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1950~60년 대생인 내 세대 다음 세대인 80년대 생부터는 조상묘 관리 문제가 대두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주변 또래들을 보면서 생각했는데 일본의 경우에는 문중묘가 사찰과 얽혀있어 더 어려운 문제인 것으로 이해했다. 결혼하면 남편의 성을 따라야 한다든가 하는 문제는 우리나라엔 없는 제도여서 일본의 여성 억압(?)이 상당히 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재는 개선. 일본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문제로 대입해 읽어도 좋을 작품. 일독을 추천하고 싶다.
책소개
남편과는 죽어도 같은 묘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시어머니. 수목장을 선택한 시어머니의 유언에서 비롯된 묘지 문제가 저출생, 고령화, 젠더 문제로 연결되며 친척과 자식들까지 끌어들인다. 《파묘 대소동》은 가문의 묘가 아닌 수목장을 원하는 시어머니의 유언으로 가족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을 담았다. 묘지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이야기하며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묘의 계승 문제, 사찰 경영 문제, 부부 동성제 문제를 에두르는 것 없이 꿰뚫는다. 이 소설은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으며 이전 세대와 다른 세상을 살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목차
1. 마쓰오 사쓰키 61세 008
2. 마쓰오 시호 32세 020
3. 마쓰오 사쓰키 61세 037
4. 나카바야시 사토루 37세 069
5. 다케무라 미쓰요 63세 088
6. 마쓰오 사쓰키 61세 106
7. 마쓰오 마키바 38세 121
8. 나카바야시 사토루 37세 128
9. 마쓰오 이치로 89세 134
10. 스즈키 데쓰야 39세 155
11. 마쓰오 시호 32세 161
12. 마쓰오 사쓰키 61세 189
13. 나카바야시 준코 63세 194
14. 마쓰오 이치로 89세 206
15. 나카바야시 준코 63세 217
16. 마쓰오 마키바 38세 229
17. 나카바야시 준코 63세 235
18. 마쓰오 마키바 38세 254
19. 마쓰오 사쓰키 61세 264
20. 나카바야시 사토루 37세 270
21. 마쓰오 사쓰키 61세 285
22. 마쓰오 이치로 89세 306
23. 마쓰오 사쓰키 61세 322
24. 가도쿠라 아키히코 65세 338
25. 나카바야시 준코 63세 344
26. 마쓰오 이치로 90세 356
27. 마쓰오 시호 33세 366
28. 마쓰오 사쓰키 62세 371
옮긴이의 말 376
참고 문헌 384
책 속으로
지금 생각하면 알게 모르게 친정어머니의 뒷모습을 본받았던 것 같다. 자신을 희생하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는 분명 엄마한테 물려받은 것이다.
엄마의 삶의 방식이 옳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지금까지 해올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수목장이라니.
있잖아, 엄마. 내 신념이 뿌리부터 흔들리게 되었잖아.
--- p.98
미쓰요에게 수목장 이야기를 듣고 나서부터 잠을 못 자게 되었다. 밤이 되어 이불속에 들어가면 분노가 끓어오른다. 하지만 그 한편으로는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외롭고 쓸쓸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특히 날이 밝지 않은 이른 새벽은 그 고요함 때문인지 세상에 나 홀로 남겨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속절없이 우울해졌다
--- p.135
엄마에게 그릇이 작다는 말을 듣고 발끈한 탓이다. 분명 엄마 말이 맞을 것이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성씨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얼른 결혼한다. 성씨 같은 것에 집착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친구 중에서도 나뿐이다. 심지어 직장동료 중에는 자신의 성이 배우자의 성으로 바뀌는 것을 기뻐하던 여자도 있지 않던가.
--- p.161
역시 사토루는 빨리 이 집에서 나가줬으면 좋겠다. 취직하고 나서 10년이 넘게 자취를 하면서 집안일의 고충을 알고, 집안일을 담당하는 사람을 배려하게 된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을까. 남편의 뒷바라지뿐 아니라 서른을 훌쩍 넘긴 아들까지 돌봐야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집안일을 해야 하는지. 적어도 사토루만이라도 없으면 우리 부부만의 식사 등은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식비도 적게 들고 빨래도 소량만 하면 된다.
--- p.204
되돌아보면 부모님께 칭찬받고 싶은 마음 하나로 살아온 것 같다.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할 생각만 해온 게 아닐까. 결혼한 후에는 며느리는 시부모의 마음에 들도록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요시코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강요했다. 내가 부모에게 칭찬받기 위해서 요시코를 희생시킨 면이 있다고 이제야 겨우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파묘를 하게 되면…… 이 세상의 모든 굴레에서 해방될 것 같았다.
--- p.321
출판사서평
《이제 이혼합니다》 작가 가키야 미우 최신 걸작
묫자리에서 펼쳐지는 통렬한 사회 풍자
기발한 상상력과 날카로운 시선, 유쾌한 감성으로 삶과 사회를 이야기하는 작가 가키야 미우가 이번에는 묘지 문제를 들고 왔다. 가키야 미우는 《파묘 대소동》을 통해 무겁게 느껴질 법한 사회 문제를 재치 있게 풀어낸다. “어차피 칼슘일 뿐이야. 생선 뼈랑 뭐가 달라? 아버지도 어머니도 내 마음속에는 아직 살아계셔. 그것만으로 충분하잖아.”(372쪽)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을 솔직하게 묘사해 독자의 공감을 자아내는 한편, “그때 텔레비전 화면의 상단에 자막이 흘러나왔다. 선택적 부부 별성 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363쪽) 선택적 부부 별성제가 통과되는 장면에는 통쾌함이라는 장치를 넣어 읽는 즐거움을 더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가문의 묘가 아닌 나무 아래 묻히고 싶다는 시어머니 요시코. 그녀의 유언으로 가족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을 담은 이 소설은 묘지 문제에서 시작해 저출생, 고령화, 젠더 문제까지 시대가 달라지며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사회 문제를 현실감 있게 다룬다. 그러면서도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으며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살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우리가 당면한 사회 문제를
유쾌하게 헤쳐 나가는 인생 지침 소설
초고령화 사회를 목전에 둔 우리나라에도 머지않아 묘의 존속 문제가 닥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죽음은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 지난 세월 동안 금기시되어 온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불편할 수 있지만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는 꼭 필요하다. 일본의 묘 문제를 다룬 《파묘 대소동》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우리나라 묘 문제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이 우리 사회를 보다 나은 세상으로 영도하는 데 유용한 지침이 되길 바란다.
'♣ 책 도서관 ♣ > - 문학(文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장편소설] 수평선 너머:백시종 (0) | 2025.05.07 |
---|---|
[기록 문학] 줬으면 그만이지:김주완 (0) | 2025.04.13 |
[우리 장편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한승원 (0) | 2025.04.02 |
[중국(조선족) 기록문학]잊혀진 진실:흑설 (0) | 2025.03.23 |
[일본(오키나와) 장편소설] 생명의 강, 시이노 가와:오시로 사다토시 (0) | 2025.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