련에 넘겼다. - 216쪽
출판사서평
‘왜 국가는 과학 기술을 지원할까?’
‘왜 첨단 기술은 국방에 가장 먼저 쓰일까?’
오늘날 과학과 국가 사이 얽혀 있는 의문에 역사가 답한다
24가지 결정적 사건으로 세계정세를 단숨에!
전쟁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국민들의 바람과 달리 국가는 때로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때로는 더 강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전쟁에 뛰어들어 왔다. 나라가 형성되고부터 전쟁이라는 이름의 전투는 줄곧 이어졌지만 이 책은 과학이 전쟁과 만나 뜻밖의 거대한 시너지를 만들어 낸 근대 이후의 전쟁에서 출발한다. 자연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과학은 자연의 현상을 관찰하고 증명함으로써 세상을 이롭게 하는 굉장한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나라에서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그랬던 과학이 본격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건 국가의 과업에 적극 활용되면서부터였다. 국가의 기강이 흔들리고, 외부의 침입에 맞서고, 영역을 넓히는 소용돌이 가운데 굵직한 변혁을 이끌어 낸 건 언제나 과학이었다.
과학, 전쟁과 세계 패권을 흔들다
화약 개량을 위해 화약국장으로 임명된 화학자 라부아지에를 시작으로, 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한 비료 원료를 개발해 놓고 독가스에 활용한 화학자 하버,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어 기관총을 발명한 의사 개틀링, 원자를 쪼갤 수 있다는 과학적 발견을 원자폭탄으로 완성시킨 물리학자 오펜하이머, 원자핵을 융합해 원자폭탄 이상의 파괴력을 가진 수소폭탄을 개발한 물리학자 텔러 등 전쟁의 고비마다 결정적 장면을 만들어 낸 과학적 발견과 발명은 전쟁의 승패를 가르고 세계 패권을 바꿔 놓았다. 과학사를 전공하고 국방 기술을 연구하는 저자는 과학이 전쟁과 만나 세계정세를 변화시킨 사건들을 포착해 24가지로 정리하면서 전쟁을 우연히 발생한 사건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말한다. 과학이 전쟁을 도왔고, 과학 기술을 활용해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세계 패권국의 지위를 얻은 나라들은 그 지위를 유지 혹은 탈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과학을 지원해 왔다. 그런 과정에서 무기는 더 강력해지고 전투는 보다 치열해졌으며 필연적으로 인류는 늘 새로운 위기에 봉착했다.
흥미로운 에피소드에 풍부한 사진 자료,
한눈에 보는 책 속 전쟁사 & 과학사 연표까지
전쟁사, 과학사라고 해서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를 담은 것은 아니다. 에디슨과 벨 등 익숙한 발명가들이나 듀폰과 포드 등 낯익은 회사들의 이름을 만날 때면 반갑고, 무기 경쟁을 유발해 수익을 챙긴 로비스트 자하로프와 원자폭탄 기술을 한 나라가 독점하는 것을 우려해 스파이가 된 푹스 이야기에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한 편 한 편 마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듯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이처럼 흥미로운 사건들을 더욱 실감나게 해 주는 건 풍부한 사진 자료들이다. 가능한 한 쉽고 간결하게 풀어낸 글에 이해를 돕는 사진들이 더해져 당시의 풍경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책 속 사건은 가급적 연대순으로 배치하고자 했지만 프랑스, 영국, 독일, 미국, 소련 등 세계와 시대를 넘나들다 보니 가지런히 정리하기는 어려웠는데 이런 부분에 아쉬움을 느낄 독자들을 위해 책 속 주요 사건들을 뒷부분에 연표로 정리해 실었다. 왼쪽은 전쟁사, 오른쪽은 과학적 사건들이라 책을 다 읽은 후에 쭉 살펴보며 책 속 내용을 정리해 보기에도 좋고, 미리 관련 내용을 훑은 다음 책을 읽는 것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과학 기술은 나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이로 인해 인류는 더 편리해지기도 더 위험해지기도 한다. 과학 기술을 어떻게 쓰느냐는 순전히 인간의 의지에 달렸다. 전쟁은 과거의 역사가 아니다.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동시에 언제 우리에게 닥칠지 모르는 미래다.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이다. 삶에는 정답이 없으니 이미 지나간 역사를 보면서도 어떤 선택이 더 옳았을지 섣불리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제까지나 인류를 위해 더 좋은 방향이 무엇인지 생각해야만 하고, 이 책이 조금이나마 그런 생각들을 환기시킬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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