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직박구리의 선물-김일영

Bawoo 2014. 8. 16. 09:15

직박구리의 선물

                                                         - 김일영(1970~ )


이른 아침,

숲 아래 있는 내 방 근처가 시끄럽다

직박구리 한 마리 무엇인가 물고 시끄럽다

먼 곳에서 보내온 장난감을 친구에게 자랑하듯

소나무에 앉았다가 전선에 앉았다가

아침이 새의 활기로 어수선하다

한 마리는 전봇대에 앉아

부산한 자기 짝을 점잖게 지켜본다

나는 맛있는 먹이라도 얻은 것일까 집중해 바라본다

그것은 작년 가을쯤에 떨어졌을 참나무 잎 한 장,

저 새가 입에 문 나뭇잎을 내게 선물한다면

어디에 쓸까 생각해 보는 아침(…)

 

*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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