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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벨리니 : 오페라 `몽유병의 여인` 서곡 (La Sonnambula overture)

Bawoo 2014. 4. 1. 23:59

벨리니 : 오페라 '몽유병의 여인' 서곡

La Sonnambula overture 

 

 

Gabriele Bellini (Conductor) / Eastern Netherlands Orchestra

Koor van de Nationale Reisopera Choir

 

벨리니 : 오페라 '몽유병의 여인' 서곡

La Sonnambula overture

빈센초 벨리니 (Vincenzo Bellini 1801 – 1835)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카타니아 출생. 어릴 때부터 음악지도를 받고 나폴리의 산세바스티아노음악학교에 입학, 재학 중에 오페라 《아델송과 사르비나》(1825), 《피앙카와 페르난도》(1826), 《해적》(1827) 등을 발표하여 세상의 이목을 끌었다. 이어 1830∼1832년에는 《카플레티가(家)와 몬테키가(家)》(1830), 《몽유병의 여인》(1831), 《노르마》(1831) 등을 발표하고. 1833년에는 《단테의 베아트리체》를 상연하였다. 그뒤 파리로 주거를 옮겨 신작을 구상, 1835년에 최후의 오페라 《청교도》를 파리의 이탈리아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여 대성공을 거두었으나 그해 34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종교곡과 기악곡도 많이 작곡하였으며, 도니체티와 더불어 당대의 거장으로 꼽힌다. 선율창조의 재능이 뛰어났고, 그 음악은 감미로우면서도 고상한 우수를 띠고 있다. 

 

<벨리니의 기념상과 그의 묘(나폴리)>

 

전원극 ‘몽유병의 여인’ (La Sonnambula)

 

연극이나 오페라에는 전원극이라는 것이 있다. 이 전원극에는 우선 사랑하는 청춘 남녀가 등장해야 한다. 아주 예쁜 사랑을 하는 두 사람이다. 그런데 여기 두 사람 사이에 한 남자가 끼어든다. 그는 부자이고 체격도 좋고 훤칠하며 조건이 원래 남자보다 좋아 보여 삼각관계가 돼버린다. 하지만 이런 이방인의 사랑의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원래의 남자를 택하고 더욱더 사랑하게 되며 해피엔딩을 맞게 된다는 스토리가 주를 이룬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다프니스와 클로에’가 있으며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도 농촌 총각 네모리노와 부유한 지주계급 아가씨 아디나 사이에 나타난 벨코레 하사의 라이벌 구도다. 결국 네모리노와 아디나가 해피엔딩으로 골인하는 모습이 전형적인 전원극의 형식을 띠고 있다.

 

1830년대 도니제티와 같은 시대를 살며 이탈리아와 파리에서 동료이자 라이벌이었던 시칠리아 출신의 빈첸조 벨리니도 아름다운 전원극을 하나 작곡했다. 사실 시칠리아는 유럽 지성인들에게 늘 이상향과도 같은 곳이었다. 20세기 들어 이탈리아 마피아의 이미지가 강해지면서 이상향의 땅이라는 이미지가 많이 사라져버렸지만 J.S. 바흐는 ‘시칠리아노(Siciliano)’라는 곡을 통해 전원적 이상향인 아카디아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가브리엘 포레의 ‘시실리안’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렇게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갖춘 시칠리아 카타니아 출신인 벨리니는 ‘몽유병의 여인(La Sonnambula)’을 통해 전원극을 그려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들 사랑해 마지않는 착한 아가씨 아미나는 사랑하는 청년 엘비노와 내일 결혼을 앞두고 공증인 앞에서 서약을 하고 반지를 선물받았다. 그때 이 동네에 나이 지긋한 귀족 신사 로돌포가 찾아오게 되는데 전원극의 방해자 역할이다. 아미나를 보고는 “당신의 아름다운 눈은 예전에 내가 사귀었던 여인과 너무나 닮았소”라며 찬사를 늘어놓는다. 이에 기분이 나빠지고 질투가 난 엘비노는 아미나에게 불만을 토로하는데(오페라 속에는 나오지 않지만 사실 로돌포는 아미나를 버렸던 친아빠다) 이날 밤 아미나는 몽유병으로 돌아다니다가 그만 여관에 여장을 푼 로돌포의 방을 찾아가 잠이 들게 된다. 다음 날 아침 로돌포가 사실은 돌아가신 백작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인사를 하러 그의 집을 찾는다. 그들은 아미나가 이 방에서 자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놀란다. 배신감에 흥분한 엘비노는 “이 결혼은 무효”라고 외치며 괴로워하고, 아미나의 손에 전날 끼워줬던 반지를 빼버리게 된다. 밤이 돼 절망한 아미나는 다시 몽유병 상태에 빠져들면서 다리 위에 나타난다.

 

여기서 아미나는 마지막으로 매우 극적인 반전의 아리아를 부르게 된다. 느린 카발레타 부분인 ‘아, 믿을 수 없어라’에서는 몽유병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된 슬픔을 노래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본 약혼자는 아미나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그녀의 손에 결혼반지를 끼워주게 된다. 마을 사람들의 “아미나, 만세”라는 환호성에 몽유병에서 깨어난 아미나는 자신의 손에 다시 끼워진 반지를 보고 기뻐 어쩔 줄 몰라 한다. “내 가슴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어요. 이 순간을 믿을 수 없어요. 저를 안아주세요. 이제 우리는 이 땅에서 영원히 하나가 돼요”라며 환희에 가득 차 부르는 이 빠른 카발레타는 ‘아, 기쁜 이 가슴’이다.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초절기교가 작렬하는 ‘몽유병의 여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다. 이렇다 할 큰 사건 없이 끝나는 전원극의 결론은 역시 청중을 배반하지 않는다.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평화로운 전원극이기 때문이다. (장일범 음악평론가)

 

LA SONNAMBULA - VINCENZO BELLINI - 2008 ( CAGLIARI )

 

 

 

출처 : 멀뚱박사의 사랑방
글쓴이 : 멀뚱박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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